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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오보 논란, 민주당 자업자득이라는 조선5일 조선일보는 SBS의 보도참사 관련해서 황당한 사설을 내놨습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그간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오다가 이번에 “부메랑처럼 피해를 보게” 되었을 뿐이라며 비아냥댄 것입니다. SBS를 향해서는 ‘사과방송이 과하다’며 ‘미래권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① SBS, 미래 권력 눈치 본다는 조선
SBS 보도참사와 관련해 비판을 받아야 할 주체는 이 같은 오보를 직접 생산해낸 SBS와 이를 정치 공방의 소재로 악용한 국민의당․자유한국당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생각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는 4일 관련 보도에서는 정치권의 공방을 나열하기만 하며 이번 사안의 본질을 사실상 은폐하는데 앞장섰는데요. 그 다음날인 5일에는 무려 사설을 통해 민주당을 이번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하기까지 했습니다. 문제의 사설은 <세월호 정치 이용 끝에 벌어진 한심한 소란>(5/5 https://goo.gl/q52deu)입니다.
△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오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부메랑처럼 피해를 보게 되었을 뿐이라 지적한 조선(5/5)
조선일보는 “애초에 세월호 인양을 일부러 늦춘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같은 지적은 곧바로 “(세월호와 관련해) 온갖 말도 안 되는 괴담과 거짓말이 3년이나 횡행했고 정치 세력이 그걸 이용해왔다. 그중 하나가 민주당이다”라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사고 원인은 검찰 수사로 밝혀져 있”는데 “민주당은 그걸 믿지 않고 갈등과 의혹을 부추”겼다고 합니다. 심지어 “문 후보는 대통령이 탄핵 당하던 날 팽목항에 가서 사망 학생들을 향해 ‘미안하고 고맙다’고 쓰기도 했”으니 “민주당과 문 후보는 스스로 정치화한 사건에 부메랑처럼 피해를 보게”되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심지어 조선일보는 보도 이후 “SBS가 5분 30초나 사과 방송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다음 날 사장까지 나와 또 사과한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을 준다”며 이러니 “‘미래 권력’을 의식한 ‘과잉’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 비아냥댔습니다.
요약하면 △세월호는 이미 진상규명이 되어 있는 사안이며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임에도 △민주당이 그간 정치적 목적으로 세월호 관련 의혹을 부풀려오다가 이번엔 본인들이 ‘피해’를 입었을 뿐인데 △SBS와 해수부 등은 과잉대응을 하며 ‘미래 권력’인 문재인 후보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인 셈입니다.
조선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합동조사위원회는 불법 구조변경과 과적, 재난 컨트롤타워 부재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급변침의 이유는 뭔지, 왜 급격히 침수가 이뤄졌는지 등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조사했어야 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활동보다도 정부의 방해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요.
해수부가 인양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의혹 역시 이번 보도와는 무관하게 그간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것입니다. 해수부는 참사 발생 열흘 만에 인양준비기획단을 꾸려놓고도 인양 기술을 검토한다는 이유로 정작 인양 방침은 참사 발생 1년이 되어서야 발표했는데요. 이런 오랜 기술 검토 기간이 무색하게도 실제 인양이 착수된 이후에도 문제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업무 일지에서 ‘세월호 인양이 정부에 부담’이라는 문구까지 발견되었으니,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해수부의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심지어 이번 오보 논란의 주역인 SBS조차 애초 해당 보도를 통해 ‘해수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 세월호 인양에 미온적이었다는 의혹과, 탄핵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꿨다는 의혹’을 다루려 했었던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즉 조선일보의 주장과는 달리, 해부수의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은 단순히 특정 정당이 악의적으로 제기한 음모론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향해 ‘선거를 의식해 세월호를 이용했다’고 주장하거나 ‘SBS의 사과가 과도하다’며 ‘미래권력 의식’을 운운하는 조선일보의 주장이 음모론으로 보입니다. 덧붙여 SBS가 유례없는 사과를 한 이유는 대선 국면에서 유례없는 심각한 오보를 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오보를 내놓아도 언제나 지면 한 귀퉁이에 간장종지만한 정정보도를 배치하는 것으로 ‘퉁 쳐왔던’ 조선일보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요.
2. 오늘의 유감 보도 ② 독재시절보다 지금, 언론 앞날이 더 걱정된다는 동아
‘SBS가 민주당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은 동아일보에도 등장했습니다. <횡설수설/뜨는 권력과 언론>(5/5 송평인 논설위원 https://goo.gl/lVbkYZ)에서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뜨는 권력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문 후보 측이 SBS에 압력도 가하지 않고 그저 항의만 했다는데도 SBS는 오보도 아닌 단지 함량 미달의 기사에 최장시간 사과방송을 하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어제 사장 담화문을 통해 재차 사과했다”며 이를 홍준표 후보의 “SBS 사장과 보도본부장의 목을 다 잘라야 한다” “내가 집권하면 종편 4개 중 2개를 없애버리겠다”는 발언과 나란히 놓고 비교했습니다. 그러니 “제1당의 문 후보를 봐도, 제2당의 홍 후보를 봐도 언론의 앞날이 걱정된다”는 것이지요.
이어 송 위원은 “권위주의 독재 시절에도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며 “언론이 권력과 당당히 맞서려면 방법은 하나다. 최선을 다한 진실 보도만이 펜을 검보다 강하게 만든다”는 ‘다짐’으로 칼럼을 마무리했습니다. 언론 통폐합 조치를 실시하고 보도지침까지 꼬박꼬박 내려보냈던 군부 독재 시절보다, 그 시절을 흉내내며 언론탄압과 통제에 열을 올렸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보다 지금 이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게 보인다면, 의욕과는 무관하게 진실을 보도할 능력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3. 오늘의 미보도
■ ‘박근혜․김기춘 문화계 좌파 척결 지시’ 증언, 중앙만 미보도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4일 열린 블랙리스트 공판에서 박근혜 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와대 회의에서 ‘문화계 좌파’에 대한 조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증언을 내놨습니다. 6개 일간지 중 중앙일보만 유일하게 이를 지면에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해당 공판이 ‘블랙리스트 공판’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경향신문 |
동아일보 |
조선일보 |
중앙일보 |
한겨레 |
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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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리스트 공판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 증언 관련 보도 유무(5/5)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