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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2.9)
등록 2013.09.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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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브리핑
1. MBC 엄기영 사장 사퇴 … 방송3사 ‘상황전달’에 그쳐
2. KBS, 야 4당 ‘정운찬 해임건의안 제출’ 합의 언급조차 안 해
3. 문예위 ‘두 위원장’ 사태 … 방송3사, ‘정부 책임론’ 외면
 
 
 
2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야4당 ‘정운찬 해임건의안’ 언급조차 안 해
 
 
 
1. MBC 엄기영 사장 사퇴 … 방송3사 ‘상황전달’에 그쳐
- KBS·SBS ‘정권의 방송장악’ 문제 언급 안 해
 
8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여당 추천 이사들 주도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MBC의 보궐 임원(이사) 선임을 강행했다. 방문진이 사장 추천 이사 후보를 거부하고 스스로 내정한 인사를 밀어붙인 것은 관련 법이 도입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엄기영 사장은 이사회 직후, 방문진의 일방적 임원 선임에 반발해 “방문진의 존재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뭘 하라는 건지 저는 문화방송 사장을 사퇴하겠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MBC노조는 이번 사태를 ‘정권의 MBC 장악 의도’로 규정하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엄 사장 사퇴로 공석이 된 ‘MBC 사장’으로는 정권의 ‘낙하산 사장’이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MBC 안팎에는 방문진이 ‘낙점’한 차기 사장 이름이 나돌고 있다. 결국 방문진 친여 이사들은 엄 사장을 ‘허수아비’ 취급하며 막무가내식으로 임원 선임을 밀어붙여 사실상 엄 사장 사퇴를 종용했으며, 사장마저 ‘정권의 뜻에 맞는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엄기영 MBC 사장 사퇴 과정에서 드러난 MB정권의 ‘방송장악’ 의도와 문제점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KBS는 엄 사장 사퇴가 ‘방문진과의 갈등’때문이라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도 상황 전달에 급급했다. MBC는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라는 노조의 주장을 실었다.
 
 
KBS <‘인사갈등’ 사퇴>(박원기 기자)
MBC <사장직 사퇴>(배선영 기자)
SBS <임원 인사 갈등..사퇴>(김수형 기자)
 
KBS는 엄 사장 사퇴를 ‘방문진과의 갈등’으로 두루뭉수리하게 전하는데 그쳤다.
<‘인사갈등’ 사퇴>(박원기 기자)는 엄 사장 사퇴가 “방문진이 엄사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두 달째 공석중인 MBC 이사진의 인사를 강행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저는 문화방송 사장...사퇴 하겠습니다. 할 얘기는 많지만, 할 얘기는 많지만 여기서 접겠습니다”라는 엄 사장 발언을 전했다. 엄 사장 발언 가운데 방문진의 횡포를 거론한 “방문진의 존재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뭘 하라는 건지...” 등의 발언은 보도하지 않았다.
이어 “MBC노조는 이에 강력 반발하며 새로 선임된 이사들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는 한편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오늘 방문진이 보궐 이사 선임을 강행함으로써 엄기영 사장의 사퇴를 유도해 냈다. 향후 낙하산 사장 선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는 MBC 노조위원장 인터뷰를 전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말부터 방문진과의 갈등으로 결국 사장 퇴진이라는 파국을 맞게 된 MBC 사태는 후임 사장 인선 등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BS도 상황 전달에 그쳤다. <임원 인사 갈등..사퇴>(김수형 기자)는 방문진 이사회가 시작부터 몸싸움 등 갈등을 빚었다며 상황을 비춘 뒤, “엄기영 사장을 완전하게 허수아비로 만들고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을 직접 MBC 이사로 선임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며 방문진의 ‘의도’를 비판한 MBC노조 위원장 인터뷰를 실었다. 하지만 바로 이어 “이사 선임권은 방송문화진흥회가 갖고 있다. 업무를 방해한다는 것은 위법이라는 것을 위원장은 잘 명심하시길 바란다”는 김우룡 이사장의 반박을 실었다.
그리고는 “방문진 이사회가 임원 선임안을 의결하자, 엄기영 사장은 방문진의 존재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도대체 무얼 하라는 건지. 저는 문화방송 사장 사퇴하겠습니다”라는 엄 사장 발언을 전했다. 이어 MBC노조의 대응 등을 전했다.
 
MBC도 상황 전달에 그쳤는데, 그나마 노조의 주장으로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언급했다.
<사장직 사퇴>(배선영 기자)는 엄 사장 사퇴가 “문화방송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엄 사장의 뜻에 반해 신임 이사를 추천한 것에 따른 것”이라며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했습니다. 도대체 뭘 하라는 건지... 저는 MBC 문화방송 사장을 사퇴하겠습니다”라는 엄 사장 발언을 전했다. 이어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며 “마지막으로 MBC마저 정권의 수중에 틀어쥐겠다는 음모에 맞서 저희들은 국민들의 성원에 부응해 끝까지 총력 투쟁해 나가겠다”는 MBC 노조위원장 인터뷰를 실었다.
 
 
2. KBS, 야4당 ‘정운찬 해임건의안 제출’ 합의 언급조차 안 해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뒤집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러자 한나라당 친이계에서는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나섰다. 7일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지방선거 전 4월 국민투표’를 제안했고, 8일 정병국 사무총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투표나 자유투표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헌법 72조에는 국민투표 요건을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 안위에 관한 주요 정책’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오히려 친이계가 ‘세종시 수정안’ 국회 처리가 어려워지자 국민투표로 우회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4당은 세종시 원안 백지화 등의 책임을 들어 정운찬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이르면 오는 11일 공동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야당 측은 친박계 내에서도 해임안에 찬성하는 기류가 ‘일부’ 형성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KBS와 MBC는 ‘세종시’와 관련된 정치권의 움직임을 전달했는데, 보도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KBS는 야 4당의 ‘정운찬 해임건의안 제출’ 합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국회 대정부 질의 내용 등을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야4당의 ‘정 총리 해임안 제출’ 합의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KBS <“국민투표 검토 안 해”>(김학재 기자)
MBC <해임안 곧 제출>(조효정 기자)
 
KBS <“국민투표 검토 안 해”>(김학재 기자)는 “세종시 문제 해법과 관련해 여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민투표 방안에 대해 정운찬 총리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홍보 집회에 주민을 동원하지 않았냐는 의혹 제기에는 정면 대응했다”는 등 국회 대정부 질의 내용을 전했다.
이어 “오후 대정부질문은 오늘도 30분 정도 늦게 시작돼 방한 중인 독일 대통령이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는 외교상 결례를 빚기도 했다”며 “김형오 국회의장은 연일 지각사태에 참석률도 저조하고 일방적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대정부질문이라면 차라리 폐지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MBC <해임안 곧 제출>(조효정 기자)은 “경제 사회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세종시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며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친이계와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정운찬 국무총리는 세종시 문제 해법으로 여권 내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투표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은 국회 대정부 질문이 끝나는 오는 11일쯤 정운찬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친박계 일부 의원들도 해임안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고 한나라당의 반대 입장을 덧붙였다.
 
 
3. 문예위 ‘두 위원장’ 사태 … 방송3사, ‘정부 책임론’ 외면

이명박 정부의 ‘이전 정부 인사 찍어내기’로 인해 ‘한 지붕 두 위원장’ 사태가 빚어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8일 위원 전체회의를 열어 오광수 현 위원장에게 ‘업무 전권’을 주고 김정헌 위원장은 위원장에 준하는 ‘예우’만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김정헌 위원장은 “이 회의는 위원장 재가 없이 진행됐으므로 여기서 내려진 어떤 결정도 무효”라는 입장을 밝히고 회의장을 떠났다. 문예위의 ‘두 위원장’ 사태를 초래한 책임은 무리하게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에 앞장선 문화부와 유인촌 장관에게 있다. 김 위원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유인촌 장관이 공개 사과하고 사퇴하든지, 이 대통령이 장관을 해임시키는 등의 조처가 있기 전에는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KBS와 MBC는 여전히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상황 전달에 급급했다.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KBS <위원장 2명…갈팡질팡>(박진현 기자)
MBC <사태 장기화로..>(홍상원 기자)


KBS는 <위원장 2명…갈팡질팡>(박진현 기자)에서 “초유의 사태 해결을 위해 비공개 전체 회의가 열렸고 두 위원장의 어색한 만남이 이뤄졌다”며 “재가도 받지 않은 회의가 무슨 의미냐. 상견례다”, “위원장으로 인정은 필히해야 하는 건데 결재권은 한 사람이 행사하는 것이 맞다는 식으로 가는 것 같다”는 김정헌 위원장 인터뷰를 전했다.
이어 “전체 회의에서 위원들은 두 위원장의 동반 사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며 “김정헌 위원장이 거부하고 나가셨으니까 당연히 남는 오광수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줘야 하는 식으로 조치를 취했다”며 책임을 김 위원장에게 돌리는 내용의 예술위 위원 인터뷰를 전했다. 그런 뒤, “이에 따라 예술위원회 두 수장의 어색한 동거는 김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9월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BC도 <사태 장기화로..>(홍상원 기자)에서 “김정헌 위원장은 자신의 재가 없이 개최한 이번 회의는 효력이 없다며 도중에 퇴장했다”며 예술위 위원들이 “참석 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오 위원장에게 예술위 대표권과 업무수행 권한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기가 올 9월까지인 김 위원장은 이번 예술위 회의는 원천무효라며 출근을 계속할 뜻을 밝혀 ‘한 지붕 두 위원장’ 사태는 장기화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끝>
 
 
 
2010년 2월 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