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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사설, 두 달 동안 ‘문재인 싫다’만 외쳤다
등록 2017.03.23 21:44
조회 2753

2017년 새해 첫 두 달은 탄핵 정국이었지만 대선 주자를 언급한 보도가 범람했다. 상당수 언론은 사설 등 의견기사를 통해 대선주자에 대한 여론 형성에 몰두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이 기간 5개 일간지가 사설에서 원내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을 ‘얼마나’ 또 ‘어떻게’ 다뤄보았는지를 살펴보았다.

 

조중동, 더민주·문재인 비판 사설이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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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 국회의원 및 대권 주자 언급 사설 (1/2-2/28, 중복 집계)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


2017년 1월 2일부터 2월 28일까지 2개월 간(발행일 기준 48일) 조선일보(143건)을 제외한 4개 일간지는 모두 동일하게 142건의 사설을 내놨다. 총 711건의 사설 중 특정 정당이나 대권 주자들을 언급한 사설은 조선일보가 5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아일보가 46건, 중앙일보가 33건, 한겨레 25건, 경향신문 23건 순으로 많았다. 이 중 특정 정당이나 대권 주자들을 ‘옹호’한 사설은 동아일보를 제외한 모든 언론이 10건 이하였다. 그나마 동아일보는 15건의 ‘옹호’ 사설을 내놓았지만, 이는 비판 사설에 비하면 1/4 수준의 보도량이다. 


특정 정당이나 대권 주자들을 ‘비판’한 사설은 동아일보 65건(자사 전체 사설 수 대비 46%), 조선일보 60건(42%), 중앙일보 39건(27%), 경향신문 30건(21%), 한겨레 27건(19%) 순으로 많았다. 이 중 조선일보의 경우 전체 비판 사설의 77%에 달하는 46건의 사설에서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반면 같은 기간 탄핵 정국을 ‘이끌고’ 박근혜 씨를 옹호하기까지 했던 자유한국당 및 해당 정당 소속 대권주자들에 대해서는 10건의 사설에서만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일보도 민주당과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35건의 비판 사설을 내놓은 반면,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9건의 비판 사설을 내놨다. 중앙일보도 민주당을 비판한 사설은 23건, 자유한국당을 비판한 사설은 8건 뿐이다. 대통령과 여당의 실정으로 불거진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1월과 2월 내내 조중동이 사설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그 어떤 정당과 대권 주자보다 많이 비판한 것이다.

 

반면 경향신문은 총 17건의 사설에서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5건의 사설에서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겨레도 자유한국당 비판 사설은 18건에 달했지만 민주당 비판 사설은 2건에 그쳤다.

 

 

문재인의 모든 것이 싫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조중동의 민주당과 문 전 대표 비판 사유는 크게 △불안한 안보관 △개헌에 대한 이견 △친문 패권주의 △부실한 공약 등으로 나뉜다.

 

사드 배치 재검토 주장에 ‘안보 위협하는 반미’라 비난   
민주당과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공격하는 사설은 조선일보에 가장 많았다. 빌미는 주로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먼저 조선일보는 <사설/새해 벽두 외교 대란 조짐, 우린 운동권 논리로 맞서나>(1/7 https://goo.gl/4rusM3)에서는 “민주당 집권 후 사드 배치를 철회하면 북핵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주한미군은 극단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이 사태에 누가 책임질 수 있나. 이런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한 번도 설명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문 전 대표, 안보만은 국내 정치와 분리해야>(1/16 https://goo.gl/YPX46m)에서는 사드 배치 재검토와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이 “하지하책”이자 “김정은의 숨통을 열어주는 일”이라 비난했다.

 

<사설/야 후보들 이래도 김정은에 달러 주고 사드 반대할 건가>(2/16 https://goo.gl/pnGCy7)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방침은 “핵·미사일 개발에 쓰일 것이 명확한” 연 2억 달러의 돈을 김정은에게 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설/문 “쌀과 북 광물 맞교환”, 핵·독가스는 눈에 안 보이나>(2/27 https://goo.gl/4zHFIZ)에서는 문 전 대표의 ‘햇볕정책’이 제재와 압박이라는 “국제사회 흐름에 역주행하는” 일이라 매도했다. 


중앙일보도 <사설/문재인과 민주당은 사드에 분명한 입장 밝히라>(1/16 https://goo.gl/p6YV17)에서 사드배치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이 갈팡질팡 이라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힐난하고, 민주당을 향해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진 안보 위협을 직시하고 반미·친북 프레임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외교·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것만이 불안에 떠는 국민을 안심시켜 집권에 이를 수 있는 길”이라 조언했다.

 

또 <사설/문재인, 별 100개가 그리 중요한가>(2/21 https://goo.gl/w0UZQX)에서는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는 건지 반대한다는 건지, 대통령이 되면 개성공단을 열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집권 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는데 결과적으로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동은 아닌지, 2007년 북한 인권결의안 의사결정 때 어떤 입장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은 무엇인지 등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데서 안보 불안이 생기는 것”이라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사드 배치로 대립한 문-반, 안보정책 검증이 최우선이다>(1/16 https://goo.gl/I3Vr6j)에서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기에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로 넘기겠다는 문 전 대표의 주장은 그래서 불안하다”고 강조한 뒤 “나라의 명운이 걸린 대선후보의 안보관과 외교 정책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와 같이 주변 여러 강대국들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외교 문제를 ‘친미 반미’ 프레임으로 단순화 한 뒤, ‘안보관이 의심된다’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셈이다. 

 

 

개헌 이슈 내용 숨긴채 ‘의견 다르다’고 비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경우 개헌 이슈에서도 문 전 대표를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먼저 조선일보는 <사설/‘개헌을 야합으로 몰아붙이자’는 게 문 생각인가>(1/4 https://goo.gl/tujr99)에서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개헌을 추진하는 사람들을 야한 세력으로 몰아붙여야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라 주장하며 “이 보고서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개헌 반대는 순전히 자신의 집권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사설/개헌특위, 최소한 대선 전에 개헌안 합의 도출해야>(1/6 https://goo.gl/agGuI7)에서도 조선일보는 “친문 진영은 개헌론에 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선판을 흔들려는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대선 유불리를 따지고 세력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개헌특위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지지율 1위 문재인, ‘제왕적 대통령’ 막을 개헌안 뭔가>(1/3 https://goo.gl/1gp2d8)에서 “개헌을 향한 국민의 갈망”이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며 “주요 정치인 중 거의 유일하게 개헌에 부정적”(조선)인 문 전 대표가 “권력욕을 내보였다”(동아)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이미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임기 중 4년 중임제 개헌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온 바 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개헌을 둘러싼 세부 각론과 논의 시기 및 절차에 대한 견해 차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이를 자신의 입맛과 논리에 맞게 개헌에 대한 단순 찬반으로 재단해 문 전 대표를 비난하는데 활용한 셈이다. 또한 연합뉴스, 한겨레, 문화일보 등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개헌 찬성론자 사이에서 유일하게 일치되는 견해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당위뿐이었으며, 그 시기와 주체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이 이견을 보였고,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의 분권형 개헌보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분권형 개헌이 “국민적 열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주장조차 사실과 다른 것이다. 대선 유불리만을 기준으로 개헌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문 전 대표가 아니라 오히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라 할 수 있다. 

 

실체도 불분명한 친문 패권주의로도 맹비난 
친문 패권주의 역시 조중동이 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비난한 주요 소재 중 하나다. 먼저 동아일보는 <사설/‘권력기관 개혁’ 밝힌 문, 친문 패권주의부터 개혁하라>(1/6 https://goo.gl/SJT5gB)에서 “권력 적폐 청산을 외치는 문 전 대표 측의 눈에 왜 친문 패권주의는 안 보이는지 아쉽다”며 “친문 진영에 패권주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한, 아무리 좋은 개혁 방안도 또 다른 독단이 될 수 있음을 문 전 대표는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설/‘안희정 현상’이 좌우 양 극단에 던지는 메시지>(2/18 https://goo.gl/3mb1Sd)에서는 “친문 패권주의 벽을 허물고, 운동권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중원의 민심을 얻기 어렵다는 점을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는 <사설/문재인, 친문 패권 청산 먼저 보여라>(1/6 https://goo.gl/JfKrwj)에서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개헌보고서’ 파문을 보노라면 ‘친문 패권당’이라는 비문들의 주장이 전혀 틀리게 들리지 않는다”며 “친문들의 행태는 국정 농단에 일조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새누리당 친박들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까지 지적했다.

 

<사설/문자 폭력은 정치테러와 다름없다>(1/7 https://goo.gl/WX1hQ3)에서는 “문 전 대표와 관련된 문자 테러는 특정 세력에 의해 조직적이고 공작적으로 행해진 냄새가 짙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가뜩이나 민주당 안팎에서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난과 ‘벌써 대통령이 된 듯 행동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비판했다. 이 사설에서도 중앙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것도 지극히 배타적인 친박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친문과 친박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했다. 


조선일보 역시 <사설/편 가르기 말자는 문, 본인부터 실천하길>(1/18 https://goo.gl/VIy3Cr)에서 “편 가르기를 가장 자극적으로 시작한 것이 문 전 대표가 몸담았던 노무현 정권”이며 “이들의 편 가르기는 지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문 전 대표가 집권하면 ‘제2의 노사모’가 또다시 편 가르기에 나설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가졌다는 기득권의 실체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문 전 대표가 당 내 인사와 대선 관련 룰에 개입해왔다는 주장은 언제나 익명의 비문, 혹은 반문 관계자의 발언을 근거로 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문자 테러 문제 역시, 오로지 친문 세력이 주동하고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며, 설령 그렇다고 한들 친문을 국정 농단의 주역인 친박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공약도 검증보다는 비난에 집중 
문 전 대표가 내건 대선 공약에 대해 조중동은 근거가 불분명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먼저 조선일보는 <사설/트럼프는 일자리 전쟁, 우리는 대기업과 전쟁>(1/11 https://goo.gl/GNbXqz)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 대기업을 자국 내에 유치하고자 하는 미 트럼프 정부와, 4대 재벌 개혁을 경제 공약의 하나로 내건 문재인 전 대표를 대비시켜 보여 준 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대중 정서에 올라타 4대 재벌만 두들겨 패면 경제가 살아나고 중소기업이 번성할 것처럼 외쳐댄다. 너무나 대조적”이라 평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도 <사설/사정기관 총동원하겠다는 문재인의 재벌개혁>(1/11 https://goo.gl/sZEfeK)에서 문 전 대표가 재벌의 갑질만은 공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엄벌하겠다는 개혁안을 내놓았음을 언급하며 “재벌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외국의 대기업과 달리 총수 일가가 기업을 소유하면서 경영까지 장악하는 한국 특유의 경영 모델”일 뿐이데 재벌개혁만을 강조하는 것은 “공권력으로 기업의 손발을 묶겠다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라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4대 재벌 개혁=대중 정서에 올라탄 일방적 재벌 때리기’라는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 일자리의 규모 및 성격 차이를 배제하고,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해외에 공장을 증설하는 기업을 “밖으로 내쫓는다”고 표현한 조선일보의 <사설/공무원 81만명 늘린다는 문, 현대차 공장은 미로>(1/19 https://goo.gl/IiZfvS)와, 19대 국회에서 서비스산업기본법 통과에 반대한 야당 대권주자들이 이제 와서 “4차 산업혁명 운운”한다며 비판한 <사설/문·안, 법안은 다 막고 선거 구호는 “4차 산업혁명”>(2/6 https://goo.gl/Ao7N46) 역시 야권이 왜 그런 주장을 펼쳤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책 검증을 빙자한 비난 사설이라 할 수 있다.  

 


사설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 하라
각 정당과 정치인들의 행보에 대해, 언론이 사설을 통해 평가를 내놓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정당 중에서는 민주당에, 대권 주자 가운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만 비판을 쏟아냈을 뿐 아니라, 이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왜곡하거나,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으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에 몰두했다. 어느 때보다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실정이 명백하게 드러난 시기에,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잠재 대선 후보를, 공식 대선 기간도 아닌 시점에 미리부터 깎아내리기 위해 사력을 다한 셈이다. 이쯤 되면 문재인 대통령 당선 결사반대를 위한 전사적 노력이자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용이 특정 정당과 인물에 대한 도를 넘은 공격과 비난뿐이라면 이는 사설(社說)이 아닌 사설(邪說)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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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모니터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회원 모임인 신문모니터위원회에서 작성했습니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신문을 읽고 미디어 비평을 직접 해 보고 싶으신 분 △혹은 뉴스를 보고 답답해진 마음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분 △직업인으로서의 기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닌, 참 언론인이 되고 싶으신 분들 모두에게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모임 참여 혹은 참관 문의는 02-392-0181로 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