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2월 5-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2.8)■ 오늘의 브리핑
1. 검찰, 천신일 ‘봐주기 수사’ … KBS “무죄” 부각
2. 경찰 ‘민주노동당 서버’ 2차 압수수색 … 방송3사 ‘상황전달’에 그쳐
3. 삼성 ‘이병철 탄생 100주기 기념식’ … 방송3사, 일제히 ‘이병찰 띄우기’
방송3사, 일제히 ‘이병철 띄우기’ 나서
그러나 방송3사는 법원 판결 내용과 그 속에서 드러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SBS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KBS와 MBC는 단신으로 보도했는데, KBS는 제목부터 천 회장의 “무죄”를 부각했다. MBC는 천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보도하면서 이상득 의원을 조사했다는 검찰 발표를 덧붙였다.
MBC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집행유예 선고>(단신/2.5)
7일 새벽 경찰이 민주노동당 인터넷 서버에 대해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14시간여에 걸쳐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소속 수사 대상자 303명의 민주노동당 가입 여부 등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 진입을 막았던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4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6일 민주노동당 서버에 대한 ‘하드디스크 이미징’(사본 제작)을 허용하는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민주노동당이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서버를 통째로 복재해 아이디와 암호 없이 수사 대상자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노동당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불법 해킹한 위법사실을 감추려고 또 다시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위법수사의 알리바이를 만들겠다는 비열한 시도”라고 반발했다. 민주당도 “경찰은 불법으로 수집한 자료를 근거로 헌법이 보장한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을 탄압하고, 정당정치를 불구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여당의 패배가 예상되니 미리 야당들을 탄압해 사전에 여당의 패배를 막아보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여전히 상황 전달에 급급했다. 특히 KBS는 사건사고 소식을 함께 보도하며 사실상 ‘단신’과 다름없는 비중으로 전했다. 또 여전히 경찰의 민주노동당 서버 ‘불법해킹’ 의혹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버 압수 수색>(한승연 기자/2.7)
MBC <또 압수수색..반발>(이남호 기자/2.7)
SBS <또 압수수색‥충돌>(정형택 기자/2.7)
KBS는 경찰의 2차 압수수색 상황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6일 단신 <경찰, 민노당 서버 추가 압수수색 시도>에서 “경찰은 민주노동당 투표 사이트 서버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노당 당직자 수십여명은 경찰의 압수수색은 야당 탄압이라며 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있다”고 ‘영장 집행’이 저지된 상황을 전하는데 그쳤다.
7일 <서버 압수 수색>(한승연 기자)은 경찰의 압수수색 소식과 다른 사건사고 소식을 함께 보도해 사실상 ‘단신’과 다를 바 없었다.
보도 내용도 경찰과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몸싸움 장면을 비추며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정당 가입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교조,전공노 조합원들이 민노당 당직자 투표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은 야당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며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정권 차원에서 자행되는 야당 탄압”이라는 강기갑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전하는데 그쳤다.
이어 “민노당 서버에 대한 압수, 검증 영장 집행은 지난해 말 이후 벌써 네 번째”라며 “민노당은 검찰과 경찰이 전례 없이 야당의 서버를 샅샅이 뒤지는 건 정치탄압이자 불법사찰이라고 반발했다”, “또 경찰이 이미 불법 해킹으로 민노당 내부 투표 기록을 입수하고도, 마치 합법적으로 입수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는 민주노동당의 비판을 비교적 자세하게 전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민주당 등 야 4당 대표들과 내일 아침 조찬 회동을 하고, 공동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3사는 “거짓말 없는 세상이 되야한다”는 등의 이건희 전 회장의 발언 내용을 전하는한편, 일제히 ‘이병철 띄우기’에 나섰다.
<“실패 두려워 말아야”>(박영관 기자/2.5)
5일 단신 <“약해지면 돕겠다”>에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오늘 선친인 이병철 그룹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경영복귀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사가 약해지면 경영을 돕겠다’고 말했다”며 “이 전 회장은 다만 경영에 ‘참여하는게 아니고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실패 두려워 말아야”>(박영관 기자)에서는 삼성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과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도전정신, 기업가 정신 등을 부각하며 “창업 1세대의 성공신화 뒤에는 비리와 정경유착 등 많은 논란이 뒤따르고 있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 오늘날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기업가 정신의 쇠퇴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고민이 되고 있다”, “특히 실패할 경우 재기가 어려울 만큼 힘들어진다는 두려움이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며 “실패한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주는 제도가 필요하고, 비즈니스 코스트를 낮추고 규제를 풀어서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는,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는 전경련 전무 인터뷰를 실었다.
<“개척자 정신 살려야”>(최희준 기자)
<“개척자 정신 살려야”>(최희준 기자)는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정주영 회장 등을 거론하며 “전후 잿더미에서 한국경제의 기적을 일궈낸 것은 기업가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 정신이었다”고 띄웠다. 하지만 이런 기업가 정신이 최근 크게 쇠퇴했다며 “재계에서는 경영 능력을 갖춘 창업 인력의 부족, 대기업 중심 체제로 인한 사업 기회 감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합리한 사업관행, 그리고 대표이사 연대 보증제 등이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표이사 연대 보증제도도 그렇고 한 번 사업에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사실상 인생자체를 실패하는 구조”라는 김대영 네이블 사장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우리 경제가 제2, 제3의 이병철, 정주영 회장을 배출하려면 하루 빨리 관련 제도 정비해서, 식어가는 기업가 정신을 부활시키는 작업이 시급해 보인다”고 전했다.
<유산과 과제>(현원섭 기자)
MBC도 5일 <탄생 100주년>(남상호 기자)에서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 범 삼성가가 한자리에 모였다며 “회사는 갈라졌지만 호암 앞에서는 한 가족”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건희 전 회장이 고인을 회고하며 울먹였다며 이 전 회장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또 “이 회장은 일제 강점기에 시작된 삼성의 역사를 언급하며, 일본 기업을 앞서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유산과 과제>(현원섭 기자)에서는 “호암과 삼성, 그 유산과 과제를 짚어봤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지만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전하는데 치우쳤다.
보도는 “그는 기업이 나라를 먹여 살려야 한다며 ‘사업보국’을 내세웠다”, “첨단 컴퓨터와 큰 배를 만들기 위해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필요했다. 그가 ‘인재제일’을 강조한 까닭”, “호암 탄생 100주년은 후세 경영인들로 하여금 그의 초심을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등 이병철 회장의 기업관을 띄워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회장의 과오로 거론된 것은 ‘사카린 밀수사건’이었는데 그마저도 “호암은 그 뒤, 보다 큰 산업 분야로 잇달아 진출해 우리 경제에 결정적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덧붙였다. 그리고는 보도 말미에 “이제는 외형에 걸맞은 사회공헌 등을 통해 보다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언급에 그쳤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