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0.10)
등록 2013.09.24 15:08
조회 425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0월 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왜 ‘YTN 비밀회동’을 제대로 보도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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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YTN 비밀회동’ 드러났는데도 ‘국감파행’ ‘공방’ 보도에만 열올려
 

9일 문방위 국감에서 구본홍 씨가 YTN 사장에 선임되기 전인 지난 7월 3일 한 호텔에서 청와대 박선규 언론2비서관을 만나 YTN문제를 논의했다고 시인했다. 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구본홍 YTN사장이 만난 사실도 드러났다. 그동안 청와대나 여권은 YTN사태를 두고 ‘민영방송 내부문제’라며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YTN사태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방송3사의 문방위 국감보도는 오마이뉴스 생중계 불허와 경찰배치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감 파행 상황, YTN 대량 해직 사태와 관련한 여야 공방을 전하는데 열을 올렸다.
한편, SBS는 8일 보도에서 구본홍 사장과 박선규 비서관이 7월초에 만났다는 사실을 보도했으나 이를 ‘국감에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접근하는데 그쳤다.

KBS는 <‘YTN 사태’ 공방>에서 YTN 대량해직 사태와 관련한 국감내용을 여야의 ‘공방’으로 보도했다. 보도는 “YTN 구본홍 사장에 반대해온 노조원 33명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조에 불법성이 있었다며 사측의 결정을 옹호했다”며 구본홍 사장을 질책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와 노조를 나무라는 듯한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를 나란히 전했다.
이어 국감장에 경찰배치와 관련해 민주당 서갑원 의원과 고흥길 문방위원장 간에 오간 고성을 보도하고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오마이뉴스의 국감 생중계를 불허한 것도 논란이 되면서 오전 내내 파행이 빚어졌고, 결국 오후부터는 중계가 허용됐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국감파행’에 초점을 맞추며 민주당에 책임을 물었다. <하루종일 입씨름>은 앵커멘트에서부터 “방송 통신 위원회에 대한 국정 감사는 대립과 파행으로 시종했다. 여야는 인터넷 생중계부터 대립하기 시작해서 YTN 문제를 놓고는 크게 붙었다”며 ‘국감파행’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는 “방송체계 개편을 포함해 굵직한 사안들이 다뤄질 예정이어서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아온 방통위 국정감사는 처음부터 본궤도를 벗어났다”며 “오마이뉴스의 국감 생중계를 허용할 지를 놓고 입씨름”, “회의장 문 앞에 전의경 4명이 배치된 일로 번졌다”고 전했다. 영상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손가락질 등이 그대로 방송됐다. 이어 “오전 내내 절차와 예의를 따지던 민주당은 오후가 되자 또 국무총리실을 항의 방문했고, 최시중 위원장은 앉아서 기다리는 걸로 국정감사 일정 6시간을 때웠다”, “오후 늦게 시작된 국감. 이번엔 YTN 사장과 노조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따지고 있다”며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의 상반된 질의를 내보낸 뒤 “결국 최시중 위원장을 추궁하겠다던 민주당의 당초 결의가 무색해졌다”고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SBS는 <곳곳 충돌..파행>에서 앵커멘트부터 “경제 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국정감사는 좀 달라질 것을 기대했습니다만, 여전히 아이들 보여주기가 민망할 지경”이라고 비꼬았다. 보도는 시작부터 “한나라당 의원들 부끄러워 하세요. 반성하세요.”, “뭘 반성하라고 뭘”이라며 여야의원들의 고성을 전했다. 이어 회의장 앞 경찰관 배치를 두고 “경찰이 어디 난입을 했어. 경찰이 어디 난입을 했어. 국정감사장에…어디 난입을 했어”라는 고흥길 문방위원장 발언과 “5공시대입니까. 군사 대통령 시대입니까 유신시대입니까, 이게. 유신시대 국회입니까. 유신시대 국회도 이런 짓은 안했습니다”라는 민주당 서갑원 의원의 발언을 보도하며 손가락질을 하고 웅성대는 국감회의장의 모습을 전하는데 그쳤다.
한편, SBS는 8일 <정치쟁점화>에서 “구본홍 사장이 사장 선임 전인 지난 7월 초에 YTN 회사 비용으로 서울시내 호텔에서 사흘동안 머물며, 박선규 청와대 언론 2비서관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며 “청와대측은 방송담당 비서관이 방송업계 인사와 만난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지만, 야당은 내일 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공격할 태세여서 논란이 가열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2. MBC, 공정택 교육감 선거자금 수사 적극 보도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사설 학원 관계자들에게 7억여원을 빌린 것 외에도 사학재단 이사 및 학원 원장에게 10억 여원을 이자없이 빌린 것이 드러났다. 또 현직 학교장들로부터 4천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받았으며, 심지어 은평구에 자립형 사립고와 사학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김승휴회장으로부터 선거 당일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까지 밝혀졌다. 공 교육감의 선거자금 논란은 교육자로서의 양심, 자질 모두를 의심케 한다.
그러나 KBS는 9일 하나금융지주 김 회장에게 선거자금을 받은 것을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8일에도 KBS는 공 교육감 선거자금 보도를 하며 전교조의 조직적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주경복 후보를 다시 거론해 초점을 흐렸다. SBS는 9일 아예 보도가 없었다. 반면 MBC는 공 교육감이 사학재단 및 학원장에게 이자 없이 10억 여원을 빌린 것도 ‘뇌물죄’가 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KBS는 9일 주요단신 보도에서 <공 교육감, 자사고 추진 기업으로부터 선거 자금>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보도는 “선거 당일인 지난 7월 30일 자립형 사립고와 사학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으로부터 격려금 명목으로 3백만 원의 선거 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와 관련해 야권은 공 교육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고, 참여연대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민원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단순전달했다. KBS는 8일 <교육감 선거 후유증>에서 “선거 비용의 80%인 18억 원을 학원장과 사학 재단 관계자로부터 빌리거나 대출 보증을 받은 게 문제가 됐다”며 공 교육감의 선거자금 문제를 다뤘으나 전교조의 조직적 지원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주경복 후보와 선거자금 때문에 잠적설이 제기됐던 김성동 후보 사례를 거론하며 초점을 흐렸다.

SBS는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MBC는 <교육감 3명 수사>에서 공정택 교육감의 선거자금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보도는 “교육감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게 학원과 사학재단인데, 공 교육감은 이자 없이 원금만 갚기로 하고 10억 원을 빌렸다”며 “대법원 판례로 볼 때 뇌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자를 받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다시 말해서 ‘채무를 면제시켜준다’라는 것과 똑같은 얘기고요. ‘채무를 면제시켜준다’는 것이 곧 ‘뇌물과 다름없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라는 민변 이영기 변호사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공 교육감은 여기에다가 학원관계자의 보증으로 8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또 은평자립형사립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한테서는 선거당일 격려금 3백만 원을 받았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또 사학재단으로부터 3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조병인 경북 교육감과 인사청탁과 뇌물수수혐의로 수사를 받는 오제직 충남교육감 소식도 전했다.


3. 방송3사, 대통령 주례 라디오 연설 무비판 보도

청와대는 오는 13일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때 뉴딜정책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노변담화’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주례 라디오 연설은 가칭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아침시간대 7-10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은 여론조작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방송은 대통령 주례 라디오 연설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KBS와 MBC는 단신으로 보도했으며, SBS는 보도하지 않았다. 그나마 KBS가 민주당의 반대 의견을 언급한 것이 우려의 목소리 전부였다.

KBS는 <“주례 연설 추진”>에서 “국민이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국정을 이해하는 것이 의미있다는 판단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민주당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임의로 방송을 사용해선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MBC는 <‘라디오 연설’ 추진>에서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주일에 한번 아침 출근 시간대에 10분 정도의 라디오 연설을 정기적으로 방송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라디오 연설은 매주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정책적인 주제를 딱딱한 형식이 아니라 정담을 나누듯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첫 연설은 다음주 월요일 금융위기를 주제로 방송될 예정”이라고 단순전달했다. <끝>



2008년 10월 9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