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0월 26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0.10.26)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오늘의 브리핑
1. 정부의 발목잡기로 ‘SSM규제법안’ 처리 무산… 조중동 “민주당이 합의 깼다” 부각
2. 조선일보, ‘복지가 국민을 타락시킨다’고?
3. 충남특위 “금강 보·준설 중단” 요구…조중동 보도 안 해
1. 정부의 발목잡기로 ‘SSM규제법안’ 처리 무산… 조중동 “민주당이 합의 깼다” 부각
<중앙> “한나라당 설득에도 박 원내대표는 요지부동, 유통법 개정은 무산”
<동아> “민주당,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인 유통법 처리에 제동을 걸어”
<한겨레><경향> “김종훈 때문에 무산, 두 법안 동시 처리해야”
지난 22일 여야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25일에 우선 처리하고,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상생법)은 오는 12월 9일까지 분리해 처리하되 상생법이 처리될 때까지 중소기업청의 ‘SSM 사업조정 시행지침’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는 ‘상생법 처리를 지연시키려는 여당의 꼼수에 야당이 합의해 준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런데 25일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상생법이 통과되면 한-EU FTA체결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사실상 상생법 처리에 대한 정부의 ‘불가 방침’을 드러냈다. 그러자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상생법 처리에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유통법의 ‘분리처리’ 방침을 무효 선언했다.
그동안 정부는 ‘상생법이 WTO에 위배되고 한·EU FT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발목을 잡았고, 한나라당은 유통법과 상생법의 분리 처리를 주장하며 반년 넘게 법안처리를 미뤄왔다.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유통법은 전통시장 인근 500m에 대한 규제만을 담고 있어, 유통법만 분리돼 통과되면 오히려 SSM 입점을 합법화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며 두 법안의 동시 처리를 촉구해왔다. 상생법 개정안은 SSM 사업조장대상에 SSM ‘가맹점’을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조중동은 그동안의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채 ‘민주당이 유통법 처리를 반대’했다고 강조해 마치 SSM 규제법안 자체가 민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한 것인양 호도했다.
< SSM법 처리 ‘원점’>(경향, 1면)
<“한·미 FTA 장애” 통상관료 한마디에 상생법 표류>(경향, 3면)
<여야 합의 깬 ‘김종훈의 딴죽’>(경향, 3면)
<유통법·상생법안 동시 처리가 옳다>(경향, 사설)
기사는 “WTO에 100% 개방한다는 서비스 양허안을 내놨다 하더라도 중소상인 보호 등 특별사유가 있다면 규제를 신설할 수 있다”며 “이 규제가 GATS의 다른 조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해도 ‘합리성, 객관성, 공평성 요건’에 충족되면 협정위반이 아니다”라는 분석을 내놨다.
또 지난 6일 서명된 한·EU FTA협정문을 보면 한국은 EU회원국의 중소상인 보호조항을 수용해주면서 한국 시장은 유럽 유통 업체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면서 “FTA 상대방에 대해 규제를 허용한 정부가 국내 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규제 신설에는 FTA에 걸림돌이 된다며 반대하고 있고, 이에 주무부처와 정치권은 꼼짝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교통상부가 정부 위의 정부로 군림한다”는 비판을 전하며 “지난해 12월 상생법 개정당시에도 외교부가 반대의견을 내자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조항 대부분이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 지도부의 미숙한 조율 능력이 사태를 키웠다”며 “김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상에 앞서 통상 마찰을 우려해 상생법 처리에 부정적인 통상교섭본부와 조율을 이뤄내지 못했고, 박 원내대표 역시 상생법 분리처리에 대한 뚜렷한 ‘보장 조치’ 없이 덜컥 합의했다가 진보진영과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기업형슈퍼 규제 법안, 한꺼번에 처리해야>(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2면에서 민주당이 유통법 처리 방침을 백지화하고 두 법안을 동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유통법에 이어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상생법에 최근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이 발단”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의 이런 입장 변화는 두 법안의 분리 처리에 합의한 22일 여야 원내수석 간 회담 결과를 두고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당내에서도 ‘중소상인의 처지를 외면한 것’이란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권이 더는 서민 입법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나선 중소상인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기업형슈퍼 규제를 위한 두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면서 “여야가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킬 생각이라면 분리처리가 아닌 동시처리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이 사안을 제대로 마무리지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또 두 법안 처리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나라는 영국 한곳이며, 해당 기업도 홈플러스뿐”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정치력과 외교력을 동원해 풀어가야 할 사안”, “국제분쟁 우려가 있으니 중소상인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만 펴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獨은 ‘허가제’, 佛·英·日은 ‘도시계획’ ‘노동시간 제한’ 등으로 규제>(조선, 4면)
<바짝 움츠린 유통업체>(조선, 4면)
또 민주당이 그동안 ‘동시 통과’ 입장을 고수해오다 최근 한나라당과의 협상에서 방향을 꾼 것에 대해 “‘한나라당과 싸우는 사이 SSM이 상권을 잠식해가는 것을 그냥 지켜보느니 일단 유통법안을 통과시켜 전통시장부터 살려놓는 것이 낫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으로 ‘SSM 규제법안 처리 유보’를 선언했다면서 “여기에는 민주당 내 강경파와 진보진영의 반발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유통법안부터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하면서 “여야가 합의한 부분을 존중해야지 당국자인 통상교섭본부장이 자신의 입장에서 얘기한 것을 놓고 입장을 바꾸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의 민주당 비난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독일 등 해외에서는 ‘허가제’를 도입해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고 있고, 프랑스·영국·일본같은 WTO회원국들은 도시 계획이나 노동 시간 제한 등을 통해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중소상인들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SSM의 설립 규제의 목적을 중소상인 보호 대신 주변 환경보호, 주민 복지 향항 등으로 바꿀 경우 WTO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김 본부장의 이런 입장은 민주당도 진작 알고 있는 터”였다며 “그런 민주당이 갑자기 김 본부장의 발언을 거론한 건 진보 진영의 반발을 의식한 탓이 크다”, “결과적으로 김 본부장의 발언은 민주당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 준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의 입장이 바뀌자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김 본부장과 함께 박 원내대표를 찾아갔고 “박 원내대표는 요지부동이었고, 유통법 개정은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기사는 민주당이 여야 협의를 통해 유통법을 처리한 후 상생법도 처리한다는 ‘순차 처리’ 방안에 합의해놓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발언에 반발해 “합의를 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통상교섭본부장의 말 때문에 (여야) 합의를 깬 것은 민주당의 잘못”이라는 주장을 강조했다.
나아가 “법안 처리를 앞두고 진통이 예상된다”면서 “유통법의 통과가 늦어질수록 재래상인의 피해가 커진다”, “SSM 관련법 처리에 협조를 부탁한다”는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의 주장을 부각해 실었다.
2. 조선일보, ‘복지가 국민을 타락시킨다’고?
조선일보는 26일 <‘공짜’로 국민 타락시키면 나라에 재앙 올 것>이라는 선동적인 제목의 사설을 통해 ‘서울시가 전체 초등학생들의 학습준비물 지원에 예산을 쓰는 것은 전원 무상급식에 반대해온 논리를 흔드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무상급식, 학습준비물 지원 등을 비판하면서 “복지=공짜”, “국민 타락” 등으로 연결시키며 복지에 대한 왜곡된 논리를 폈다.
조선일보의 논리는 ‘부자 자식들에게 학용품 나눠주느라 저소득층에 돌아갈 몫이나 다른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온 국민에게 초등학교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것부터 따져볼 문제가 된다. 무상급식이나 학습준비물 제공은 빈부를 가리지 않는 ‘의무교육의 연장’, ‘공교육의 질 향상’ 차원에서 제기되어 온 교육정책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교육복지를 어디까지 확장해 나갈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교육예산의 비중을 얼마나 더 늘여야 하는지, 효율적인 예산 집행 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지 않은 채 무작정 ‘부자 자식에게 왜 공짜 밥, 공짜 학용품을 주느냐’는 논리를 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지난 9월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예산편성 우선순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7.1%가 친환경무상급식을, 35.6%가 학습준비물 무상지원을 꼽았다.) 더욱이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조선일보가 이런 주장을 펴는 것도 모순이다.
한마디로 “복지=공짜”라는 전제를 깔고 “공짜가 국민을 망친다”는 얘기다. 국민은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고, 정부는 국민 세금으로 복지 제도를 운영한다. 복지를 ‘공짜’로 밀어붙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뿐더러 우리사회 복지 수준을 놓고 ‘국민을 망칠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3. 충남특위 “금강 보·준설 중단” 요구…조중동 보도 안 해
‘충남도 4대강 재검토 특위’가 현재 금강에서 추진되고 있는 ‘보 건설’과 ‘대형준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이를 재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7월 28일 충남도 내에서 진행되는 4대강 사업을 재검토하기 위해 구성됐던 ‘충남도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 건설과 대규모 준설은 용수 확보나 홍수 예방 등 당초 정부에서 제시한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금강 생태계와 백제 문화유산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업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4대강 사업에 국가 예산을 집중 투입해 지방 재정이 극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며 “지역경제 살리기와 복지·교육·농업 등 민생 예산 확대를 위해 4대강 사업 및 예산의 재조정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특위는 이미 완공단계에 있는 금남보의 경우 일단 시범운영해본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앞서 14일에는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가 4대강 사업 가운데 합천보와 함안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한겨레신문은 특위의 제안 내용을 높이 평가하며, 정부가 지방정부와 사업을 재조정하기 위한 협의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조중동은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았다.
<“홍수예방·수질개선 효과없음” 모의실험 근거로 4대강 제동>(한겨레, 6면)
<이 대통령, 지방정부의 ‘4대강 대안’에 귀 좀 기울이라>(한겨레, 사설)
또 “충남도 특위에는 4대강 사업에 찬성·반대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이 고루 참여해왔다”며 “중앙정부가 제대로 된 공론화 절차도 없이 사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던 것과 다른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쯤 되면 중앙정부는 지방정부들의 대안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충남도와 경남도의 대안 개발 활동은 이 대통령의 말을 믿고 후속 절차를 밟아온 성격이 분명히 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약속을 되새기고 그 말을 지켜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보·준설은 반대, 하천 정비는 계속”>(경향, 6면)
이어 금강특위는 4대강 사업 중 금강을 살리는 합리적 사업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각 지역이 똑같은 내용으로 개발되는 획일적 방식이 아닌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가 반영되는 다앙한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전문가들이 현장활동과 조사 등을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을 보고서를 통해 충분히 제시한 만큼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금강특위의 요구를 전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