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3월 4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2009.4.6)- KBS <사실상 허용>(3/25) MBC <제2롯데월드 허가 사실상 확정><졸속보고서 논란><여야 모두 반발>(3/25)
KBS·MBC, ‘제2롯데월드’ 비행 안전 문제 지적
지난 3월 25일 정부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실무회의에서 ‘제2롯데월드’를 사실상 허용하기로 결정하고, 31일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허가했다. 하지만 정부가 ‘비행안전에 이상이 없다’며 근거로 내세운 한국항공운항학 연구용역 보고서는 곳곳이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제2롯데월드 부지가 국제표준인 미 항공청의 비행안전 7구역에 해당돼 고도제한을 받아야 하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고, 난기류 문제도 시간에 쫓겨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고 ‘문제없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KBS와 MBC는 3월 25일 보고서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특히, MBC는 제2롯데월드 관련 소식을 첫 꼭지부터 내리 세 꼭지를 보도하며 적극적으로 다뤘다.
KBS <사실상 허용>(함철 기자)은 제2롯데월드 부지가 ‘미 항공청 비행안전 7구역’에 해당되는데도 “국내 군용기지법에 이 규정이 없는 만큼 예외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국내법과 국제법이 상충되면 국제법을 따르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는 김성전 군사평론가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난기류가 군용기에 미치는 영향도 충분하게 분석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MBC <졸속 보고서 논란>(김정호 기자)도 제2롯데월드 부지가 ‘미 항공청 비행안전 7구역’에 포함되어 있는데도 용역보고서는 “7구역을 각국의 실정에 따라 운용하도록 한다는 ICAO, 즉 국제 민간항공 기구의 기준”을 인용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고층 건물로 인한 난기류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 보고서가 “지난 10일 정부의 의뢰를 받은 지 보름 만에 나왔으며, 용역비는 2천9백만 원이 지급됐다”고 꼬집었다.
<여야모두 반발>(왕종명 기자)은 여당에서도 제2롯데월드 건설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권은 특히 이 사업이 경제계가 청와대에 민원을 해 성사시킨 것임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와 롯데 사이 특수 관계를 증명한 것”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보도했다.
방송3사, 대통령의 ‘장남 재산 고지거부’ 언급조차 없어
방송3사는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도했지만, 고지거부제가 남용되는 문제점은 언급에 그쳤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고지거부를 했다는 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MBC <60% 재산증가>(박민주 기자)는 고위공직자 중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고, 행정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국무위원 중에는 유인촌 장관의 재산이 가장 많다고 전했다. 이어 “재산 공개 대상자들 중 3분의 1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신고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투명한 조사를 위해서는 직계 존비속도 의무적인 재산 신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라고 언급했다.
SBS <60% 재산증가>(유영규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와 사법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전한 뒤, “고위공직자 10명 중 3명이 고지거부를 했고 그 숫자는 올해 더 늘어난 것이다. 고지거부 제도는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폐지되어야 마땅하다”는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의 인터뷰를 싣는데 그쳤다.
방송3사가 대통령이 장남재산을 ‘고지거부’ 했다는 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고,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순위나 나열하는데 그쳤다는 것은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3월 넷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방송3사 ‘인권위 인원감축’ 보도
방송3사, 정부의 일방적 ‘인권위 인원감축’ 강 건너 불구경
행정안전부가 지난 3월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정원을 21% 줄이고 기구를 축소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동안 인권위는 개념조차 제대로 없었던 ‘인권’ 문제를 공론화해 인권의식 발전에 기여해 왔으며,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인권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뚜렷한 인원 감축 이유도 내놓지 않고 50%, 30% 운운하며 인권위의 인력감축을 지속적으로 거론해왔다.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은 “인권위가 이 정부 하에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나”라는 발언으로 정권의 ‘인권의식’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경찰의 촛불집회 진압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인권위 의견표명 뒤에 인권위 인원 축소안이 나와 ‘괘씸죄’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행안부가 하위기관도 아닌 인권위의 인력을 강제로 축소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인력을 늘려 쏟아지는 인권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정부의 일방적인 인권위 인원감축 통보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KBS는 지난 2월에 한 차례 보도한 이후 관련보도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SBS가 3월 26일 <조직 축소 논란>(유영규 기자)에서 처음으로 보도했지만, 정부의 정원 축소 방침과 인권위 반발, 국제기구와 국내 인권단체의 우려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MBC는 3월 30일 단신으로 인권위의 헌법재판 청구소식과 인권단체들의 ‘인권위 축소 반대’ 의견을 전했을 뿐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