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5월 2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5.26)KBS, ‘대북강경론’ 힘싣고, 서거 보도에서는 ‘화합’ 강조
KBS는 메인뉴스를 ‘특집’으로 2시간 동안 방송했는데, 71꼭지 중 39꼭지를 북한 핵실험 관련 소식에 할애했다. 특히, 뉴스 시작부터 35분가량을 북한 핵실험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MBC도 뉴스 첫머리에 북한 핵실험 소식을 전했다. 총 85분여의 뉴스 시간 중 초반 36분가량이 북한 2차 핵실험 소식이었으며, 보도 건수는 북한 핵실험 관련 보도 22꼭지,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 21꼭지였다.
SBS는 특집 형식으로 메인뉴스를 2시간 가까이 편성했는데, 다른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뉴스 첫머리 20여분을 북한 핵실험 소식으로 채웠다. 보도건수는 북한 핵실험 관련 소식을 24꼭지, 노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보도를 19꼭지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북한 2차 핵실험을 빌미로 ‘PSI 전면 참여’ 선언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대북강경책으로 일관했지만, 그 결과 남북관계는 단절되고, 국제사회에서도 북핵문제 등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기는 등 한계만 노출했을 뿐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압박전술 외에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KBS는 북한 핵실험 보도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PSI 전면 참여’,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 주장 등을 무비판적으로 전했다. 한 술 더 떠 북핵에 맞서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이상희 국방장관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나 ‘MD참여’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SBS도 정치권에서 나온 ‘PSI 전면 참여’, ‘전작권 전환 재검토’ 주장 등을 무비판적으로 전했다.
MBC는 정부가 ‘비핵개방3000’을 고수해 대응수단이 마땅찮고, PSI에 전면 참여할 경우 남북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며, 남북 대결이 심화될 경우 중국의 입지가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작권 전환 연기” 주장도>(정정훈 기자)는 “현 정부 들어 우리 군의 준비 상황 등을 이유로 전작권 전환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며 “특히 북한이 최근 인공위성용 로켓이라 주장하며 장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하자 전작권 전환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욱 강해진 상태”라며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 주장을 다뤘다.
또 <정치권 ‘충격’…‘강경대응’>(김환주 기자)에서는 ‘전작권 전환 시기 재검토’와 ‘PSI 전면 참여’를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다뤘다.
이어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그동안 유보해왔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 전면 참여를 공식선언할 경우 남북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북 양측이 뾰족한 대화 계기를 찾지 못하고 강경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는 그나마 북한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가 이명박 대통령이 봉하마을 조문을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봉하마을에 있는 일부 시민들이 여권 인사 등의 조문을 막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조문을 할 경우 경호문제, 불상사 등을 우려했다. 그러나 시민들이 왜 일부 인사들의 조문을 막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또 KBS는 국민원로회의 소식을 전하며 ‘국민화합’을 거론한 현승종 전 총리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기도 했다.
SBS도 일부 인사들이 조문을 하지 못하고 봉하마을에서 쫓겨나는 상황을 전하며 ‘노 전 대통령 측도 국민화합을 당부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5살 어린이의 ‘촛불’까지 가로막는 경찰의 대응을 꼬집었다.
<“지금은 화합해야 할 때”>(김지선 기자)는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민원로 회의에서 나온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원로들의 의견을 전했는데, “현승종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화합해서 난국을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현 총리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한편, 이날 KBS는 대한문 분향소를 통제하는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을 뒤늦게 전하고, 주상용 청장의 ‘망언’을 전했다. <분향소 봉쇄, 과잉대응 논란>(우한울 기자)에서는 “전경버스가 막아줘서 분향하는데 아늑하다는 의견도 있다”는 주상용 서울청장 발언을 전한 뒤, “서울지역 경찰총수의 이런 발언은 분향소 주변 통제에 대한 들끓는 비난여론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고 보도하며 경찰의 과잉대응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