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브리핑
1. KB금융지주 강정원 내정자 사퇴 … 방송3사, 관치금융 제대로 안 따져
2. 1·2월 ‘고용한파’ … KBS·SBS 근본문제 안따지고 ‘예산안 지연’ 탓
3. MBC, 끝나지 않은 ‘쌍용차 사태’ 보도
2009년 12월 31일∼2010년 1월 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관치금융’ 문제 제대로 안 따져
1. KB금융지주 강정원 내정자 사퇴 … 방송3사, 관치금융 제대로 안 따져
12월 31일 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전격 사퇴하면서 관치 금융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12월 3일 KB금융지주 이사회가 강 내정자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하자 추천과정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2월 16일부터 23일까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검사 인력을 투입하고 주요 부서장 컴퓨터를 압수하는 등 고강도 검사를 벌여 ‘표적 검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회장 후보 추천 및 후임 사외이사 선임까지 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문제를 제기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정부가 주식 한 주 갖고 있지 않은 민간은행의 인사에 개입하는 것까지 정당화 할 수는 없다. 게다가 KB금융지주 이사회가 강 내정자를 회장 후보로 추천하던 당시부터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정권 실세 개입설’이 공공연하게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방송3사는 강 내정자 사퇴 소식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관치금융 문제는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KBS는 ‘변혁을 요구하는 금융당국’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외이사들’의 갈등으로 접근했다. MBC는 관치금융 문제는 언급에 그쳤다. SBS는 당국의 ‘압박’을 비판하는 전문가 인터뷰와 노조의 반발을 전하긴 했지만 관치금융 문제를 면밀하게 따지지는 않았다.
KBS <내정자 자진 사퇴>(서재희 기자/2009.12.31)
MBC <전격 사퇴>(김희웅 기자/2009.12.31)
SBS <강정원 내정자 사퇴>(강선우 기자/2009.12.31)
KBS는 <내정자 자진 사퇴>(서재희 기자)에서 강 내정자가 사퇴한 “진짜 이유는 금융감독당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를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민간회사 CEO 선임에 간섭한 것은 앞으로 금융산업 발전에 해가 될 것”이라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지만, 관치금융 문제를 면밀하게 따지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KB금융 사외이사제도의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는 금융감독당국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KB금융의 사외이사와 임원진들. 강정원행장의 회장 내정자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금융당국과 사외이사들의 갈등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MBC는 <전격 사퇴>(김희웅 기자)에서 강 내정자 사퇴 발언을 전하며 “회장 후보 당시 금융 당국의 사퇴 권유를 거부한 것이 오늘 사퇴의 배경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어 “강 행장의 회장직 포기로 일단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게 됐지만, 이 과정에서 드러난 사외이사 제도의 문제점과 이른바 관치 금융 논란은 우리 금융권이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SBS는 <강정원 내정자 사퇴>(강선우 기자)에서 강 내정자 사퇴 소식을 전하며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제도가 독단적이고 폐쇄적이라며 강 행장과 사외이사들의 비리 혐의 조사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사퇴 압박을 가해왔다”며 ‘맘에 들지 않는다고 강도 높은 압박을 하는 건 문제’라는 권영준 경희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국민은행 노조는 관치금융을 중단하라며 장외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김정태 전 행장과 황영기 전 회장에 이어 강정원 내정자도 사퇴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 1·2월 ‘고용한파’ … KBS·SBS, 근본대책 제대로 안 따지고 ‘예산안 지연’ 탓
1월과 2월에 ‘고용한파’가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취업률 수치를 떠받쳐 온 청년인턴, 희망근로와 같은 공공부문 일자리도 지난 해 말로 모두 종료됐다. 6만6천여명에 달하는 청년인턴들은 대부분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다시 실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는 청년인턴과 희망근로를 올해에도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시방편에 불과한 청년인턴, 희망근로보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KBS와 SBS는 ‘고용한파’ 소식을 전하면서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을 따지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4대강 사업, 청년인턴제 등이 차질을 빚어 일자리도 줄었다고 전했다.
KBS <1·2월 ‘고용한파’ 온다>(정지주 기자/2010.1.3)
<“일자리 창출 최우선”>(박일중 기자/2010.1.3)
SBS <‘고용한파’ 닥친다>(권란 기자/2010.1.3)
KBS는 3일 <1·2월 ‘고용한파’ 온다>(정지주 기자)에서 “졸업과 함께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이 최소 50만 명”이지만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거의 없는데다 국가 공무원 채용도 지난해보다 24%나 줄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중장년층도 어렵긴 마찬가지”라며 희망근로 인원이 줄어든다고 전한 뒤,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도로, 강 정비 등의 인프라 건설이 늦어져 일용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창출 최우선”>(박일중 기자)에서는 KBS토론회에 나온 임태희 장관 등 정부 관계자의 ‘일자리 대책’을 단순 전달했다. 보도는 정부가 “청년인턴제는 올 상반기 중으로 대대적으로 점검해 보완하겠다”, “청년실업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기간제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는 전직 기간 동안에 생계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노년층에게는 사회적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SBS는 3일 <‘고용한파’ 닥친다>(권란 기자)에서 “다음 달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자 5,60만 명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민간 부분 채용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청년인턴제도 지난해보다 규모가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데다, 예산안 통과까지 늦어지면서 시행 시점도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4대강 사업 등이 미뤄지면서 건설 인력들도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3. MBC, 끝나지 않은 ‘쌍용차 사태’ 보도
지난해 쌍용차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77일의 옥쇄파업을 벌이다 파업 농성자 절반 이상이 희망퇴직과 분사를 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런 노사합의마저 사측의 일방적인 파기로 휴지조각이 되었다. 파업에 참여한 비해고자 100여 명 현장 복귀, 회사 회생시 파업 농성자 우선 복귀 등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구속자는 26명에서 69명으로 늘어났고 경찰과 사측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액수도 100억원을 넘어섰다. 민주노동당 조사에 따르면 쌍용차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무급휴직자들은 1인당 평균 4천378만원의 빚을 지고 있으며, 해고자 대부분은 ‘쌍용차 출신’이라는 이유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쌍용차 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그동안 방송3사는 이 같은 현실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12월 31일 MBC가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MBC <집중취재-말뿐인 약속>(장인수 기자)
MBC <집중취재-말뿐인 약속>(장인수 기자)은 ‘쌍용차 출신’이라 받아주는 곳이 없어 4달째 실직 상태에 처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차 정리해고자 김 모씨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2천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회사를 그만 두는 대신, 협력업체는 이 노동자들을 모두 다시 고용하고 쌍용차는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기로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며 “협력업체들은 재고용은커녕, 쌍용차 해고자라면 무조건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쌍용차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도 취하하지 않은 채, 파업 참가를 이유로 지난달 34명을 또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회사를 그만 둔 2천 178명 가운데, 자영업자를 포함한 500명을 제외한 1천600여명이 4달째 실직 상태라며, “회사가 내민 약속을 굳게 잡았던 노동자들은 당장의 힘겨움보다 회사에 대한 배신감에 더 좌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
2010년 1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