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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6.9)
등록 2013.09.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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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시국선언’ 또 ‘보혁갈등’으로 다뤄
 
 
 
1. KBS, 연일 ‘보혁갈등’ 운운
 
9일 경희대와 동국대, 한양대 등에서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계속 됐다. 지금까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은 3200명을 넘었고, 문화·종교계로 시국선언이 확산되어 젊은 작가 188명과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 518명, 불교계 스님 108명이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KBS는 8일에 이어 9일에도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보혁대결’로 몰았다. KBS는 이른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128명이 시국선언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전하며 “또한번 보혁 갈등을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 <보혁갈등 증폭>(이효연 기자)은 교수들과 문화계 인사, 불교계 시국선언 소식을 간단하게 다룬 뒤, “시국선언이 전국으로, 또 다양한 계층으로 확대되면서 이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표면화됐다”며 “63개 대학교수 128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은 최근 일련의 시국선언에서 민주주의 후퇴 운운하며 현정부를 비판하는 건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을 비롯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 40여 개도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 중단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혀 다른 내용의 시국선언이 맞선 오늘, 한국 사회가 또한번 보혁 갈등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보혁갈등’을 우려했다.
 
MBC <각계 시국 선언>(조재영 기자)은 “젊은 작가 188명은 직접 쓴 한 줄의 글을 통해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한국작가회의’ 소속 513명도 국민들의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내용의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불교계에서는 108명의 스님이,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서민 경제를 파탄 냈다며, 대국민 사과와 내각 개편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또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 소식도 보도했다.
<“시국선언 반대”>(이호찬 기자)에서는 “대학 교수의 시국선언이 잇따르자 이를 비판하는 교수들도 기자회견을 열어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이들의 주장을 전하고,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보수단체의 주장을 전했다. 그러나 보수단체들이 “경찰의 서울광장 봉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며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경찰력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정권의 정당성이 취약한 군사정권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두영택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SBS는 <시국선언확산..자제요청>(장선이 기자)에서 불교계와 문인,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 소식을 전한 뒤, “이에 맞서 보수 성향의 교수 128명은 맞불 시국 선언을 발표하고 일부 교수들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전국엽합 등 보수 단체도 잇따른 시국선언은 대립과 갈등만 부추긴다며 지금은 국민 통합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고 단순 나열했다.
 
 
2. MBC, 한나라당 ‘쇄신논의’ 문제점 지적
- KBS, 관련 보도 아예 없어


4.29총선 참패로 불거진 한나라당의 쇄신논의가 ‘용두사미’로 끝났다. 한나당 쇄신특위와 소장파 등은 한나라당의 총선참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심이반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 국정기조 변화, 당·정·청 인적쇄신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당의 쇄신요구를 묵살했고, 결국 쇄신특위는 박희태 대표가 제안한 박근혜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을 당 대표로 추진한다는 ‘친박추대론’을 내놨다.
KBS와 SBS는 한나라당의 쇄신논의가 좌초되어 가는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8일과 9일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고, SBS는 8일 보도에서 ‘한나라당 쇄신논의가 파국은 피했다’며 상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MBC는 9일 ‘한나라당의 쇄신논의가 길을 잃었다’며 문제점을 지적해 차이를 보였다.
 
 
MBC는 <길 잃은 쇄신>(황외진 기자)에서 한나라당의 쇄신논의가 “결국 박근혜 전 대표나 그 측근을 당대표에 추대한다는 ‘친박 추대론’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실패한 김무성 원내대표론의 확대 복사판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쇄신론자들이 초반에 들고 나온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이나 청와대 정부의 인적쇄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꼬집고 “이번 쇄신파동은 친이-친박의 불신에서 출발하고, 또 현재 서로가 서로의 쇠락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확인해준 걸로 끝났다는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남은 동력은 민심이반의 폭과 깊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수도권 의원들의 절박함인데, 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청와대의 철벽과 친박의 빙벽을 넘기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3. 방송3사, ‘저출산 문제’ 근본 원인 분석 부족

9일 정부와 기업, 종교계, 시민단체 등이 함께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을 갖고 출산률을 높이기 위한 각계의 ‘행동선언’을 채택했다. 정부는 출산과 양육지원을 위해 2012년까지 양육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80%까지로 확대하고, 임신부 산전검사비용 지원액을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리며, 인공수정 시술 지원비를 확대하기로 했다. 재계는 주 40시간 근로시간제 정착, 육아휴직 보장, 직장내 보육시설 확충 등을 발표했다. 종교계는 생명과 인간존중 가치관 회복 등 의식개혁 운동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행동선언’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출산지원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회원국 평균(2.3%/2005년)에 못미치는 0.4%(2008년)에 불과하다. 저출산 정책을 다루는 조직의 위상도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복지부의 한 부서에서 다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으로는 출산과 보육에 국한된 단기정책보다는 교육·노동·주거 등에 대한 포괄적 대책을 마련하고 복지제도 등 사회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임신이 곧 해고인 여성비정규직 문제 해결, 40시간 근로시간제나 탄력근무제 등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실천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송3사는 보도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였지만, 출산율 저하의 사회적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지 못했다.
KBS는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 ‘경제적 부담’이라며 ‘경제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 ‘육아용품 부가세 감면’을 다뤘다.
MBC는 사교육비와 보육비 부담을 가장 큰 원인으로 전하면서, 젊은 부부들의 출산기피 현상 등을 함께 거론했다. 그러나,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지는 않았다.
SBS는 ‘양육 비용의 충분한 지원과 함께 청년층의 고용불안 해소, 여성 경제활동 여건 조성 등이 복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KBS <‘출산·육아’ 지원>(김나나 기자)은 민관합동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 소식을 전했는데, 그에 앞서 자녀가 12명인 다둥이 가정을 보여주며 “출산 장려에 기여했다며 각종 행사에 수십 차례 초청받기도 했지만 경제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분유값·쌀값 등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다둥이 아버지의 인터뷰를 싣고, “실제로 출산을 꺼리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크게 꼽혔다”고 ‘경제적 부담’을 언급했다.
<육아용품 부담 여전>(김지영 기자)에서도 앵커멘트부터 “정작 아기엄마들이 원하는 건 거창한 출산장려책이 아니다”라며 “당장 젖병값 부담부터 덜어달라는 소박한 바람”이라고 육아용품에 붙는 부가세를 언급했다. 보도는 “현재는 육아용품 가운데 기저귀와 분유에 대해서만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고 있다”며 “이 감면책도 2011년 말이면 끝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에서 육아용품 부가세 영구면제, 면세 범위 확대를 논의 중이지만 세수 감소 때문에 국회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수천억, 수조 원대의 출산 장려책이 난무하는 가운데, 부가세 감면으로 인한 세수 감소는 단 몇%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고 “여성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출산지원이 시급하다”고 보도했다.
 
MBC <아이낳기 운동>(임경아 기자)은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 소식을 전했다.
<집중취재-왜 안낳나?>(백승규 기자)에서는 왜 출산률이 낮은지를 다뤘는데, “사교육비와 보육비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게 요즘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이러다 보니 출산 자체를 아예 탐탁치않게 여기는 젊은 부부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직장 여성에게는 그 짐이 더욱 무겁다”면서도 ‘둘까지 키울 자신이 없다’는 직장여성의 인터뷰를 싣는데 그치고, 정작 직장여성의 육아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요즘 젊은 부부들의 출산 기피 현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구와 서초구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며 “고소득자 전문직 여성이 자기 성취감을 위해 결혼 출산을 기피하는 걸로 나타났다”는 강남구청 여성정책팀장 인터뷰를 실었다. 그러나 젊은 부부들의 출산 기피 현상의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대신 ‘아이가 하나 일 때보다 둘이 행복하고, 셋 일 때가 더 행복하다’는 다둥이 엄마의 인터뷰를 싣고, ‘출산율이 낮아질 경우 노동인구가 부족해 진다’, “유엔미래포럼 역시 2305년쯤이 되면 전체 인구가 5만 명으로 줄어들 거라며 대재앙을 경고했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SBS <출산장려 범국민운동>(조성현 기자)은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 소식을 전하며 “우리나라에서 출산을 꺼리는 데는 보육 비용과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며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양육 비용의 충분한 지원과 함께 청년층의 고용불안 해소, 여성 경제활동 여건 조성 등이 복합적으로 추진돼야 출산운동이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끝>
 
 
 
2009년 6월 1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