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모니터_
3월 12일자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09.3.12)
등록 2013.09.23 12:11
조회 326
우리단체는 16일부터 주요일간지 보도 일일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조중동은 정권의 실정을 감싸고돌면서 우리사회 거의 모든 분야의 주요 의제들을 왜곡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단체는 논평과 모니터보고서 등을 통해 조중동의 왜곡보도를 감시하고 비판해왔지만, 조중동의 왜곡 실상을 알리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조중동방송’을 밀어붙이는 지금, 우리는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일일브리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일브리핑은 제 시민단체와 정당, 언론사와 구독을 원하는 누리꾼과 일반 시민들에게도 메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신문 일일브리핑을 받아보기 원하는 분들은
ccdm1984@hanmail.net으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11일부터 13일까지는 시범운영 기간입니다.
 
1. 조중동이 보는 한국 경제는 ‘맑음’?
조선, “불황 투자 늘린다”… 중앙, “‘3월 위기설’ 지나가나”… 동아, “한국경제 희망있다”
 
  경제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올해 국민소득이 1만 5천달러도 안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송태정 우리금융경영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 -4%, 원-달러 평균환율 1300원, 물가 지표인 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 2.1%, 추계인구 4874만명을 가정할 때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은 1만 4690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12일 송 연구위원의 올해 국민소득 전망을 보도했다.
 
<“국민소득 5년전 수준 후퇴” 우리금융지주 “올 1인 1만 4690달러” ‘4만달러 공약’ 절반실현도 힘들 듯>(한겨레, 4면)
<1인당 GDP 1만5천달러 안될 수도…올해 연평균 환율 1300원땐>(경향, 2면)
 
  조중동은 올해 국민소득이 1만 5천달러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송 연구위원의 전망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날 조중동의 경제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재벌의 신규투자 확대 전망과 한국 경제에 대한 희망적 관측이었다. 조선일보는 경제섹션 1면에서 신규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구본무 LG 회장의 발언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에서 전날 1400원대로 회복된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지수 1100선 상승을 부각하면서 큰 제목을 “‘3월 위기설’ 사그라지나”로 뽑았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분석 결과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기업 및 정부 혁신에서 2위를 차지했다며 한국 경제에 희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설 말미엔 “모든 경제주체가 과도하게 비관론에 휩싸여 위축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팽배해있는 경제위기론을 일축하기도 했다.
 
<“불황? 투자하고 투자하라” 구본무 LG회장 “R&D에 역대 최대 3조5000억 쓰겠다”>(조선, 경제섹션 1면)
<‘3월 위기설’ 사그라지나 원화가치 1400원대로 오르고 코스피 1100선 회복>(중앙, 1면)
<‘글로벌 혁신 2위’ 한국 경제 희망 있다>(동아, 사설)
 
 
2. ‘신영철 파문’… 중앙, “대법원 조사만 마치고 끝내자”
조선·동아, ‘침묵모드’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부당개입 파문이 확산되면서 국민의 67%가 신 대법관의 행위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는 KSOI의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신 대법관의 사퇴 여론이 높아져가고 있는 가운데, 조중동은 12일에도 ‘침묵모드’를 유지했다.
  조선일보는 12일 12면에 2단 크기의 기사를 통해 ‘이용훈 대법원장도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만 간략히 보도했다.
  중앙일보 오병상 논설위원은 26면 칼럼 <그래도 사법부를 믿고 싶다>에서 신 대법관 촛불재판 부당개입 파문을 ‘진보 대 보수’의 이념문제로 몰고갔다. 오 논설위원은 신 대법관의 행위가 “실제로 법원 내에서 이런 정도의 행정 행위는 그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게 현실”이라며 노골적으로 두둔한 뒤 “이번에도 대법원의 자체 조사로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한 마디로 신 대법관의 사퇴 여론을 묵살하면서 사건을 적당히 무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날 신 대법관 촛불재판 부당개입 파문과 관련해서 보도를 하지 않았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12일에도 신 대법관 촛불재판 부당개입 사건에 대해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3. 한겨레·경향, 대교협 3불정책 폐지 비판… 조중동은 ‘침묵모드’
 
  11일에 이어 12일도 한겨레는 대교협의 3불정책 폐지론을 비판하는 기사를 이어갔다.
  1면 <교과부 ‘3불 무력화’ 대교협 편들기>, 3면 <대교협 ‘말장난’ 뜯어보니>에서 한겨레는 대교협의 3불정책 폐지안을 교과부가 두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설 <대교협의 방종과 정부의 방관>에서는 “대입자율화 이후 대교협이 한 일이라곤 3불 정책 무력화밖에 없다”며 “(정부는) 정책 권한을 회수하거나 ‘3불’을 입법화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향신문도 사설 <대교협이 사회적 합의를 무시해도 되나>에서 “명문 사립대들은 자율을 앞세워 막나가고, 대교협은 그런 대학에 면죄부나 주고, 교과부는 생선가게 고양이 같은 대교협에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3불 고수’의 큰소리만 치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사회적 대토론이 필요하다”, “3불 논의에서 정부가 뒤로 빠지는 것은 교육자율이 아니라 교육포기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조중동은 대교협의 3불정책 폐지 및 교과부의 두둔 행보에 대해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았다.
 
 
4. 조중동, 노무현 정권의 ‘김현희 가짜설 공작’ 부각
 
  12일 주요 일간지들은 18년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김현희의 11일 기자회견을 비중있게 다뤘다. 조선·중앙·동아·한겨레는 1면에 김현희 관련기사와 사진을 실었다.
 
<19년만의 외출 김현희 “나는 가짜가 아니다… KAL기 폭파는 북한의 테러”>(조선, 1면)
<“KAL기 폭파는 북한 테러” 김현희 “노 정부 때 진상 왜곡 시도 있었다”>(중앙, 1면)
<12년 만에 모습 드러낸 김현희, 납북 다구치 아들 만나다>(동아, 1면)
<김현희, 18년만에 언론에 모습>(한겨레, 1면)
 
  조중동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다구치 야에코가 살아있다는 김현희의 발언과 함께 노무현 정권 당시 국정원이 자신을 ‘가짜’로 몰려했다는 김현희의 주장을 부각했다. 김현희 기자회견을 다룬 조중동의 4면기사들은 제목마저 거의 똑같다.
 
<김현희 “아직도 KAL기 테러 조작의혹… 안타깝습니다”>(조선, 4면)
<김현희 “난 가짜 아니다”… 안기부 KAL기 조작설 정면 부인>(중앙, 4면)
<김현희 “KAL기 폭파는 北의 테러… 나는 가짜 아니다”>(동아, 4면)
<김현희, 18년만에 기자회견>(한겨레, 6면)
<김현희, 납북 다구치 가족 면담… 12년만에 모습>(경향, 2면)
 
  아울러 조중동은 일제히 사설을 실었는데 특히 조선·동아일보는 사실상 6자회담 석상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한국이 일본과 공조해야 한다는 논조를 폈다. 조중동은 ‘김현희 가짜설’에 대해서도 참여정부 시절의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하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현희가 확인한 일본인 납치 가족의 슬픔>(조선, 사설)
<국정원, KAL기 폭파 조작설 개입했나>(중앙, 사설)
<김현희-다구치가 일깨운 한일 납북자 가족들의 고통>(동아, 사설)
 
  한편 한겨레·경향신문은 “북한이 쏘려는 발사체는 인공위성이 맞을 것”이라는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발언에 대해 초점을 맞추었다. 이와 관련된 주요 신문들의 기사는 다음과 같다.
 
<美 “北이 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조선, 19면)
<미국 정보수장 “북한이 발사하려는 건 우주발사체”>(중앙, 3면)
<“북한이 쏘려는 건 우주발사체”>(동아, 6면)
<미 국가정보국장 ‘북 인공위성 추진’ 인정>(한겨레, 2면)
<“北이 쏘려는 발사체 인공위성이 맞을 것”>(경향, 1면)
 
  주요 신문들은 블레어 美 국가정보국장의 발언을 보도했지만 지면 할애 비중에는 큰 편차를 보였다. 가장 블레어 국장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보도한 것은 1면에 이 소식을 보도한 경향신문이었다. 한겨레도 2면, 중앙도 3면에 관련 소식을 보도하면서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쏘는 게 맞을 것”이라는 블레어 국장의 발언을 축소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9면에 300-400자 내외의 분량으로 간단히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6면에 300-400자 내외의 단신으로 보도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광명성 2호’의 발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자칫 ‘北 미사일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한반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을 우려해 왔다. 이런 와중에 블레어 美 국가정보국장의 발언은 미국이 ‘北 미사일 문제’에 따른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조선·동아일보는 김현희 기자회견은 크게 보도하면서 블레어 국장의 발언은 축소하여 북·미 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원하지 않는 자신들의 의중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냈다.<끝>
 
 
2009년 3월 12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