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4월 17-1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4.20)방송3사, ‘장애인의 날’ 행사에 ‘MB의 눈물’만 부각
-MBC마저…, 신경민이었다면 어떤 멘트 했을까
- 이명박 정부의 거꾸로 가는 장애인 정책에 대한 비판은 없어
이날 방송3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정을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이 대통령 내외가 장애인합창단의 노래공연에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은 앵커멘트에서부터 강조 되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거꾸로 가는 장애인 정책을 진단하는 보도는 없었다.
보도는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홀트장애인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이라며 “이 대통령 내외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초청을 성사시킨 합창단은 진짜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로 감동적인 노래를 선물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공연에 먼저 김윤옥 여사의 눈에 물기가 비쳤고 애써 참아내던 이 대통령도 끝내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았다”며 대통령 내외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는 모습을 화면으로 비추고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어 “여러분들 노래가 가슴속 영혼에서 나오는 소리 같이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싣고, 장애인 농구단 방문 모습도 전했다.
한편, 이날 단신 <4.19혁명 기념식>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4.19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는 모습을 비춘 뒤 “4.19 민주 이념과 함성을 선진화의 동력으로 승화시키자고 밝혔다”고 전했다.
MBC 19일 <“비리·부패 청산”>(이주승 기자)은 이명박 대통령이 하루 일정을 모두 담았는데, 역시 앵커멘트에서 “장애 아동 시설을 방문해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며 대통령의 ‘눈물’을 부각했다.
보도는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방명록에 ‘4.19정신을 이어받아 선진 일류 국가를 만들겠다’고 적었다”, “변화와 개혁을 계속해야하고, 특히 선진화는 부정부패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기념사를 전했다.
이어 홀트요양원에서 “중증 발달 장애인으로 구성된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의 공연에서는 발음이 힘든 여자아이의 노래에 끝내 눈물을 쏟기도 했다”며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는 대통령의 모습을 비추고, “여러분을 위로하러 왔는데, 여러분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위로를 받았다”는 대통령 발언을 보도했다. 또 이 대통령 부부가 장애인 농구단 경기를 관람하고 “우리가 이제는 남을 도우면서 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휠체어 농구대회장을 방문하고 “이 대통령은 홀트 아동복지회 몰리 홀트 이사장의 노고에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이제 우리도 남을 돕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단신 <“사회 윤리기준 높여야”>에서는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의 모습을 비춘 뒤, “선진화는 절대로 부정부패와 함께 갈 수 없다고 말하고 사회 모든 부문의 윤리기준을 높여 깨끗한 사회, 바른 나라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티브로드가 큐릭스의 지분을 불법 보유해 온 사실이 담겨있는 군인공제회의 문건을 공개하며 ‘로비의혹’을 제기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2월 군인공제회가 다른 금융회사와 큐릭스의 대주주인 큐릭스홀딩스 주식 30%를 인수한 뒤 2년 안에 티브로드와 같은 그룹 내 기업인 태광관광개발에 이자수익 등을 보장받고 되파는 계약을 맺었다. 티브로드는 당시 14개 권역 종합유선방송(SO)을 소유하고 있어, ‘15개 권역을 넘는 SO의 소유·겸영을 금지’하는 방송법을 사실상 위반하면서 경쟁 업체 큐릭스의 지분을 편법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던 중 2008년 12월 방통위가 방송법 시행령을 고쳐 SO 소유·겸영 한도를 15개 권역에서 25개로 확대했다. 그리고 지난 3월 18일 전문가 심사위원회를 거쳐, 31일 두 회사 합병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었다. 문제의 ‘성접대’는 24일 이뤄졌고, 성접대를 받은 청와대 행정관은 2006년 말 주무과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3사는 새롭게 제기된 ‘로비의혹’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단신으로 경찰의 수사결과만 전했고, KBS와 SBS는 관련보도를 아예 하지 않았다.
- MBC, 그나마 ‘행복도시·혁신도시’ 표류 상황 전달
행복도시 건설은 참여정부 시절 수많은 정치·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쳐 추진됐고, 3조8000여억원을 들여 토지를 수용했다. 현재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행복도시는 이전 대상부처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고, 정치권에서 행복도시의 법적지위를 특별시로 할 것이냐 특례시로 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혁신도시의 경우 2012년까지 수도권 157개 공공기관이 10개의 혁신도시를 건설, 이전해야 하지만 공공기관들이 이전 예정지역의 터매입과 청사건설, 수도권 청사 매각 등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행복도시 건설 등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는 수도권 규제완화 등을 추진하며 국토균형발전을 거스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방송3사 역시 행복도시 등의 건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상황과 그에 따르는 문제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MBC가 17일 행복도시 추진 상황을 언급하고 국회에서 진행된 토론내용을 전한 것이 거의 유일했다. KBS와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MBC 17일 <한 목소리 질타>(이세옥 기자)는 세종시는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전 대상부처가 왔다갔다하며 백지화 소문까지 돌면서 지역에서 정부를 성토하는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고 ‘행복도시’의 상황을 전하고, ‘정부 이전기관 변경고시를 미루는 이유가 뭐냐?’, ‘언제까지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고 따지는 여야 의원들의 비판을 전했다.
이어 혁신도시에 대해 “정부가 최근 20개 공공기관에 대해, 본사 전부가 아닌 일부만 옮겨도 좋다고 한 걸 질타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행복도시, 혁신도시 문제는 대형 정치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폭발성 이슈임이 재확인됐다”고 우려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