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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1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12.14)
등록 2013.09.24 17:42
조회 359
■ 오늘의 브리핑
1. MBC, 공성진 ‘불법자금 규모만 4억’ 적극 보도
2. 정종환 ‘4대강 사업 속도전’ 발언 … KBS 단신, SBS 보도 안 해
3. 서울시 ‘스노보드 대회’ … KBS·SBS ‘광장’ 본질적 의미 안 따져 
 
 
 
12월 11-1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4대강 속도전”, KBS 단신·SBS 보도 안 해
 
 
 
1. MBC, 공성진 ‘불법자금 규모만 4억’ 적극 보도
 
11일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의 소환조사를 거부하며 피의사실 공표죄로 검찰 수사팀을 고소하고, 검찰과 조선일보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 전 총리 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언론에서 이를 받아 보도하는 양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수사 속도에 대해서도 한상률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 때 신빙성이 없다며 조사에 나서지 않았던 것과 비교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도 곧 소환될 예정이다.
방송3사는 현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 한 전 총리의 수사팀 고소 등을 보도했는데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KBS는 관련 사실을 단순 전달했는데, 공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언급에 그쳤다. SBS는 현 의원과 한 전 총리 관련 내용만 보도했다. MBC는 첫 꼭지로 공성진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내용을 보도했다.
 
KBS <소환조사…검찰고발>(정윤섭 기자/12.11)
MBC <다음 주 영장 청구 검토>(김준석 기자/12.11)
        <“온 몸 저항”..재소환>(전준홍 기자/12.11)
SBS <소환 조사..“인생 걸고 싸울 것”>(김지성 기자/12.11)
 
KBS는 11일 <소환조사…검찰고발>(정윤섭 기자)에서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전한 뒤, “검찰은 또 기업체 여러 곳에서 수억 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도 다음 주 중반쯤 소환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서는 기자회견 장면을 비추며 “오늘 검찰 수사팀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형사 고발하고, 검찰과 조선일보가 명예를 훼손했다며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의사실을 공표한 적이 없다면서 한 전 총리에게 오는 14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할 것을 다시 통보했다”고 간략하게 전했다.
 
SBS는 11일 <소환 조사..“인생 걸고 싸울 것”>(김지성 기자)에서 현경병 의원 소환 조사 사실을 전하고 한명숙 전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보도했다. 공성진 의원 관련 검찰 소환 방침은 언급하지 않았다.
 
MBC는 11일 첫 꼭지 <다음 주 영장 청구 검토>(김준석 기자)에서 공성진 의원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공익법인단체가 국고보조금을 빼돌렸으며 그 중 일부가 공 의원에게 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는 등의 혐의 내용을 전했다. 이어 “검찰은 공 의원이 받은 불법 자금 규모가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4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 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경병 의원 검찰조사 사실은 뒤에 간단하게 덧붙였다.
<“온 몸 저항”..재소환>(전준홍 기자)는 한 전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과 이에 대해 검찰은 재소환 통보 사실 등을 보도했다.
 
 
2. 정종환 ‘4대강 사업 속도전’ 발언 … KBS 단신, SBS 보도 안 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대한상의 초청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2011년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에 4대강 사업을 대부분 끝낼 것”이라며 “우수한 건설업체들이 역량을 집중하면 내년 말까지 4대강 공사의 60%를, 내후년인 2011년에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모든 사업을 거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여론이 높고, 아직 국회에서 예산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속도전’ 발언을 한 것은 이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 방식을 거듭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 장관 발언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 KBS는 단신으로 국회의 비판과 정 장관의 해명을 전하는데 그쳤다.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그나마 MBC는 정 장관 발언과 이에 대한 야당의 문제 지적, 여당 내 비판 발언을 전했다.
 
KBS <국회, 4대강 사업 종료 시점 발언 공방>(단신종합/12.12)
MBC <“공기단축”..“과속”>(이해인 기자/12.12)
 
KBS는 12일 단신종합 <국회, 4대강 사업 종료 시점 발언 공방>에서 정 장관의 발언을 놓고 “오늘 국회 예결위에서 공방이 이어졌다”며 “야당 의원들은 예산 심사가 끝나기도 전에 4대강 사업 완성 시점을 언급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질책했고, 정 장관은 예산 범위 안에서 주요 공정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야당의 비판과 정 장관의 해명을 나열했다.
 
MBC는 12일 <“공기단축”..“과속”>(이해인 기자)에서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무시하는 거라고 공세를 퍼부었다”며 ‘준설과 보는 2011년 우기 전까지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과 상관없이 진행할 것이다, 예산과 상관없이 진행하겠다, 이건 얘기가 안 되는 것’이라는 김성순 민주당 의원 발언을 실었다. 또 “내년까지 공정의 60%를 마치겠다는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내년까지 전체 예산의 50%만 투입된다며, 결국은 외상 공사를 하겠다는 거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당 내에서도 속도전식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국가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준비도 없이 속도만 내려 한다”는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의 공개 비판과 함께 “정부의 4대강 사업 공기 단축 방침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 연말 정국에 여야 대립을 격화시킬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3.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대회’ … KBS·SBS ‘광장’ 본질적 의미 안 따져

서울시가 11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의 ‘빅 에어(Big Air)’ 경기를 개최했다. 서울시의 잇따른 광화문 광장 이벤트 유치에 대해 ‘광장의 본래 의미가 퇴색됐다’, ‘시민들을 구경꾼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KBS와 SBS 보도에서 서울시의 ‘광장’ 운영에 대한 본질적 비판을 찾기 어려웠다. SBS는 서울시의 ‘스노보드 대회’를 홍보하는데만 열을 올렸다. KBS는 행사 소개 뒤에 교통 혼잡 등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MBC가 광화문 광장이 ‘광장’ 본래의 의미를 잃고 있다는 비판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SBS <도심 속 겨울 스포츠>(우상욱 기자/12.11)
        <대회 열기 ‘후끈’>(최우철 기자/12.12)
        <환상묘기에 탄성>(김현우 기자/12.13)
 
SBS는 서울시가 개최하는 ‘스노보드 대회’ 홍보에 앞장섰다.
11일 <도심 속 겨울 스포츠>(우상욱 기자)는 시작부터 “북악산과 경복궁을 배경으로 스노우보더들이 새처럼 날아오른다”, “공중에서 화려한 묘기를 펼친 뒤 사뿐히 착륙한다”, “연습 장면만으로도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시민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광화문 광장이 흡사 겨울 스포츠의 메카처럼 쓰이는데 대해 당초 조성 목적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며 “교통체증도 그렇고, 이런 행사는 평창에서 해야 딱 맞다”는 시민인터뷰를 싣긴 했지만, 바로 이어 “오세훈 시장은 성명서를 통해 스노보드 대회 개최논란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 근거 없는 오해라고 정면 반박하고, 서울을 효과적으로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고 해명을 덧붙였다.
12일 <대회 열기 ‘후끈’>(최우철 기자), 13일 <환상묘기에 탄성>(김현우 기자)에서도 ‘스노보드 대회’ 경기 모습을 비추고 경기를 보러 온 시민들의 모습 등을 전하는데 그쳤다.
한편, 12일 <서울의 노래 나온다>(정경윤 기자)에서는 아이돌 그룹이 부른 ‘서울송’을 소개하며 서울시가 시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KBS <논란 속 시범 경기>(김민경 기자/12.11)
 
KBS는 대회를 전하며 보도 말미에 ‘교통 혼잡’, ‘이벤트 성’라는 비판을 덧붙이는데 그쳤다.
<논란 속 시범 경기>(김민경 기자)에서 “서울 한복판을 타고내리 듯 스노보드 선수들이 절묘한 묘기를 펼쳐낸다”며 시작부터 스노보더들의 묘기를 보여줬다. 이어 “시원하면서도 아슬아슬해보이는 점프가 이어질 때마다, 관람객들의 탄성이 쏟아진다”며 ‘멋있다’, ‘자랑스럽다’는 시민들 인터뷰를 실었다. 그리고는 이번 행사가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고 100여개국에 방송된다는 등의 소개를 전하며 “서울시는 전 세계를 향한 서울 홍보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비판 목소리는 보도 말미에 “도심에서 저렇게 하는 것은 이벤트성에 불과하다”는 이대택 국민대 교수 인터뷰를 싣고 “볼거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발길로 광화문 일대는 심한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다”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MBC <환상 묘기..혼잡>(박주린 기자/12.11)
        <광장의 의미>(노재필 기자/12.13)
 
MBC는 광화문 광장이 ‘광장’ 본래의 의미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일 <환상 묘기..혼잡>(박주린 기자)에서 스노보더들의 묘기를 보여주면서도 안전에 대한 우려, 일대 교통 혼잡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전했다.
13일 <광장의 의미>(노재필 기자)에서는 “지난 넉 달간 광화문 광장에서 치른 행사는 230여 건. 대부분 정부와 서울시 홍보성 행사였다”며 “그래서 광화문 광장은 ‘홍보 광장’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이벤트를 여는 공간이 됐다는 것”이라며 “광장은 항상 열린 공간이고 누구에게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되어야 한다”는 참여연대 활동가 인터뷰를 실었다. 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조형물들이 꽉 들어차 오히려 광장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전했다.
보도는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시민들의 환호와 눈물이 배어 있는 광화문 광장”이라며 시민들이 참여했던 2002년 월드컵 응원전, 촛불집회 장면 등을 비추며 “이제라도 지혜를 모아 광장 본래의 의미를 되찾고 품격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
 
2009년 12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