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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3.5)
등록 2013.09.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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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정부 ‘지역축제 줄여 일자리 창출’ … 방송3사 무비판·단순전달
2. 일제고사 성적 공개 … 방송3사, 단순전달에 그쳐

 
 
 
3월 3∼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일자리대책도 교육정책도 무비판·단순 전달
 
 
1. 정부 ‘지역축제 줄여 일자리 창출’ … 방송3사 무비판·단순전달
- MBC, 지역축제 문제점 전하며 ‘정부 일자리 대책’에 힘 실어
 
4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3차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성 경비 등을 절감한 돈 3000억원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총 3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희망근로 사업이 끝나는 7월부터 청장년층 실업자를 우선 고용해 지역특색에 맞는 자전거 수리, 도시숲 조성 등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종부세 무력화 등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로 지자체 재정이 나빠진 상황에서 지자체 예산을 줄여 일자리를 만드는 정부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해 펴낸 ‘세법 개정에 따른 세수효과 측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종부세·법인세 등의 감세로 지방교부금이 줄어 2012년까지 지방세수가 30조1741억원 안팎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지방재정 악화를 막겠다고 도입한 지방소비세의 증세효과는 5조8000여억원 증가에 불과해 2012년까지 지방세수가 24조여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정부가 ‘지역 맞춤형 일자리’라고 내세우고는 있지만 결국 희망근로나 공공근로와 같은 ‘일회성 일자리’ 양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의 ‘일자리 대책’을 무비판·단순전달 하는데 그쳤다. KBS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전했지만 취업난 속에서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는 근본원인과 대책은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 MBC는 지역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정부 일자리 대책을 전해 사실상 정부 발표에 힘을 실었다. SBS도 정부 발표를 단순 보도했다.
 
 
KBS <“경비 줄여 고용 창출”>(김민경 기자/3.4)
       <중소기업 “사람 구함”>(구영희 기자/3.4)
 
KBS <“경비 줄여 고용 창출”>(김민경 기자/3.4)은 시작부터 “점점 더 심각해지는 고용난에 정부가 또 한 번 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놨다”며 “모든 지자체의 축제성 경비를 아껴 모은 3천 억원을 3만 개 이상의 지역 일자리 창출에 쓸 계획”이라고 단순 전달했다.
이어 “고용지원센터가 없는 149개 시군구에는 센터를 설치해 취업상담과 알선을 지원한다”며 “지자체별로 구인업체를 발굴하는 전담반을 운영하고 일자리를 잘 만들어 내는 지자체인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사람 구함”>(구영희 기자/3.4)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이른바 3D 업종으로 불리는 중소제조업체들은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는 중소업체 사장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또 중소업체는 생산직뿐 아니라 연구직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며 “근처 대학에도 찾아가 부탁했지만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현실을 전했다. 이어 “생산을 늘리려 해도, 일할 사람이 없는 중소기업들. 세제혜택이나 취업장려금 등, 단기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구직자와 기업 간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는 대책이 더 절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MBC <지역축제 줄여 일자리 만든다>(양효걸 기자)
        <취업한파 여전>(김재영 기자)
 
MBC는 첫 꼭지로 관련 보도를 했는데 지역축제의 문제점을 언급한 뒤 정부 정책을 전했다.
4일 <지역축제 줄여 일자리 만든다>(양효걸 기자)는 지난해 전국에서 모두 937개의 지역축제가 열려 8천억 원이 들어갔지만 상당수가 ‘전시용 축제’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지역축제의 문제점을 전했다. 이어 “정부가 이처럼 축제에 들어가는 낭비성 예산을 올해 대폭 줄여 모두 일자리 만들기에 투입하기로 했다”며 “자전거 길을 만들거나 도시 숲을 꾸미는 사업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최소 3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관련 내용을 단순 전달하며 정부 대책에 힘을 실었다.
<취업한파 여전>(김재영 기자)에서는 취업준비생들을 인터뷰 한 뒤, “올해 30대 기업의 신규채용인원은 7만 9천여 명. 작년보다 6천여 명 늘었는데 재작년보다는 아직 적다”며 “성장이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고용효과가 높은 서비스업은 제대로 육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누적되는 구직자숫자가 점점 늘고 있어서 내수경기를 획기적으로 키우지 않은 한 고용시장의 봄이 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SBS <축제 줄여 일자리 3만개>(김형주 기자)
 
SBS는 두 번째 꼭지 <축제 줄여 일자리 3만개>(김형주 기자)에서 정부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해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취업을 적극 돕기로 했다”며 “지역 축제를 대폭 없애 3천억 원의 재원을 마련한 뒤, 이를 3만 개의 지역공동체 일자리를 만드는데 투입하기로 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2. 일제고사 성적 공개 … 방송3사, 단순 전달에 그쳐
 
3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0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 성적을 공개했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교육청은 중3에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국어(80.7%)·영어(88.4%)·수학(76.6%)으로 전국 180개 지역 교육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는 학생들의 성적이 2008년에 견줘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6(2.3%→1.6%), 중3(10.2%→7.2%), 고1(8.9%→ 5.9%)로 줄어든 반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초6(79.3%→82.5%), 중3(57.6%→63.7%), 고1(57.3%→63.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교과부 이주호 차관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지난해 처음 공개해 시·도 교육청과 학교, 교사의 책무성이 강화돼 함께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생들까지 야간자율학습과 방학중 보충수업을 강제적으로 실시하거나, 일제고사에 포함되지 않은 과목의 수업시수를 줄이는 등의 파행운영을 했다고 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렇게 올린 성적이 과연 실질적인 ‘학력 증진’으로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교사의 책무성이 강화된 결과’라고 자화자찬하고, 일제고사 성적을 학교평가와 교원성과급에 연동시키겠다며 교육현장을 더 극심한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방송3사는 이명박 정부의 일제고사 강행 및 성적공개를 무비판적으로 전하며 ‘기초학력 미달이 줄었다’고 적극 보도했다. MBC와 SBS는 전교조 등의 비판 목소리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 <기초학력 미달 감소>(최영윤 기자/3.3)
MBC <학력미달 줄었다>(이재훈 기자/3.3)
SBS <기초학력 미달 줄었다>(최호원 기자/3.3)
       <지역간 격차 여전>(김경희 기자/3.3)


KBS <기초학력 미달 감소>(최영윤 기자/3.3)는 “학업 목표의 20% 수준에 못치는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4.8%. 1년 전보다 2.3% 포인트 줄어 실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역별 격차는 여전히 심하다며 초등학교의 경우 학력미달학생이 가장 적은 강원 양구(0.1%)와 가장 높은 전북 무주(5.4%)의 격차를 전했다. 서울 안에서도 “사교육의 영향이 큰 강남, 서초 지역은 0.6%에 불과했지만 동대문, 중랑 지역은 2.3%나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실력 향상의 요인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며 “학력향상중점 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50% 가까이 감소하는 성과를 얻었다”(이주호 교과부 차관)과 ‘학생들의 성적과 자신의 평가가 직결된 학교장들이 경쟁교육에 뛰어들었다’(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의 발언을 나열했다.
 
MBC도 교과부 발표를 단순 전달했는데, 전교조 등의 비판 목소리는 아예 전하지 않았다.
<학력미달 줄었다>(이재훈 기자/3.3)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61명에서 16명으로 줄었다고 전한 뒤,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게는 쉬는 시간과 방과 후 시간, 또 방학을 이용해 집중 교육을 시킨 덕분”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 천4백여 곳에 지난해 840억원을 집중 지원한 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한편에선 사교육의 힘이 또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도 있다”며 충북 옥천의 경우 초등학교 때는 영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서울 강남보다 보통이상 학생비율이 높았지만 중학교에서는 이 비율이 강남에 비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도는 “교과부는 올 7월에 치르는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는 학교 단위별로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SBS는 기초학력 미달은 줄었지만 지역간 격차가 여전하다고 보도하며 ‘일제고사가 전체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기초학력 미달 줄었다>(최호원 기자/3.3)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줄었다며 “평가결과가 공개되면서 학교간 학력 경쟁이 벌어진 게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고 전한 뒤,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공개한다는 것이 학교현장에 쭉 알려지면서 학교 현장에서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이주호 차관의 발언을 실었다. 하지만 학교간 학력 경쟁의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따지지 않았다.
<지역간 격차 여전>(김경희 기자/3.3)에서는 서울과 경기가 일제고사에서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서울 강남은 보통 학력 이상 비율이 국·영·수 모두 2년째 전국 1위였다고 전했다. 강동과 목동, 대전 서구, 대구 동부지역 등 사교육이 번성한 지역은 학력우수자 비율이 높다며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체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는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지만 지역별, 계층별 양극화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끝>
 
 
 
2010년 3월 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