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2월 2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2.26)■ 오늘의 브리핑
1. MB정권 2년 … KBS “자신감 회복이 성과” 띄우기 앞장
2. 대법원 ‘수능성적 공개’ 판결 … KBS 무비판·단순 전달
MB정부 2년, ‘MB어천가’에 앞장 선 KBS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정몽준 대표 등 한나라당 당직자 40여명을 초청한 오찬에서 ‘제한적 개헌’을 거론했다.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년 말까지는 (개헌을) 해야되지 않겠는가”라며 거들고 나섰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개헌 발언의 정치적 의도 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와 야당 등은 대통령의 개헌 발언이 ‘세종시 논란을 덮으려는 것’, ‘친이계 재집권 정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방송3사는 이명박 정부 2년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민주주의와 인권 후퇴, 언론장악 등 MB정권의 명백한 과오에 대해서도 입을 닫았다. 오히려 KBS는 “자신감 회복이 성과”라며 노골적으로 정권의 치적을 부각하는데 앞장섰다. 대통령의 개헌 발언도 무비판·단순 전달했다.
<‘자신감 회복’이 성과>(이재원 기자)
보도는 이 대통령이 ‘제한적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관련 발언을 전했다. 또 ‘세종시’와 관련해서도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나라 사랑의 마음을 중심에 놓으면, 정치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없다며 당내 토론을 통한 원활한 해결을 기대했다”고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친박, 야당 등의 비판 발언조차 싣지 않았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장면, 불타는 용광로, 수출 컨테이너, 국제회의 장면 등을 보여준 뒤, “사회 원로들이 꼽은 이명박 정부 지난 2년의 최대 성과는 자신감 회복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들이 생겼고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많은 것을 성취했기 때문에 이제는 세계화를 무서워하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이게 기회다 하는 감이 강해지는 것 같다”(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치·경제·사회를 통틀어 한마디로 해보라고 하면 변두리에서 한복판으로 왔다는 거죠, 우리민족이”(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등의 ‘덕담 인터뷰’를 싣고, “구체적으로는 G20 정상회의 유치, 외교 지평 확대 등으로 이룬 국격 향상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점을 평가하면서도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2년 동안에 준비는 하는데는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이홍구 전 총리 인터뷰를 실었다.
비판적 평가는 찾기 힘들었다. 보도는 ‘아쉬운 점’으로 세종시 문제 등 정치 분야를 거론했는데 “반대세력들을 무마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에 대통령이 좀 더 많은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이승윤 전 부총리)는 ‘완곡한 당부’를 싣는데 그쳤다.
남은 과제로는 “사회통합과 경제위기 이후의 장기적인 국가비전 마련에 신경써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정치나 경제나 갈등 요소를 풀고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줘야 한다”(이어령), “투자환경 개선해야 한다”(이승윤), “정치개혁 해법 찾아야 한다”(이홍구)는 주장을 전했을 뿐이다.
<“제한적 개헌”>(김수진 기자)
이어 “사회·정치 분야 성적표는 그다지 후하지 못하다”며 “이념·계층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통합과 소통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은 여전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 등 국내 정치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갈등의 근본적 원인인 일방주의 국정운영의 문제 등은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취임 초부터 이른바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둔 이 대통령은 대립과 갈등의 기존 정치문화를 치유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며 “남은 임기 3년 동안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변수”라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이어 “친박계는 세종시 논란이 뜨거울 때 개헌론이 제기된 데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고, 야당은 정략적으로 개헌을 추진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고 입장을 전한 뒤, “하반기 정국에서는 개헌 문제가 정치권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위기 조기 극복>(손석민 기자)
이어 “이런 성과와는 달리 통합과 갈등해소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 용산참사와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까지, 고비고비마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 극히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또 747 경제공약 폐기, 실업자 100만명 등을 “남은 3년 간 풀어야할 최대의 과제”로 언급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은 기업가형 리더로 불린다”며 “긍정적 측면에서는 효율성과 추진력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부정적 측면에서는 지켜야 할 절차를 무시하거나 밀어붙이기식 독선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의 2년은 이런 CEO형 리더십의 공과가 극명하게 드러난 2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학교별 수능점수를 공개할 경우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그로 인한 학생·학교간 맹목적인 성적경쟁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대학에서 고교등급제 근거로 활용될 수도 있어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날 방송3사는 모두 대법원의 판결을 보도했는데, KBS는 판결 내용만 단신으로 짧게 전하는데 그쳤다. 수능성적 공개에 따른 문제점이나 부작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MBC와 SBS는 대법원 판결을 전하며 입시위주 교육·서열화 등에 대한 부작용을 함께 전했다.
MBC <“수능성적 공개하라”>(김효엽 기자)
SBS <“수능 원점수 공개하라”>(김경희 기자)
KBS는 단신종합 <대법원, 수능성적 원자료 공개해야>에서 대법원 3부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는 등 현실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료를 공개하라고 확정 판결했다”고 무비판·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자료를 제공하겠지만 무조건 응하지 않고 공개 범위나 대상 등을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교과부의 방침을 덧붙였다.
이어 “이 때문에 학교 서열화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학교와 지역에 따라 학생들은 차별받게 되고 교사들은 성적 올리기에 급급할 것’이라는 전교조 인터뷰를 실었다. 또 “대학입시 전형에서 고교등급제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어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