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9년 3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신문 부문에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짚은 서울신문의 기획보도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를 선정했다.
2019년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 신문 부문 심사 개요 |
|
좋은 신문 보도 |
기획보도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매체 : 서울신문, 취재 : 유영규‧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김형우 기자 보도일자 : 3/5~3/13 |
선정위원 |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엄재희(민언련 활동가),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 임동준(민언련 활동가),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 |
심사 대상 |
3월 1일부터 31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신문,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지면 보도와 온라인에 게재된 기사 |
선정 사유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3월 5일부터 13일까지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기사를 연재하여 우리 사회에 ‘존엄하게 죽을 권리’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었다. 서울신문은 자발적 안락사, 이른바 조력자살을 돕는 스위스의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에서 한국인 2명이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더 늦기 전에 우리사회도 ‘안락사’를 고민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를 위해 스위스 취재를 통해 다양한 고민을 꼼꼼히 담아냄으로써 안락사 논의의 출발점을 잘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했다. 또 안락사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사회적 돌봄 체계’를 완전히 갖춰놓아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래야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안락사를 택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의 81%가 안락사를 찬성한다며 우리 사회도 안락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전했으며,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제도 등의 현실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취재 과정에서 5개월에 걸쳐 2000명에 달하는 사람의 의견을 들었다. 그만큼 신중하게 이 사안에 접근한 것이다. 또한, 서울신문은 자칫 선정적으로 흐를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최대한 신중하고 차분한 어조로 보도했다. 매 보도마다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치료 및 상담 안내 문구를 넣은 것도 이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우리사회에 ‘존엄한 죽음’이라는 논쟁의 출발점을 만든 서울신문의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기사를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로 선정했다. |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3월 5일부터 3월 13일까지 총 24건의 기사로 이루어진 기획기사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를 6회에 걸쳐 연재했다. 이 기획기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선택하며 안락사를 결정하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안락사를 오랜 시간 고민해온 스위스 현지 취재를 통해, 안락사의 부작용과 관련한 고민을 잘 담아냈으며 △여론조사를 통해 우리사회의 안락사에 대한 의견을 보여주고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제도 등의 현실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며 △안락사 도입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내용을 전문가 대담을 통해 정리했다.
조력자살을 택한 한국인 2명, 최초로 보도
서울신문은 첫 기사 <단독/한국인 2명 스위스서 안락사…‘존엄한 죽음’ 화두를 던지다>(3/5)에서 조력자살, 이른바 안락사를 돕는 스위스 비영리단체 디그니타스에서 한국인 2명이 조력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준비 중인 한국인이 107명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신문이 최초로 밝혀낸 것이었다. 한국인 누군가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은 ‘죽음’을 금기시 여기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서울신문은 이런 ‘궂긴 소식’을 담담하게 전하면서, 앞으로 연재할 기사의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답은 없습니다.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전면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것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성역 없이 고민하고 토론해 봤으면 합니다. 기사는 그런 논쟁의 출발점이었으면 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임종기 환자들이 가족들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통증을 견디다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스위스까지 가서 안락사를 결정한 이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안락사를 택한 친구와 동행한 ‘케빈’
△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택한 최초의 한국인 A씨와 동행한 조력자의 사연을 담은 서울신문 기사(3/5)
우선, 서울신문은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결국… 저는 오랜 친구의 안락사를 도왔습니다>(3/5)와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친구가 택한 존언한 죽음, 내겐 존엄하지 않았다>(3/6)에서 조력자살을 택한 한국인 말기암 환자 A씨와 동행한 친구 케빈(가명)의 사연을 상세히 담았다. 보도는 친구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본 이의 증언을 통해 A씨가 왜 죽음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그가 스위스에서 마지막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A씨가 어떻게 담담하고 차분하게 죽음을 받아들였는지를 전하면서, 죽음이 ‘존엄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스위스 현지 취재를 통해 본 ‘안락사’ 제도의 현실과 고민
이어 서울신문은 안락사를 오랜 시간 논의해왔고 지금은 합법적 안락사가 가능한 스위스 현지를 취재했다. 서울신문은 이 7건의 현지 취재 기사를 통해 안락사 제도의 현실과 사회적 논의점을 전했는데, 이는 한국사회에서 ‘존엄한 죽음’ 논쟁의 출발점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
스위스도 ‘안락사의 범위’를 놓고 긴 논쟁을 거쳤다. 논의는 근대 계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결론은 명확했다. 서울신문은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스위스 ‘삶을 끝내는 권리’ 범위 놓고 갑론을박>(3/6)에서 스위스에서 만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죽음마저도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받으며 그래서 안락사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위스는 선택권뿐만 아니라, 높은 자살률이 안락사 도입에 영향을 줬다. “자살을 완벽하게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비교적 인간답게 죽는 방법을 열어주자는 여론이 법과 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우리사회도 하루 36명, 연간 1만309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2위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우리사회는 스위스의 안락사 논의는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안락사의 기본 조건 ‘의료기록’과 ‘개인사’
서울신문은 지금까지 2,700명의 조력자살을 도운 스위스 디그니타스의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안락사가 가져올 부작용과 여러 우려에 대한 반박도 꼼꼼히 담았다. 디그니타스 대표는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죽음을 얘기하다 삶의 해결책을 찾기도 합니다>(3/6)에서 조력자살이 자살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렇기 때문에 매우 꼼꼼한 선별과정을 거친다고 답했다. 그는 조력자살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의료 기록과 개인사”라고 했다. “의료 기록을 통해 병이 무엇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앓았고, 어떤 약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했으며, 치료 효과는 있었는지 등을 본다”고 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스스로의 결정’이다. 디그니타스 대표는 “조력자살을 하려 한다면 스스로 결정한 건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여러 가지 자료와 질문지 응답을 통해 살펴본다”며 “현 상태에서 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뭔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등도 꼼꼼히 살펴본다”고 답했다.
특이한 점은 스위스에선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오르지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약물을 주입하는 경우에만 합법이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결정적 차이다. 존엄한 죽음이란 스스로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디그니타스 대표는 적극적 안락사가 불법인 이유에 대해 “조력자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든 과정을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조력자살을 택한 가족의 트라우마 우려도
앞서 안락사를 택한 친구와 동행한 케빈이 “미안한 말이지만 적어도 저에게 친구의 죽음은 존엄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한 것처럼, 안락사를 택한 주변의 친구와 가족들의 트라우마도 ‘안락사’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그러나 디그니타스 대표는 “오히려 더 큰 트라우마를 남기는 건 가족에게 말없이 혼자서 위험한 자살을 시도했을 때다”고 말한다. 스위스는 2012년~2016년 열차 투신이 매년 100여건씩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급작스럽고 극단적인 자살이 오히려 가족들에게 큰 충격과 상처를 남겨준다는 것이다. 디그니타스 대표는 “우리는 조력자살을 준비할 때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족과 친구들이 조력자살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경우엔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며 “주변 사람들이 모든 여정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조력자살이라고 하지 않고 동행자살이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스스로의 동의와 더불어 주변 지인들의 마음의 준비까지 꼼꼼하게 다루는 것이다.
그들은 왜 안락사를 택했는가? 목소리를 듣기 위해 추적나선 서울신문
스위스의 안락사 제도를 꼼꼼히 점검한 서울신문은, 이제 안락사를 택했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시도에 나섰다. 서울신문은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파란 집에서 8시간, 노인들은 그렇게 생을 끝냈다>(3/7)에서 티그니타스가 안락사를 하는 장소인 블루하우스를 취재했다. 이곳은 접근 자체가 금지된 곳이라 구체적 이야기를 담진 못했다. 다만, 안락사를 택한 사람들이 걸었던 길과 그 흔적을 따라가며 기록을 찾아냈고, 멀리서 ‘죽으러 블루하우스로 들어가는’ 노인의 모습만 포착했을 뿐이다. 서울신문은 그 풍경에 대해 “모든 게 평화롭고 아름답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삶과 죽음은 엄연한 현실이었고, 정답 없는 갈림길이었다”고 술회했다. 또 한국인 중 티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과 인터뷰를 한 기사 <단독/나를 위해, 남은 이들을 위해...안락사를 선택할 겁니다>(3/7)를 통해 죽을 권리를 바라는 이유에 대해 듣기도 했다.
우리사회 ‘존엄한 죽음’의 현실, 호스피스 제도 점검
서울신문은 국민 의식의 변화도 짚었다. 서울신문은 <국민81% “안락사 도입찬성”>(3/8)에서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이 리서치 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80.7%가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 허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6년 7월~10월 일반인 1251명에게 의견을 물었을 때 66.5%가 소극적 안락사에 찬성한 것에 비하면 존엄사에 대한 국민적 의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유의할 점은 응답자 중의 52%가 안락사를 찬성하는 이유로 ‘죽음 선택도 인간의 권리’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우리사회도 안락사를 받아들일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신문은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제도’의 현실과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부족한 호스피스 병상…아쉬운 임종, 결국은 시스템 인력문제>(3/12)에서 “중앙호스피스센터에 따르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기관(입원형)의 수는 전국 84개, 병상수는 1341개다. 한 해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수가 7만~8만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81명의 81.3%는 호스피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품위 있는 죽음’ ‘존엄한 죽음’은 멀게 만 느껴진다. 서울신문은 이에 대한 가정형 호스피스 등 다양한 시스템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정형 호스피스는 환자들이 친숙한 공간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의사나 간호사가 방문해 증상을 살피는 제도다. 호스피스에서 전담할 때보다 가족과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환자에게도 호응이 좋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국가와 가정의 협력을 통해 환자에게 품위 있는 죽음의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 안락사 도입을 논의한 대담
서울신문은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안락사 시행은 이르지만 논의는 시작해야…사회적 돌봄 제공하는 의료복지 구축부터>(3/12)에서 한국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안락사를 어떻게 도입해야하는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논의가 무엇인지 대담을 나눴다.
우리사회에서도 소극적 안락사인 존엄사가 도입되긴 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이른바 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이 1년 전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서 임종 과정만 연장하는 의학적 연명 시술을 중단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약물주입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스위스식 안락사와는 다르다. 존엄사법에 대해 신현호 변호사는 “(존엄사법은) ‘말기 환자 권리보호법’이라고 생각한다” 며 “과거에는 중환자실에 환자를 데려갔다가 치료를 중단할 수 없어서 파산할 때까지 퇴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가 많았다. 이 법의 시행으로 환자가 원하면 치료를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영효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단순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 품위 있는 죽음의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뭔지 논의해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정책과 조직과 예산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돈에 떠밀려 안락사를 택하는 사례를 막으려면 사회적 돌봄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필요
안락사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사회적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사례다. 이는 ‘죽을 권리’로 택한 존엄한 죽음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죽음을 택한 비극적 죽음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이 없더라도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 돌봄 시스템 구축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 기사의 윤영효 교수는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보다 사회적 돌봄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삶을 마무리하려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현호 변호사는 “안락사를 허용하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같은 나라는 의료가 거의 무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며 사회안전망 확보 없는 안락사 도입은 ‘자칫 돈에 떠밀려서 안락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안락사는 ‘인간다운 삶’을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안락사 문제에 접근한 서울신문
서울신문은 5개월에 걸쳐 2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봤다고 한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의 친구부터 디그니타스 관계자, 호스피드 병동의 자원봉사자, 임종을 앞둔 사람들, 그리고 일반인을 포함해 환자, 의사, 법조인 1791명의 설문조사까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또, 서울신문은 자칫 선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해서인지 기사를 차분한 어조로 전했다. 매 보도마다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치료 및 상담 안내 문구를 넣은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사설/ 국민 81%가 찬성한 안락사 도입, 공론화할 때다>(3/10)에서 안락사 제도의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환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극단적인 고통에,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에 시달려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빈곤을 겪다 못해 10만 명 중 50명이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게 우리의 냉정한 현실이다”인 점을 지적했다. ‘웰다잉’에 대한 공론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존엄사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제도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존엄한 삶 못지않게 존엄한 죽음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우리사회에 ‘존엄한 죽음’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논쟁의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서울신문의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기획기사를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로 선정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끝>
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