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1월 1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1.20)
등록 2013.09.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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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1월 1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MBC ‘대통령 발언’ 보도는 유감, ‘부가세 보도’는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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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철도파업 ‘하느냐 안하느냐’만 관심

 

19일 철도와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와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노사가 막판 교섭을 벌였다. 방송3사는 철도 노조와 서울메트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느냐 마느냐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 쟁점에 대한 분석보도는 없었다. SBS는 첫 보도에서 철도운행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의 인터뷰를 먼저 실었다.
한편, 방송3사는 브라질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공기업이 불법 파업을 한다면 엄격하게 법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무비판적으로 전달했다. 방송3사는 대통령의 발언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논평까지 전달했으며, KBS와 MBC의 경우는 “법과 질서가 흔들리면 경제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KBS), “새 정부들어 첫 번째 대규모 파업을 그대로 둘 경우 연쇄파업으로 확산돼,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MBC)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특히 MBC는 이 대통령이 “브라질을 남미시장의 교두보로 굳히기 위한 실리외교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을 ‘실리외교’로 포장했다. MBC의 이 보도만 보면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외에서 ‘실리외교’를 펴고 있는데, 노동자들은 ‘경제가 어려운데도 불법파업이나 하는 집단’으로 대비될 우려가 있었다.

KBS는 철도·지하철 노사 막판 교섭 소식을 뉴스 첫 번째 꼭지부터 4꼭지 보도했다.
<막판 협상 난항>(이호을 기자)은 철도노사의 협상 소식을, <노사 입장차 여전>(서지영 기자)은 서울메트로 노사의 협상 소식을 다뤘다. 두 보도 모두 노사 양측의 입장을 단순 전달한 것이다.
<파업대비 대책 마련>(김진우 기자)은 “당장 내일 아침 출근길은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이 3천여명에 이르고, 필수유지인력 3천 백명에 3천 명의 대체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라며 철도·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을 경우의 상황을 전했다.
<“불법 파업 엄단”>(이춘호 기자)은 철도파업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앵커는 “브라질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철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라며 “법과 질서가 흔들리면 경제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겁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노사 문화와 법질서 확립을 강조한 것은 이 문제 해결 없이는 경제성장도 없다는 분명한 인식을 드러낸 것입니다”라고 논평한 것과 사실상 똑같은 내용이다.
이어 보도는 대통령이 “이 어려운 시기에 공기업이 불법 파업을 하면 법으로 엄격하게 다스릴 것이고 민간 기업도 노조가 불법 파업하는 것을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우리사회가 정상적으로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며 정치논리에 너무 휩쓸리면 경제가 제대로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는 대통령의 발언과 이동관 대변인의 논평을 그대로 전했다.

MBC는 철도·지하철 노사 막판 협상 소식과 대통령의 ‘불법파업 엄단’ 발언을 각각 한 꼭지씩 다뤘다.
<내일 파업..협상>(전재호 기자)은 철도노사협상에 대해 “노조는 코레일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안을 철회하고, 40여명의 해고자 복직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코레일 사측은 해고자 복직이나 구조조정안 모두 교섭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 지하철 1에서 4호선의 서울 메트로 노조도 인력 20%를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놓고 사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올해 처음 도입된 ‘필수유지업무’제도에 따라서 지하철과 열차는 출근시간대는 평상시처럼 다른 시간대는 평소의 60% 수준으로 운행”된다며 파업에 대비 한 비상수송대책 보도했다.
<“불법파업 엄단”>(박범수 기자)은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공기업이 불법파업을 한다면 엄격하게 법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며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도 노조가 불법적 측면에서 파업하는 것에 대해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 화상국무회의를 통해 ‘불법파업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 천명”이라며 “새 정부들어 첫번째 대규모 파업을 그대로 둘 경우 연쇄파업으로 확산돼,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브라질 고속철 사업에 우리 기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비롯해, 브라질을 남미시장의 교두보로 굳히기 위한 실리외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브라질 방문 일정을 전달하며 여기에 ‘실리외교’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SBS는 첫 번째 꼭지부터 4꼭지 보도했으나, 역시 노사 양측의 입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동시파업 ‘초읽기’>(남정민 기자)는 “철도 노조의 준법투쟁에 따른 지연 운행은 엿새 째 계속됐다”며 철도운행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인터뷰를 먼저 실었다.
이어 “철도 노조는 지난 2003년 파업 당시 해고됐던 근로자 46명의 전면 복직을 비롯해 구조조정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며 “코레일은 그러나 합리적인 경영을 위해서 인력 효율화 방안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맞섰다”고 노사양측 입장을 나열했다.
또 “서울메트로 노사도 구조조정과 외주화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정부는 필수유지 요원이 업무를 하지 않을 경우 즉시 검찰에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 노동부 등은 근로조건과 무관한 주장을 펴거나 시설을 점거하는 등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 엄정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정부 측 입장을 전했다.
<막판 교섭 난항>(정경윤 기자)은 서울메트로 노사협상 현장을 연결해 노사 양측의 입장을 전한 뒤, 정부의 비상수송 대책을 전했다.
<복직·감원 쟁점>(김태훈 기자)은 코레일 노사협상 소식을 전했다. 보도는 “핵심쟁점인 해고자 복직과 정원 감축에 대한 노사간의 의견차이가 워낙 커서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 없이는 타결 가능성이 없다”며 노사 양측의 입장을 단순 나열했다.
<“불법 파업 엄단”>(김성준 기자)은 브라질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철도 노조의 파업 방침과 관련해 이 어려운 시기에 공기업이 불법 파업을 한다면 엄격하게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밝혔다”며 “정부 뿐 아니라 기업도 불법 파업과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 전달했다.

2. MBC 날씨소식만 5꼭지

MBC가 18일에 이어 19일에도 날씨 소식을 뉴스 첫머리에 보도했다. 19일에는 서해안 지방의 눈 소식을 다룬 첫 보도부터 4꼭지를 다룬 데 이어, 뉴스 후반부에 강원도의 눈 소식을 다뤄 무려 5 꼭지를 날씨 소식으로 채웠다. 그러나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굳이 5꼭지까지 할애할 정도였나 하는 의문이 든다.

<호남·서해안 큰 눈>(신기원 기자)은 헬기를 타고 호남과 서해안 지방을 둘러보는 스케치 보도였다. 이어 <최고 21cm 폭설>(이상연 기자)은 전북지역의 폭설 소식이었다. 보도는 전북지역의 적설량을 전한 후 “추수를 마친 가을 들판에 마치 흰 융단을 깔아 놓은듯 수북히 눈이 쌓여 있다”며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첫 눈에 농부들의 일손도 바빠졌다”, “흰 눈으로 뒤덮인 내소사 등 전북지역 산사에는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고 눈 온 뒤 풍경을 전했다.
<교통사고‥냉해>(이교선 기자)는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려 교통사고와 냉해 피해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내일 서울 첫 눈>(김승환 기자)은 “서울은 최고 기온도 -0.7도로 하루종일 영하였고 여의도 샛강은 1-2cm 두께의 얼음이 얼었다”며 내일도 강추위가 이어진다고 전했다.
뉴스 후반부에 보도한 <얼어붙은 대관령>(김인성 기자)은 대관령의 날씨를 다뤘다. 보도는 “강추위에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대관령, 잔뜩 움추린 양들이 연신 허연 입김을 뿜으며 울어댄다”며 “오늘 대관령의 최저기온은 영하 12.4도. 하지만 제대로 몸을 가누기 힘든 순간최대풍속 초속 20m의 강풍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대관령 스키장의 풍경을 전했다.

3. MBC, 정부의 거꾸로 가는 ‘감세정책’ 꼬집어

MBC는 <일본제품 더 선호>에서 일본산 아기 귀저기가 한국산보다 값도 싸고 품질이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산 귀저기 값이 비싼 이유가 ‘부가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도는 정부가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부과세를 낮추는 것을 반대하고 있지만, 정작 수천억 수조원의 세금을 줄이는 부동산 대책은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제품 더 선호>(조현용 기자)는 “일제가 국산보다 개당 1-20원 정도 싸고, 용변을 보면 열어보지 않아도 바깥에 표시가 나타나는 등 품질도 좋다”고 주부들이 일본산 귀저기를 선호하는 이유를 전한 뒤, “국산이 일제보다 비싼 이유중 하나는 세금 때문”이라며 “국산은 10퍼센트 부가세가 붙지만 영국이나 일본은 유아용품의 부가세를 깎거나 면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지난 2003년부터 유아용품의 부가세를 면제하자는 법안이 여러 번 발의”됐지만 “번번히 정부가 반대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이번 국회에서 부가세 면제법안이 다시 상정됐지만, 통과여부는 미지수”라고 전한 뒤, “수천억 또는 수조원의 세수입이 줄어드는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아이들 용품의 부가세를 면제해주면 줄어드는 세수입은 한해 3백억원에 불과하다”고 정부의 감세 정책을 꼬집었다. <끝>

 



2008년 11월 20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