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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1.1.24)
등록 2013.09.24 17:43
조회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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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MB, 생색내기 너무한다” 비판 속 … 조중동 “MB의 결단” 부각
2. 정부 “엠바고 협조안한 언론, 취재 제한” … <한겨레> “명백한 과잉대응”
 
청와대는 ‘생색내기 골몰’, 조중동은 ‘띄우기 골몰’
 
 
 
1. “MB, 생색내기 너무한다” 비판 속 … 조중동 “MB의 결단” 부각

지난 15일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의 구출을 놓고 ‘청와대의 생색내기가 너무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구출작전이 성공한 직후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관련 대통령 담화’를 발표했고, 이 담화는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이 대통령은 “어제(20일) 국방부 장관에게 인질 구출작전을 명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청와대가 “작전은 현지 부대가 판단해서 진행할 것이며 청와대는 결과만 보고받을 뿐”이라고 했던 것에서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이 때문에 ‘잘못되면 군대 탓, 잘되면 대통령 덕이냐’, ‘작전에 실패했으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했겠느냐’는 등의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대통령 담화’를 통해 구출 성공 소식이 처음 알려지게 하려고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대통령 담화는 3시 30분, 언론을 통한 속보는 3시 25분에 나감으로써, 언론들은 대통령보다 ‘5분 먼저’ 보도하게 됐다.
 

한편, 피랍 선원들이 모두 구출된 것은 국민 모두가 기뻐할 일이지만, 결과와는 별도로 작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구출 작전은 인질과 해적들이 함께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어 “한국 해군이 특공작전을 통해 선원들을 안전하게 구했지만, 그 같은 작전은 선원들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만큼 우리는 같은 유형의 작전을 펴지 않겠다”라고 유럽연합 해군 대변인이 말할 정도로 위험부담이 큰 작전이었다. 실제로 구출 직후 정부 발표와는 달리 ‘삼호주얼리호’의 선장 석해균씨는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추가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금미305호는 107일째 억류되어 있는 상태다. 이번 작전이 억류된 금미305호 선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22일과 24일 조중동은 이번 구출 작전 성공을 ‘이명박 정부의 치적’으로 부각하기에만 바빴다. 특히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며 이 대통령이 작전 성공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자세히 다뤘다.
 

<李대통령 운명 건 ‘작전 승인’>(조선, 22일 4면)
<“느리고 약하다 ‘호된 비판’ 시달린 이명박 정부의 승리”>(조선, 22일 6면)
 

22일 조선일보는 <李대통령 운명 건 ‘작전 승인’>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이 대통령이 “어려운 작전이란 것을 안다. 그러나 꼭 해야만 하는 일이고 우리 장병들은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번 작전을 승인한다”며 구출 작전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삼호주얼리호가 납치된 처음부터 ‘협상’보다는 ‘작전’쪽으로 “마음먹었고”, 구출 작전이 진행된 20일에는 “상황실에서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으며 결과를 애타게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어 인질과 대원들이 무사하다는 보고를 받고는 “원전 수주 때보다 더 기뻐했다”는 한 참모의 말을 덧붙였다.
기사는 이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에 나선 데 대해 “작전을 명령한 군 통수권자 입장에서 작전 완료 보고를 국민들에게 드리는 것이 도리”라며 담화문 발표를 지시했고, 조영주 최영함 함장에게는 전화로 “모든 장병들에게 나의 격려를 전해 달라.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4면기사
 

6면 <“느리고 약하다 ‘호된 비판’ 시달린 이명박 정부의 승리”>에서는 주요 외신들이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한 한국 해군의 ‘대담한’ 작전 성공 소식을 신속하면서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면서, “연평도 포격 이후 국내에서 몇 주 동안 정부 대응이 너무 느리고 약했다는 호된 비판에 시달렸던 이명박 정부의 승리”라는 AP통신의 말을 덧붙였다.
 
 
▲조선일보 만평
 

(22일 동아, 4면)
(22일 동아, 4면)
 

22일 동아일보라는 기사를 실었다. 이 대통령이 이번 작전의 ‘지휘자’였음을 극적으로 부각한 제목이다.
기사는 이 대통령이 “해적과 어떤 타협도 해선 안 된다.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신신당부” 했으며, 20일 오전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인명피해가 없어야 하는데…”라며 걱정하다가 “작전 종료 보고를 받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 나선 데 대해 “국방부가 작전 상황을 공식적으로 브리핑하기 전에 이 대통령이 먼저 작전 성공을 국민에게 간단히 보고하고 청해부대에 격려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부 수석비서관이 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담화를 할 것을 건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해적과 타협 안 한다”…통수권자 MB, 전격 소탕 명령>(22일, 중앙, 6면)
<‘아덴만 여명’세 차례 기만전술 1976년 엔테베 작전 빼닮았다>(24일, 중앙, 1면, 6면)
(24일, 중앙, 8면)
 

22일 중앙일보는 6면 <“해적과 타협 안 한다”…통수권자 MB,전격 소탕 명령>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리 해군력을 이용해 소말리아 해적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편 데는 ‘정치적 결단’이 숨어있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대의는 분명했지만 작전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커질 경우 (중략) 여론의 비판이 쏟아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청와대가 “21일 이번 작전이 이명박 대통령 결단의 산물”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군사작전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어떤 인명피해도 있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줄곧 군에 전달했다는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의 말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은 사건 발생 뒤 매일 청와대 내 국가위기관리실을 한두 차례씩 방문해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20일과 21일은 아예 본관 집무실이 아닌 국가위기관리실로 먼저 출근”했다고 덧붙였다.
 

24일에는 <‘아덴만 여명’세 차례 기만전술 1976년 엔테베 작전 빼닮았다>라는 기사를 싣고,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을 1976년 우간다 ‘엔테베 작전’과 닮았다며 비교했다. 기사는 네 번째 공통점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자국민을 구한다”는 결의를 꼽으며, 아덴만 여명작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8면 에서는 “국민 99%가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등의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의 글을 전하며, “청와대는 이번 ‘아덴만의 쾌거’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다시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이 무력진압에 대한 건의를 받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앞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덧붙였다.
 

2. 정부 “엠바고 협조안한 언론, 취재 제한” … <한겨레> “명백한 과잉대응”

정부가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의 엠바고(일정시간 보도유예)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몇몇 언론사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취재 제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국방부는 피랍 선원의 안전을 이유로 출입기자단에 작전 종료 때까지 엠바고를 요청했다. 그런데 국방부 출입 언론사가 아닌 <부산일보>가 20일 1차 작전 실패 소식을 보도하고, <미디어오늘>이 이를 인용 보도하면서 엠바고가 깨졌다. 21일에는 <아시아투데이>가 엠바고를 깨고 국방부의 구출작전 재개 소식을 보도했다.
국방부는 세 언론사에 대해 ‘모든 부처 출입 금지’ 등을 비롯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엠바고 파기가 적절했느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정부가 과잉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엠바고의 수용 여부는 최종적으로 언론사가 판단하는 것일 뿐 아니라 <부산일보>, <미디어오늘>의 경우는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다.
 

<‘아덴만 작전’ 엠바고 파기 언론사에 ‘고강도 취재제한’ 검토 논란>(한겨레, 4면)
<청와대-국방부 기자단 ‘첫보도’ 신경전>(한겨레, 4면)
<소말리아 해적 제압 생색내기에 급급한 청와대>(한겨레, 사설)
 

24일 한겨레신문은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정부의 ‘고강도 취재제한’ 방침을 비판했다.
4면 기사에서는 엠바고가 깨어진 과정과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 이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기사는 21일 구출 작전 성공 직후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엠바고를 깬 세 언론사를 상대로 “모든 부처 출입금지 또는 자료 제공 금지 등의 취재제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이번주 초 조처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부처에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3개 언론사 보도의 적절성 평가와는 별개로, 정부가 엠바고 비협조 매체에 강도 높은 취재제한을 가하는 것은 ‘작전 성공에 도취된 부적절한 조처’란 지적이 나온다”면서 학계의 비판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같은 면 <청와대-국방부 기자단 ‘첫보도’ 신경전>에서는 정부가 선원 구출 소식을 언론에 앞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알려지게 하려고 기자들과 벌인 ‘해프닝’을 다뤘다.
국방부와 출입 기자단은 ‘국방부 브리핑 시작 시점에 맞춰 엠바고를 풀고,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 첫 보도를 내보내기로 약속’했는데, 국방부는 “4시 전후”라며 정확한 브리핑 시간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의 ‘작전 성공’ 담화 이후에 브리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사에 따르면 기자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어렵게 엠바고를 지켜줬는데 갑자기 이 대통령이 1보를 내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3시 55분에 첫 기사를 내겠다고 하자, 청와대는 담화 발표 시간을 3시 30분으로 당겼다고 한다. 결국 기자들이 ‘대통령 담화 보다 5분 먼저’ 1보를 내보내기로 함으로써 언론을 통한 속보가 3시 25분에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사설 <소말리아 해적 제압 생색내기에 급급한 청와대>에서는 “청와대가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을 이명박 대통령의 공적으로 지나치게 치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엠바고를 둘러싼 문제도 지적했다. 
사설은 국방부와 기자단의 브리핑을 둘러싼 신경전을 언급하며 “선원과 군인들의 안전을 고려해 보도 자제에 협조한 언론을 마지막 순간에 따돌리려는 처사는 책임있는 정부가 취할 바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정부가 엠바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몇몇 언론사들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취재 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데 대해 “명백한 과잉대응”이라며, 보도 자제 여부를 최종 판단할 몫은 정부가 아니라 각 언론사에 있다는 점,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에 봉사하는 기관이지 정부 홍보의 들러리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