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9월 2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09.9.2)
등록 2013.09.23 16:12
조회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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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1. 용산참사 재판 파행 … 조중동, 방청객 법정 소동만 부각
2. 민주당, 엄기영 사퇴 압박 항의 … <조선>, “민주당의 월권 · 논란”으로 다뤄
3. 이명박 정권에 ‘찍힌’ 진중권 씨 잇따른 해임… <한겨레><경향>만 비판
 
 
 
‘용산재판’ 파행, 조중동 ‘법정소동’만 부각
 
 
 
1. 용산참사 재판 파행 … 조중동, 방청객 법정 소동만 부각
<조선> 검찰의 ‘사법부 무시행태’는 침묵 … “법원이 모욕 자초”
<중앙> 재판 거부, 침묵시위 모습 그림으로 부각하기도
<한겨레> “검찰 수사기록 공개거부, 파행 예고된 것”
 
용산참사 관련 7차 공판이 어제(1일) 열렸으나 파행으로 끝났다. 지난 1월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했으나 아직 살인진압을 둘러싼 진상규명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태며, 오히려 철거민 9명이 경찰관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법원의 명령조차 거부하고 당시 진압작전과 관련한 중요 수사기록 3천여 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변호인단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모두 공개하지 않는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며 사임했다. 이에 피고인들은 변호사를 선임할 때까지 공판을 연기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을 강행했다. 그러자 피고인 측은 ‘사건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국선 변호인으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재판부를 등지고 앉아 재판거부의사를 나타냈다. 피고인 측 방청객들도 모두 퇴장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법정소란’을 막겠다며 방청인원을 제한하고 캠코더로 방청객들을 촬영했다. 또 일부 방청객들이 불공정한 재판을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이자 5일 감치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조중동은 방청객들의 ‘법정 소란’에 초점을 맞췄다. 조중동은 재판부가 방청객들의 법정 소란을 막기 위해 여러 방도로 노력했으나 30여 분간 소란 끝에 결국 방청객 일부를 감치 명령하도록 하는 등 법정 혼란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용산 참사’ 법정 소란에 방청객 4명 구속>(조선, 10면)
<오늘의 법정 모욕은 법원의 業報다>(조선, 사설)
 
특히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법정 소란’을 개탄하면서, “엄정 대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사설은 ‘법정 모욕 풍조가 유행처럼 번져간다’면서 지난해 촛불집회로 기소된 사람들의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엄정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을 벌인 누리꾼들의 재판을 언급하며 “법정이 특정 이념 집단의 광기(狂氣) 앞에서 짓밟히고 있는데도 법원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수단의 사용마저 포기”했다며 “오늘 법원이 당하고 있는 법정 모욕 사태는 그 업보(業報)”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법원의 수사기록 제출 명령을 거부한 검찰의 ‘사법부 무시’ 행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
 
 

▲ 조선일보 사설
 
 
<캠코더 촬영해도 고함·항의 마스크…‘용산재판’ 또 파행>(중앙, 29면)
<용산재판 또 파행…방청 4명 구금>(동아, 12면)
 
중앙일보는 ‘법정 소동’ 과정을 상세히 전하면서, 피고인들의 재판 거부 모습과 방청객의 침묵시위 모습을 4단에 걸쳐 그림(23×10㎝)으로 묘사했다.(재판부를 등진 피고인들의 모습이 모두 험악하게 표현되었다.) 법원이 유례없이 방청객을 캠코더 촬영해 항의를 초래한 데 대해서는 ‘방청객이 검사에게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했던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법정 내 질서 원칙을 재차 단호하게 설명”했다며 재판부의 원칙 고수와 방청객의 일방적 무례를 대조하듯이 보도했다.
 
<수사기록 빠진 재판 변호인 조차 떠났다>(한겨레, 1면)
<‘용산 공판’ 강행에 등 돌린 피고인>(경향, 8면)
 
한겨레신문은 1면에서 재판 파행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조중동과 달리 이번 재판이 ‘시작 전부터 파행이 예고됐다’며 그 배경을 상세하게 전했다. 기사는 법원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재판 이후 처음으로 번호표를 나눠주며 방청객 수를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선 변호인단이 검찰의 수사기록 추가 공개 거부에 반발해 사임하자, 재판부는 국선변호인을 변호인석에 앉히고 공판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이날 성명을 내 “피고인들에게 지금 이대로 재판에 응하게 하는 것은 변호인으로서 죄악이자 양심에 반하는 것”, “지금 이대로의 재판은 문명국가의 공정한 재판이기는커녕 피고인들의 헌법적 권리를 짓밟는 사법의 치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변호인들이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하며 변론을 중단하고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데도 재판부는 “오늘 진행될 서증조사는 국선 변호인이나 피고인들만 있어도 충분하다”며 “피고인들이 구속된 상황에서 공판 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 민주당, 엄기영 사퇴 압박 항의 … <조선>, “민주당의 월권 · 논란”으로 다뤄
<중앙><동아>, “김우룡, 방문진 MBC 경영 책임 묻는 건 당연” 초점
<경향>, MBC 흑자 · 높은 시청율로 엄 사장 강제퇴진 명분 잃어
 
1일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MBC 엄기영 사장의 사퇴를 압박해온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김우룡 이사장을 항의방문 했다.
2일 조선일보는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에 대해 “정치권의 월권행위”를 한 것이라는 반발과 논란이 일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방문진 이사들 “정치권이 월권행위 하나”>(조선, 8면)
< MBC 노조 “기존 단체협약 재검토하겠다”>(조선, 8면)
 
조선일보는 민주당 의원들이 김 이사장에게 “방문진이 엄기영 MBC 사장의 사퇴를 논의해서는 안된다”고 압박했다며 민주당 의원들과 김 이사장의 공방을 전했다.
기사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전병헌 의원), “사장의 거취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월권을 넘어 협박”(조영택 의원)이라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에 김 이사장은 “대주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응수했다고 전했다.
또 방문진의 ‘A 이사’는 “정치인들이 방문진의 고유한 권한을 행사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월권 아니냐”고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며 “무작정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 이라는 표를 실었다. 이 표는 PD수첩 ‘광우병 보도’, 노조의 경영개입, 상반기 대규모 적자 등을 “주요 현안”으로 놓고, 이에 대한 “방문진 이사들의 문제제기 및 평가”라며 경영진을 질타하는 내용을 요약해 놓았다.
 
 

▲ 조선일보 8면 기사
 
 
<“대주주가 MBC 경영 책임 묻는 건 당연”>(중앙, 8면)
<“경영 책임 묻는 게 대주주의 권한”>(동아, 10면)
 
중앙일보는 김우룡 이사장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방문진이 엄기영 사장 등의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기사 내용에서도 김 이사장의 주장에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지난달 교체된 방문진 이사들은 그간 MBC를 상대로 방만 경영과 프로그램 왜곡 논란 등을 집중추궁 했다"며 ”그 결과 경영진이 광우병 보도 왜곡 논란에 대해 심층조사를 벌이지 않은 점이 드러났다. 노조의 경영 개입도 문제로 지적됐다“고 방문진의 엄기영 사장 압박에 힘을 실었다.
동아일보도 김 이사장의 발언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기사는 “방문진이 MBC의 경영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고유한 업무다”, “MBC 경영진이 남은 임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엄격히 지켜볼 것이다”라는 등의 김 이사장의 발언을 전했다.
 
<김우룡 ‘엄기영 강제퇴진’ 고민되네>(경향, 23면)
 
반면 경향신문은 뉴라이트 인사들로 대거 물갈이 된 방문진이 엄기영 사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해 왔으나 MBC가 7월 37억 원의 흑자를 내고 신뢰도와 시청률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어 ‘사퇴 압박’의 명분이 약해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우룡 이사장이 엄 사장 압박의 수위를 낮췄다며 “KBS 정연주 사장에 이어 MBC 사장까지 강제해직시킬 경우 미디어법통과 이후 비등한 현 정권의 언론장악시도에 대한 반감이 반MB 정서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MBC 관계자의 분석을 전했다.
 

3. 이명박 정권에 ‘찍힌’ 진중권 씨 잇따른 해임… <한겨레><경향>만 비판
 
이명박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해온 진중권 씨가 중앙대 겸임교수 재임용 탈락, 카이스트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의 중단에 이어 홍익대 강의마저 못하게 됐다. 개강을 사흘 앞두고 갑자기 강의를 취소한 데 대해 홍익대 측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2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비판 지식인 핍박 행태를 비판했다.
 
<정권에 쓴소리한다고 밥그릇까지 뺏다니>(한겨레, 사설)
<정부와 생각 다른 학자 쫓아내는 대학>(경향, 사설)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진중권 씨의 잇따른 해임, 강의 취소, 방송 출연 중단 사태를 언급한 뒤, “이쯤되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긴 어렵다”며 “여러모로 정부 뜻이 반영된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 씨가 자신의 말과 글 때문에 권력의 핍박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 이를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며 “이런 일은 언론과 학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자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일부 지방대에선 시국선언에 나선 교수들이 잇따라 해임될 조짐이라는 말까지 나돈다”며 “이런 식으로 비겁하게 지식인들을 괴롭히면서 법치주의를 내세우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꼬집었다.
 
 
 

▲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진중권 씨의 홍익대 강의 취소 사태와 함께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이 학교 서사창작과 강의가 학교 측의 제지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사설은 두 사람의 강단 배제 이유가 “현 정권에 의해 ‘좌파정권 인맥’으로 ‘찍혔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정권의 위세에 눌려 대학의 정치적 중립성, 학문의 자유는 퇴행하고, 상아탑은 시대착오적인 편가르기와 재갈물리기로 인해 멍들고 있다”고 개탄했다.<끝>
 
 
 
2009년 9월 2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