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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3.10)
등록 2013.09.2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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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브리핑
1. MB, 교육비리 척결한다면서 “교육감 권한 축소” … 방송3사 무비판·단순전달
2. 지방선거 핵심 이슈 ‘무상급식’ … KBS 보도 없어
 
 
 
3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 “교육감 권한 축소”… 방송3사 무비판·단순전달
 
 
1. MB, 교육비리 척결한다면서 “교육감 권한 축소” … 방송3사 무비판·단순전달
- KBS “비리척결 의지 천명” 부각
 
9일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에 토착 비리와 교육 비리, 권력형 비리 세 가지 비리에 대해 엄격히 그리고 단호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뒤, “교육 비리의 경우 비리 척결 차원에서 끝나서는 안된다”며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제도적 개선이 선결되는 근본적이고 근원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교육비리 척결 방향이 엉뚱하게 ‘교육자치 훼손’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교육감에게 인사권과 재정권까지 포함해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교육비리 근절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무소불위의 교육감 권한을 분산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감 권한 축소’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교육부를 축소하고 초·중등 교육의 권한을 지방교육청으로 이양하겠다”던 약속을 뒤집는 것이다. 교육비리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교육계 비리는 학교 내 견제기구를 약화시키고 장학사와 교장의 권한을 강화시킨 ‘MB식 교육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장학사를 교장이 되는 ‘코스’로 여겨 비리가 생겼는데 교장의 권한을 더 강화시킨다는 것도 모순이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교육비리’를 빌미로 ‘MB교육정책’에 반대하는 민선 교육감들의 권한 축소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 방송3사 보도에서는 최소한의 비판이나 분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교육감 권한 축소’ 발언마저도 무비판·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뉴스 시작부터 “비리 척결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며 이 대통령의 ‘비리 척결 의지’만을 부각했다.
 
 
KBS <“3대 비리 척결”>(이재원 기자)
MBC <“3대비리 발본색원”>(박재훈 기자)
SBS <“3대 비리 뿌리뽑는다”>(손석민 기자)
 
KBS <“3대 비리 척결”>(이재원 기자)은 보도 시작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비리 척결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 비리 관련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청와대는 과도하게 집중된 교육감의 권한을 교육계 비리의 중요 원인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감 한 명이 가진 인사권, 재정권 등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단순 전달했다. 그리고는 “이 대통령의 비리 척결 언급은 역대 정권 3년차에서 발생했던 게이트로 인한 권력 누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의지’를 부각했다.
 
MBC도 <“3대비리 발본색원”>(박재훈 기자)에서 이 대통령의 ‘3대 비리 척결’ 발언 등을 전한 뒤, 교육 비리와 관련해 “청와대는 이에 따라 일선 시·도 교육감에 과도하게 주어진 인사, 재정권을 대폭 줄이고, 교육감이 임명하는 교장 수를 줄이는 대신 교장공모제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단순 보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최근 연이은 비리척결 발언은 지난 정권마다 후반기에 대형 비리가 터지면서 결국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이어졌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SBS <“3대 비리 뿌리 뽑는다”>(손석민 기자)는 이 대통령의 ‘3대 비리 척결’ 발언을 전한 뒤, “이 대통령은 장학사·교장 매관매직 등 교육비리도 일회성 대응이 아닌 구조적 해결책을 주문했다”며 “정부는 이를 위해 교장 공모제를 2배 이상 확대하고 시·도 교육감들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종합대책을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단순 보도했다.

2. 지방선거 핵심 이슈 ‘무상급식’ … KBS 보도 없어
 
무상급식이 다가올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외부 급식을 이용하던 학교에서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직영급식·친환경농산물 사용·무상급식 등의 원칙을 내건 학교급식 운동이 시작됐다. 그리고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건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되었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것은 경기도의회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김 교육감의 무상급식 시행을 좌절시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부자들까지 무료로 급식을 먹게 된다’며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지만 부자감세를 밀어붙인 한나라당이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은 모순이다. ‘예산 부족’ 주장 역시 정부가 어떤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느냐 하는 의지 문제다. 4대강에 쏟아 붓는 삽질예산 중 일부만 줄여도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은 ‘보편적 복지’, ‘의무교육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선별급식으로 청소년들이 입는 마음의 상처, 자기모멸감이야말로 비교육적이다. 뿐만 아니라 무상급식은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는 경기도 초중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학부모의 사적 비용 절감·친환경 급식재료 사용·급식도우미 고용 등으로 7035억여원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한 공동 정책구상을 발표했는데, 그 중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도 포함되었다. 이렇게 무상급식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방송보도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9일 SBS가 무상급식 관련 내용을 다뤘지만 주요 쟁점은 찬반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는 지난 2월 14일 <앞다퉈 “무상급식”>(장준성 기자)에서 관련 보도를 한 차례 한 바 있다. KBS는 무상급식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SBS <무상급식 최대 쟁점으로>(김호선 기자)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무상급식 실시에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가 제동을 걸면서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기 시작했다”며 최근 야5당이 무상급식을 공동 공약으로 제시했고 한나라당은 당 차원에서 반대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교육감 선거와 시·도지사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며 “무상급식과 관련된 교육감 후보와 시·도지사의 공약이 하나로 엮이게 됐다”고 무상급식이 ‘선거 이슈’로 부상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무상급식의 쟁점은 찬반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한나라당은 1조 8천여억원의 ‘재정부담’을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22조원에 이르는 4대강 예산만 줄여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라고 재정 문제를 전했다. 또 “빈곤층에게만 주는 질 낮은 복지로는 근본적 문제해결이 어렵고 사회통합도 이뤄내기 어렵다”는 ‘보편적 복지론’이 무상급식의 논리인 반면, “반대론자들은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선 사회적 약자만을 골라 지원하자는 선택적 복지론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진보와 보수의 가치관 대결에 여야의 정책대결이 맞물리면서 무상급식 전면실시는 지방선거의 핵심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
 
 
 
2010년 3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