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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유전자 검사? 종이가 아까운 중앙의 가십 보도2016년 11월 3일~4일
3일과 4일 신문보도의 유감보도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관련 중에서 나왔습니다. 먼저 3일 중앙일보는 정유라 씨가 “박근혜 대통령 딸이라는 소문 때문에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다는 등의 본질에서 빗겨난 가십을 지면에 소개했습니다. 4일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대통령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면서도, 고작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야당도 “정말 꼴 보기 싫다”며 양비론을 펼쳤습니다. 게다가 대통령을 향해서는 “가장 사심 없이 조언해줄 수 있는 동생 지만 씨부터 만났으면 한다”는 괴상한 조언을 내놨습니다. 이날 동아일보는 현대자동차의 내부 고발자 해고라는 사안은 외면한 채, 이런 논란 자체를 기업 입장에서 치른 ‘홍역’ 정도로 풀이하는 홍보성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 외 11·2 개각과 11.3 부동산 과열 대책 관련 보도의 각 매체별 논조 차이 등은 아래에서 확인해주세요!
1. 오늘의 유감 보도 ① 정유라 씨 유전자 검사 여부가 이 시점에 중요한가요?
△ 최순실 조카 A씨 발언을 인용해 정유라 씨가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고 전한 중앙일보 (11/3)
중앙일보가 말하길 “최순득, 최순실 이모님이 부풀려 말하거나 나서기를 좋아해 친했다”거나 정유라 씨가 “박근혜 대통령 딸이라는 소문 때문에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다네요. 중앙일보는 <최순실 조카 “정유라, 대통령 딸 소문에 유전자 검사 받아”>(11/3 https://goo.gl/Kldx9E)에서 최태민의 넷째 딸인 최순천씨 아들 A씨를 취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중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딸이라는 소문 때문에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으니 어린 나이에 문제가 없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이 내용을 지면에까지 배치해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 박근혜 게이트의 본질은 정유라 씨가 박 대통령의 딸이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게다가 만약 정유라 씨가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A씨의 ‘실드’처럼 정유라 씨 관련 여러 문제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정유라 씨는 이화여대 입학부터 학점 등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고등학교 졸업까지 특혜가 의심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라 씨가 대통령 딸이라는 소문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어린 나이에 그런 것도 했으니 문제가 없겠냐’는 발언을 보도하는 것은 본질에서 빗겨난 가십일 뿐 아니라 정유라 씨 문제를 희석시키는 부적절한 보도입니다.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기승전 ‘박지만을 만나라?’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의 이상한 해법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허문명의 프리킥/박 대통령은 박지만부터 만나라>(11/4 https://goo.gl/yFEjZa)에서 대통령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면서도, 고작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야당도 “정말 꼴 보기 싫다”며 양비론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야당이 강한 발언을 한다 해도, 대통령의 잘못과 비교할 사안은 아니죠. 게다가 허 논설위원이 박 대통령을 향해 내놓는 조언도 상당히 이상한데요. “가장 사심 없이 조언해줄 수 있는 동생 지만 씨부터 만났으면 한다”는 겁니다. 근데 지금 박 대통령이 만나야 할 것은 동생이 아니라 검찰 아닌가요? 역대 대통령들의 친인척 비리 문제를 생각해봐도 이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조언입니다.
3. 오늘의 유감 보도 ③ 아무리 바빠도 ‘박원순․이재명은 깐다’는 동아․중앙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으로 바쁜 이 와중에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견제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먼저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은 <횡설수설/이재명이 뛰니 박원순도 뛴다>(11/3 https://goo.gl/Qb9Sdc)를 통해 박 시장과 이 시장 최근 박 대통령 관련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다 대선행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장의 본분은 시정을 안정 속에서 이끄는 것”이며 “국가 위기에 존재감을 키울 궁리만 하는 정치인들이야말로 ‘하야’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허 논설위원은 계속 박 대통령과 야권 정치인들을 같은 층위에 놓고 비교하는 짓을 반복하고 있군요. 같은 날 중앙일보는 <박원순 “시국집회 모든 행정편의 지원”>(11/3 https://goo.gl/byXUZA)에서 박 시장의 행보가 “현직 시장으로 적절치 않은 처사”라 비판한 뒤, 이 시장의 ‘강한 발언’을 기사 말미에 덧붙여 소개했습니다.
4. 오늘의 추천 보도 ① 솔직히 삼성은 빼박 아닌가요? 기사를 읽고 판단해봅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해 읽어볼만한 보도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삼성, 정유라가 출전하는 종목에 186억 지원 약속했다>(11/3 https://goo.gl/w0qoPJ)에서 삼성이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정유라 씨가 출전하는 마장마술에 186억 원을 지원키로 약속했음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도 삼성을 겨냥한 보도를 내놨는데요. <승마협회장·부회장 최순실 귀국직전 독일행>(11/3 https://goo.gl/Iri0HM)에 따르면 대한승마협회의 회장과 부회장인 삼성전자 사장과 전무는 최씨의 귀국 직전, 최씨 모녀가 머물던 독일로 극비리에 출국했습니다. “삼성이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비덱 스포츠’를 지원한 데 대한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차원”의 움직임일 수 있다는 것이죠.
한겨레는 <‘최순실 31시간’ 은행 창구서 돈 빼갔다>(11/3 https://goo.gl/1knexV)에서 최순실 씨가 귀국 뒤 검찰 조사를 받기까지 행적이 묘연했던 ‘31시간’ 사이 자기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했음을 지적했습니다. <안종범 “70억 지원”-부영회장 “세무조사 봐달라” 뒷거래>(11/3https://goo.gl/NX0ebK)에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 ‘케이스포츠재단에 대한 추가지원’과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를 서로 맞거래하는 장면이 담긴 회의록”을 공개했습니다. 동아일보는 <김종 추진 K-스포츠 타운, 장시호 연루 의혹>(11/3https://goo.gl/zgJvTE)을 통해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평창 특수 챙기기’ 정황을 소개했습니다.
5. 오늘의 추천 보도 ② 검찰이 ‘최순실 봐주기 구속영장’ 청구한 것 아니냐 따진 한겨레
검찰이 2일 최순실 씨에게 제3자 뇌물공여죄가 아닌, 형량이 훨씬 낮은 직권남용과 사기미수 혐의만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한겨레는 <검찰, 최순실 뇌물죄 빼고 ‘봐주기 영장’>(11/3 https://goo.gl/3T6HWj)과 <진경준 처벌한 뇌물죄, 최순실엔 적용 않겠다는 검찰>(11/4https://goo.gl/eAO0hq) 등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런 검찰의 결정은 미르재단 등의 설립 자체는 대가성이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일 뿐 아니라 진경준 전 검사장 사건에서 내린 결론과 배치된다는 것이죠. 돈을 낸 기업 53곳 중 고작 두 곳을 조사해놓고 ‘뇌물로 보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도 수상합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검찰이 법 적용을 너무 소극적으로 한 게 아니냐”는 법조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정도니까요. 검찰은 아니라지만, 분명 나올만한 지적일 뿐 아니라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지적이기도 하지요.
6. 오늘의 미보도 ① 동아, 현대차 내부고발자 해고사실은 외면하고 그랜저IG 홍보만?
현대자동차가 2일 ‘세타Ⅱ’ 엔진 리콜 은폐를 내부 고발한 김광호 부장을 내부 문서 절취 및 유출로 보안상 사규를 위반했다는 구실로 해고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 중 동아일보는 그랜저IG 사전계약 첫날, 최대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쓰며 ‘세타Ⅱ 엔진 품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현대차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내부 고발자 해고라는 사안은 외면한 채, 이를 기업 입장에서 치른 ‘홍역’ 정도로 풀이한 겁니다.
7. 오늘의 미보도 ② 메르스 문건 유출 공무원 ‘무죄’, 경향만 보도
3일,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자 정보가 담긴 문건을 유출한 공무원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피고인이 문건을 유출한 시점은 메르스 관련 정보가 풀려야 했던 시점이었던 만큼, 공무상비밀누설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이 사실을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뿐이었습니다.
8. 오늘의 비교 ① 11·2 개각 관련 보도
2일 박근혜 대통령은 야권과의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신임 국무총리에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신임 경제부총리에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을 내정한 것인데요. 이에 야권은 국정에서 손을 떼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요 일간지들도 이번 개각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꼼수 불통 개각’이라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총리직을 수락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는 한겨레가 가장 직접적으로,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야당과 협의 없이 개각을 단행한 박 대통령의 문제라는 점을 재차 부각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개각에 대한 평가
경향신문 : “90% 국민 요구 정면 거부한 위기모면용 꼼수 개각. 자해행위”
동아일보 : “혼란 더 키운 불통개각. 국면전환은 커녕 하야 정국의 불이 붙는 형국”
조선일보 : “불쑥개각. 인사권 야당에 주기 어렵다는 뜻. 노무현 사람 기용했는데도 야당이 거부했다는 여론 만들려는 것일 수도”
중앙일보 : “분노 더 키운 불통과속 개각. 골든타임 대통령 스스로 걷어차”
한겨레 : “민심 역주행 개각. 국정 주도권 내려놓지 않고 시선돌리기에 나선 것”
한국일보 : “정국 혼란 키운 기습 불통 개각. 아직도 정권 주도권 집착”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총리직 수락
경향신문 : (자체 의견보다는 정치권과 학생, 시민단체 등의 반발 소개)
동아일보 : “회견장에서 진정성이 전해진다는 반응 적지 않아”
조선일보 : “자리 욕심이 아니라 국가적 난국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어려운 선택. 이 시점에서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총리 후보 중 한명”
중앙일보 : “김 후보자의 진정성은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이 직접 확인해 줄 수 밖에 없다”
한겨레 : “김 후보자의 진정성은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이 직접 확인해 줄 수 밖에 없다.”
한국일보 : “박 대통령이 권한이양 의지 밝히지 않으면 갈등 야기될 것”
9. 오늘의 비교 ② 11.3 부동산 과열 대책 관련 보도
정부가 3일 ‘주택시장 안정적 관리방안’을 내놨습니다. 과도한 집값 상승과 청약과열이 나타나는 일부 지역에 대해 단기 전매차익을 노리는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청약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경향신문은 미봉책임을, 한겨레는 뒷북임을 지적하며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갑자기 부동산만으로 경기 활성화를 하려했던 기존의 발상 자체가 문자라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이거야 말로 진작 나왔어야 할, 뒷북 지적인 것 같은데요.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미봉책. 풍선효과 초래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 남은 임기만 버티려는건가”
동아일보 : “장기적으로는 경제 체질 개선효과 가져올 것”
조선일보 : “부양에서 안정적 관리로 정책 전환. 애초 부동산만으로 경기를 활성화시켜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정도가 아니었다”
중앙일보 : “투기수요 차단 효과 클 것. 주택시장 위축 우려도 만만찮아”
한겨레 : “투기꾼 지나간 뒤 뒷북”
한국일보 : “과열 지역만 콕 집어 핀셋처방. 선제적 가계부채 관리로 뒷받침해야”
10. 오늘의 비교 1면 편집
3일 중앙일보를 제외한 5개 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주제는 11·2 개각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불통’ ‘기습’ ‘민심역주행’이란 표현이 나오는 등 좋은 평가를 내놓은 곳은 없지만, 온도차는 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민심을 역행하는 처사라며 직접적인 비판을 했다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야당의 반발을 상세히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긴급체포 된 안종범 전 수석이 검찰에 진술한 내용 등과 검찰이 최순실 씨에 적용한 혐의 등을 소개했습니다.
1면 사진의 주인공은 단연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였습니다. 일단 김 후보 사진은 무조건 놓고, 그 옆에 최순실 씨나 안종범 전 수석,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의 사진을 함께 비교해 보여줬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활짝 웃고 있는’ 김 후보의 사진을 선택한 반면, 다른 매체는 모두 ‘웃지 않는’ 김 후보의 사진을 선택한 것도 눈에 띄네요.
4일 1면 머리기사 주제는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다른 매체가 담화 내용을 예상하는데 주력하는 사이,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검찰 조사 가능성 등에 초점을 맞췄군요. 한겨레는 검찰이 박 대통령이 재단 설립에 직접 관련됐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음을 강조하는 보도를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습니다.
4일 1면 사진기사 주인공은 최순실 씨였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모두 중앙지법으로 들어서는 최순실씨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면에 배치했으니까요. 반면 경향신문은 기자간담회에서 총리직 수락 배경을 설명하는 김병준 총리 지명자의 사진을, 동아일보는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허원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사진을 1면에 배치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이 사진기사 제목을 ‘DJ비서실장을 청 구원투수로’라고 달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