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1월 14-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1.17)
등록 2013.09.24 15:32
조회 403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1월 14-1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일일 브리핑
KBS, G20 보도에서도 ‘이명박 정부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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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종부세 개편 방안 단순 전달

 

정부는 지난 14일 헌법재판소의 ‘세대별 합산 위헌’ 판결에 따라 2006년과 2007년 세금을 낸 약 20만명에게 6300억원을 환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세금부담을 덜 수 있는 보완조치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은 종부세 개편 방안을 놓고 내부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3사 모두 헌재의 종부세 판결에 따른 정부 대책과 종부세 개편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을 단순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14일 KBS와 MBC가 헌재 판결과 정부의 환급 방침으로 제기되는 세수부족 문제를 다룬 것이 그나마 ‘정치권 입장 나열’에서 벗어난 보도였다.

KBS는 14일 <지자체 예산 ‘비상’>(이종영 기자)은 종부세가 급감해 어려움을 겪게 될 지자체의 상황을 진단했다. 보도는 대구남구청과 전남 화순의 상황을 전하며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가 받은 부동산 교부금은 1조 4천여억 원, 지방세 수입 대비 13%”, “군 단위는 42%에 이르러 지방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크다”며 “결국 재정이 열악한 일부 지자체는 부동산 교부금이 감소함에 따라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다할 재원마련 대책도 없이 정부 교부금마저 끊길 처지에 놓인 지자체들은 내년 예산을 어떻게 짜맞출 지 비상이 걸렸다”고 지자체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15일 <“3년 이상 1주택 감면”>(홍성철 기자)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종부세 개편 방안 보도였다. 보도는 “정부가 이미 제출한 개정안 대로라도 종부세를 100만 원 내던 경우엔 20~30만 원만 내도 될 것으로 보이는데, 1주택 장기보유자는 이를 더 깍아줘 10~20만 원만 내도 된다는 것”, “양도세 같이 보유 기간별로 세율차이를 두지 않고 3년 이상 보유하면 똑같은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한나라당의 입장을 단순전달했다. 이어 민주당의 반대 목소리를 보도한 뒤, “야당의 반발로 국회에서 원안대로 처리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16일 <개정안 힘겨루기>(최동혁 기자) 역시 종부세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을 나열했다. 보도는 “실무당정회의까지 예고했던 정부와 한나라당은 오늘은 종부세 완화 방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며 “설익은 안들이 쏟아지면서 야당의 반발과 혼란만 초래한다는 생각에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늘도 거세게 반발했다. 여권의 개편안은 종부세를 사실상 없애는 것이라면서 세율인하에도, 3년이상 1주택자 감세안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책마련에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국회 기획재정위 전문위원은 주택 보유기간을 기준으로 감면하는 것은 조세논리상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단순전달했다.

MBC는 14일 <종부세 절반 감소>(서민수 기자)에서 헌재의 종부세 판결과 정부의 환급방침으로 종부세가 얼마나 줄어들며 나라 살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졌다. 보도는 “당초 3조원 가까이 예상했던 올해 종부세 수입은 1조5천억원, 반으로 줄게 됐다”며 “종부세는 대부분 지방 재정을 위해 사용돼 왔다. 따라서 내년 지방에 내려보내는 돈이 당장 크게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개정안대로 종부세 세율을 내리고 1주택자 혜택까지 주게 되면 종부세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주세와 유흥음식점 소비세 같은 국세를 지방세로 넘겨 지방 스스로 부족한 세금을 더 걷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 “하지만 지방은 세금을 걷을 기반 자체가 취약해 부족한 재정을 메울 수 있을 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세수부족의 심각성 지적했다.
이어 <지방 재정 타격>(한신구 기자)은 종부세가 지방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취재했다. 보도는 광주시 북구의 복지사업 사례를 소개하며 “내년에는 이같은 복지 관련사업들이 적지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종부세를 거둬 지방에 내려보내는 부동산 교부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에 배분되는 부동산 교부금은 종부세가 도입된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는 2조7천여억원에 달했다”며 “사회복지 분야에 교부금이 주로 사용됐기 때문에 탓에 지방주민들의 삶의 질이 더 낮아질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수도권 규제완화로 가뜩이나 위기위식이 높아진 지자체들은 교부금 축소로 침체의 늪이 더 깊어질 거라며 시급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5일 <1주택 3년 이상 보유 감세>(박성준 기자)는 “한나라당은 당초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계없이 종부세를 기존액의 7,80%를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며 “여기에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남에 따라, 당 정책위는 1주택 장기보유자의 경우는 추가로 10~20%를 더 깎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명의여서 내게 될 경우도 보완책을 찾겠다는 방침이고, 당초 과세 기준을 6억에서 9억 환원시키는 방안도 헌재 결정과 관계없이 다시 고려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며 한나라당의 종부세 개편방안을 단순 전달했다.

SBS는 정부 방침과 정치권의 종부세 개편 방향에 대한 입장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14일 <과표 6억원 그대로>(김영아 기자)는 종부세 개편 방안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을 나열했다. 보도는 한나라당은 “종부세 과세기준을, 현행 6억 원으로 유지하되 세율은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대로 0.5%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줄어드는 지방재정 확보를 위해서는 법인세의 일부를 지방교부금으로 사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민주당은 세율도 현행대로 1%에서 3%를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특히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위해 정부·여당의 상속세와 증여세, 법인세 완화 방안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종부세는 적정한 보정을 거쳐 재산세 틀 안으로 통합되는 것이 맞다’면서 세금 환급과 지방재원 확보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고 각 정당의 입장을 나열했다.
15일 <‘3년이상 1주택’ 감면 추진>(남승모 기자)은 “당정은 3년 이상 주거용 1주택 보유자에 대해 종부세를 일괄 감면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감면 폭과 관련해서는 일반 종부세 납부자 보다 10~20% 정도 추가로 낮춰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했다. 이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최소 10년 이상은 주택을 보유해야 장기 보유자로 볼 수 있다’면서 ‘정부 여당이 종부세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 “정부와 여당은 내일 실무당정 회의를 거쳐 오는 19일 고위당정회의에서 종부세 개편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야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국회 심의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단순전달했다.
16일 <‘1주택 감면대상’ 재검토>(김영아 기자)는 종부세를 비롯해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부유층 감세, 여론통제, 국정원 권한 강화 등의 법안을 두고 그저 ‘여야 격돌’이 우려된다고 전하는 데 그쳤다. 보도는 “유력하게 검토되던 3년 이상 주거용 1가구 1주택 보유자의 일괄감면 방안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하는 한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장기보유 기준이 적어도 10년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야당의 반대 목소리를 보도했다.
이어 “내일부터 본격화되는 국회 상임위별 법안 심사에서도 종부세를 비롯해 법인세, 상속세 인하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며 “이밖에 금산분리 완화와 국정원법 개정, 집단소송법, 사이버 모욕죄 도입 등을 놓고도 여야 간 입장 차가 커 격돌이 빚어질 것”이라고 ‘여야정쟁’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2. KBS, G20회의 “한국의 주도적 역할” 부각

1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소집된 주요·신흥 20개국(G20) 긴급정상 회의에서 국제금융기구 개편 및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감독 강화에 대한 원칙이 합의됐다. 유럽 등에서 추진한 이른바 ‘신브레턴우즈 체제’는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편, 한국은 G20 정상회담 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세부 방안을 만드는 작업에 영국, 브라질과 함께 참가하게 됐다.
KBS는 16일 G20회의 내용을 전하며 한국이 G20 정상회담 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세부 방안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보도는 “세계 금융개혁의 청사진 마련을 주도하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으나, 이번 결정은 순번제로 돌아가는 G20 의장국들이 실무 담당하는 것으로 한국의 대외적 위상과 상관없다는 지적이다. 세부 방안을 만들게 된 3개국은 올해 의장국 브라질, 내년 의장국 영국, 내후년 의장국 한국이다. 그런데 이 결정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1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중대 과제 속에서 국제무대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고, KBS는 방송3사 중 유일하게 이를 부각하는 보도를 했다.

KBS는 16일 G20개국 합의 내용을 전하는 보도에 이어 두 번째 꼭지로 한국이 G20 합의 내용의 세부 방안을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된 것을 부각하고 나섰다.
<주도적 역할>(김준호 기자)은 앵커멘트부터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세계 금융체제 개편 과정에서 신흥국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도는 “우리나라가 세계 금융개혁의 청사진 마련을 주도하게 됐다”며 “G20 정상회의에서 5개 공동원칙에 합의한 정상들이 47개 중단기 실천과제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시간 계획을 한국과 영국, 브라질로 구성된 G20 의장국단에서 마련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부담이 크지만 한국 경제의 위상을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이라며 “조정자이자 신흥시장국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데서 의의가 크다”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의 발언을 실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영국, 브라질과 어떤 방식으로 협의할 것인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외환위기 극복 경험을 토대로 개편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3. MBC, 경기침체로 어려움 겪는 ‘자영업자와 금융소외 서민’ 집중 취재

MBC는 15일과 16일 ‘일자리 부족으로 자영업 인구가 비정상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과 ‘서민들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 부족’을 집중취재했다. 이들 보도는 경기침체가 서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현실을 취재하면서,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 구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15일 <집중취재-엎친데 덮쳤다>(이주훈 기자)는 경기 침체로 자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보도하며 ‘일자리 부족으로 자영업 인구가 비정상적으로 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했다. 보도는 “외환위기 이후 해고와 감원이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자영업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천 명당 음식점수는 12개, 미국보다 6배 이상, 일본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많다”, “일부 자영업종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미 증권과 은행을 시작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구조조정으로 40대와 50대의 실직이 늘어나게 되면 재취업이 어려운 이들의 선택은 자영업이 되기 쉽다”며 “실직과 창업, 그리고 실패의 악순환이 이어지면 사회불안 요인은 물론 경기 회복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앞서 일자리 창출을 먼저 신경 써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16일 <집중취재-내몰리는 서민들>(정시내 기자)는 서민들에 대한 정부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서울 명동의 신용회복위원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자영업자와 실직 가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경기침체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개인 부도 위기에 놓인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지금 현재는 신용불량 문제가 터진다고 했을 때 IMF 때보다 더 크게 더 큰 규모로 터질 것이라고 저는 예상하고 있다”는 신용사회구현시민연대 대표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정부가 지금까지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지만, 정작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서민을 위한 대책은 거의 없다”며 “현재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은 전국에 720만명. 경제의 뿌리인 이들을 방치할 경우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대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끝>



2008년 11월 17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