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2월 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2.3)
등록 2013.09.24 15:38
조회 319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2월 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예산안 보도, 또 ‘양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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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예산안 보도 ‘양비론’

 

국회가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기면서 ‘입법부가 헌법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높다. 국회가 예산안 처리 시한에 맞춰 예산안을 통과시킨 사례는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차례, 16대 대선이 있던 2002년뿐이다. 정치권의 ‘정쟁’때문에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안 심의기간이 짧아 면밀한 심사가 어렵고, 심의기간이 국정감사 등 국회 일정과 맞물려 있으며, 예결위원의 잦은 교체로 심의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회가 정략적 목적 때문에 예산안을 ‘볼모’로 삼는 구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나 예산안을 시한 내에 통과시키기 위해 예산심사를 얼렁뚱땅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방송3사 보도는 ‘예산안 처리 시한’에 초점을 맞추어 여야의 입장을 단순 전달하거나 양비론으로 비판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에 대한 분석이나 꼼꼼한 예산심사를 위한 구조적 차원의 문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서라도 예산안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고쳐져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 여당이 불합리한 예산안을 고집하는 것인지, 아니면 야당이 별 문제없는 예산안을 문제 삼는 것인지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2일 방송3사 보도는 여전히 ‘여야 공방’과 ‘양비론’에 머물렀다.

KBS <심층취재-여야 정쟁의 볼모?>(최동혁 기자)는 “예산안이 여야 정쟁의 볼모로 변하면서 6년째 시한을 어기고 있는데, 이럴 거면 왜 처리 시한이 있느냐,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는 앵커멘트로 시작됐다.
보도는 “지난 1990년 이후 헌법에 규정된 처리시한을 지킨 때는 5차례 뿐, 정치자금이나 권력자 측근비리 논란 등 대부분 정치쟁점들로 여야가 대치하면서 파행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심사가 늦어지면 통상 10일 이상 걸리는 실제 예산 심의 일수가 줄어들어 날림 심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처리해야할 예산 부수법안들도 많다”, “예산안이 확정되면 정부는 예산배정과 자금집행 계획을 짜야하는데 이런 과정이 줄줄이 차질을 빚게된다”며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공부하고 싶어서 온 아이들인데 가르칠 선생님들이 없어 공부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영등포 지역아동센터회장의 인터뷰와 “법정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나름대로의 뭐 낙천낙선운동도 될 수 있을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대응조치를 취해야된다”는 김형준 명지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결국 지자체와 정부산하기관들은 편법 예산을 편성하고 자금집행은 늦어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온다”며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해서라는 여야 의원들. 하지만 올해도 예산안은 여야 정쟁의 볼모가 돼 있다”고 양비론을 폈다.

MBC는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을 나열했다.
<법정시한 넘겼다>(이세옥 기자)는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예산을 제 때 쓰려면 예산안 처리가 하루가 급하다고 야당을 성토했다”, “민주당은 재수정 예산안을 내놓으라는 걸 포함한 4개 요구사항을 거듭 주장하면서, 아예 임시국회를 열어 오는 23일쯤 처리하자고 했다”며 예산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의견을 전했다.
이어 “결국, 지난 20년간 상습적으로 어겨온 예산안 법정시한은 또 한 번 당연한 듯 넘어갔다”며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에는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예산안은 통과시키고 대여투쟁을 하자는 민주당내 목소리가 세를 얻지 못하고 있어 새해가 임박해야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관행 아닌 관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하는데 그쳤다.

SBS는 두 꼭지를 보도했지만, 보도 내용과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리시한 또 넘겼다>(김정인 기자)는 “민주당은 세입안 재조정과 이른바 ‘부자감세’ 철회를 거듭 촉구하면서 소위를 단독으로 연 여당을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요구는 억지에 불과하다며 ‘반쪽 심사’라도 강행하겠다고 압박했다”며 여야의 의견을 단순나열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오는 7일까지 예결위 소위 심사를 마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자유선진당도 예산안 처리를 마냥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주말이 예산안 처리의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6년째 되풀이>(남승모 기자)는 “조정 능력을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는 거대 여당이나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야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예산안 처리시한을 헌법으로 정한 이유가 “정부가 확정된 예산을 관보에 게재하고 예산 집행과 배정계획을 수립한 뒤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치기까지 30일 가량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며 “따라서 국회의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예산 배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늦어지게 된다는 게 정부 여당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방의 경우에는 중앙부처 예산이 확정된 이후에나 예산을 짤 수 있어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거대 여당은 조정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야당은 자기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고 양비론을 폈다.
보도는 “여야의 소모적인 정쟁이 계속되면서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오는 9일까지도 예산안의 합의 처리가 어렵지 않겠냐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끝>



2008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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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