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2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2.9)
등록 2013.09.24 15:39
조회 358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2월 8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국정홍보’ 방송이 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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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경제악재’는 ‘호재’ 뒤에 보도하고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힘실어

 

8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는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집계한 결과 평균 1.2%라고 발표했다. 이들 은행은 세계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성장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방송도 투자은행의 1%대 성장률 전망을 주요하게 보도했는데, 방송사별로 차이를 보였다.
KBS는 주가회복과 환율하락, 물가 내림세 등 ‘경제호재’를 먼저 보도한 뒤, 세 번째 꼭지로 투자은행의 성장률 전망소식을 전했다. 물가가 내림세를 보인다는 <상승률 둔화>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MBC와 SBS는 투자은행의 성장률 전망을 먼저 전하고, 뒤에 주가회복 소식을 전해 차이를 보였다. 또 MBC와 SBS는 금융위 부위원장이 내년도 성장률이 2%보다 낮을 수 있다고 시사했으며, 한국은행이 경제전망 발표를 미뤘다는 점도 보도했다.

KBS는 뉴스 첫 번째 꼭지에서는 ‘주가 회복’과 ‘환율 하락’, 두 번째 꼭지에서는 ‘물가 내림세’를 다뤘다. 세계투자은행들의 1%대 경제성장률 전망은 세 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1100선 회복·환율하락>(양지우 기자)은 “미국발 훈풍에 주가가 폭등했다. 오늘 코스피 지수는 7.48% 치솟아 1,105.05를 기록하며 한달만에 1100선을 회복했다”며 “올들어 두 번째 높은 상승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가 급등에 환율도 27원 20전 급락해 1,448원 30전에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상승률 둔화>(한보경 기자)는 “국제 원자재값의 급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국내 물가 내림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7.8% 상승하는데 그쳐, 6개월만에 한 자리 수 상승률로 떨어졌다”, “특히 한 달전 보다는 2.3%가 하락하면서 전달 대비 상승률은 45년만에 최대 내림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장 관심은 물가 부담을 덜게 된 한은이 오는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내릴지에 모아지고 있다”며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인하폭을 언급했다.

<내년 성장률 1%대>(박유한 기자)는 “JP모건과 메릴린치 등 7개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치가 최근 1.2%까지 떨어졌다”며 “지난 9월 말 4.3%에서, 10월 말 3%, 다시 1.2%까지 두달만에 3.1%포인트나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2, 3%대 성장을 전망해온 국내 연구기관들도 전망치를 낮출 예정”, “부양책을 통해 4%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정부 역시 성장률 전망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도는 “정부는 내년 예산의 60%를 상반기에 집행해 경기를 떠받친다는 계획”이라며 “그러나 지금 전망대로라면 재정 적자 확대를 무릅쓰고 하반기에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MBC는 부동산 가격 급락 소식을 첫 번째와 두 번째 꼭지로 보도한 뒤, 경제성장률 전망과 주가소식을 전했다.
<“내년 성장률 1.2%”>(강명일 기자)은 “9월까지 4%대 성장을 예측했던 투자은행들은 두달만에 성장률을 3.1% 포인트나 낮췄다”며 “JP모건과 메릴린치가 1.5%, 바클레이즈는 1.0%, UBS는 마이너스 3%로 해외 7개 투자은행들의 평균이 1.2%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침체에 그만큼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년도 경제 성장 전망치도 계속 낮춰지고 있다”며 “금융위원회 이창용 부위원장은 정부 고위관계자로는 처음 내년 성장률이 2%보다 낮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금리결정을 앞두고 내년 성장률 전망을 발표하기 부담스러웠던지 내일로 예정됐던 발표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주가 1,100회복>(엄지인 기자)은 “증시 현황판이 모처럼 붉게 물들었다. 개장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한 코스피 지수는 어제보다 76포인트나 올라 한달만에 천 백선을 회복했다”며 “신 뉴딜정책으로 표현되는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부양책에다, 한국은행이 오는 목요일 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점이 오름세를 키웠다”, “원-달러 환율은 27원이 내려간 1448원에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SBS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첫 번째 꼭지로 보도하며 ‘성장률 전망이 암울해 한국은행이 경제전망 발표까지 미뤘다’고 전했다. 주가급등 소식은 두 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성장률 암울한 전망 발표 연기>(남정민 기자)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발표 연기소식부터 다뤘다. 보도는 “한국은행은 내일로 예정됐던 내년 경제전망 발표를 오는 12일로 미뤘다”며 “세계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한은의 경제전망치는 3%대를 전망한 KDI 등 정부관련 기관보다 낮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낮은 성장 전망치를 내놓으면 그만큼 금리 인하 압박 요인이 크기 때문에 발표를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2%로 하향 조정”했다며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 고위 관료로는 처음으로 내년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그러나 성장률을 1%P 낮추면 야당에서 세입을 4조 원 깎으라고 나오기 때문에 예산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3%대 성장률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단숨에 1,100선 회복>(송욱 기자)은 “오늘 증시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 침체라는 악재를 밀어냈다”며 “올 들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12일 이후 한달 만에 1,100선을 회복”, “주가 급등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27원 20전 급락한 1,448원 3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2. 대통령 재산헌납 약속, KBS는 ‘곧 이뤄질 것’ 강조

지난 2007년 12월 7일 이명박 대통령은 BBK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선거방송에서 살고 있는 집을 제외한 약320여억 원 대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이 대통령은 재산 헌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와 MBC가 이 대통령의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보도했다. KBS는 ‘이 대통령이 곧 재산 사회 환원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MBC는 대통령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해 비판적으로 다뤘다.


KBS는 ‘대통령의 재산환원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재산환원 발표 시기와 성격까지 보도하며 “기부문화 확산으로 이어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청와대 입장을 전했다.
<재산환원 곧 발표>(이춘호 기자)는 앵커멘트부터 “이 대통령이 곧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회 환원 약속이 지켜질 것’을 강조했다.
보도는 재산헌납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야당의 주장을 전한 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재산환원 방식과 일정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오랜 측근인 김백준 총무비서관 주도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장학 재단 출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공개 시기는 이달말이나 신년초로 예정하고 있고 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재산환원이 기업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기부문화 확산으로 이어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지난해 재산환원 발표당시 354억 7천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MBC는 대통령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기부를 정치적 고려와 연계시키면 안된다며 ‘조건없는 기부’를 촉구했다.
<재산기부 또 논란>(왕종명 기자)은 “청와대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지만 반박이 만만치 않아서 이번에는 계속 고민만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 대통령의 선거 당시 ‘재산기부 약속’ 장면을 보여 준 뒤, “논현동 집 한채만 빼고 서초동 영포빌딩과 상가, 양재동 영일빌딩, 논현동 땅까지 3백억 원이 넘는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걸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진작부터 그러고 싶었다’면서 내놓은 기부 약속이 1년동안 이뤄지지 않자,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시작되고, 길거리의 반응도 차갑다”며 “믿음이 별로 가지 않았는데요”, “이제까지 대통령들 해왔던 행태를 보면 이번에도 안 지켜지지 않을까”라는 시민들 인터뷰와 재산헌납을 촉구하는 야당의 주장을 실었다.
보도는 “청와대는 오늘, ‘재산을 기부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어떻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한 뒤, “전문가들은 기부자가 쓰임새를 정하는 거 자체가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고 꼬집었다. 또 “기부라는 것이 순수한 의미에서 나오는 행동인데 그런 것들을 정치적인 고려와 연계시켜서 결정을 한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어 진다”는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의 인터뷰를 싣고, “선거전의 와중에 내놓은 약속이기 때문에 더더욱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3. 교과부 ‘4.19폄하 영상물’, KBS 제대로 보도 안 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의 DVD를 일선 학교에 배포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과부는 ‘기적의 역사’라는 현대사 영상DVD를 만들어 일선 초중고교에 배포했는데, 4.19혁명을 ‘4.19데모’로 폄하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경제성장 등 치적만 담았다고 한다. 또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관련 내용은 빠진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은 다뤄졌다고 한다.
교과부의 역사교과서 억지 수정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 KBS는 이번 영상물에 대해서도 제목부터 ‘논란’이라고 달고 단신으로 간단하게 보도하는데 그쳤다. MBC와 SBS는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했다. MBC는 이명박 대통령 청계천 복원을 ‘찬양’한 영상물 내용까지 다룬 반면, SBS는 이 대통령 관련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단신 <현대사 영상물 논란>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한 현대사 영상물에서 4.19 혁명은 데모로 표기됐고, 건국60년의 주요 사건에서 광주민주화운동과 남북정상회담은 빠져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 청계천 복원은 포함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며 “교과부는 이 영상물에 4.19데모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당시에 대한뉴스 영상을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고 전달하는데 그쳤다.

반면 MBC <‘4.19혁명’이 데모?>(금기종 기자)는 “논란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역사를 다루는 방식에서 교육부가 상당히 정치적이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영상물 제목은 기적의 역사, 1960년대를 다룬 부분에서 4.19 혁명을 ‘4.19 데모’라고 표현하면서, ‘데모진들 가두 시위’ ‘불타는 건물과 짚차’처럼 폭력적인 데모로 부각”했다며 “4.19혁명 관련 단체들은 역사를 독재정권 시절로 되돌리려는 왜곡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또 “교육과학부는 1950년대 이후 현대사를 10년 단위로 자세히 쓰면서 80년 광주항쟁과 87년 6월 민주항쟁, 그리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뺐다”며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업적인 청계천 복원은 국영방송인 KTV 자료를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3분40초에 걸쳐 높게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과학부가 비난이 쏟아지자 “4.19 혁명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며 4.19 혁명 유가족과 관련단체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SBS <“4.19는 데모” 논란>(박민하 기자)은 “헌법에 ‘혁명’으로 명시된 4.19를 ‘데모’라고 표현한 당시 대한뉴스 화면이 여과없이 담겨 있다”, “게다가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산업화를 찬양하는 당시의 뉴스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반면 5.18 광주 민주화 항쟁과 6월 항쟁 등의 민주화 성과나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된 자료는 아예 들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4.19 관련 단체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교과부가 수습에 나섰다”며 “교과부는 또 국무총리가 공동 대표로 있는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동영상 자료를 발췌하면서 생긴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며 “어떤 단원에 어떤 장면에 쓰일 수 있는 가를 아주 세세하게 제시를 해주면서 목록부까지 만들었으면서 4.19데모라는 제목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참 어이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 인터뷰를 실었다. 또 “교육계 일부에서는 이번 영상물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역사 교과서 수정 요구 등 최근 빚어지고 있는 역사 교육 논란과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끝>



2008년 12월 9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