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2월 첫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3사 뉴스 추천·유감보도(2008.12.10)
등록 2013.09.24 15:39
조회 328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권력 감시 기능에 충실한지, 비판적 의제설정을 제대로 해 나가는지를 모니터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모니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방송3사는 권력 감시와 비판, 의제설정에서 ‘하향평준화’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우리 단체는 방송3사 보도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어려운 방송환경 속에서도 ‘권력감시’에 노력하는 기자들을 격려하고 ‘좋은 보도’를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주 ‘추천보도·유감보도’를 선정, 발표합니다.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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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추천보도’ - MBC <구조조정 오락가락>(12/4))
MBC,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지적


날이 갈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 건설, 조선 등 부실위험이 제기되고 있는 분야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부는 오락가락 정책으로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월 4일 <구조조정 오락가락>(정시내 기자)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조속하고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촉구했다. 보도는 “요즘 누구나 기업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부처의 누구도 한목소리로 말하지 못하고 오락가락 한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이어 수출·산업생산·소매판매율이 크게 줄어든 최근 경제지표를 그래픽으로 보여준 뒤, “우리나라의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라며 “정책을 실기하고 또 잘못된 정책을 쓸 때는 바로 경제파국으로 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는 이헌재 전 부총리의 강연 장면을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내부 입장조차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간 중심의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전광우 위원장이 말을 번복했고, 은행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는 부인했는데, 다음날 청와대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는 등 “정부 부처간 의견이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의 불신만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들이 대주단 가입을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라며 “재정부, 금융위, 한국은행을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를 설치해 과감한 구조조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이인실 서강대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적절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위기설 차단’에 주력하면서 ‘부자감세’, ‘규제완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여기에 구조조정 시기마저 놓친다면 우리 경제가 얼마나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인지 국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구조조정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한 <구조조정 오락가락>은 시의적절한 보도였다.

12월 첫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KBS <민주당,‘성향분석문건’비판>(12/6)<‘문건’논란계속>(12/7))
‘MB 형님’에게 너무나 약한 KBS



KBS는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의원에 대해 그야말로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 이상득 의원이 국회에서 ‘한나라당 의원 성향파악 문건’을 보고 있는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런데 KBS는 6일과 7일 각각 한 건씩의 단신으로 ‘이상득 문건 파문’을 처리했다. 6일 간추린 단신 <민주당, ‘성향 분석 문건’ 비판>은 제목부터 ‘야당의 공세’라는 틀로 이상득 의원의 문건 파문을 다뤘다. 보도는 민주당 부대변인의 비판과 이에 대한 이상득 의원 측의 ‘해명’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쳤다.
KBS는 7일에도 단신 <‘문건’ 논란 계속>을 통해 문건에 대한 홍준표 의원의 반응과 야당의 비판 발언을 전하는데 그쳤다. 보도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게 전달된 한나라당의 의원 성향분석 문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상득 의원이 읽은 문건은 국회를 무력화시키려는 발상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고, 부성현 민노당 부대변인은 이 의원이 대통령을 대신해 한나라당을 신탁통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그런데, 이 보도는 KBS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스크립트와 차이가 있었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부분에서는 “당무에 관한 것은 당 대표와 사무총장의 소관이라며 언급을 회피하고”라는 부분이 빠졌으며,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의 발언에서도 “정권의 상왕으로 불리는 (이상득 의원)”이라는 부분이 빠졌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서 빠진 부분은 이상득 의원의 ‘월권’을 지적하는 내용이며, 최 대변인의 발언에서 빠진 부분은 이상득 의원의 월권을 비꼬는 표현이다.
‘대통령 형님’에게 불리한 대목이 데스크를 거치면서 삭제된 것은 아닌지, 이제 KBS는 단신보도에서조차 정권 실세에 불리한 내용을 다룰 수 없게 된 것인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권력 실세라는 ‘대통령 형님’이 의원들의 ‘성향’을 분류하는 문건을 갖고 있었다.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대통령의 형님이 ‘상왕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월권에 대한 철저한 비판은 물론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단신 처리한 KBS의 보도행태는 MBC는 물론 SBS의 관련 보도와 비교해 볼 때에도 매우 ‘튀는’ 것이었다. 이런 ‘권력 눈치보기’ 보도로는 KBS가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끝>



2008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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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