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보도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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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_신문5차] 본격 선거운동 시작하는데 부산일보 1•2위로 순위 매기고 국제신문 '이겼다' 표현했다
등록 2020.04.0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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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지부는 부산지역 신문(국제신문, 부산일보)과 지상파방송 메인뉴스(KBS부산, 부산MBC, KNN 저녁종합뉴스)를 주요 대상으로 선거 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를 대상으로 3월 30일(월)부터 4월 3일(금)까지 5일간 진행한 신문 모니터 5차 보고서이다.

 

△ <표1> 부산지역 일간지 4·15 총선 관련 보도 양적 분석 개요

분석기간

3월30일(월)부터 4월3일(금)까지

분석대상

국제신문, 부산일보

분석기사

제목은 물론 내용에서도 “선거”, “총선”, “지역구”, “지지율”, “유세” 등 선거와 관련된 단어가 한 번이라도 언급된 기사 모두

 

선거 보도 증가세 뚜렷하지만

기획 기사는 여전히 2퍼센트 대에 머물러

 

총 보도 수 대비 선거 보도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이는 3월 넷째 주 보다 2.8%P 상승한 수치다. 3월 다섯째 주-4월 첫째 주(이하 4월 첫째 주) 선거 보도는 159건이다. 이 주에도 국제신문 82건, 부산일보 77건으로 미미하지만 국제신문에서 선거보도가 더 많았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선거보도 건수는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보도유형은 한 달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스트레이트 기사가 선거 보도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스트레이트 다음으로 많은 보도유형은 사진기사로, 5.6%의 비중을 보였다. 기획 보도는 단 2.5%에 머물렀다. 스트레이트는 기사의 가장 기본 유형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면도 있으나,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기획기사가 1건 내지 3건에 불과한 건 우려스럽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는 각각 3월 23일과 3월 16일, 1면을 통해 선거보도 기획을 실시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4월1주 선거보도건수 추이.PNG

 

△ <표2> 매체별 4·15총선 관련 보도건수와 비중

구분

국제신문

부산일보

합계

보도량

선거 보도 수

82

77

159

총 보도 수

376

329

705

총 보도 수 대비 비중

21.8%

23.4%

22.5%

지난 주 대비

+ 1.8%

+ 4.1%

+ 2.8%

보도유형

스트레이트

68

64

132

82.9%

83.1%

83.0%

기획, 연재, 특집

1

3

4

1.2%

3.8%

2.5%

인터뷰

0

2

1

0.0%

2.5%

0.6%

사설

3

3

6

3.6%

3.8%

3.7%

칼럼

4

3

7

4.8%

3.8%

4.4%

사진

6

3

9

7.3%

3.8%

5.6%

사실확인보도

1

0

1

1.2%

0.0%

0.6%

기타

0

0

0

0.0%

0.0%

0.0%

 

1·2위로 순위 매긴 부산일보

선거 결과인지, 여론조사 결과인지 분간 안 돼

 

선거여론조사 보도와 관련해 <2020총선보도제작준칙>을 보면,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당이나 후보자 간 차이가 표본오차 한계 이내일 때에는 순위를 매기거나 서열화하지 않고, ‘경합’으로 보도한다. △선거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보도는 자제하며, 후보자 캠프와 선거자문가의 선거전망과 판세 분석 기사는 최대한 신중하게 보도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4월 첫째 주 부산지역 신문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자 간 순위를 매기거나, ‘승리했다’, ‘이겼다’와 같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부산일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에 의뢰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4.4%P였다. 이는 최대 8.8%P까지의 격차 내에선 후보 간 우위를 판가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해당 결과는 3월 30일과 31일, 2·3·4면에 걸쳐 보도됐다.

 

헤드라인은 거대 양당 두 후보에 초점 맞춰 후보 간 격차를 ‘우세’, ‘앞서’, ‘따돌려’ 등으로 표현하는 전형적인 경마식 보도 형태를 보였다. 기사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여론조사 결과를 문항 별로 나열한 형태였다.

 

선거기간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는 결과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고, 추이를 보는 데 활용돼야 한다. 유권자들이 헤드라인만보고 결과를 단정 짓는 함정은 만들지 말아야한다.

 

이러한 함정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는 그래픽에도 있었다. 특히 부산일보는 3월 30일, 31일자 신문 2·3·4면 그래픽에서 후보자들을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서열을 매겼다. 독자가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의도는 좋지만,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의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총선 보도준칙에 위배된다.

 

3월30일 2-3면 전체.PNG

△ 부산일보, 3/30, 2-3면

 

3월31일 2-3면 전체.PNG

△ 부산일보, 3/31, 2-3면

 

게다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 1위, 2위라 할 수 없음에도 그래픽으로 1위, 2위로 고정시킨 경우도 있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선거기사 심의기준 제3장 8조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에 있어 경쟁자나 경쟁집단간 차이가 표본오차 한계 이내임에도 불구하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경우’ 심의 대상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부산일보가 1·2위를 매긴 그래픽은 총 14곳의 지역구에 사용됐고 이중 9곳이 8.8%P 미만의 격차를 보였다. <박재호·이언주 오차범위 내 접전 ‘초격전지’ 입증>(부산일보, 3/30, 3면)을 보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4%P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순위를 매긴 그래픽 효과 때문에 접전 양상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 제시 1.PNG

△ 부산일보, 3/30, 3면, 오차범위 내 접전임에도 1,2위라 순위 매긴 그래픽

 

지난주 여론조사 보도를 크게 다룬 국제신문은 이번 주에도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몇 건의 보도를 실었다. 국제신문은 <온천동에선 與 박성현 우위 나머지 동은 김희곤이 강세>(3/30, 2면) 3번째 단락에서 후보들 간의 지지율 차가 0.5%P 차이 날 뿐인데 “이겼다”고 표현했다. 한 번의 여론조사결과만으로 특정 후보의 우세에 필요 이상의 확신을 부여하는 언어 표현은 쓰지 말아야한다.

 

승리했다 국제신문.PNG

△ 국제신문, 3/30, 2면

 

부산일보는 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유권자 지형에 관한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놨다. 이 가운데 몇 가지 분석은 여론조사 결과를 과도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여 주의할 필요가 있다.

 

<PK 중도층 표심변화 뚜렷이 나타났다> (부산일보, 3/31, 4면)

<응답자의 38%가 지방선거때와는 투표정당 달라> (부산일보, 3/30, 4면)

 

부산일보는 여론조사에서 ‘4.15총선에서 투표하는 후보자의 정당과 지난 부산시장/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투표한 후보자의 정당이 같습니까?’는 질문이 지역 정가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조사 결과 “중·동부산 지역구 조사에서 응답자 48.3%(7개 지역 평균)는 ‘투표 정당이 같다’고 했지만, 38.0%는 ‘투표 정당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서부산, 경남 7개 지역 조사 결과에서도 ‘투표 정당이 다르다’는 응답은 36.7%달했다”라고 알렸다.

 

문제는 기사 말미에 이 결과를 “이전까지 진보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보수 쪽으로 상당히 이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해석한 데 있다. 기사는 2년 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싹쓸이’를 이끌어낸 중도층의 표심이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가늠해 보기 위해 마련한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문지에서 응답자가 이전 선거에서 정확히 어떤 정당을 지지했는지 밝히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번 선거에서 보수 정당을 투표한 유권자가 이전에 진보 정당을 지지했다고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 상당수 정당이 정당명을 바꾼 것을 감안하면, 설문조사가 의도대로 이뤄졌을 지도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유권자가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을 정확히 같은 정당으로 인식할지 의문이라는 말이다. 이전에 자유한국당을 지지했던 지지자가 이번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에 투표하더라도 ‘투표 정당이 다르다’고 답할 가능성도 있다. 유권자가 질문을 의도에 맞게 해석했을지 의문인 동시에,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도 추정이 대부분이라 기사를 신뢰하기 힘들다.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측은 이번 조사를 두고 ‘이런 유형의 질문은 해본 적이 없다’고 반응해, 부산일보는 부산시 선관위에 의뢰해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애초에 질문 구성이 타당했는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표3> 매체별 4·15총선 관련 유해보도(*중복집계)

구분

국제신문

부산일보

합계

경마성 보도

5

23

28

6.0%

29.8%

17.6%

가십/이벤트 보도

6

1

7

7.3%

1.2%

4.4%

일방중계 보도

3

1

4

3.6%

1.2%

2.5%

양당/다방 단순보도

4

0

4

4.8%

0.0%

2.5%

양대정당중심 보도

20

20

40

24.3%

25.9%

25.1%

정치혐오 보도

1

0

1

1.2%

0.0%

0.6%

전투/경기 표현 보도

2

11

13

2.4%

14.2%

8.1%

지역/연고주의 보도

0

6

6

0.0%

7.7%

3.7%

익명보도

4

3

7

4.87

3.8%

4.4%

따옴표 보도

2

1

3

2.4%

1.2%

1.8%

오보

0

0

0

0.0%

0.0%

0.0%

 

같은 후보, 같은 지역구 놓고서

동정 보도 보여준 부산일보, 공약 보도 보여준 국제신문

 

4월 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신문 지면에서도 후보 동정 보도가 등장했다. <‘상인과 춤추고’ “언니야 동생아”…판세만큼 유세장도 ‘후끈’>(부산일보, 4/3, 4면)은 “윤 후보와 입구에서 만난 한 상인은 엄지손가락을 둘어 올려 춤을 췄다. 윤 후보도 함께 몸을 흔들었고…”, “주민들과 스킨십에서 윤 후보에게 밀리지 않는 김 후보 또한 상인들과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부산 해운대을 윤준호 후보와 김미애 후보의 유세 현장을 묘사했다. 현장감은 드러나지만, 이러한 동정보도를 통해서 유권자들에게 어떤 유익한 정보를 주고 싶은지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벼운 동정보도는 SNS 등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전달해도 충분하다.

 

반면 국제신문 <센텀2 개발·동부산대 화두…“코로나 방역대책이 표심 좌우”>(4/3, 3면)  기사는 해당 지역구의 이슈와 그 이슈에 대한 지역구 유권자의 민심을 잘 담아낸 보도다. 기사가 함께 제시하고 있는 사진은 후보들의 선거운동 현장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후보의 동정이 아닌 지역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반여1동 이형준(35) 씨는 지역민심을 묻자 이곳 집값이 뛸 거라는 기대감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당수 주민이 센텀2지구 개발 사업에 따른 더 큰 효과를 기대한다”, “한연비(24) 씨는 특정 부지를 개발해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겠다는 식의 공약은 여러 차례 있었다. (중략) 오히려 개발에 따라 이 지역 주거 환경 생활수준의 격차 등 ’보이지 않는 선‘이 더 견고해 질 거라는 우려도 크다” 등, 지역 현안인 센텀2지구 개발을 둘러싼 유권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했다.

 

유권자의 목소리가 빠진 후보자 동정 보도는 민심을 그려내기보다, 유세 현장 그 자체만 묘사하는 가십성 보도가 되기 쉽다. 유권자의 입을 통해 지역 현안과 후보에게 바라는 점을 그려내길 기대한다.

 

국제신문 공약 보도.PNG

△ 국제신문, 4/3, 3면

 

부산일보 해운대 동정보도.PNG

△ 부산일보, 4/3, 4면

 

△ <표4> 매체별 4·15총선 관련 보도에서 보도 주제(*중복집계)

구분

국제신문

부산일보

합계

후보자 기본 정보

2

1

3

2.7%

1.5%

2.2%

정책 공약

21

21

42

29.1%

32.8%

30.8%

후보자 자질

15

21

36

20.8%

32.8%

26.4%

공천 관련

15

19

34

20.8%

29.6%

25.0%

선거 전략

33

22

55

45.8%

34.3%

40.4%

선거 판세 여론조사

21

18

39

29.1%

28.1%

28.6%

후보 동정

0

2

2

0.0%

2.5%

1.2%

선거법 관련

1

0

1

1.3%

0.0%

0.7%

시민 사회 동향

1

3

4

1.3%

4.6%

2.9%

기타

2

2

4

2.7%

3.1%

2.9%

합계

111

107

218

 

역대 공약 이행여부 확인은 꼭 필요한데,

왜 하필 동남권 신공항만 주목했나

 

국제신문은 <단골 이슈 동남권 관문공항 이번 선거선 ‘잠잠’…피로감 탓?>(4/2, 2면) 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이슈를 선거 의제로 끌어올릴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국제신문이 유권자가 놓친 이슈를 발굴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국제신문도 다른 지면과 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지역항공사의 도산 위기와 공항 이용객 급감을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SOC예산을 줄여 긴급재난기금을 만들자는 논의가 진행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동남권 신공항이 이슈가 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과연 시기적절한지 의문이다.

 

기사 제목에서처럼 이 이슈가 ‘잠잠’해진 이유도 기사에서도 언급됐듯, “14년 가까이 끌어온 동남권 관문공항 논의에 대한 피로감”, 이 사안이 정치적으로 이용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사는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피로감,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데 대한 혐오감 등을 해소하면서 이 이슈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증명해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보도는 이슈 발굴이 아닌, 지역 이해관계에 치우쳤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현역 의원들이 지난 총선에서 내세웠던 공약을 얼마나 지켰는지 따져보는 보도는 없는 가운데 유독 동남권 신공항만을 골라낸 점에서 더욱 그렇게 읽혔다.

 

국제신문 관문공항.PNG

△ 국제신문, 4/2, 2면

 

‘기타’가 된 군소정당, 무소속 후보들

 

부산 총선미디어감시연대지부는 여러 차례 언론이 거대 양당 위주의 보도에 치우쳤다고 비판해왔다. 이번 주 보도에도 그런 경향은 고쳐지지 않았다. <부산 연제 김해영·이주환 접전…동래 박성현〈김희곤 >(국제신문, 3/30일, 1면) 기사를 보면, 기사 내용과 달리 그래픽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만 소개됐다. <당선 가능성 오차범위접전 청년표가 캐스팅보트 될 듯> (국제신문, 3/30, 2면), <온천동에선 與 박성현 우위 나머지 동은 김희곤이 강세>(국제신문, 3/30, 2면) 기사 그래픽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게 나온 후보들은 ‘기타 후보’라는 명칭으로 묶여 소개됐다.

 

국제신문은 여론조사 결과를 나타낸 그래픽에서 여전히 거대 양당만을 주목할 수 있게 그려냈다. 코로나19로 조용한 유세가 대세가 되면서 인지도가 낮은 군소정당 소속의 후보들과 무소속 후보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도 거대 양당을 대변하는 스피커를 자처하면서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목소리는 내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유세기간 동안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을 소개하는 보도에 지면이 할애되기를 바란다.

 

3월 30일자 1면 그래픽.PNG

△ 국제신문, 3/30, 1면 그래픽

 

1234.PNG

△ 국제신문, 3/30, 2면, 그래픽

 

범죄, 재산 그리고 긴 투표 용지

정치혐오 부추기는 기사 한 지면에 몽땅 등장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보도가 눈에 띄었다. 언론이 코로나19로 낮아질 투표율을 끌어올리기는커녕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를 보도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국제신문의 3월 30일자 3면 구성이 대표적이다. <음주운전에 살인까지…부산 3명 중 1명은 전과자>(3/30, 3면), <정근재산 500억, 박상근 부채 19억…30억 넘는 10명중 9명 통합당>(3/30, 3면), <비례 투표용지 48cm 100% 손 개표한다>(3/30, 3면) 보도는 정치와 정치인의 부정적인 면모를 필요 이상으로 일반화했다.

 

실제 기사를 보면, 후보자의 전과 기록은 음주운전이나 살인만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학생운동으로 인한 집시법 위반과 음주운전, 살인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기사는 모든 전과를 같은 비중을 두고 다뤄, 결국 정치인 ‘3명 중 1명은 전과자’라는 지나치게 일반화된 메시지를 생산했다. 적어도 음주운전과 살인 전과를 가진 후보가 어떻게 공천을 통과했는지 좀 더 상세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싣고, 이런 후보들은 더 이상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보도가 필요하다.

 

모니터 기간 내 지역 신문은 비례위성정당 논란에만 집중할 뿐 바뀐 선거법을 유권자에게 전달할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비례 투표용지 48cm 100% 손 개표한다>(국제신문, 3/30, 3면) 기사에선 ‘50cm에 육박’, ‘위성·군소정당의 난립’, ‘유권자 혼란’이라는 표현으로 정치적 냉소주의를 유발했다.

 

3월30일 3면.PNG

△ 국제신문, 3/30, 3면

 

부산일보는 <‘프레임’을 씌워라 총선 ‘메시지’ 전쟁>(4/1, 8면)에서 두 거대 양당의 선거 전략을 그대로 보도하면서 메시지 공방만을 다뤘다. ‘구태’ ‘꼰대’ ‘매표정책’등 서로를 비방하는 표현을 그대로 전달하기에 앞서 언론이 각 정당의 정책과 공약, 선거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했다.

 

후보자 발언·공약 검증한 이 주의 ★좋아요★ 기사

 

4월 첫째 주 국제신문과 부산일보에선 주목할 만한 좋은 보도가 있었다. <[진실탐지기] 재난지원금 당장 지급 가능?…규모 커 불가>(국제신문, 4/1, 6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화두가 된 재난지원금에 관한 내용을 팩트체킹해 유권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해당 기사는 정부가 결정한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서병수 후보의 SNS발언을 팩트체크했다. 기사는 “세출 경정으로 포퓰리즘 사업만 구조조정하고 그 예산을 재해 대책 재원으로 전용하고 이용, 이체하면 추경하지 않고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급하겠다는 1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도 당장 만들 수 있다” 란 서 후보의 주장에 대해, “‘10조’ 규모의 예산을 전·이용, 이체한 경우가 드물다”며, 국회 예결위 관계자의 목소리를 실어 “10조 규모 재원은 추경으로 마련하는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또 예산의 전·이용, 이체 조건이 까다로워, 서 후보의 주장처럼 다른 사업을 구조조정해 예산을 마련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보도는 유권자에게 유익한 보도인 만큼, 지면에서 더 눈에 띄도록 배치하고, 어려운 용어는 더 친절하게 설명해 유권자가 기사를 더 쉽게 접하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진실탐지기.PNG

△ 국제신문, 4/1, 6면

 

<또 쏟아지는 ‘도시철도 공약’>(부산일보, 4/2, 3면)은 총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도시철도 유치 공약의 현실 가능성 검증했다. 해당 기사는 이번 총선에서도 도시철도 유치를 공약으로 내 건 사례를 알려주고 이의 현실가능성을 검증했다. 기사에 따르면 부산시가 2017년 6월 수립한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1순위인 하단~녹산선조차 경제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통과가 미뤄졌다. 다른 도시철도 사업들 역시 심사가 보류되거나, 시급성과 경제성이 낮아 후순위에 밀려있다. 기사 말미에는 실제로 “지난 총선 때 나온 도시철도 유치 공약은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유권자가 실제로 투표할 때 참고할만한 정보를 주는 보도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도시철도 공약.PNG

△ 부산일보, 4/2, 3면

 

2020총감연_부산_신문5차.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