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셋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3사 뉴스 주간 추천·유감보도(2009.2.2)
등록 2013.09.24 16:08
조회 409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권력 감시 기능에 충실한지, 비판적 의제설정을 제대로 해 나가는지를 모니터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모니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방송3사는 권력 감시와 비판, 의제설정에서 ‘하향평준화’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우리 단체는 방송3사 보도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어려운 방송환경 속에서도 ‘권력감시’에 노력하는 기자들을 격려하고 ‘좋은 보도’를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주 ‘추천보도·유감보도’를 선정, 발표합니다.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 (1/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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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추천보도’ - MBC <추위에 떤다>(1/25)
MBC, 정부 예산 축소로 어려움 겪는 ‘공부방 현실’ 지적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돌봐주는 곳이다. 최근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늘면서 지역아동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지역아동센터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늘고 있지만, 정부 지원금은 줄었다. 지난 해 정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을 월 465만원으로 액수를 늘려 의결했으나,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되었기 때문이다.
MBC는 형편이 더욱 어려워진 지역아동센터의 현실을 소상하게 보도하고, 나아가 지역아동센터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까지 지적했다.
25일 <추위에 떤다>(권희진 기자)는 경기도 평택의 한 공부방의 경우 난방비조차 없어 아이들이 실내에서도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쓰고 유일하게 난방이 되는 방의 한 쪽 부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야 한다고 전했다. 보도는 “47명의 아이를 돌보는 이 공부방이 매달 정부로부터 받는 운영비는 모두 210만 원”이라며 “이 돈으로 47명의 교재비와 간식비, 전기세와 월세, 하나 뿐인 난로에 드는 석유값은 물론 매주 한 차례씩의 아이들 목욕비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 교사 두 명의 월급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에 따라 정부가 운영비를 차등해서 주다 보니 매달 1백만 원만 받는 지역아동센터도 흔하다”며 “일부 지방의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의 끼니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도는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3천여 개, 경제 위기로 돌봐야 할 아이들이 늘면서 작년에만 천여 개가 늘어났다”며 “하지만 중앙정부의 예산은 작년 282억 원에서 올해 338억 원으로 50억 원 남짓 느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책임하게 2백만 원 주고, 백만 원 주고. 너희들이 아이를 먹이기도 하고, 공부도 시키고, 돌보기도 하고, 문화적 소외도 극복해라. 이런 요구는 하지 말라는 거예요. 저는, 정부가 지금은 책임 있게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박경양 이사장 인터뷰를 싣고,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예산이 이렇게 사실상 줄어든 건, 국회 예결위원회가 보건복지위원회가 제출한 755억 원의 예산을 절반 이하로 깎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해 정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언론들이 복지예산안을 제대로 분석하고 보도했다면, 지역아동센터 지원예산이 일방적으로 깎이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 방송은 정부 예산의 문제점을 따지기 보다는 ‘예산안 처리 시기’에 더 관심을 가졌다. 특히, KBS는 국회 예산안 처리가 지연돼 지역아동센터가 어려움을 겪는다며 정부와 여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정작, 지역아동센터 예산이 삭감되고 그에 따라 아이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 현실에는 입을 닫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역아동센터의 실상을 다룬 MBC의 보도가 더욱 의미 있다.



 
1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KBS <이해로 극복해야>(1/23)
KBS,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 ‘국론분열’로 호도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용산철거 현장에서 시위대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이번 참사는 농성중인 철거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 없이 살인적인 진압작전을 편 경찰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더 나아가 ‘단호한 법질서 확립’을 내세우며 ‘속도전’과 ‘밀어붙이기’로 사회현안을 해결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경찰 수뇌부에 대한 처벌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선 진상규명’을 내세우며 유족들에게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 역시 경찰 살인진압보다는 시위대의 ‘과격시위’에 초점을 맞춰 ‘편파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산참사의 진실을 보도하고 경찰과 정부의 책임을 따져야 할 공영방송 KBS는 참사 첫날부터 ‘전철연의 개입으로 시위가 과격해졌다’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검찰의 수사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KBS는 심층보도에서 ‘국론 분열을 막아야 한다’며 용산참사의 본질을 흐리는데 앞장섰다.
1월 23일 <심층취재-‘이해’로 극복>(이준삼 기자)은 시작부터 ‘경찰의 과잉 진압이 문제다’, ‘폭력시위는 안된다’는 시민들과 정치권의 상반된 입장을 나열하며 용산참사의 책임소재를 흐렸다.
보도는 “사법적 잣대가 정서까지 아우르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 사망자가 많은데다 많은 사람이 구속됐다”며 “감정적으로만 봐서는 풀리지 않는다”, “만일 경찰관 희생이 더 많았다면 여론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살인진압에 대한 비판을 ‘감정적’ 문제로 몰아간 것이다. 이어 “생존권이 아무리 절박하다해도 불법과 폭력까지 용인되지 않는다”며 사태의 본질을 거듭 호도했다.
또 “이번 참사로 국론이 장기간 갈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처벌할 부분과 책임질 부분 그리고 개선할 부분을 찬찬이 가려 재발을 막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며 살인적 진압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국론분열’로 몰았다.
이 보도는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장악이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끝>


2009년 2월 2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