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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1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2.18)2월 16-1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뉴스에서 사라진 ‘정권의 여론조작’ 의혹
1. 방송3사, ‘연쇄살인 홍보지침’·‘국회사무처 조사관 외압 의혹’ 보도 안 해
17일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청와대 ‘연쇄살인 홍보지침’이 서울청 인사청문팀에 먼저 전달됐다는 의혹을 추가로 폭로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민주당 김종률 의원이 국회 사무처가 정부·여당에 불리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지 못하도록 산하기관 조사관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야당의 의혹 제기,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 등을 외면했다. 16일과 17일 방송3사는 관련 보도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았다.
2. 교과부 ‘일제고사’ 결과 공개, 방송3사 비판적 분석 부족
1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끝내 ‘일제고사’ 결과를 공개했다. 몇몇 예외가 없지 않으나, 일반의 예상대로 ‘강남지역 강세’ 등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력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역 간 학력격차를 드러내는 이런 결과를 발표할 경우 성적에 따른 ‘서열화’, 특정 지역 학생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 등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정부는 평가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학력격차가 나타난 원인을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대신 결과부터 발표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기초학력 부진의 원인을 ‘평준화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전북 임실군 등 몇몇 사례를 들어 학력격차의 원인을 ‘학교장과 교사들의 문제’로만 돌리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학력격차를 해소할 대책에 있어서도 교사와 학생의 경쟁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을 내놓았다.
방송3사는 정부의 ‘일제고사’ 결과에 따르는 부작용, 정부 대책의 적절성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보도는 학력부진이 ‘평준화 정책 탓’이라는 안 장관의 발언을 그대로 전하거나, 정부가 ‘학교책임’을 내세우며 제시한 몇몇 사례를 별도 꼭지로 부각해 정부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다뤘다.
<10% 기초학력 미달>(조성현 기자)은 기초학력 미달 중고생이 약 10%라고 전하며 “교육과학기술부는 평준화 정책의 폐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고 언급한 뒤, “하향 평준화 되고 학교간 서열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안병만 교과부 장관 발언을 전했다.
<서울·경기 ‘바닥’>(김정윤 기자)은 서울과 경기지역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북 임실지역의 초등학생들이 사회·과학·영어 3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제로를 기록해 주목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같은 서울지역 내에서도 “강남과 양천, 노원 등 이른바 ‘교육특구’가 있는 지역은 동부와 남부 등 다른 지역보다 ‘보통학력 이상’ 학생의 비율이 높았다”며 ‘사교육의 영향’을 언급하면서도 “그러나 학교별로는 큰 차이가 나 일선학교의 교사 역할이나 프로그램이 학력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보육교실의 기적>(JTV 정원익 기자)은 “매일 6시까지 학생과 담임교사의 1대1 방식으로 수업이 이뤄지다보니 과외나 학원 공부 못지않은 효과를 내고 있다”, “학생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려 1:1 맞춤식 교육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교과부가 부각한 임실군 사례를 별도 꼭지로 다뤘다.
<“상향 평준화” “서열화”>(홍지영 기자)는 교과부가 학력이 낮은 곳을 집중 지원한 뒤, 학력개선이 안 되면 ‘교장공모제를 실시해 교장이 교사 정원의 50%까지 초빙할 권한을 주고 전문성 부족 교사는 전보조치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간, 학교간 서열화를 통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전교조와 교총의 입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보도는 “이번 학력성취도 평가가 35년간 이어진 교육평준화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나마 17일 <‘졸속 대책’ 논란>(김정윤 기자)에서 정부 대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비중있게 담았다. 보도는 ‘학업성취도 결과를 교장·교감 인사와 연계하겠다’는 서울시 교육청 등의 대책을 전한 뒤, ‘시험 당일에 성적이 나쁜 학생들의 등교를 중단하는 등 파행이 우려된다’는 전교조 대변인의 비판을 실었다. 이어 “학력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지역별 교육여건 차이도 큰 요인인데, 오직 교사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며 ‘학업성취만 강조하면 인성교육 등이 약화된다’는 교총 대변인 인터뷰를 싣고, “학교의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적인 교육을 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특히 취약 지역에 지원을 집중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16일 <중고생 10% ‘미달’>(최영윤 기자)은 평가 결과 중고생 10%가 기초학력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당국은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진 정황이 발견된 반면, 학교와 교사의 열정이 학생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평가했다”며 교육부 평가를 전했다.
<지역간 격차 컸다>(유광석 기자)에서는 부족하지만 평가 결과에 따른 우려를 담았다.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발표의 가장 큰 의미는 지역간 학력격차가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데 있다”며 “서울의 경우 학원 밀집지역인 강남과 강서, 북부교육청은 기초미달 비율이 적고, 동부, 남부, 서부교육청은 비율이 높아 도시 저소득층 지역에 대한 소외문제 해결도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며 “기초미달 비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낙인효과를 줘서 기피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평가결과가 지자체와 지역교육청의 업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과도한 성적경쟁으로 내몰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2011년부터는 학교별 평가결과가, 2012년부터는 향상도까지 공개될 예정이어서 서열화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16일 <중고생 10% 학력 미달>(박선하 기자)은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초등학교 6학년은 2.4%에 불과했지만 중3은 10.4%, 고1은 9%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 강남의 성적은 예상대로 높았다”, “저소득층이 많은 금천구·구로구 등의 서울 남부는, 중3의 경우 5과목 모두에서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또 “기초미달은 10% 전후로 증가했는데 하향평준화정책의 결과로 추정된다”는 안 장관의 발언을 전했다.
<‘학력 격차’ 원인은?>(금기종 기자)에서는 학력격차의 원인을 다뤘는데, 소득수준과 ‘교사책임’을 함께 언급했다. 보도는 “서울에서 성적이 최상위권인 강남과 목동이 있는 양천구, 중계동이 있는 노원구는 소득 수준과 사교육 열기가 높은 지역”, “반면에 성적이 낮은 서울 동대문구와 구로·금천구 등은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며 학력격차의 원인으로 ‘소득수준’을 지적했다. 이어 교과부가 “학교 교육에 따라 성적이 좌우된다며 전북 임실군의 사례를 들었다”며 ‘교사 책임’을 강조한 교과부 입장도 함께 담았다. 이어 “교원단체총연합회는 취약한 학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전교조는 무한경쟁을 가져오는 성적공개를 중지하라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17일 <교장 인사에 반영>(박선하 기자)은 “서울시 교육청은 교장, 교사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며 성취도평가 결과를 교장·교감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교육청의 대책과 교원단체총연합회 및 전교조의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보도는 인천과 경기도 교육청도 ‘교장·교감평가제’ 도입 의사를 밝혔다며 “논란 속에 교장 교감 평가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송3사는 국방장관의 ‘PSI참여’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그 파장은 무엇인지 깊이 다루지 않았다. KBS와 MBC는 PSI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국방장관의 발언이 ‘군사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는 점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특히 SBS는 이 장관 발언을 단순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