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29-2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0.2.2)■ 오늘의 브리핑
1. 청와대, ‘MB발언’ 수정왜곡 파문 … 방송3사 보도 ‘혼란, 문제점 제대로 안 따져
2. 문예위 ‘두 위원장’ … KBS는 ‘문화부 장관 책임’ 언급조차 안 해
3. KBS, ‘무역수지 적자’는 단신…‘물가 상승’은 보도 안 해
4. 방송3사, 국정원 ‘민간인 사찰·외압’ 외면
김정헌 “문화부 장관 책임”…KBS 언급조차 안 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명박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양측 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나는 데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 “조만간이라고 이렇게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며 사실상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시사했다. 그런데 29일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내용으로 바꿔 브리핑 했다.
청와대는 30일에도 이 대통령의 CNN인터뷰 내용 중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발언을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때”로 바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랜드바겐이)곧바로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은 아예 삭제했다.
한편 김은혜 대변인은 BBC 인터뷰 발언 왜곡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으나 유임됐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BBC 왜곡 파문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자칫하면 지금 뭔가 진행이 돼서 곧 정상회담이 될 것 같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마사지’를 하다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언급해, ‘의도’를 갖고 대통령 발언을 수정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KBS와 MBC가 청와대의 대통령 발언 왜곡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지적하지 않은 채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보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SBS의 경우는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알면서도 청와대의 ‘왜곡 브리핑’을 전한 것인지 의문이다.
대통령 발언 왜곡·수정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된 30일, KBS는 이 사실을 단신종합에서 간단하게 다루는데 그쳤다. SBS와 MBC는 기자리포트로 사태를 다뤘지만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비판은 부족했다.
한편 대통령의 CNN 회견 발언과 관련해서는 KBS와 SBS가 30일 청와대의 ‘각색’을 그대로 전했다. MBC는 KBS·SBS와 달리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보도했다. 이후 CNN회견 내용마저 청와대가 ‘각색’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방송3사는 이 문제를 따지지 않았다.
<“北 , 핵포기 여부 결정할 때”>(이재원 기자/1.30)
<김은혜 대변인 사의…민주 “국민무시”>(단신종합/1.30)
<“남북관계 패러다임 바꿔야”>(최재현 기자/1.31)
KBS는 29일 <“김 위원장 연내 만날 수 있을 것”>(이재원 기자)에서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보도하며 “이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 ‘올해 안’이라는 시점을 언급하고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대통령 발언이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는 김은혜 대변인의 해명을 덧붙였다. ‘왜곡브리핑’ 사실은 뺀 채 대통령의 ‘실제 발언’과 대변인의 ‘해석’을 동시에 전한 셈이다.
30일에는 단신종합 <김은혜 대변인 사의…민주 “국민무시”>에서 김은혜 대변인이 대통령 발언을 “잘못 전달한 것과 관련해 사의를 나타냈다”고 간단하게 전한 뒤, 야당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고 덧붙였을 뿐이다.
<“北과 그랜드바겐 협의 가능”>(여홍규 기자/1.30)
<‘수정 발표’ 사의>(이주승 기자/1.30)
<“핵 포기하면 파격 지원”>(박재훈 기자/1.31)
MBC는 29일 <“연내에 만날 수 있다”>(이주승 기자)에서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보도했다. 이어 30일 <‘수정 발표’ 사의>(이주승 기자)에서는 대통령 발언 왜곡 파문을 보도했는데, 청와대가 대통령의 “연내에 말날 수 있을 것”이란 발언을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로 바꿨고, “‘조건 없이’라는 말은 생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회담에 관한 기존의 정부 입장보다 크게 진전된 발언의 파장을 예상해 그 수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의 실제 발언을 수정해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과 함께, 청와대 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北, 핵포기 전략적 결단해야”>(박진원 기자/1.30)
<축소 발표 파문>(원일희 기자/1.30)
SBS는 29일 <“올해라도 만나겠다”>(손석민 기자)에서 이 대통령의 BBC 회견 내용을 청와대가 수정·왜곡한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조건부이긴 하지만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연내라는 시기를 특정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30일 <축소 발표 파문>(원일희 기자)에서는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수정·왜곡한 사실을 전하고 “이 대통령의 실제 인터뷰 내용과 언론에 전한 브리핑 내용은 발언의 의미와 뉘앙스가 크게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의도된 축소 발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앞선 것으로 판단해 대통령에게 진의를 묻고 발표 내용을 수정한 것”이라는 김 대변인의 해명과 야당의 비판을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문화부는 김정헌 위원장을 ‘전 정권 인사’라는 이유로 사퇴를 종용하고 ‘표적감사’까지 벌여 지난 2008년 12월 해임했다. 그러나 2009년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는 김 위원장 낸 해임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1월 21일에는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가 해임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 판결에 따라 임기가 9개월여 남은 김 위원장은 1일 문예위에 출근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무엇이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특히 KBS는 단신으로 보도하며 ‘이번 사태의 책임이 문화부 장관에게 있다’는 주장조차 전하지 않았다.
KBS <위원장이 2명>(단신/2.1)
MBC <한 지붕 두 위원장>(홍상원 기자/2.1)
SBS <한 지붕 두 위원장>(김수형 기자/2.1)
한편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물가가 전년도 1월에 비해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해 4월(3.6%)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석유류가 18.4% 올랐고, 채소류와 수산물 가격도 10%이상 올랐다. 정부는 ‘유가와 환율 안정 등을 이유로 2월 이후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세계 경제 회복으로 유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높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 보도에서 방송3사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KBS는 ‘무역수지 적자’ 사실만 단신으로 전하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정부의 긍정적 전망을 덧붙였다. SBS는 물가급등 사실을 전하며 설을 앞둔 물가상승을 우려했다. MBC는 두 가지 모두 보도했는데, ‘면밀한 분석’은 부족했다.
MBC <설 물가 빨간불>(박선하 기자/2.1)
<1년 만에 적자>(남상호 기자/2.1)
SBS <설 물가 비상경보>(홍순준 기자/2.1)
<설 물가 비상경보>(홍순준 기자)는 농수산품 가격이 올라 조금씩 장을 보고 있다는 주부들 인터뷰와 함께 1월 소비자 물가가 “한해 전 같은 달에 비해 3.1% 올라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며 기재부 물가정책과장 인터뷰를 싣고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설을 앞두고 생필품 가격이 뛰고 원화 환율도 큰폭으로 오르면서 2월 물가 관리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 물가 빨간불>(박선하 기자)은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주부들의 인터뷰를 실은 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비축품 출하 물량을 늘리는 등의 정부 대책과 함께 정부의 ‘긍정적 전망’을 전하는데 그쳤다.
<1년 만에 적자>(남상호 기자)에서는 1년 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기록됐다며 “효자 산업인 선박수출이 부진했고, 지난해에 비해 국제유가가 80% 이상 뛰면서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었다며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들어 흑자가 나는 ‘불황형 흑자’를 벗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리고는 정부는 2월부터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을 전했다.
다만 보도 말미에 “유가와 환율이 가장 큰 변수”라며 “여기에 유럽발 금융 위기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어, 안정된 흑자기조에 들어설 것인지는 아직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진실을 알리는 시민’(진알시) 등 누리꾼들이 2월 1일 조계사에서 ‘사랑의 라면탑 쌓기 행사’와 함께 TV수신료 거부 퍼포먼스를 열기로 했으나 국정원 직원이 주지스님까지 찾아가는 등 압력을 행사해 조계사 측이 28일 돌연 행사 장소 제공을 취소한 것.
이에 대해 조계종이 ‘국정원 직원 출입금지’를 선언하는 등 불교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시민사회단체들도 ‘국정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등 비판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 3사는 ‘국정원 외압’이 알려진 지난달 29일부터 2월 1일까지 관련 내용은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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