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장관급 협상이 3월 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미국 무역촉진권한(TPA) 연장 가능성이 있다는 변수가 있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TPA 시한인 31일까지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만큼 ‘마지막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협상 의제도 아닌 쇠고기 수입 개방 압력을 더욱 높이는가 하면 ‘쌀 개방’을 요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협상 막바지까지 일방적인 행태를 보여 ‘미국 퍼주기’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 단체는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방송3사 메인뉴스의 한미FTA 보도를 살펴보았다.
1. 보도량·보도비중 비교
26일부터 29일까지 KBS는 19꼭지, MBC는 14꼭지, SBS는 18꼭지를 보도해 MBC가 지난 8차 협상 기간과 마찬가지로 보도량이 가장 적었다. (<표1>참조)
<표 1> 한미FTA 장관급회담(3.26-3.29) 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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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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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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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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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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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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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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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6일(월) |
3꼭지 |
<험난한 최종 담판> (1)
<닮은꼴 담판 주역> (2)
<단신/단식농성> (3) |
3꼭지 |
<마지막 담판 돌입> (1)
<속셈은 쇠고기> (2)
<정치권 갈등> (3) |
5꼭지 |
<끝장 협상 시작> (3)
<쟁점마다 대립> (4)
<왜 31일?> (5)
<잇단 단식 농성> (6)
<반대 시위 격화> (7) |
3월 27일 (화) |
4꼭지 |
<농업협상 ‘안개 속’> (10)
<최후 방어선은?> (11)
<잇단 기습시위> (12)
<정치권 태풍으로> (13) |
3꼭지 |
<쇠고기 막판공세> (9)
<협상장 기습시위> (10)
<찬반양론 팽팽> (11) |
2꼭지 |
<농업 섬유 평행선> (4)
<협상장 기습시위> (5) |
3월 28일 (수) |
7꼭지 |
<최종 담판 난항> (1)
<뭘 얻고 잃었나> (2)
<정치권 FTA격돌> (3)
<시한연장 가능성> (4)
<내달 1일 대국민 담화> (5)
<반 FTA 촛불집회> (6)
<방송산업 몰락> (7) |
3꼭지 |
<농산물 전방위 압박> (1)
<핵심쟁점 제자리> (2)
<대규모 촛불집회> (3) |
5꼭지 |
<덜 주고 덜 받고 타결> (1)
<국영무역 폐지> (2)
<‘협상 연장’ 꿈틀> (3)
<빗속 촛불 집회> (4)
<소신? 쇼?> (5) |
3월 29일 (목) |
5꼭지 |
<“쌀 개방 없다”> (1)
<“쇠고기 완전 개방을”> (2)
<최종 결정 남기고> (3)
<“어느 수준이면 타결?”>(4)
<총리와 FTA> (5) |
5꼭지 |
<노대통령 내가 최종결정> (1)
<긴박했던 하루> (2)
<쇠고기에 달렸다> (3)
<시장장악 눈독> (4)
<“졸속이다” “아니다”>(5) |
6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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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종 결정”> (1)
<타결 가닥 잡았나?> (2)
<결국은 쇠고기> (3)
<방송 개방될 듯> (4)
<“완전 개방 안된다> (5)
<단신/“쌀이 포함시 협상
폐지”> (6) |
보도비중은 방송3사 모두 3월 27일을 제외한 3일간 FTA를 톱보도로 처리했다.
그러나 3월 27일은 3사 모두 스포츠 관련 기사가 톱보도였다. KBS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대구 유치를 톱보도로 한 뒤, 한미FTA 관련 소식을 10번째로 보도했다. MBC도 박태환 선수의 세계수영선수권 동메달 소식을 톱보도로 보도했고, 한미FTA관련 보도는 9번째로 처리했다. SBS는 박태환 선수 보도가 톱보도였고, FTA관련 보도를 5번째로 보도했다. 특히 이날은 한미FTA 관련 보도량에 있어서도 KBS 4꼭지, MBC 3꼭지, SBS 2꼭지로 스포츠 관련 소식보다 적었다. 박태환의 메달 획득과 대구 대회 유치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미FTA 최종협상을 이처럼 뒤로 배치하고 보도량도 적었던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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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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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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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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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보도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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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 유치 4꼭지 보도
(1-4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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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세계수영선수권 동메달 3꼭지 보도
(1-3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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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세계수영선수권
동메달 4꼭지 보도
(1-4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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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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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세계수영선수권 동메달 5꼭지 보도
(5-10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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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 유치 5꼭지 보도
(4-8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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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관련
2꼭지 보도
(5-6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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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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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관련
4꼭지 보도
(9-12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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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관련
3꼭지 보도
(9-11번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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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도 내용의 문제점
■ ‘쌀’만 지키면 된다?
한편 방송들은 미국이 ‘쌀 개방’을 요구하겠다고 밝히자 매일 보도마다 미국이 ‘쌀 개방’을 요구했는지를 주요 관심사로 다뤘다.
3월 27일 KBS <농업협상 ‘안개 속’>에서는 앵커가 “오늘은 쌀 시장 개방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구요?”라고 묻고 기자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 측은 오늘 협상에서 쌀 시장 개방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민동석 농업 고위급 협상 대표의 인터뷰를 담았다. MBC도 같은 날 <쇠고기 막판 공세>에서 “오늘 우려했던 쌀 문제는 거론이 되었습니까”라고 앵커가 묻고 기자가 “아직까지는 미국 측은 우리에게 민감한 쌀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며 민동석 대표의 인터뷰를 그대로 전했다. SBS도 <농업 섬유 평행선>에서 “쌀 개방 문제를 공식제기하겠다던 미국은 오늘 협상 테이블에서는 쌀 얘기는 꺼내지는 않았습니다”라며 민동석 인터뷰를 똑같이 다뤘다.
3월 29일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 국회 인준청문회에서 나온 쌀 개방에 대한 그의 발언을 3사 모두 강조했다. KBS는 <“쌀 개방 없다”>에서 앵커와 기자가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와 청와대가 쌀개방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의 발언내용을 다뤘다. SBS도 같은 날 <“쌀이 포함시 협상 폐지”>(3.29)에서 단신으로 한덕수 지명자의 쌀 개방 관련 발언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이 협상 막바지에 ‘쌀 개방’을 들고 나온데 대해서는 그 저의를 따져봐야 한다. 또 한국 관료들이 “쌀만은 지킨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도 쇠고기 개방을 비롯해 다른 분야의 대폭 양보를 ‘물타기’하는 시도가 아닌지 냉정하게 다뤄야 한다. 즉 정부 협상단이 ‘쌀 시장 보호’를 쇠고기 수입개방을 비롯한 나머지 분야에서의 양보 명분으로 여론화하기 위해 ‘쌀 보호’를 강조하더라도, 방송은 여기에 휘둘리면 안된다. 그러나 보도들은 ‘미국이 쌀 개방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데 안도하거나 정부 관료들의 ‘쌀 개방 저지’입장을 강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칫 “쌀만 지키면 된다”는 식의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이다.
다만 MBC <속셈은 쇠고기>(3/26)에서는 미국 측이 쌀 문제를 자꾸 꺼내는 이유가 ‘쇠고기 시장개방을 위한 속셈’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미국이 우리나라에 추가로 수출할 수 있는 쌀은 최대 10만톤 정도로 연간 5,000만 달러, 500억 원이 채 안된다. 반면 쇠고기는 현재 40%인 쇠고기의 관세를 없애고 검역조건까지 바꿔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하게 될 경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쇠고기 수출은 8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쌀을 수출할 때 예상되는 액수의 16배에 이른다고 한다. 이 보도에서는 “우리에게 민감한 쌀을 지렛대로 삼아 쇠고기에 대한 양보를 받아내려는 속셈이 깔려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 쇠고기 열자는 것인지 막자는 것인지 아리송한 MBC 보도
3월 29일 방송3사는 모두 부시 미 대통령의 축산업계 대표를 대상으로 한 연설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KBS와 SBS는 이를 ‘부시의 주장’ 수준으로 다뤘다. SBS는 <결국은 쇠고기>(3.29)에서 “뼛조각 쇠고기 문제는 공식 의제가 아닌데도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 왔는데요”라고 하는 등 미국의 쇠고기 수입개방 요구가 부당함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완전 개방 안된다”>(3.29)에서도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쇠고기와 오렌지는 반드시 막겠다’고 말한 것을 한 꼭지로 다뤘다.
그러나 MBC <시장장악 눈독>(3.29)은 미국이 우리의 쇠고기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의 ‘비싼 쇠고기 값’을 부각시켰다. 이 보도는 미국 측이 왜 이렇게 쇠고기 문제에 집착하는지 그 까닭을 취재한다면서 미국이 “한국의 비싼 쇠고기 값에 주목해서 한우의 3분의 1 가격에 쇠고기를 수출하면서 40%인 관세마저 없앤다면 한국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한국의 쇠고기가 비싸다’는 내용을 보도의 반 이상 할애해 강조했다. 먼저 “2003년 12월 광우병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금지됐습니다. 그 자리는 호주산 쇠고기가 차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이 함께 오르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쇠고기 값이 너무 비싸 먹기 힘들다’는 시민의 인터뷰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금지됨으로써 공급량이 줄어 쇠고기값이 올랐다’는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의 인터뷰를 담았다. 결과적으로 이 보도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서민들에게 쇠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정보(?)만 전달하는 효과가 컸을 뿐,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압력의 문제점은 거의 지적하지 않는 보도였다.
■ ‘겉핧기’와 ‘기계적 균형’에 그친 쟁점 관련 보도
SBS <쟁점마다 대립>(3/26)은 한미FTA에 대한 한미FTA민간대책위원회와 한미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측의 주장에서 가장 대립되는 점 네가지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양측의 주장을 그대로 나열만 했다. 예를 들어 투자자 국가간 소송제도에 대해서는 “경제 단체 측에서는 어느 FTA에나 있는 분쟁해결절차로 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라고 감싸고 있는 반면, 범국민운동본부측은 정책주권을 상실하고 미국의 쉰 한번 째 주가 도는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농업개방으로 인한 피해규모에 대해선 FTA 찬·반 양측의 예측치가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라며 수치를 비교했다. 관세철폐, 멕시코의 외환위기에 대해서도 한미FTA 찬반 진영의 주장을 단순 나열했다.
한마디로 ‘완전한 기계적 균형’을 이룬 보도지만 협상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국민에게 어떤 실질적 정보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MBC는 <찬반양론 팽팽>(3.27)에서 말레이시아와 미국 간 FTA협상 중단에 대한 찬반 의견을 담았다. 보도는 박석운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의 “퍼주기만 하고 얻는 것이 없는 협상 양상이라면 한국도 주권국가로서 말레이시아처럼 협상중단을 선언해야 됩니다”라는 인터뷰와 전세영 서강대 교수의 “미국과의 교역량이나 투자협력 측면에서 볼 때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되죠. 그렇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를 같은 선상에 높고 생각할 수 는 없습니다”라는 인터뷰를 다뤘다. 그러나 이 보도는 말레이시아-미국 FTA 협상 중단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은 없이 “찬반공방은 쇄국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개방만이 살 길이라는 주장이 있고 또 자칫하면 미국 경제에 예속될 것이라는 반대의 주장이 팽팽합니다”라는 멘트를 덧붙이는데 그쳤다.
■ 정치권의 한미FTA 반대를 ‘쇼’로 폄하한 SBS
한편 정치권에서도 한미FTA 졸속 타결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이와 관련한 보도들도 나왔다. 정치권의 한미FTA에 대한 입장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미FTA 협상이 지금 수준에서 타결된다면 국회의 비준 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방송보도는 단순히 스케치 형태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찬반주장 근거를 구체적으로 취재하여 전달하고 그들에게 책임 있는 입장표명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방송3사의 관련 보도는 FTA반대 정치인들을 단순 소개하는데 그치거나 각 당의 분위기를 전하는데 그쳤다.
특히 SBS <소신? 쇼?>(3.28)는 입장표명을 하고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정치인을 ‘정치쇼’가 아닐까 라고 폄하하는 보도였다. 이 보도에서는 천정배, 김근태 의원의 단식농성을 전하면서 “이들에게 혹시, 소신이 달라진 건 아닌지 물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금도 FTA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지금처럼 졸속으로 진행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그러나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국민 편가르기에 편승하는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이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의 중동순방을 수행중인 정부고위당국자는 그 사람들이야 정치적으로 그러는 것 아니냐며, 나라의 명운이 달린 문제인데 그 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할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두 의원의 한미FTA반대 단식농성을 ‘소신이 없다’거나 ‘국민을 편 가르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기 어려울 정도로 ‘퍼주기 협상에 대한 비난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반대의견이 팽배한 상황이다. 실제 다른 보도에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서도 반대의견이 많아 협상타결 내용에 따라 반대의견으로 돌아설 정치인이 많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MBC <정치권 갈등>(3.26)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FTA협상 추진을 찬성하는 쪽이 많습니다. 그러나 농촌 출신 의원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일부 관망파도 타결내용이 불리할 경우 언제든지 반대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SBS <잇단 단식 농성>(3.26)에서도 “한나라당은 좀 더 긍정적이지만 정작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들은 국익에 도움이 돼야 한다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속정당과 관계없이 최대 80명에 달하는 농촌 출신 의원들과 문광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안의 FTA반대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KBS <정치권 태풍으로>(3.27)에서는 “당 지도부는 타결도 되기 전에 농성부터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못마땅한 입장입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요구를 담은 당론에 42명의 의원만이 서명할 정도로 당의 분화는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라고 열린우리당의 상황을 전했다. 또한 한나라당에 대해서 “한나라당의 고민도 큽니다. 당과 대선주자들이 농업 분야의 보호 등을 전제로 한미FTA에 찬성하고 있지만, 농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도 크기 때문입니다.”라고 보도했다.
3.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부족, KBS·SBS 일부 보도는 긍정적
한편 국민들에게 한미FTA의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할 방송보도가 의도를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내용을 다루거나 엉뚱한 제목달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KBS <닮은꼴 담판주역>(3.26)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 카란 바티아 무역대표부 부대표의 개인 신상을 종합한 내용이었다. 두 사람이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동문으로 변호사와 대학교수를 지냈는데 현 정권에서 초고속 승진 발탁되어 통상 수장을 맡게 되었으며, 미국 변호사 출신답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내용이다. ‘퍼주기’라는 비난을 받는 협상을 놓고 이런 가십성 보도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참으로 의문이다.
SBS <덜 주고 덜 받고 타결>(3.28)은 당일 FTA협상에서 농업분야도 평행선이며 서비스 분과도 일시 세이프가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섬유분과에서도 미국의 양보안이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평이한 내용의 보도가 제목은 <덜 주고 덜 받고 타결>이다. 뭘 덜 주고 뭘 덜 받았는지, 뭐가 타결된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없는데 이처럼 모호한 제목을 단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반면 KBS 보도 가운데에는 의미있는 정보를 담은 것들이 있었다. <뭘 얻고 잃었나>(3.28)는 이번 FTA관련 보도들 중에서 국민에게 협상의 실상을 가장 냉정하게 제공했다고 평가할만한 보도이다.
보도는 지금까지의 협상결과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미국이 얻은 것은 무엇인지를 간결하게 설명했다. 또 “우리가 협상에서 얻는 것이 하나도 없더라도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익이라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미국이 정한 시한에 맞춰 체결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좀 더 늦어지더라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협상이 되도록 타결을 늦추는 것이 옳은지 정부는 다시 한 번 숙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해 FTA협상에 대한 냉정한 ‘손익계산’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27일 <최후 방어선은?>에서는 과일의 계절관세 도입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문제는 감귤과 미국산 오렌지가 출하시간이 상당부분 겹쳐서 오렌지 관세를 조금만 내려도 감귤산업이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을 보도했다. 쇠고기 개방 문제에 대해서도 기자는 “미국이 들고 나온 쌀 시장은 손대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10년에 걸쳐 농산물 시장을 개방할 경우 피해 추정치는 9천억 원에 이릅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사흘 남짓 남은 협상 시한, 지킬 것은 꼭 지키겠다던 약속처럼 마지노선을 확인해가며 협상에서 잃고 얻는 것을 냉철하게 계산해야 할 땝니다”라고 보도했다.
또 28일 <방송산업 몰락>은 케이블TV관련 업체 120여곳 종사자들의 ‘대국민 호소문 및 방송개방 협상 중단 촉구’ 집회를 보도했다.
SBS <방송 개방될 듯>(3.29)와 SBS <국영무역 폐지>(3.28)도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보도였다.
SBS <방송 개방될 듯>(3.29)은 SBS 취재결과 우리가 미국의 방송분야 개방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현재 49% 이하로 돼 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공업체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고 지상파 프로그램의 편성 쿼터도 완화하여 지상파 방송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 프로그램으로 채워질 수 있고, 대중음악이나 애니메이션 분야는 오락 프로그램의 공세가 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케이블 방송국의 경우 외국인 지분 제한이 없어지면서 거대 미국 업체들이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시장 개방에 대해 비중있게 보도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보도였지만, 왜 그동안 방송사들이 방송시장 개방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는지 아쉬웠다.
SBS <국영무역 폐지>(3.28)는 타사가 보도하지 않은 국영무역 폐지를 자세히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국영무역이란 고추와 참께 같은 민감 농산물을 정부가 수입 한 뒤 현 시세 수준에서 시장에 내다파는 것인데, 민감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95년 우루과이라운드 시행 이후 9개 민감 품목에 대해 적용해왔다. 보도에서는 “미국은 농산물 수출을 늘리기 위해 국영무역의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우리 측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콩과 양파 4~5개 품목에 대해 국영무역 대신 민간무역을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품목을 놓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기자는 이에 대해 “민감 농산물의 수입이 민간에게 넘어가면 미국 농산물읜 저가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멘트했고,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의 “저가공세로 농민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고, 수입 미국 농산물에 대한 품질관리가 허술해져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크게 우려됩니다”라는 인터뷰를 담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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