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1월 5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0.11.5)
등록 2013.09.24 14:17
조회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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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광화문 현판’ 균열 … <동아> “4대강은 이런 일 없게”
 
 
 

‘광화문 현판’ 균열 … <동아> “4대강은 트집잡히지 말아야 ”
 
 
 

■ ‘광화문 현판’ 균열 … <동아> “4대강은 이런 일 없게”
 <한겨레><경향> “정부의 조급증이 부른 현상”
 <조선> “멀쩡한 현판 바꾸네 마네 할 때 알아봤다”
 

지난 8월 복원된 광화문 현판이 석 달도 못 돼 금이 갔다.
광화문 복원은 당초 올해 말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G20 정상회의에 맞춰 완공시점을 9월로 앞당겼고, 또 다시 광복절에 맞춰 공개하기로 하면서 공기가 5개월이나 단축됐다. 전문가들은 공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복원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현판의 균열은 ‘나무를 제대로 건조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화재청은 “현판이 나무 결을 따라 균열된 것은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육송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5일 대부분의 신문이 관련 기사를 실었다. ‘완공 3개월 만에 균열’이라는 명백한 사실 앞에 문화재청이나 정부를 노골적으로 두둔한 기사는 없었다. 그러나 신문마다 미묘한 차이는 있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정부의 ‘광화문 복원 속도전’을 균열의 원인으로 보고 비판적으로 다뤘는데, 특히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문화재 복원마저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정부를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문화재청과 전문가들 사이의 ‘논란’을 전하는 한편, 칼럼을 통해 ‘정부가 현판을 바꾸겠다고 할 때부터 문제였다’, ‘언제까지 특정 목적을 갖고 작전하듯 문화재 공사를 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중앙일보는 문화재청의 해명을 중심으로 보도한 기사와 함께 칼럼을 싣고 ‘(복원공사에)그래도 뭔가 기본을 건너 뛴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조심스러운 비판을 내놨다.
동아일보의 보도가 눈에 띄는데, 현판에 균열이 생긴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내면서 ‘4대강 사업에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는 주문을 내놨다.
 
 
<‘정부의 조급증’이 광화문 현판 갈랐다>(한겨레, 2면)
 
한겨레신문은 2면에 관련 기사를 싣고, 현판의 때 이른 균열이 ‘덜 마른 나무판을 썼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어 문화재청과 현판을 작업한 장인들은 ‘외부 습도에 민감한 재료 특유의 자연 변화’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왜 석 달도 안 된 시점에서 급격한 균열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광화문 현판 균열 ‘건조 불량’ 가능성>(경향, 11면)
<‘속도전 재앙’ 폭로한 광화문 현판>(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현판의 균열이 정부가 광화문 복원 공사마저 ‘속도전’으로 진행한 결과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문화재청이 현판 균열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후안무치’라며 “광화문 복원이 졸속 부실공사였다는 것을 광화문 현판이 스스로 갈라져 천하에 폭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광화문 복원 공사의 공기가 단축되는 과정을 지적한 뒤, “청와대 관계자와 문화재청 직원들은 공사를 독려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은 이를 확인하러 뻔질나게 현장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민족 유산을 복원하는 사업이 정권의 이벤트에 휘둘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고건축계에서는 광화문 양옆에 붙어있는 궁장(궁궐의 담) 등도 공기에 쫓겨 부실 공사를 했다는 구체적 사례들을 들며 최악의 경우에는 몇 년 후 붕괴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고 전하고 “민족의 자긍심을 복원하는 사업이 거꾸로 조급증과 천박함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복원된 광화문 전체를 다시 세밀하게 살펴볼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번 사건이 “민심은 어찌됐든 밀어붙이는 속도전의 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며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속도전을 꼬집었다.
 
 
<“금 간 광화문 현판, 불가피한 현상”>(중앙, 31면)
<광화문 현판 어째 이런 일이…>(중앙, 칼럼)
 
중앙일보는 31면 <“금 간 광화문 현판, 불가피한 현상”>에서 4일 문화재청이 긴급자문회의를 열고 “나뭇결에 따라 균열된 것은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육송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으며 “당장 현판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 균열에 대한 신응수 대목장의 해명을 자세하게 싣고, “실제 4일 광화문은 현판만이 아니라 홍예문 천장화의 판재, 문, 문루의 보 등에도 이미 눈에 띄는 금이 가 있었다. 현판은 다른 곳의 균열에 비하자면 약한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나 광화문의 얼굴인데다 새하얀 바탕에 나타난 것이라 눈에 거슬렸다”고만 지적했다.
 
내부 칼럼(노재현의 시시각각)에서는 “문화재청이나 현판 제작 관계자들의 하소연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고 전제한 뒤 “겨우 석 달도 안 돼 이런 큰 흠이 날 수 있느냐는 소박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며 “‘날림공사’라고까지 매도할 생각은 없지만, 뭔가 원칙과 기본을 건너 뛴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문화재청 “우리나라 소나무의 일반적 현상” 중앙박물관 전문가 “재 건조 충분히 안했다”>(조선, 1면)
<[만물상]갈라진 광화문 현판>(조선, 칼럼)
 
조선일보는 1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으나 문화재청의 해명과 이를 반박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논란으로 전했다.
칼럼에서는 광화문 복원 공사의 공기가 단축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얼마나 등 떠밀리며 작업을 했는지 짐작이 간다”고 꼬집었다. 또 “멀쩡히 잘 있는 광화문 현판을 정조 글씨로 바꾸네 마네 할 때부터 씨앗을 뿌려졌다”며 “우리는 언제까지 특정 목적을 갖고 작전하듯 문화재 공사를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횡설수설] 광화문 현판과 4대강>(동아, 칼럼)
 
 
 

▲ 동아일보 칼럼
 

동아일보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반대세력들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도록 이런 공사는 말끔하게 해야 한다’는 당부를 내놨다.
<광화문 현판과 4대강>(권순활 논설위원)은 “완공한 지 석 달도 안 돼 현판이 갈라진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인재”라면서 “문화유산을 복원하려면 예상되는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칼럼은 뒷부분으로 가면서 논점이 달라진다.
칼럼은 광화문 현판 균열이 “4대강 사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4대강 살리기는 특정 정권의 문제를 넘어 주요 강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국책사업”인데 “공사 과정에서 잡음과 부작용이 나타나고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진다면 사업의 본질은 뒷전이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식으로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 사업의 성공을 내심 두려워하는 일부 세력의 정략적 발목잡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실정”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시공업체 모두 마음가짐을 각별히 가다듬어 공사를 완벽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광화문 현판의 균열이 ‘MB식 속도전’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일을 거울삼아 4대강 공사는 ‘트집 잡히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 <끝>
 
 
 
2010년 11월 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