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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_방송5차] 선거 기획보도 ‘대통령 지역구’ 등 지역주의 부각
등록 2020.04.09 17:36
조회 455

 

선거 기획보도 ‘대통령 지역구’ 등 지역주의 부각

선거 막바지, 정치혐오 보도 지양해야

 

 

- 분석 기간 : 3월 30일(월) ~ 4월 5일(일)

- 분석 대상 : KBS부산, 부산MBC, KNN 저녁종합뉴스

- 분석 기사 : 선거를 1번이라도 언급한 기사 또는 후보, 지지율, 지지층, 유세 등의 단어를 언급하여 선거와 연관됐다고 볼 수 있는 기사

 

기획보도, 풍요 속의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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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마지막 주~4월 첫 주(이하 4월 첫 주) 지역 방송3사의 총 보도량은 178건이고 이중 선거보도는 52(29.2%)건이다. 3월 마지막 주 선거보도 54(27.3%)건 보다는 2건 적은 수치다. 모니터 이후 선거보도는 계속 증가했는데, 선거 열흘 앞두고 오히려 조금 줄었다.(그림1 참조) 지난 주에 이어 4월 첫 주에도 방송 3사 모두 기획보도를 이어가 기획보도 비중이 높았다. KBS부산이 50%로 가장 높았고, 부산MBC와 KNN이 각각 22.2%와 15.0%였다. 기획보도량은 많았지만 정책·공약 단순 나열과 지역 구도, 선거 전략 중심 보도 행태도 그대로 이어져 유권자 판단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KBS부산 <뉴스7> 총선기획 대결강조. 경마식 보도 위주

<뉴스9>와 차별되는 심층 선거 기획 없어 아쉬움

 

KBS부산은 지난 주에 이어 <우리동네 일꾼 공약은?> 기획보도를 했는데, ‘공약 나열’ ‘기계적 균형’에 집중한 나머지 공약 평가나 후보간 입장 차이를 드러내지 않았다. 3월 마지막 주 기획보도 중에는 <우리동네 공약은? 해운대을>(3/23)과 같이 ‘풍산 특혜 논란’ ‘노동자 정리해고’ 등에 침묵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는데, 4월 첫 주 기획보도에서는 후보별 공약을 나열하기만 했고 공약 비교와 평가는 아예 없어 내용상 더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KBS부산은 저녁종합뉴스인 <뉴스9>외에 저녁 뉴스인 <뉴스7 부산>에서도 선거 기획으로 ‘4.15 총선기획 격전지를 가다’를 보도했는데, 저녁종합뉴스에서 시간 제약상 심도깊게 다루지 못한 공약 분석이나 후보자 검증을 기대했지만 대부분 판세 분석 등 일반 뉴스와 차별성 없는 내용으로 채워 아쉬움이 컸다. 대표적인 사례로 3월 30일 <4·15 총선 기획, 격전지를 가다: 부산진 갑>에서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변호사를 패널로 초청해 부산진갑 여론조사 추이와 후보들의 이전 당적 등에 대해 분석했다. 잠시 여론조사의 허점 등을 짚기는 했지만 10분 분량 시간 동안 후보 공약은 뭔지, 지역의 이슈는 뭔지 전혀 다루지 않은 채 선거 판세 위주로만 보도해 경마식 보도의 전형을 보였다.

 

부산MBC ‘대통령 지역구’ 등 특정 지역 프레임화

KNN 흥미위주 스토리텔링, 실속은 없다

 

한편 부산MBC도 <2020 부산의 선택은?> 기획보도에서 각 지역구별로 선거 지형이나 판세를 주로 조명했고, 여전히 지역별 정치 성향을 단정 짓는 표현을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산MBC는 4월 1일 사상구를 소개할 때 ‘문 대통령 지역구’라는 데 의미를 두어서 ‘탈환이냐 수성이냐’라는 제목을 붙였고 2일 사하구갑·을 후보들을 소개할 때는 ‘원조 친노’, ‘친노 핵심’이라고 일컫었다. 후보의 정치적 배경과 계파 역시 유권자가 선택을 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이상이 없는 판세 전망, 소위 ‘보수 텃밭을 수성할 것인가, 균열을 낼 것인가’를 반복하는 보도는 이미 지난 선거와 지지난 선거에서도 봐왔던 틀에 알맹이는 빠진 게으른 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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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N 역시 <4·15 총선 격전지를 가다> 기획에서 ‘보수 텃밭’ ‘보수성향이 강한’이라는 수식어를 즐겨 사용했다. 3월 30일 ‘전통적 보수 성향의 진주갑’이라거나 4월 4일 부산 서동구를 ‘보수 성향이 강한 곳’ 이라고 소개했고 4월 5일 <D-10, 낙동강벨트 사수 총력전>에서는 아예 부산경남을 보수야당의 전통 텃밭이라고 했다. 이렇게 지역구의 성향을 규정짓고 나면, 보도 기조가 거대 양당의 대결만을 강조하는 경향으로 흐르는 것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 KNN은 3월 30일 <마산회원, 진주갑 집념의 재격돌, 박빙의 승부예고>에서는 ‘3번째 격돌, 피할 수 없는 다리에서 만났다’라거나 ‘다섯번 째 도전으로 4전5기 신화를 쓸지’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해 정작 후보의 능력이나 공약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보도제작준칙에서 ‘보수텃밭’과 같은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고 약속한 바 있다.

 

공약 정책, 무엇을 보도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보도하느냐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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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의 보도주제를 살펴보면 정책·공약 보도가 28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당과 후보들이 공약과 정책을 적극 발표한 것이 반영됐다. 이어 후보약력을 단순 소개한 보도가 21건이었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후보·정당 동정과 선거전략을 다룬 보도가 각각 11건, 7건으로 확인됐다. 부산MBC는 후보 재산을 검증하는 등 후보와 인물을 검증한 보도도 11건이었다.

 

정책 보도 에서는 먼저 KNN의 3월 31일 <총선공약 분석 ‘너도나도 트램’>이 눈에 띄었다. 후보들이 1호 공약으로 트램을 비롯한 교통 공약과 교육 공약을 많이 들고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 분야에 해당하는 후보들의 공약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제시한 점은 유용했지만 ‘분석’을 하겠다는 리포트 제목과는 달리 서로 비교하거나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 15개나 되는 공약을 죽 나열하기만 한 점은 아쉽다.

 

‘명품교육도시나 4차산업 인재육성은 하도 많아 누구 공약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평가한 걸 보면 후보 간 차이점이나 타당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린 것 같은데 그런 근거까지 밝혀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또 ‘실현가능성을 떠나’ 이색공약이라며 바칼로레아 시험 해운대 유치 등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실현가능성을 따지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 아닌지 묻고 싶다. 특히 교통 공약의 경우 막대한 예산이 들기 때문에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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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부산일보 4월 2일 <또 쏟아지는 ‘도시철도 공약’>는 후보들이 쏟아낸 도시철도 유치 공약의 현실 가능성 검증했다.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1순위인 하단~녹산선조차 경제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통과가 미뤄졌고 다른 도시철도 사업들 역시 시급성과 경제성이 낮아 후순위에 밀려있는데 또 같은 공약을 들고 나오는 게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해 주목할 만했다.

 

부산MBC 정당 공약 유권자 의제와 교차분석 적절

 

부산MBC는 18개 후보와 정당으로부터 785개 공약을 제출받아 분석했다. 4월 2일 <공통 키워드 ‘지역경제’…해법은 제각각>에서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부산시당의 공통 공약을 분석했는데, 공통 키워드는 ‘지역 경제 살리기’였지만 해법은 달랐다며 지역화폐 발행, 대기업 유치, 지역재투자법 등 각 당의 해법과 총 필요한 예산도 제시했다. 또 전국유권자 설문조사와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제시한 유권자 의제와 교차 분석하여 정당별로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도 소개했다.

 

4월 5일 <지역구 공약 전수조사…급조 흔적 ‘역력’>에서는 현역 의원 중 지난 20대 공약 중 일부를 다시 21대 공약으로 들고 나온 사례, 해당 지역구의 지자체 후보가 냈던 공약을 총선 후보가 다시 들고 나온 사례, 후보간 동일한 공약이 있는 경우도 밝히고, 공약을 제출하지 않은 후보 8명을 공개했다.

 

부산MBC 보도는 세 당의 정책을 비교 분석하고 개별 후보의 공약 준비 정도, 유권자 의제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검증을 시도해 돋보였고, 유권자에게 유용한 보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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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는 총선 후보의 재산 검증도 시도했다. 3월 30일 <총선후보 “3명 중 1명” 규제지역 아파트 소유>, 3월 31일 <총선후보 5명 중 1명 ‘반쪽 부산시민’?>, 4월 1일 <주택 신고가액…실거래가의 66% 축소 신고>에서 부동산 보유 내역과 주택소유 지역 현황, 후보들이 신고한 부동산 가격 등을 공개했다. 불법 상황은 아니지만, 규제지역 소유 비율이 35%에 달하고 타 지역만 주택 소유한 후보가 20%, 부동산 가격 축소 신고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유권자에게 판단할 정보를 제공했다.

 

KBS부산 국가혁명배당금당 언급 0건

공영방송으로서 모두 소개 필요, 누락 사유라도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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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의 정당별 언급 빈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5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통합당 41건, 정의당 13건, 무소속 10건이었다. 이어 무소속 10건, 민생당 9건, 민중당 7건, 우리공화당 6건, 국가혁명배당금당 5건 순으로 등장했다. 거대 양당을 합하면 60%으로 여전히 언급이 가장 많았다. 언급 횟수도 많았지만 정책, 공약도 거대 양당 위주로만 보도해 소수 정당은 정책을 알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역구 출마자 수가 적거나 관심이 적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획 기사에서 만이라도 적극적으로 보도했어야 했다.

 

한편 국가혁명배당금당은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중 17개 지역에 후보를 냈는데 KBS부산은 지역구 후보 소개 보도에서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후보자 등록 이후 부산MBC와 KNN이 지역구 보도에서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 후보도 함께 소개한 것과도 비교되는데, 공영방송이라면 후보자 전체를 고루 소개할 필요가 있다. 만약 특정 당을 언급하지 않는 기준이 있다면 유권자에게 설명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선거 막바지 정치혐오 조장 보도 지양해야

고3 유권자 무시하는 듯한 보도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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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합친 유익보도는 모두 44건이고 이중 정책 제공 보도가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비교평가 정보보도 8건, 군소정당 단독보도 3건, 선거법 관련 보도가 3건 이었다. 유해보도로는 양대정당 중심보도가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투경기 표현보도 4건, 지역/연고주의 보도 3건, 정치혐오 보도 1건이 있었다. 전투경기 표현보도, 지역 연고 보도는 주로 기획보도에서 나타났다.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보도도 있었다. KNN 4월 1일 <폭로 비방전 잇따라…혼탁 선거 재연 조짐>는 남구을 이언주 후보, 부산진갑 정근 후보, 민주당 선대위가 각각 상대측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 또는 식사비 대납 의혹으로 수사의뢰 했다며 후보간 폭로 비방에 따른 고소 고발을 나열했다. 이 보도는 고소 고발에 나선 후보 주장 내용을 그대로 전했을 뿐 사실 여부를 검증하지도, 상대측 입장도 듣지 않으면서 제목에서는 ‘혼탁 선거 재연’이라고 해 유권자의 정치 불신과 혐오를 부추기는 보도였다. 한편, 정근 후보는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과거 노력했다는 상대측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며 고소에 나선건데, 뉴스 정근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그대로 내보내 상대측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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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KNN <고3 투표교육 무산, 무관심 우려>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늦춰지면서 고3 유권자의 관심이 저조할까 우려했다. 그러면서 “저조한 투표율이나 부모님을 따라 투표하는 등의 상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신학기 적응과 입시 준비로 바쁜 고3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라며 만18세 유권자가 소극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고3 유권자에게 투표의 의미와 투표 방법 등을 적극 알리는 것이 중요한 시기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보다 부모님을 따라 투표할 것부터 우려하는 것은 고3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로 읽힌다. 한편, 만18세 유권자 중 고등학교에 재학중이지 않은 이들도 있을텐데, 무조건 ‘고3’, ‘교복민심’으로 지칭함으로써 일부 유권자에게는 소외감을 줄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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