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11월 20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09.11.20)
등록 2013.09.23 16:39
조회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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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사장 후보된 ‘MB 언론특보’ 김인규 씨 … <조선><동아> 또 말바꾸기  
 
 
 
<조선><동아>, ‘서동구’와 ‘김인규’가 왜 다른가
 
 

1. KBS 사장 후보된 ‘MB 언론특보’ 김인규 씨 … <조선><동아> 또 말바꾸기
   <동아> “청와대 신뢰 큰 인물”, “강력한 리더쉽 필요”
   <중앙> “더 강한 ‘KBS 개혁’ 원했다”
   <조선> ‘서동구는 안된다’더니, 김인규에겐 ‘잘 하라’
   <한겨레><경향> 정치적 독립성 훼손 우려
 
19일 KBS 이사회가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을 사장 후보로 선출하고 대통령에게 임명제청 하기로 했다.
김 씨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송전략실장을 맡았고, 인수위 시절에도 당선인 언론 보좌역을 지냈다. 또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KBS 사장, 청와대 정무수석,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이름이 오르내린 ‘정권 실세’로 꼽힌다. 최근에는 ‘청와대의 통신사 250억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 기금 압박’ 사건으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언론계와 시민사회, 학계 등에서는 김 씨가 KBS 사장이 되는 것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한편 지난 2003년에는 해직언론인 출신의 서동구 씨가 KBS 사장으로 임명되었으나 노무현 대선캠프의 고문을 맡았었다는 이유로 노조와 시민사회가 반발하자 8일 만에 사퇴한 바 있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기권하고 친여 성향의 이사들만이 표결에 참여해 이명박 정부의 ‘최측근 실세’인 김 씨를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김 씨의 사장 후보 결정에 시민사회단체들과 언론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신문들은 일제히 김 씨가 KBS 차기 사장으로 결정된 사실을 보도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김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이었다며 KBS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을 우려했다. 반면, 조중동은 김 씨의 사장 후보 선출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김 씨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 MB참모 출신 김인규씨 KBS사장 최종후보로>(한겨레, 1면)
<정권 ‘창업공신’이 KBS ‘장악’ 정책현안 편파보도 노골화 우려>(한겨레, 6면)
 
한겨레신문은 1면 기사에서 “‘엠비 선거참모’의 공영방송 사장 선임으로 한국방송은 ‘제2의 와이티엔 사태’로 치닫고 있다”며 “노조는 23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총파업 투표 일정을 잡고 곧바로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6면 기사에서도 “현 정부의 ‘창업공신’으로 불리는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이 <한국방송> 사장 후보로 제청되면서, 현 정권의 한국방송 장악 논란이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는 “대통령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토론 등 방송 홍보대책을 지휘했던 인사가 한국방송 사장이 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권 편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라며 “수신료 인상, 조직 개편 등이 조만간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 KBS 신임 사장에 김인규씨 선정>(경향, 2면)
 
경향신문도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김 회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정되면서 KBS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 “우여곡절 끝에 사장 선임 절차가 일단락됐지만, 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에 대한 안팎의 여론이 들끓고 있어 향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KBS 노조와 사원행동 등의 총파업과 반대투쟁 방침을 전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10면 기사에서 “김 후보자는 33년간 KBS에서 일하면서 쌓아온 전문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향후 KBS 개혁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는 한 KBS 간부의 발언을 강조했다.
 
< KBS 신임 사장에 김인규 씨>(중앙, 1면)
<김인규 사장 선임 의미 ... 더 강한 ‘KBS 개혁’ 원했다>(중앙, 10면)
 
이어 “신임 김인규 사장 후보자에게 당면한 과제는 적지 않다”며 김 씨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늘어놓는 데 그쳤다. 기사는 “최근 흔들렸던 공영방송 KBS의 위상을 정립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처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면서 “2012년 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디지털 방송 전환에 필요한 재원(약 4500억원)을 확보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 “수신료 현실화”를 주문했다. 또 “정권 교체나 사장 선임 때마다 되풀이돼 온 내부 갈등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산적한 과제를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KBS 노조 등이 강경하게 맞서기로 했다는 방침을 덧붙였다.
 
 
<동아>, 2003년엔 ‘부적격 근거’가 2009년엔 ‘장점’으로
 
동아일보는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하기는커녕, 김 씨가 ‘정권실세’라는 데 대해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등 그를 적극적으로 추켜세웠다.
 
< KBS 새 사장 김인규씨 선출>(동아, 1면)
<공영방송 정체성 확립 ‘최우선 과제’>(동아, 8면)
 
동아일보는 8면 기사에서 “KBS 이사회가 19일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협회장을 KBS의 새사장 후보로 선출한 것은 방송통신융합과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김 사장 후보는 KBS 공채 1기로 33년간 재직해 내부 인맥이 넓고 지지자도 적지 않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방송팀장으로 활동해 대통령의 신뢰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씨가 “대통령정무수속비서관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고사할 정도로 KBS에 애착이 컸던 것”이라며 “김 사장 후보는 청와대의 신뢰를 바탕으로 KBS 개혁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켜세웠다.
기사는 “KBS의 당면과제는 영국 BBC나 일본 NHK에 필적하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수신료 현실화’와 ‘공영방송법’ 실현 방안과 의견 조율, 디지털 전환 재원 마련 방안을 꼽았다.
또 “KBS 노조를 비롯해 사원행동, KBS PD협회 등이 김 사장 후보를 공개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에 이 갈등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김 사장 후보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KBS 내부에선 김 사장 후보 지지자도 적지 않고 ‘차선’은 된다는 시각도 많아 노조의 행동이 힘있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라고 전망했다.
 
 

▲ 동아일보 11월 20일 8면 기사
 
 
그러나 2003년 3월 서동구 씨가 KBS 사장으로 임명되었을 당시 동아일보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동아일보는 2003년 3월 24일 사설 <새 KBS 사장 적격자인가>에서 “공영방송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이라며 “KBS 이사회가 새 사장에 임명제청하기로 한 서동구씨가 과연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낼 수 있는 인사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뛴 언론고문”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런 인물이 사장에 임명될 경우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고 앞으로 권언(權言)유착을 끊겠다는 노 대통령의 약속이 빈말이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과 방송가의 우려”, “정권의 잘못된 주문이 있을 경우 이에 맞서 저항할 수 있겠느냐는 것”고 주장했다.
나아가 동아일보는 “역대 정권에서 우리나라 방송들은 특정 정파에 치우쳐 사실이나 진실을 왜곡하고 그로 인해 공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며 “그런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집권측이 또다시 공영방송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KBS는 정치나 권력의 입김을 차단할 수 있는 독립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동아일보 2003년 3월 24일 사설
 
 
 
<조선>, 2003년엔 ‘대선후보 언론고문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안된다’더니…
 
조선일보도 2003년 서동구 씨와 2009년 김인규 씨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다르다.
 
▲ 조선일보 2003년 3월 24일 사설
 
 
2003년 3월 24일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사람’을 다시 KBS사장으로?>라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사설은 “KBS 이사회가 신임사장으로 임명 제청키로 의결한 서동구씨는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언론 고문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후보 시절 언론 분야를 조언했던 인사를 대통령이 된 후 KBS 사장에 임명한다면 KBS는 대통령의 언론관을 홍보하고 시행하는 시범관이 될 우려가 있다”, “‘대통령의 사람’이 KBS 사장으로 들어오게 되면 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또 “KBS는 한국 최대 언론기관으로 KBS의 정체성(正體性)은 미디어 차원 이상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갖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언론 고문을 거침없이 밀어붙이려는 것은 현 정권 역시 방송을 전리품(戰利品)쯤으로 여기거나, 아니면 방송을 국정의 도구화하려는 의도라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없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김인규 씨가 이명박 선거캠프의 언론특보였음을 지적하기는커녕 ‘정연주 사장 시절 KBS의 정체성이 훼손됐다’고 몰면서 김 씨가 풀어야 할 과제들을 늘어놓았다.
 
 

▲ 조선일보 11월 20일 6면 기사
 
 
< KBS 사장 후보에 김인규씨>(조선, 1면)
<공영방송 정체성 확립이 최우선 과제>(조선, 6면)
 
조선일보는 6면 기사에서 “2006년 KBS 이사를 끝으로 KBS를 떠난 지 3년 만에 KBS로 돌아온 김인규 차기 사장 후보자는 만만찮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 공영방송 정체성 확립 △수신료 인상 △KBS 내부갈등 해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김 씨의 과제로 꼽았다.
기사는 “KBS 문제의 핵심은 ‘정체성의 위기”’라며 KBS가 정연주 전 사장 시절 신뢰도와 중립성에 큰 타격을 입었고, 프로그램의 질적인 면에서도 공익성이 추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몰면서 그 예로 최근 한 오락프로그램에서 나온 키 작은 남성에 대한 비하 발언을 언급했다.
또 “수신료보다 광고에 더 의존하는 KBS의 재원구조도 BBC나 NHK 등 해외의 공영방송과는 거리가 멀다”며 수신료 인상을 강조하는 윤석민 서울대 교수의 발언을 실었다. 나아가 “최근 수년간 KBS 직원 상당수는 길거리로 나가 ’정치적 독립‘ 등의 구호를 외치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정치적 이슈와 상관없는 공영방송 고유의 품격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는 소홀했다”며 조직혁신을 강조한 한 책임 프로듀서의 발언을 다루기도 했다. 이어 “KBS는 사장교체, 프로그램 개편, 인사발령 등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KBS의 각종단체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며 대립하고 있다”면서 KBS의 내분을 언급했다. <끝>
 
 
 
 
2009년 11월 20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