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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천막과 세월호 천막 모두 철거하라는 조선
2017년 2월 2일
등록 2017.02.02 16:01
조회 384

2월 2일 신문에서 조선일보는 세월호 농성 천막을 비롯해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의 ‘좌파 천막’과 박사모의 천막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법의 공정한 집행’과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 사용’을 위해서라네요. 하지만 시민의 여가와 편의를 앞세우면서도 시민의 분노와 슬픔은 외면하고, ‘법’을 앞세우면서도 정작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안까지 슬쩍 끌고 들어와 문제삼는 것을 보면 ‘박사모 천막’을 이용해 이번 기회에 ‘자신들이 보기 싫은 것’ 혹은 ‘불리한 것’을 죄다 치워버리고 싶었을 뿐 아닐까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좌파 천막촌’이라는 표현부터가 문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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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파 천막촌’을 ‘탄핵반대 천막촌’과 함께 철거해야한다 주장한 조선일보(2/2)

 

지난달 31일, 서울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 회원들이 서울광장 불법 설치한 농성 텐트에 대한 강제철거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광장을 사용하려면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사용 신청을 내야하는데 이들은 신청서를 접수하지도 않고, 시의 퇴거 요청조차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반면 탄기국 측은 ‘세월호 불법천막을 철거하면, 시청 천막도 철거하겠다’며 ‘불법에 불법으로 저항’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텐트 내에는 지난 28일 ‘탄핵 무효’가 쓰인 태극기를 들고 투신 사망한 박사모 회원 조 모씨의 분향소도,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치되어 있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사설/좌파 천막촌, 탄핵 반대 천막촌 모두 철거하라>(2/2 https://goo.gl/YHqNrG)를 통해 세월호 농성 천막과 박사모의 천막을 모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서울시가 “탄핵 반대 불법 천막은 철거를 검토한다고 하면서” “여기(박사모 천막)서 불과 900m 떨어진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단체가 933일째 농성 중”이고 “탄핵 바람을 타고 각종 단체 텐트 55개가 추가”됐음에도 “좌파 불법 텐트에 대해서는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에 “형평성과 일관성을 잃은” 행정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죠.


이어 조선일보는 “모든 일에 지나침이 없어야”하며 “광장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임에도 “서울 시내 두 광장을 탄핵 찬반 시위대가 점령하면서 도시의 흉물로 변하고 있다”며 “두 광장의 천막과 텐트는 원칙대로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의 불법시설물 뿐 아니라 “서울시가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지원한 천막 11개도 정리할 때가 됐다”는 주장도 은근슬쩍 끼워 넣어가면서 말입니다. 이는 사실상 ‘박사모 텐트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는 지점을 제외하고는 탄기국 회원들의 주장과 별반 차이가 없는 주장입니다.


우선 국가적 책임이 있는 세월호 참사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를, 투신한 60대의 사망사건 등과 단순 비교하며 ‘있을 거면 같이 있고 없앨 거면 같이 없애라’고 우기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세월호 분향소를 설치했던 것은 정부 공식 요청이었던 만큼 지금과는 상황이 다름을 밝혔고요.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에 대해서도 “전 국민적인 애도 속에서 당시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 설치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절차는 물론이고 최소한의 소통까지 거부하며 세워진 ‘박사모 텐트 및 분향소’와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시민의 여가와 편의를 앞세우면서도 시민의 분노와 슬픔은 외면하고, ‘법’을 앞세우면서도 정작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안까지 슬쩍 끌고 들어와 문제삼는 조선일보. ‘박사모 천막’을 이용해 이번기회에 ‘자신들이 보기 싫은 것’ 혹은 ‘정권재창출에 불리한 것’을 죄다 치우고 싶을 뿐인 것 아닌가요?

 

2. 오늘의 좋은 보도 ① 청와대 핵심참모들이 증거인멸에 나섰다?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습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지난해 10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최 씨와 연락하기 위해 개통한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폐기하거나 내부 저장 자료를 삭제”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의 묵인이나 방조가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관련 기사는 <청와대 참모들, 휴대폰 버리고 자료 지워>(2/2 https://goo.gl/4tBDOd)입니다.

 

3. 오늘의 좋은 보도 ② 김기춘의 화이트리스트와 최순실의 미얀마 공적개발사업 이권 개입 
한겨레에 따르면 특검은 “청와대가 2014년 1월 15개 보수우익단체 명단과 지원 금액까지 적힌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직접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현재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화이트리스트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데요. 실제 그는 비서관에게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좌파들은 잘 먹고 잘사는 데 비해 우파는 배고프다. 잘해보자”고 말했다는군요. 관련 기사는 <김기춘 ‘우파 지원’ 리스트에 액수까지 적어 전경련 전달>(2/2 https://goo.gl/s23EO6)입니다.


경향신문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사익을 얻기 위해”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인선에도 개입”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문화체육계 인사들뿐 아니라 정부 관련 인사에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미친” 셈입니다. 관련 기사는 <최순실, ODA 이권 챙기려 코이카 이사장 인선도 개입>(2/2 https://goo.gl/Eqodqp)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최순실 씨의 인사 개입 및 알선수재 의혹이 제기된 미얀마 케이타운 사업이 박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정황”이 드러났음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작성한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보고’ 문건에 “박 대통령이 미얀마 방문을 앞두고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미얀마에 ‘한류사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담겨있었다는 것이죠. 가히 공범이라 할 만 합니다. 관련 기사는 <최순실 작품 ‘미얀마 K타운’도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2/2https://goo.gl/mhV2HC)입니다.

 

4. 오늘의 미보도,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오류, 조중동 외면
교육부가 올해 연구학교에 적용하겠다면서 지난달 31일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에 여전히 수많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인국민회 초대회장은 도산 안창호가 아닌 윤병구임에도 고교 한국사 최종본 208쪽에는 ‘안창호는 대한인국민회 초대회장으로 취임했다’는 식의 완전히 잘못된 설명이 붙어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입니다. 한국일보는 안창호 관련 오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전국연사교사모임 측의 ‘사실 오류만 200건이 넘는다’는 지적은 지면에 소개했습니다. 반면 전날 ‘교과서 품질로 경장하자’ 주장했던 조중동은 이와 관련해 어떤 보도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5. 오늘의 비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선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에 주요 매체는 일제히 그의 ‘준비 부족’을 대선 완주 실패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좀 결이 다른데요. 근본 원인이 ‘박근혜 정권에 실망한 민심을 바꾸기 힘든 지형’ 그 자체에 있다며, 반 전 총장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도 다소 달랐는데요.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안정에만 전념하라’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반면 조선일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황교안 권한대행을 일일이 명명하며 이들 보수진영이 앞으로 ‘같이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시민들과 부대끼며 성장하지 않은 정치인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증명한 것. 황교안 권한대행은 출마할 경우 국정 팽개친데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라”
동아일보 : “반 전 총장 스스로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탓”
조선일보 : “근본 원인은 박근혜 정권에 실망한 민심 바꾸기 힘든 지형 자체에 있다. 유승민, 남경필, 황교안 등 보수진영 따로가면 보수정치 지리멸렬해질 수 밖에”
중앙일보 : “새 길 걷지도 펼치지도 않았던 반 전 총장. 범여권은 건강한 보수 비전으로 승부하라”
한겨레 : “불분명한 노선과 비전이 불러온 자가당착의 결과. 이런 인물을 후보로 삼겠다 나선 이들도 반성하라. 황교안. 반면교사로 삼아라”
한국일보 : “치밀함도 간절함도 없어 동력 상실. 현실정치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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