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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향해 ‘이념’ 밝히라는 동아일보 김순덕
등록 2017.04.2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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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은 문재인 후보가 ‘북한과 거의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으니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념’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빨갱이인지 아닌지’를 묻는 수준 이하의 안보 공세인 셈입니다. 

 

1.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① ‘평화협정 체결=북한과 거의 같은 주장’이라는 동아일보 김순덕
수준 이하의 안보 공세가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안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엄중한 외교․안보 위기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있다면, 정말로 필요한 것은 ‘차기 정부 행정부 수장으로서 이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대북정책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어야 할 텐데요. 이런 질문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과거 정부가 ‘종북’이었는지, 해당 사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가 거짓말을 했는지 여부로 남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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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후보를 앞세워 문재인 후보의 이념을 따져 물어야 한다 주장한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4/24)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주간의 <김순덕 칼럼/안철수는 왜 문재인의 이념을 묻지 않나>(4/24 김순덕 논설주간 https://goo.gl/RWpldC)은 이런 ‘수준 이하 안보 공세 보도’의 대표 사례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칼럼은 “안철수는 문재인의 이념이 무엇인지 따져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데요. “왜 문재인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드 사실상 반대부터 국가보안법 폐지, 그리고 평화협정 체결까지 북한과 거의 같은 주장을 하는지 국민은 알아야”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나 단순히 개별 안건에 대해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수준을 넘어 상대 후보의 주장을 ‘북한과 같은 주장’이라 강조하며 이념을 묻는 것은 평이한 ‘종북몰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허위 흑색선전입니다. 무엇보다, 대체 왜 ‘평화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북한에만 유리’한 태도라 판단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덧붙여 칼럼 말미 김 주간은 “적어도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념 지향성을 숨김없이 밝힐 책무가 있”다며 공안검사 출신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이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쏟아낸 “만약 그런 이념(변형된 공산주의자)을 가졌는지 국민 모두가 알았다면 대통령이 안 됐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그러나 고영주 씨는 2013년 1월 “문재인 후보는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해, 법원으로부터 문 후보에게 3천 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인물인데요. 어디 인용할 발언이 없어서 매카시즘 발언으로 벌금까지 부과 받은 인사의 발언을 그대로 끌어다 쓰는지, 한심할 뿐입니다.  

 

 

2. 오늘의 유감 선거 보도 ② 송민순 회고록, 끝없이 불 지피는 동아․조선
조중동은 북한 인권결의안 문제, 송민순 회고록․쪽지 문제 등을 이번 대선의 ‘쟁점’으로 만들고자 안달이 난 모양새입니다. 단순 보도량만 봐도, 조선일보는 22일부터 24일까지 무려 21건의 보도에서 해당 이슈를 언급했습니다. 이는 경향신문과 한국일보(10건)의 2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

한국

10건

18건

21건

12건

15건

10건

△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논란(송민순 문건)을 다룬 보도량(4/22~4/24)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조중동은 문재인 후보 측이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내놓았음에도 ‘그래도 사실상 북한과 논의해서 결정 한 것은 맞지 않느냐’는 논리를 꺾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문재인 후보의 말이 자꾸 바뀐다’는 지적만 더해졌지요. 


이를테면 동아일보는 22일 <사설/‘송민순 문건’ 파문, 문후보 정직성 시험대다>(4/22 https://goo.gl/duk9Sy)에서 “북 인권결의안을 가해자 집단에 물어본 뒤 기권했다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강조했습니다.

 

동아일보는 문재인 후보 측이 반박 자료를 공개한 이후에도 <사설/또 바뀐 ‘송민순 문건’ 해명, 문 대북관보다 진실성 문제다>(4/24 https://goo.gl/KI5CWP)에서 “기권을 결정하고 북한에 통보했든, 찬성 취지의 대북통지문을 보냈든, 해외 정보망을 통해 북한 반응을 알아봤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국제사회의 표결에 앞서 북의 눈치를 본 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주권국가로서 잘못한 일”이라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문 후보 측이 몇 차례 말을 바꾸면서 유력 대선 후보로서 정직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문 후보의 대북관 검증 차원을 넘어 진실성에 대한 문제”라며 ‘문재인 후보의 진실성 문제’로까지 문제를 끌어올렸습니다. 

 

조선일보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선일보는 먼저 <사설/‘북에 물어보고 기권’ 선거 전에 판명나야 한다>(4/22 https://goo.gl/YT0sgt)에서는 “노 정권이 김정일에게 인권결의안에 대해 물어본 이유와 과정, 여기에 문 후보가 개입한 정도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다”라며 “북에 물어보고 기권한 것인지 여부는 대선 투표일 전에 밝혀져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반박 문건 공개 이후 <사설/문, 집권 때 북이 싫다고 하면 안 할 텐가>(4/24 https://goo.gl/s4Dnlf)에서도 이런 주장은 반복됩니다. “문 후보 측 지금 주장을 그대로 다 받아들인다면 기권키로 잠정 결정했다가 외교부 장관이 반대하니 북의 반응을 알아보았고 북이 반발하자 기권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물어보고 기권한 것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한다”는 것이지요. 이어 조선일보는 “문 후보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송 전 장관이 거짓말을 한다고 했고, 이제는 북한 반발이 심할 것 같아서 기권했다고 한다. 긴급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국가가 위험해진다”며 동아일보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후보의 진실성 문제’를 재차 문제 삼았습니다. 

 

중앙일보의 경우 문재인 후보 측의 반박 문건 공개 전에는 <사설/문재인, 송민순 문건 진실 밝히는 데 앞장서라>(4/22 https://goo.gl/POvSnG)를 통해 “색깔론이란 아무 근거 없이 친북 종북으로 몰아갈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당시 핵심 장관이 관련 문건을 제시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어 보이는 중대 사안”이며 “단순 부인을 반복하고 어정쩡한 태도를 이어간다면 지도자의 자질마저 의심받게 될 것”이라며 동아일보나 조선일보와 유사한 논리를 펼쳤습니다. 


다만 중앙일보는 문건 공개 이후에는 <전영기의 시시각각/‘문재인표 대북정책’ 보고 싶다>(4/24 전영기 칼럼니스트 https://goo.gl/Ucnmuw)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올 연말 유엔에 또 제출될 대북인권결의안에 어떤 태도를 취하시겠나? 흔쾌히 ‘찬성’인가 아니면 10년 전처럼 또 ‘기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김정은 시대에 맞는 한국 정부의 대북 철학”은 “공세적이고 개입적”이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해당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적어도 과거 정권의 결정을 따져 묻는 행태에만 머무르지는 않았던 셈입니다.  

 

반면 경향신문은 해당 논란을 “철 지난 색깔론”으로 한겨레는 “소모적이고 과거 회귀적인 북한 이슈”로, 한국일보는 “소모적 정쟁” “시대착오적 색깔론”으로 꾸준히 규정했습니다.  
   


3. 오늘의 비교보도

 

■ 대선후보 3차 TV 토론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신문

총 보도량

7건

11건

7건

9건

9건

5건

송민순 문건 관련

공방 언급 보도량

3건(42%)

6건(55%)

4건(57%)

5건(56%)

5건(56%)

4건(80%)

송민순 문건 관련

색깔론 비판 보도량

1건

0건

0건

0건

3건

1건

△대선후보 3차 TV 토론 관련 보도량(4/24) ⓒ민주언론시민연합

 

23일,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3차 TV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토론회 역시 색깔론과 말꼬리잡기식 공방으로 채워졌는데요. 지난 2차 TV 토론회 관련 보도 속 주요 키워드가 ‘주적’이었다면 3차 TV 토론회 관련 보도 속 주요 키워드는 단연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송민순 문건)이었습니다. 전체 토론회 관련 보도 중 북한인권결의안(송민순 문건)을 언급한 보도의 비율은 경향신문(42%)을 제외하고는 모두 50%를 넘어섰으니까요. 

 

그나마 한겨레는 5건의 해당 이슈 언급 보도 중 3건의 보도에서, 경향신문은 3건 중 1건, 한국일보는 4건 중 1건의 보도에서 이를 ‘색깔론’ 혹은 ‘안보 공세’라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조중동은 이번 토론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 원인을 일부 후보의 ‘안보공세’나 ‘색깔론 집착’에 두기 보다는, 토론의 양상이 “입씨름” “공세’”(동아), “감정싸움”(조선) “네거티브로 얼룩”(중앙)으로 흘러갔다는 점에 돌렸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다른 후보들도 심상정 후보처럼 해라!
“홀로 정책선거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후보가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다. 노동이 외면당하는 대선판에서 심 후보는 노동의 가치를 중심에 놓고 정치와 외교안보, 복지, 환경 등 정책 전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동아일보 : 이게 왜 색깔론이냐. 문재인 후보, 이념 지향성 밝혀라.
“어제 TV토론에서 문재인은 ‘북한인권결의안 북한에 물어보고…’ 파문을 제2의 NLL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렇지 않다” “어제 문재인이 지긋지긋하다는 듯 말했던 ‘색깔론’ ‘종북몰이’가 아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념 지향성을 숨김없이 밝힐 책무가 있다”
조선일보 : 해당 이슈는 문재인 후보가 집권이후 ‘북한이 싫어하는 일은 안 할 사람’인지 검증할 잣대
“‘집권해도 북이 싫어하고 반대하는 일은 안 할 것이냐’, ‘북 반응에 따라 찬성·기권 여부를 결정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앙일보 : 말싸움만 하지 말고, 후보들 대북안보관 밝힐 끝장 토론 도입 검토하자
“후보간의 진흙탕 공방은 더욱 심화됐다” “이래선 현재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후보들의 대북·안보관을 비롯한 핵심 사안에 대해 심층토론을 끌어낼 수 없다. 주요 쟁점에 대한 시간제한을 없애고, 질문권도 균형 있게 배분한 뒤 끝장토론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한겨레 : 옛날 얘기는 그만 하고, 지금 현 시기 정세 논쟁 좀 해라. 홍준표 태도는 유권자에 대한 모독.
“색깔론으로 덮였다” “현 시기 한반도를 둘러싼 엄혹한 정세에 집중해 논쟁하길 모든 후보에게 권한다” “설거지 발언에 이은 돼지발정제 논란으로 빅데이터 수치가 올라간 걸 두고 ‘관심도 상승’이라니, 범죄 혐의마저 선거 마케팅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로밖에 안 들린다. 유권자들에 대한 모독”
한국일보 : 안보 프레임 제기한 쪽도 문제지만, 문재인 후보 측 미진한 대처도 문제  
“주요 후보진영이 안보 프레임과 색깔론의 블랙홀에 빠져 소모적 난타전을 거듭하고 있다” “대북관 및 안보관을 둘러싼 논란 확산은 문재인 후보가 '북한이 주적이냐' 질문에 너무 경직적으로 대처한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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