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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 막말’ 보도하는 TV조선‧채널A, 차라리 침묵하길(4/10 일간 기고쓰)
등록 2020.04.10 20:40
조회 496

1. 댓글 뒤에 숨어 차명진 막말 확대재생산 한 채널A

4월 8일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OBS 경인TV 주최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혐오 발언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4/8)는 <차명진도 막말로 퇴출?>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10분가량 다뤘으나 이상하게도 대담에서는 ‘차명진 막말’을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연이은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막말에 대한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대처법,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후보의 안보관을 주로 얘기했죠.

 

‘차명진 막말’은 “오늘 미래통합당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가 지역구 TV토론회에서 세월호 관련 언급을 했습니다. 그 내용을 저희가 재차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라며 두루뭉술하게 넘긴 것 이 전부였습니다. 그래요. 채널A가 여기까지만 말했다면 세월호 혐오표현을 퍼나르지 말자는 취지로 간단하게 축약했다고 칩시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대담 직후 관련 ‘실시간 댓글’을 읽어줬는데 그 내용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김종석 씨는 “차명진 막말 제명할 때는 하더라도 그 말 팩트 여부는 반드시 가려라”라는 댓글을 읽은 뒤, 친절하게 “세월호 관련 막말인 것 같은데요”라는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채널A가 차명진 막말의 심각성을 공감한다면, 이런 댓글은 다루지 말았어야 합니다. 이것은 채널A가 차명진 후보의 발언을 두둔하거나, 팩트체크하자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도저히 납득도, 용납도 할 수 없는 저급한 행태입니다.

 

- 채널A <뉴스TOP10>(4/8) : https://muz.so/aaQW, https://muz.so/aaQX

 

2. ‘이러니 삼류 총선’이라고 비판하기 전에 자사 보도 되돌아봐야

TV조선 4월 9일 저녁종합뉴스 앵커 논평의 제목은 <이러니 삼류 총선>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가장 중요한 가치로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주요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총선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언론은 그 문제점은 정확하게 핀셋처럼 지적하면서 제도개선과 문화적 해결을 촉구해야지, 두루뭉술하게 선거판 전체를 비하하거나 조롱해서는 안 됩니다. 이 점은 선거보도의 불문율입니다. 그런데 TV조선은 이런 준칙은 아랑곳없이 선거를 삼류 총선으로 단정했습니다. 이 정도 표현을 사용하려면 최소한 그럴만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TV조선이 제시한 근거는 양당의 ‘막말’이었습니다.

 

TV조선의 논평은 “입은 말의 항문이다. 배설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조여라”라는 시구부터 시작했는데요. 최근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수위 높은 비유를 했다면 여야를 불문하고 최근 논란인 된 막말들을 공평하게 보여주고 그런 발언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논평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미래통합당에서 나온 세월호 유가족 및 5‧18광주민주화운동 모욕 발언을 여당의 “야당은 토착왜구당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돈키호테다”라는 발언과 같은 ‘막말’로 한 데 묶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연히 미래통합당을 감싸려는 의도입니다. 여당이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 심지어는 참사와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을 폄훼하고 비하한 것은, 야당을 겨냥한 비방 발언과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습니다. 이런 보도야말로 ‘삼류’ 보도입니다.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이러니 삼류 총선>(4/9) https://muz.so/aaRb

 

3. 협박취재 사건을 ‘친조국의 작업’으로 바꿔치기 위해 소문까지 동원한 조선일보

조선일보 최재혁 기자는 10일 기자칼럼에서 “윤석열 제거 작업의 ‘시즌2’가 시작됐다”며, “그 해답은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가 사석에서 했다는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윤석열 검찰이 기소한 인사 중 한 명인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지면 우리는 다 죽어’라고 했다고 한다”라고 근거를 달았습니다. “켕기는 게 없고 떳떳하면 무고하게 죽을 일도 없다”며 여당이 뭔가 ‘켕긴다’고도 덧붙였죠. 이 기사는 MBC의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 유착 의혹 보도’를 ‘친조국 여권의 총선 겨냥한 윤석열 몰아내기’로 바꿔치기 하는 프레임의 ‘시즌2’입니다. 제보자를 “여권 전속 제보꾼”으로 칭하며 “제보 의도에 의문”을 표하고, 대놓고 “윤석열 제거 작업 '시즌 2'의 양상”으로 규정하며 속내를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는 언뜻 봐도 이상한 구석이 많습니다. 조선일보가 반복하고 있는 ‘MBC 보도는 친조국 여권의 윤석열 몰아내기 공작’이라는 프레임의 도구가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근거를 하나 더 하기는 했는데 그게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가 사석에서 했다는 말”인 것입니다. 즉 기자가 어디선가 들은 ‘소문’쯤 된다는 것이죠. 이 보도 이후 유튜버들은 이 기사를 인용해 온갖 말들을 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조선일보는 그 ‘여당 핵심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최근 윤석열 검찰이 기소한 인사 중 한 명”이라며 암시를 줬습니다. 검찰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기소’한 사건들을 보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총선 출마자 한병도·황운하 후보와 송철호 울산시장 그리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있고,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기소된 현직 의원들이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신라젠과 라임 사건도 언급했으나 그 사건들은 의혹만 제기되는 수준이고 정치인들이 기소되지는 않았습니다. 채널A 협박취재가 검언유착 의혹까지 연결되는 이유는 채널A 기자가 신라젠 사건 당사자 이철 씨로부터 ‘유시민 등 친여권 인사’들의 비위를 ‘사실이 아니어도 좋으니’ 캐내기 위해 검찰과의 관계를 이용해 협박했기 때문이죠. 패스트트랙의 경우 딱히 켕길 게 없는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조선일보가 들었다는 그 ‘사석에서의 말’을 한 ‘여당 핵심인사’의 후보군은 상당히 좁혀지는데요. 조선일보가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근거가 너무 부실하니 대충 암시만 주려했던 걸까요? 아니면 실명을 언급할 경우 반대 쪽 취재도 해야 하니 그게 귀찮아서, 또는 부담되었던 것일까요? 이렇게 불확실한 기사로 본질을 흐리기 전에, 확실하게 이미 보도로 나온 채널A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이 뭔지 독자에게 충실히 전달이라도 해주길 바랍니다.

 

  - 조선일보 <[동서남북]"이번에 지면 우린 다 죽어">(4/10 https://muz.so/a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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