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야 대선캠프 여론조작’ 단독 보도한 KBS
등록 2018.09.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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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8월 ‘이달의 좋은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8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부문에는 경향신문 기획보도 <참사 그 후>, 방송 부문에 KBS 탐사보도 <탐사K/2012년 대선 인터넷 여론조작>, 온라인 부문에 한겨레21의 <표지이야기/누가 폭염으로 숨지는가>가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9월 28일(금) 오후 2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마포대로14가길 10 동아빌딩 3층)에서 열립니다. 시상식과 취재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 페이스북 페이지 계정으로 생중계됩니다. 아래는 2018년 8월 이달의 좋은‧나쁜 보도 방송 부문 선정 사유입니다.

 

2018년 8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좋은 방송

보도

<탐사K/2012년 대선 인터넷 여론조작>

매체:KBS, 취재:정한진‧김양순‧우한울‧서영민‧계현우‧김상민 기자, 보도일자:8/13~21

나쁜 방송

보도

<‘헬기사고’ 국방장관 조문 밀착 수행?>

<단독/의원실 입법보조원 등록…국회 수시 출입>

<단독/“장관과 핫라인 있다며 군 간부에 호통”>

매체:TV조선, 취재:조덕현‧윤태윤‧이미지 기자, 보도일자:8/1, 8/6

선정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엄재희(민언련 활동가/신문),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모니터팀장/온라인),

임동준(민언련 활동가/방송),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8월 1일부터 31일까지 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8뉴스>, JTBC<뉴스룸>, TV조선<종합뉴스9>(주말<종합뉴스7>), 채널A<뉴스A>, MBN<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8월 좋은 방송 보도, ‘2012년 여야 대선캠프 여론조작’ 보도한 KBS

 

선정 사유 요약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인터넷 여론 조작’이 화두였던 8월, KBS 탐사보도부는 <탐사K/2012년 대선 인터넷 여론조작>을 통해 2012년 대선부터 시작된 ‘인터넷 여론조작’의 뿌리를 실체적으로 규명했다. KBS는 무려 9억 개의 트위터 게시글을 분석해 여야 대선캠프의 여론조작 정황을 밝혔고 여야 대선 캠프와의 연관성, 여론조작의 매커니즘을 상세히 드러냈다. 또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기계적 리트윗’이 ‘여론조작’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음을 보여줬고 관련 법규의 미비, 새누리당 외곽조직의 여론조작 증거를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은 검찰의 직무유기까지 고발했다. KBS의 보도 이후 경찰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여론조작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이는 은폐될 수 있었던 과거 여론조작의 실체를 밝혀낸 동시에 ‘여론조작’의 기준조차 모호한 상황에서 시민들로 하여금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준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KBS <탐사K>의 ‘2012년 대선 인터넷 여론조작 보도’를 2018년 8월의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지난 8월 25일, 숱한 논란 속에서 일명 ‘드루킹 특검’이 활동을 종료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일당 댓글 조작’ 개입 혐의를 입증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끝내 특검은 결정적 물증을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핵심 피의자 드루킹의 경우 불법에 해당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점, 알바를 동원해 대가를 주며 조직적으로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점이 입증됐으나 김경수 지사 및 민주당과의 연계성은 증명되지 않았다.

 

‘드루킹 사건’으로 댓글 조작 논란이 뜨거운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여론조작’의 시발점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한겨레는 <“한나라당, 2006년 선거부터 ‘매크로’ 여론조작”>(6/5 https://bit.ly/2LlxmW3)에서 한나라당 내부자의 폭로를 바탕으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의 ‘사이버팀’”에서 “전형적인 매크로 작업”이 벌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경수 지사 의혹 및 6‧13 지방선거로 인해 이 의혹은 묻혔다.

 

이런 가운데 KBS 탐사보도부의 <탐사K>가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2012년 대선 인터넷 여론조작>을 보도하면서 2012년 여야에서 횡행한 ‘인터넷 여론 조작’ 실태를 고발했다. 내부자들의 증언과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7월부터 12월까지 무려 9억 건의 트위터 데이터를 전수조사한 확고한 물증으로 의혹만 무성하던 여론조작의 실체를 규명한 것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인터넷 여론조작’의 매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제도적 미비를 꼬집기도 했으며 2012년 새누리당의 ‘매크로 여론조작’ 물증을 확보하고도 방치한 검찰의 직무유기도 밝혀냈다. ‘인터넷 여론조작’이 최근에야 부상한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점, 불법의 기준마저 모호한 상황에 비춰볼 때 상당히 유의미한 보도라 할 수 있다.

 

‘국정원이 사용한 여론조작 프로그램’ 활용한 민주당 캠프

KBS는 트위터 게시글 분석 결과 중 민주당 캠프의 여론조작 정황을 먼저 설명했다. KBS <탐사K/“계정 100개 수집해 자동 트윗 돌렸다”>(8/14 서영민‧우한울 기자 https://bit.ly/2MrDaS4)는 “민주당 캠프 국민통합추진위에서 단장을 맡았던 조 모씨”의 증언을 토대로 이를 입증했다. 조 씨는 “제가 SNS단장을 했죠. (백명까지 들어가요 트윗덱이?) 어짜피 랜덤으로 돌아가잖아요. 그냥 집어넣으면 기계가 돌아가잖아요”라며 리트윗 프로그램 ‘트윗덱’ 사용 사실을 증언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2012년 국정원이 트위터 여론조작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프로그램이었고, 실제 민주당 캠프 관계자 계정의 게시글이 트윗덱을 이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어 조 씨는 “내가 백날 천날 문재인 칭찬해봐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을 해. 그런데 내가 아닌 내 친구의 친구가 문재인을 칭찬을 해요. 그거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상품가치가 굉장히 높아지는거죠”라며 프로그램을 통한 리트윗의 목적이 여론조작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KBS <文 캠프 고위 간부도 여론 조작 동원?>(8/14 계현우 기자 https://bit.ly/2P8ElEE)는 “자동 트윗 프로그램으로 퍼날라진 당시 박근혜 후보를 비난하는 트윗 글. 이 글을 트윗한 계정의 주인은 다름 아닌 신극정 전 경기도 부지사입니다”라며 이와 같은 여론조작에 신극정 전 부지사가 연관되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내용은 조 씨의 “우리쪽에 총괄은 신극정 전 경기도정무부지사, 그 형님이 총괄을 맡았고...”라는 발언을 통해 뒷받침 되었다. SNS를 통한 여론조작이 민주당 캠프 관계자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KBS는 당시 민주당 캠프 국민통합위 지역총괄단장이었던 신극정 전 경기도 부지사를 찾아가 해당 사실에 대해 물었지만 신 전 부지사는 “내가 트위터 쓴적 있어요? 나는 잘 모르겠고, 저는 ID 자체를 잘 이해를 못하니까. (전혀 계정 가르쳐주신 바 없고?) 없지요”라며 이를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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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캠프 SNS 여론조적 정황 밝혀낸 KBS <뉴스9>(8/14)

 

‘외곽조직이 제작한 매크로 프로그램’ 활용한 새누리당 캠프

KBS는 민주당에 이어 새누리당의 여론조작 정황도 밝혀냈다. KBS <탐사K/“매크로 이용해 천만 번 리트윗”>(8/15 우한울‧서영민 기자 https://bit.ly/2Mfzp2W)는 새누리당의 여론조작이 “여론 조작은 박근혜 대선 캠프의 외곽조직인 서강바른포럼에서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 하는 증언은 내부 관계자에게서 나왔다. 전 서강바른포럼 관계자 김 씨는 “여름 지나고 나서 프로그램을 깔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깔면 어디 글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A라는 사람이 글을 올리잖습니까. 그러면 프로그램 안에 계정이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그 트윗글에 대해서 리트윗이 한꺼번에 잡히는 거죠“라며 구체적인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정황과 구동 환경을 증언했다.

 

이와 같은 새누리당 외곽조직의 매크로 프로그램은 또 다른 박근혜 캠프 외곽조직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오신 분은 제가 듣기로는 포럼동서남북이라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 분이 가져와서 김○○ 씨랑 성○○ 씨랑 프로그램 깔고 진행한 걸로 알고 있어요”라고 증언했고, 언급된 인물들은 실제 당시 해당 조직 소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KBS의 취재를 통해 박근혜 캠프의 외곽조직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했고, 또다른 외곽조직을 통해 여론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SNS상의 여론조작은 실제 여론형성에 영향을 끼쳤다. KBS는 새누리당의 여론조작 정황에 대해 “이 시스템을 이용한 RT 횟수, 무려 천만 번이 넘”고 “한글 트위터 계정의 0.07%가 대선 전날 전체 5% 넘는 트윗을 만들어 낸 것”이라 설명했다. KBS는 이러한 트위터상의 여론이 “이 시기 트윗 데이터로 후보 지지도나 호감도를 분석한 언론 기사들”에 반영되었고, 이를 통해 실제 여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규모도 크고 선거 교란도 훨씬 더 크고 사람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공공성의 현장으로부터 떠나게 만드는 부정적인 효과도 훨씬 더 크고...”라는 점을 지적하며 SNS상의 여론조작이 실제 여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새누리당 외곽 조직 실무자’가 ‘청와대 홍보실 직원’이 됐다

앞서 등장한 서강바른포럼은 새누리당 캠프의 홍보기획본부와 같은 건물에 입주하기도 했다. KBS <새누리 캠프와 ‘한 몸’?>(8/15 김양순 기자 https://bit.ly/2PcvHF1)는 “시작은 2012년 8월로 추정됩니다. 여의도의 한 건물 21층을 서강바른포럼이 임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위터 매크로 작업이 한창 벌어지던, 10월초쯤이죠. 같은 건물 17층에 새누리 캠프의 홍보기획본부가 입주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여론조작을 한 외곽조직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캠프와 같은 건물에 있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강바른포럼의 일부 실무자는 외곽조직에서 캠프로, 캠프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KBS는 “매크로 실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모 씨나 신모 씨는 외곽조직에서 공식 박근혜 캠프로 자리를 옮”겼고 “실무자 김모 씨를 비롯해 모두 3명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홍보수석실과 국정홍보비서관실에 직원으로 들어갔”다는 점을 밝혀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에 정황 증거들을 더해 새누리당의 SNS를 통한 여론조작의 실체를 밝혀낸 것이다.

 

이와 같은 여론조작의 핵심으로 거론된 조직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한 ‘포럼 동서남북’이었다. KBS는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제보자들은 매크로를 조직하고 판을 짠 인물들로, 박 전 대통령의 '비밀 캠프'로 불렸던 포럼동서남북을 지목했”고 “취재결과, 외곽조직과 공식선거캠프의 보고라인은 당시 공보단장이었던 이정현 의원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포럼 동서남북의 경우 이정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 친박 핵심인사들이 관여한 조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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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SNS 여론조작 실무자가 청와대에 들어간 점을 지적한 KBS <뉴스9>(8/15)

 

검찰 ‘결정적 증거’ 확보에도 침묵

문제는 이런 거대한 여론조작 정황에 대해 검찰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KBS <檢, 5년 전 매크로 물증 확보 뒤 방치>(8/16 계현우 기자 https://bit.ly/2nL9wct)는 “검찰은 이미 5년 전에 새누리 캠프 외곽조직이 매크로를 통해, 대량으로 여론 조작을 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수사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전하며 “당시 핵심 물증을 확보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검찰은 앞서 핵심 조직으로 거론된 포럼 동서남북의 회계 장부와 각종 보고 문건, 기획안 등을 확보했음에도 이들을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여론조작 범죄에 해당하는 업무방해죄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 KBS의 취재를 통해 검찰이 여론조작 범죄를 잡아낼 수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법적 제도 개선으로 SNS 여론조작 막아야

이와 같이 KBS는 SNS를 통한 여론조작이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에서 기계적인 글쓰기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전문가들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고, 트위터 본사 역시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올해 초 자동 리트윗 기능을 폐지했음에도 현행 선거법에는 이런 문제점을 잡아낼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이다.

 

KBS는 2012년 대선 캠프의 여론조작 처벌가능성을 보도하며 이와 같은 현행 선거법의 문제를 지적했다. KBS <대선 당시 트위터 조작 처벌 가능?>(8/16 우한울 기자 https://bit.ly/2NbEER4)는 “드루킹 김동원 씨가 네이버 업무방해 혐의로 법정에 섰듯, 2012년 당시 대선 캠프의 기계적 리트윗 행위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은 기계적인 온라인 글쓰기 행위를 규제하지 않고 있어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라며 선거법의 빈틈을 지적했다.

 

KBS의 보도에서 조금 더 폭넓은 예방대책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KBS의 보도는 경찰의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여론조작 수사를 이끌어내 실질적인 처벌의 기회를 만들었다. KBS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취재해 여야 대선캠프의 여론조작 정황을 밝혀냈다. 이에 민언련은 KBS <탐사K>의 ‘2012년 대선 인터넷 여론조작’ 보도를 2018년 8월의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8월 나쁜 방송 보도, ‘계엄령 문건’ 드러나자 ‘군인권센터 소장’ 공격한 TV조선


선정 사유 요약 지난 7월 이철희 의원실과 군인권센터를 통해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이 공개되어 논란이 되었다. 문건의 심각성이 드러나며 청와대는 전문을 공개했고, 단순 대비책이 아닌 실행계획이라는 의문이 증폭됐다. 그러던 와중 TV조선은 8월 1일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이 송영무 장관을 엄호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어 6일에는 임 소장이 제윤경 의원실의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된 점과 국방부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에서 회의 중 큰소리를 쳤다는 단독보도를 진행했다. 그러나 TV조선의 주장과 달리 임 소장은 송 장관을 엄호한 것이 아니라 유가족의 자문을 맡고 있었고, 입법보조원 역시 제 의원의 상임위 피감기관과 연관되어 있었다.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와 관련된 내용 역시 임 소장은 사건의 배경과 함께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사실상 TV조선은 억지 주장을 펼친 것과 다름없었다. TV조선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과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던 상황에서 문건 대신 이를 폭로한 임태훈 소장을 공격했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의 임태훈 소장 관련 보도들을 2018년 8월의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7월 31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하루 뒤 TV조선은 8월 1일 <‘헬기사고’ 국방장관 조문 밀착 수행?>(8/1 조덕현 기자 https://bit.ly/2MbG2PR)를 통해 임 소장이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송영무 국방부장관을 수행했다는 보도를 진행했다. 이뿐만 아니라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아 TV조선은 <단독/의원실 입법보조원 등록…국회 수시 출입>(8/6 윤태윤 기자 https://bit.ly/2OMxv7v), <단독/“장관과 핫라인 있다며 군 간부에 호통”>(8/6 이미지 기자 https://bit.ly/2Mbkxlo)를 통해 임 소장이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의 입법보좌관으로 등록되어 있는 점, 국방부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 회의를 주도했다는 점을 의심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악의적인 왜곡보도였다.

 

‘밀착 수행’했다던 임태훈 소장은 알고보니 유가족의 자문을 담당했다

TV조선 <‘헬기사고’ 국방장관 조문 밀착 수행?>(8/1 조덕현 기자)는 “기무사의 계엄 문건을 폭로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얼마 전 마린온 헬기 사고 조문을 간 송영무 국방장관을 보호하는 듯한 현장영상이 공개됐”다며 문건 대신 임 소장에 대한 논란이 있는 듯 보도를 시작했다. 이어 TV조선은 임 소장을 “송 장관의 유가족 짜증 발언에 대한 유가족의 연이은 항의를 말리고”, “눈시울을 붉히는 송영무 장관의 옆을 지킨 사람”이라며 당일 영상을 짜깁기 해 설명했다.

 

그런데 이는 명백한 왜곡이었다. 군인권센터는 마린온 헬기 유가족의 자문을 맡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임 소장은 유가족을 대신해 국방부와 해병대를 상대로 진상조사 과정을 협상하고 있었다. 이 내용은 유가족과 해병대의 합의안 발표를 다룬 TV조선 <순직 장병 23일 영결식…“KAI 조사위 배제”>(7/21 신정훈 기자 https://bit.ly/2AyPpYr)의 자료영상에 임 소장이 등장하는 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TV조선은 이런 부분은 설명하지 않고 임 소장이 유가족과 송 장관 사이의 마찰을 중재하는 장면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왜곡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보도에서 “어떤 자격으로 현장에 갔는지 시민단체 대표가 왜 이런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는지 여러 의문이 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임 소장은 유가족의 자문을 맡고 있었고, 이런 자격이 아니더라도 군인권센터는 2014년 22사단 총기난사 사건, 28사단 의무병 폭행 사망사건 등 군 관련사고마다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TV조선은 이런 배경을 모두 누락한 채 임 소장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었던 합동분향소에 있는 이유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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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짜깁기’로 임태훈 소장이 송영무 장관 보호했다 주장한 TV조선 <뉴스9>(8/1)

 

‘메시지’ 대신 ‘메신저’를 공격한 TV조선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었던 때에도 TV조선은 ‘메시지’ 대신 ‘메신저’를 공격했다. TV조선 <단독/의원실 입법보조원 등록…국회 수시 출입>(8/6 윤태윤 기자)의 경우는 사실상 억지 논란을 만드는 경우에 가까웠다. TV조선은 “송영무 국방장관을 밀착 수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한 여당 의원실의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돼 있었던 것으로 TV조선 취재결과 확인”됐다며 마치 임 소장이 부당하게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되어 국회를 출입하는 것처럼 보도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는 너무 간단한 사실관계만으로도 터무니없는 주장임이 드러났다. 제윤경 의원이 속한 정무위원회는 국가보훈처를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와 전역 군인에 대한 보훈을 담당하기 때문에 제윤경 의원이 군인권센터의 임 소장을 입법보조원으로 두는 것은 전혀 이상할 부분이 없었다. 이런 사실 관계는 국회 정무위원회 홈페이지에 한 번만 들어가더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TV조선은 이런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임 소장이 여당 의원의 입법보조원인 점을 의심한 것이다.

 

‘임 소장이 회의를 주도하고 호통쳤다’는 주장도 거짓

TV조선 <단독/“장관과 핫라인 있다며 군 간부에 호통”>(8/6 이미지 기자)는 임 소장이 국방부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를 주도하고 회의 내에서 호통을 쳤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 근거는 “ (임 소장이)위원회 거수기는 안하겠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제가 퇴장하겠습니다”, “자기가 국방부 장관한테 전화해서 따지고 그랬다고”라는 익명의 국방부 군인복무정책 실무회의 참석자의 전화 인터뷰뿐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임 소장이 직접 밝힌 사건의 전말은 달랐다. 임 소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8/8 https://bit.ly/2AWHe8B)에 출연해 “호통치신 분이 따로 계세요”, “이 법안을 국회에서 잘 통과되도록 노력하신 민간위원”, “몇몇 분들은 '이런 정도면, 우리가 들러리 기구면 사퇴하겠다'라는 얘기까지 하셨어요. 저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막내로서 역할을 다한 것뿐”이라 해명했다.

 

같은 방송에서 임소장은 “이 위원회(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회)는 매우 중요합니다. 국군 장병들의 기본권에 관한 사항이나 복무와 관련된 정책들을 심의, 의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 기구죠. 기본권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저희가 해야 합니다. 그래서 군인들이 안 하겠다고 하는 것도 인권 향상을 위해서는 쓴소리도 해야 되는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보니까 이 위원회가 자주 열리면 아무래도 관료들은 싫어하겠죠”라며 해당 회의에서 벌어진 충돌의 배경을 설명했다. TV조선은 이와 같은 배경은 전혀 전달하지 않았다. 오로지 임 소장이 회의를 주도했고, 회의 중 호통을 치는 등 월권을 행사한 것처럼 보도해 임 소장을 공격할 뿐이었다.

 

TV조선의 보도들은 악의적 왜곡보도였고, 사실상 임 소장에 대한 공격에 가까웠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의 임태훈 소장 관련 보도들을 2018년 8월의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끝>

문의 임동준 활동가(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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