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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기고쓰_
‘이부망천’ 발언이 합리적이라는 언론이 있다?(4/3 일간 기고쓰)1. ‘이부망천’, ‘인천 촌구석’…미래통합당 막말 이해해주기, 그 어려운 걸 종편이 해냅니다
3월 31일 인천 연수구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정승연 후보가 자신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유승민 의원에게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이던 말했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서 살고, 망하면 인천 가서 산다의 줄임말)을 떠올리게 하는 지역비하 발언입니다. 선거 시기에 자기 지역구 주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될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실제로 정승연 후보는 많은 시민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편 출연자들은 정승연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4/1)에 출연한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이혼하면 부천 가서 살고 망하면 인천 가서 산다. 이 말이 들리는 사람에 따라서 어떻게 들리냐. 그게 합리적인 말일 수도 있어요. 실질적으로 그렇다는 거죠”라고 했어요. TV조선 <신통방통>(4/1)에 출연한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인천의 경우에는 약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은 있어요. 유승민 의원이 그 지구당을 방문하니까 그 지역 후보가 일종의 겸양이라고 할까요? 그러면서 자기 동네를 조금 낮추어 부르고 그러면서 ‘아이고 이런 촌구석까지 오시고’ 뭐 이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막말의 본심을 이해해줬습니다.
만약 여당 의원이 같은 말을 했다면 종편 패널들이 이렇게 두둔했을까요?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국빈에게 ‘변방의 대한민국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당연히 자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이부망천’의 대체 어느 부분이 ‘합리적’이고 ‘실질적’인가요? ‘인천 촌구석’이 어떻게 ‘겸양의 표현’이 될 수 있을까요?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미래통합당의 시각에서 바라보니 이해가 가능한 것 아닐까요?
- TV조선 <신통방통>(4/1) : https://muz.so/aaJt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4/1) : https://muz.so/aaJu
2. ‘무당층 많다’ TV조선 VS ‘감소했다’ MBC…MBC가 부지런했다
4월 2일 방송사 메인뉴스에서 TV조선과 MBC가 다르게 보도한 게 있었습니다. 바로 ‘무당층’ 비율인데요. TV조선은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에선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무당층이 27%”였다면서 “이 부동층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전했습니다. 결론은 “여론조사 땐 숨어있던 표가 야당 쪽으로 간다”는 겁니다.
MBC는 달랐습니다. 최근 MBC는 여론조사의 ‘성향’과 ‘추세’ 등을 고려해 여론조사 결과들을 모아 분석하고 있는데요. MBC는 2일 보도에서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르겠다는 무당층 비율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지난주 금요일(3월 27일) 이후 10% 초반대로 떨어지면서 표심이 집결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2016년 총선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TV조선과 달리 무당층이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TV조선과 MBC의 이 큰 차이는 어디서 나온걸까요? MBC는 3월 19일부터 31일까지 나온 여론조사 318개를 분석해 보도했고, TV조선은 3월 24~26일 이뤄진 한국갤럽 정례조사 1개만 단순 인용했습니다. TV조선은 4월 2일 보도를 하면서 1주일 전 여론조사 하나로 여론 향방을 가늠한 것이죠. 선거마다 여론조사 보도가 쏟아지는데, MBC처럼 정확한 여론을 전하기 위해 좀 더 정성을 들일 수는 없을까요?
- TV조선 <‘숨은 표’ 위력 변수…역대 선거에선?>(4/2) https://muz.so/aaJq
- MBC <“이제 마음 정했다”…빠르게 줄어드는 ‘무당층’>(4/2) https://muz.so/aaJr
3. 국민을 우롱하는 건 편법과 반칙을 지적하지 않는 TV조선 아닐까
TV조선 평일 메인뉴스 신동욱 앵커가 4월 2일 <신동욱 앵커의 시선>에서 ‘편법과 변칙이 뒤죽박죽 엉킨’ 이번 선거를 비판하더니 “원칙도 염치도 없는 이 모든 선거판의 출발점은 선거법 개악입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맥락에 맞지도 않는 시나 노래를 구구절절하게 인용하는 이 코너 앞부분은 패스하고요. 신 앵커는 “4·15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유권자는 혼란스럽”다면서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화면에 띄웠습니다. 그는 이어 “이럴 거면 선거제도는 왜 바꿨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논평은 처음엔 편법과 반칙을 일삼는 거대 양당을 비판하는가 싶었지만, 정작 비난의 촛점은 범여권 정당뿐이었습니다. “더불어시민당은 선관위에 낸 공약이 논란을 빚자 민주당 공약을 베꼈다가 또 철회했습니다. 민주당은 여권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과 성씨부터 다르다며 정치적 거리 두기를 합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의 효자를 자처하며 개인의 가정사까지 들먹였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이 논평 기사의 제목은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였습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건 거대 양당의 편법과 반칙을 지적하지 않고 바뀐 선거제만 욕하는 TV조선이 아닐까요?
-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국민을 우롱하지 말라>(4/2) https://muz.so/aa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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