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경기도 교육감 선거 달랑 ‘1건’씩
1. 방송3사, 경기도교육감 선거 무관심 심각
8일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와 학생이 있는 경기도의 교육감을 뽑는 날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너무 무관심했다. 방송3사는 선거를 하루 앞두고 처음 관련 보도를 했는데, KBS는 단신으로 교육감 선거가 있다는 사실만 전했다.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MBC와 SBS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정작 보수 측 후보들과 진보 측 후보의 공약이나 교육철학에 대한 진지한 분석은 없었다.
KBS는 단신종합 <내일 경기도 교육감 첫 직선 투표>에서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내일 첫 주민 직선제로 도내 2천6백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되며 당선자 윤곽은 밤 11시쯤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어떤 후보가 출마했고, 공약이 무엇인지조차 설명하지 않았다.
MBC <보수․진보 격돌>(백승규 기자)은 보수후보로 김진춘 후보와 강원춘 후보를 소개한 후, “임기가 1년 2개월밖에 안남은 만큼, 자신만이 교육 현장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자신이 정통 보수 후보임을 강조하며, 반 전교조 정책을 추진할 것임을 예고했다”며 각 후보의 주장을 단순 보도했다.
이어 “진보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상곤 후보는 자율형 사립고 확대와 영어교육 강화 등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김 후보의 입장을 전한 뒤,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내일 투표율은 1~20%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후보가 부동층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내일 선거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BS <내일 경기 교육감 선거>(박상진 기자)는 “강원춘, 김선일, 김진춘 후보는 보수 성향의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며 ‘맞춤형 개별 교육’, ‘수월성 교육’, ‘맞춤형 교육 확대’ 등 각 후보자의 대표 공약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이어 “전교조와 민노총 등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추대된 김상곤 후보는 교육 양극화해소를 내세웠다”, “중도성향으로 분류되는 한만용 후보는 이념대결 지양과 인성교육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각 후보자들의 공약과 교육 철학을 겉핥기식으로 다룬 뒤, “정치권마저 측면 지원에 나서면서 서울에 이어 경기 교육감 선거도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2. 방송3사, ‘박희태 골프’ 제대로 보도 안 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당일과 로켓 발사를 예고했던 4일 기자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KBS는 단신종합에서 박 대표가 골프를 쳤고, 골프를 치면서도 북한 로켓 동향을 챙기고 회의에도 참석했다는 해명을 싣는데 그쳤다.
MBC와 SBS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KBS는 단신종합 <박희태 대표 ‘로켓 발사일’ 골프 파문>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예고됐던 지난 4일과 로켓을 쏜 5일에 출입기자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한 뒤,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운동을 시작해 일찍 끝냈고, 최고위원회의에도 늦지 않았다”는 박 대표의 해명을 실었다.
3. 의혹 남은 ‘청와대 행정관 성매매 수사’ 마무리, SBS 단순 전달
청와대 행정관․방통위 과장에 대한 ‘술접대․성매매’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 경찰이 ‘로비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은 석연치 않다. 당시 술자리는 티브로드의 인수합병 승인을 앞두고 이뤄졌다. 참석자도 방통위 담당 과장과 방송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청와대 행정관들이 대상이었다. 상식적으로 업계의 ‘로비’의혹이 짙은데도, 경찰은 ‘술접대․성접대’는 있었지만 ‘구체적 청탁이 오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로비라기보다 일상적인 접대라고 판단된다’고 결론내렸다. 오락가락 행태도 보였다. 처음 경찰은 방통위 과장과 티브로드 팀장에 대해서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가 말이 나오자 뒤늦게 청와대 두 행정관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했다. 술자리에 앞서 식당에서 목격됐다는 ‘제5인물’에 대한 의혹도 ‘또다른 인물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MBC는 경찰이 청와대 행정관의 뇌물혐의를 추가하며 ‘입장을 바꾼 것’을 지적하긴 했지만, 남은 의혹을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SBS는 경찰 발표를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KBS는 7일 관련보도를 하지 않았다. 6일에만 관련보도를 했는데, 초동수사 문제점, 청와대 행정관에게 뇌물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 등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MBC <4명 다 뇌물혐의>(이지선 기자)는 청와대 행정관 두명에 대해서도 뇌물혐의가 추가됐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뇌물 혐의 적용이 어렵다던 경찰이 뒤늦게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 접대비용도 드러났다”며 180만원 중 외상값이라던 95만원이 이른바 ‘2차’ 비용이라고 전하고, “지난 2주 동안 말을 바꿔가며 시간을 끌어온 경찰은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 속에 오늘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SBS <뇌물 혐의 추가>(한승환 기자)는 청와대 행정관들도 뇌물혐의가 추가됐다며 “두 전직 행정관이 맡았던 업무가 종합유선 방송 업체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경찰 발표를 단순 전달했다. 이어 “180만 원의 절반 가량이 외상값이 아닌 2차 비용으로 보인다”, “이들 네 명 외에 또다른 인물은 없었던 것”이라는 경찰 발표 내용을 전하는데 그쳤다.
KBS는 7일에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6일 관련 보도를 했다.
6일 <개운 찮은 마무리>(범기영 기자)는 앵커멘트로 “경찰이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의혹 수사에 대해 로비는 없었다, 이러면서 수사를 끝내는 분위기”라며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도는 경찰이 “케이블 업체로부터 성 접대를 받은 세 사람 가운데 방통위 간부 신모 씨에게만 수뢰 혐의를 적용했다”, “두 행정관은 직무관련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그날 접대 자리에서 로비가 오갔을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고 전했다. 또 ‘제5의 인물이 있었을 가능성도 낮다’고 결론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초동수사에서는 제대로 된 증거도 챙기지 않은 경찰이 청와대 감싸기라는 비난까지 받아가며 피의자 보호에 급급했던 배경, 또 방송통신 관련 업무를 맡은 청와대 행정관들이 유선방송 업체 관계자에게 받은 향응을 뇌물성 접대로 볼 근거는 없는지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
2009년 4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