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사람 테러범 만들고는 외면한 TV조선․채널A
등록 2018.04.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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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를 선정했습니다. 민언련 3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는 JTBC ‘장자연 리스트 재수사 촉구’ 보도와 SBS ‘삼성 경영권 승계와 에버랜드 땅값’ 기획 보도가 공동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3월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는 TV조선․채널A의 ‘원세훈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 대법원 판결 무보도가 선정되었습니다.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은 4월 24일(화) 오후 7시 민언련 교육관(마포구 공덕동 110-22 3층)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취재 기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도 시상식 직후 진행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아래는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선정 사유입니다.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 보도’ 심사 개요

좋은 방송보도

‘장자연 리스트 재수사 촉구’ 보도

매체 : JTBC, 기자 : 이호진․박진규․윤재영․박병현 기자,

보도 일자 : 2017년 12월 25일~2018년 4월 5일

‘삼성 경영권 승계와 에버랜드 땅값’ 기획

매체 : SBS, 기자 : 정명원․이병희․박세용․김종원․장훈경․한세현․박하정․정성진․안혜민 기자,

보도 일자 : 3월 19일~

나쁜 방송보도

TV조선․채널A의 ‘원세훈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 대볍원 판결 무보도

선정위원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배나은(민언련 활동가), 유민지(민언련 기획부장), 이광호(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이봉우(민언련 선임활동가),

정수영(성균관대학교 연구교수)(가나다 순)

심사 대상

3월 1일부터 31일까지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종합뉴스9>․<종합뉴스7>, 채널A <뉴스A>, MBN <뉴스8>에서 보도한 뉴스

 

3월 ‘좋은 방송 보도’, 장자연 사건 진상규명 집요하게 촉구한 JTBC

선정 배경 지난해 12월, 대검찰청 개혁위원회가 재조사 대상 사건에 장자연 리스트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앙일보 단독 보도로 알려진 이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JTBC는 집요하게 ‘장자연 사건’을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다루고 있다. 1차 조사대상 선정 시기 ‘장자연’ 이름 석자를 방송 보도에서 언급한 매체는 JTBC가 유일했으며,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을 ‘사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이후에도 JTBC는 ‘공소시효와 남은 과제’를 짚는 보도를 내놓았다. 


관련 보도는 모두 ‘권력형 성폭력’이 사건의 본질임을 짚으며, ‘과거 수많은 의혹을 남긴 검찰의 성역없는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는 이 사안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거나 뒤늦게 언급을 시작한 타 방송사와 크게 차별화된 행보라 할 수 있다. 이에 민언련은 JTBC ‘장자연 리스트 재수사 촉구’ 보도를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지난해 12월, 대검찰청 개혁위원회가 검찰 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에 탤런트 고(故) 장자연 성 상납 의혹 사건 재수사를 추가로 제안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보도한 곳은 중앙일보였다. 중앙일보 단독 <과거사위 검토 사건에 고 장자연 사건 등 추가>(2017/12/25, 손국희․박사라 기자 https://han.gl/1sy0)는 대검찰청 개혁위원회 관계자의 “과거사위가 재조사를 검토 중인 25개 외에 8개 사건을 추가 제안하기로 했다”는 발언을 전하며 “‘장자연 사건’은 2009년 탤런트 장씨가 유력 인사들의 접대를 강요받아 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가 시작됐으며 일부 인사에 대한 봐주기 의혹이 제기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이 단독 보도를 종이 지면에는 싣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지면을 통해 ‘장자연’ 이름 석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같은 날 JTBC는 이를 저녁종합뉴스 보도 <‘장자연 리스트’ 다시 조사하나>(2017/12/25 강현석 기자 https://han.gl/1syd)로 전한 뒤. 장자연 성 상납 의혹 사건이 과거사위 1차 사전조사 사건으로 선정될 때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 검찰을 향해 ‘성역 없는 조사’를 끈질기게 촉구했다. 

 

 

‘권력형 성폭력 사건’ 부각한 JTBC
JTBC는 12월 25일 대검찰청 개혁위원회가 과거사위원회에 이 사건의 재수사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바로 직후에도 <“장자연 재조사” 게시판 봇물>(2017/12/26 연지환 기자 https://han.gl/1syb), <비하인드 뉴스/‘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들…이번엔?>(2017/12/26 박성태 기자 https://han.gl/1sye) 등을 통해 재수사를 촉구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당시의 부실 수사 결과를 짚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JTBC는 당시 장자연 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을 단독 입수해, 장자연 씨가 술자리를 강요받은 정황이 확인됨에도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관련 남성들을 기소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쏟아내기도 했다. <9년 전의 죽음, 끝없는 의혹…‘장자연 사건’>(1/8 박진규 기자 https://han.gl/1syf), <허위 진술도 ‘수긍’했던 검찰>(1/8 박병현 기자 https://han.gl/1syy), <수사 기록 속 동료에게 토로한 ‘장자연 고통’>(1/8 윤재영 기자 https://han.gl/1syz), <탐사플러스/다시 떠오른 장자연 사건…과거사위가 밝혀야 할 쟁점은>(1/8 이호진 기자 https://han.gl/1sz3), <술자리 만든 대표, 참석자 더 신뢰했던 검찰>(1/9 박진규 기자 https://han.gl/1sz1), <봐주기 수사였나…논란은 여전>(1/9 이호진 기자 https://han.gl/1sz0) 등의 보도는 장자연 씨가 동료들에게 토로했던 구체적 압박 내용과 함께 장 씨 사건에 대해 검찰이 부실 수사를 진행한 정황을 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JTBC는 장 씨에게 가해진 이러한 압박이 ‘수직적인 관계에서 벌어졌다는 점’, 앞으로 과거사위가 밝혀야 할 쟁점 등을 짚고 있다. 이후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그녀의 꿈은…“장자연은 배우다”>(1/11 https://han.gl/1sz2)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연예계에 데뷔할 무렵 어머니마저 잃었던 신인 연기자. 사람들은 그 무명의 간절함을 이용해 접대를 요구하고, 폭력을 휘둘러 마음을 벼랑으로 내 몰았습니다. 그리고…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던 잔인하고 차가운 세상.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잊혀진 사건을 되짚으려는 노력은 시작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세상은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1차 대상’ 제외된 이후에도 ‘문건에 등장했던 조선일보 사장 누구인가’ 질문
JTBC의 장자연 사건 재수사 촉구 보도는 2월 6일,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 ‘1차 대상’에서 장자연 사건이 제외된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당일 1차 대상 사건을 소개한 <인권침해, 검찰권 남용…검찰 ‘재수사 파일’ 12건>(2/6 강현석 기자 https://han.gl/1sz6)에서조차 “다만, 고 장자연 씨 관련 의혹사건은 일단 1차 선정 대상에서는 제외됐습니다”라는 지적을 덧붙였다. 그 이후 3월과 4월에도 JTBC는 지속적으로 메인뉴스를 통해 이 사안을 다루었다. <알리바이 입증…왜곡수사 주장>(3/28 이호진 기자 https://han.gl/1sz7)에서는 아예 “장자연 문건에 등장했던 ‘조선일보 사장’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을 직접적으로 던지기도 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고 장자연 씨 사건을 ‘사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4월 2일 이후에도 JTBC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 접대 강요’ 문제가 사건의 핵심임을 반복하여 짚었다. <‘장자연․용산참사’ 다시 살핀다>(4/2 이승필 기자 https://han.gl/1sz9), <강요 없었다는 검찰수사…이번엔?>(4/2 임지수 기자 https://han.gl/1sza) 등을 통해서는 ‘경찰이 재판에 넘겨야 한다며 검찰로 보낸 인사들 중 상당수가 실제 기소 과정에서는 빠졌’고 특히 ‘검찰과 경찰은 당시 일간지 사주의 아들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수사 결과 발표에는 이름조차 넣지 않았다는 점 등을 재차 강조했다. 또 <팩트체크/‘장자연 사건’ 공소시효 문제없나?>(4/5 오대영 기자 https://han.gl/1szd)에서도 ‘의혹별로 공소시효가 지났는지 남았는지’ 여부를 살피며 “고 장자연 씨 문건에는 처음부터 성 접대 폭로가 있었”고 “여기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것이냐 하는 이게 가장 큰 관심”이라 짚었다.

 

 

다른 방송사들은 ‘침묵’ 혹은 ‘뒤늦은’ 보도
JTBC가 지속적으로 관련 이슈를 메인 뉴스를 통해 전하던 이 시기, 다른 방송사들은 어땠을까? 우선 TV조선과 채널A는 ‘장자연’이라는 이름 자체를 아예 저녁종합뉴스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TV조선은 2014년 7월 9일, 배우 이미숙 씨 전 소속사 대표가 이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관련 내용을 다루며 소속사 측의 “이 씨가 위약금을 내지 않기 위해 고 장자연 씨를 시켜 성접대 내용이 담긴 허위 문건을 작성했으며, 이 때문에 장 씨 자살에 이 씨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소개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침묵을 이어오고 있다. 


MBN도 마찬가지다. MBN은 방송 보도로 이 사안을 전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기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배우 장자연 편지 관련 등 의혹이 불거진 낸시랭 남편 왕진진 씨 사건’을 전했다. 이는 MBN의 실제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이슈 밀어내기’ 효과를 유발하는 보도 행태다. 


KBS와 MBC는 장자연 씨 사건을 재조사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이어지던 3월 들어서 관련 소식을, SBS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고 장자연 씨 사건을 ‘사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4월 들어 ‘장자연 사건’을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전달하기 시작했다. 

 

 

장자연 진상규명 위해 지속적으로 분투한 JTBC
2009년 장자연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언론사 사주와 방송사 피디를 포함한 유력인사들에게 성상납을 강요받아왔다는 내용의 ‘장자연 문건’을 남겼다. 그러나 ‘권력형 성폭력’과 ‘성상납 강요’ 여부를 철저히 따져 물었어야 할 검찰은 문건에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지목된 인물들조차 제대로 소환조사 하지 않았다. 
이후 이 사건은 장 씨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가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며 ‘종결’ 되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가운데 성상납 문제로 처벌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문건에 언급된 조선일보는 초반에는 장자연 씨와 해당매체를 연관 지어 거론한 사람들을 대거 고소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으며, 그 이후로는 ‘침묵’을 통해 장자연 씨의 증언을 ‘세상에 없었던 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자연 사건의 재수사 가능성이 열린 시기, 또 다른 언론사인 JTBC가 이 사안의 진상 규명을 위해 지속적으로 분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민언련은 JTBC ‘장자연 리스트 재수사 촉구’  보도를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3월 ‘좋은 방송 보도’, ‘에버랜드 땅값’ 보도로 ‘삼성’ 성역 극복 선언한 SBS  

선정 배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제3자 뇌물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이후, SBS는 3월 내내 국가가 삼성 대주주에게 재산상, 또 경영권 승계 절차상 이득을 꾸준히 제공해왔다는 의혹을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 보도는 국가가 공시지가를 이용해서까지 삼성 경영승계를 ‘서포트’했다는 충격적 의혹을, 충실한 취재를 기반으로 제기해 결국 국민연금의 내부 감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보도의 가치는 장충기 문자 사태를 통해 언론에 실망했던 시청자들에게 저녁종합뉴스에서 삼성의 문제를 정면으로 짚을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점에 있다. 이에 민언련은 SBS ‘삼성 경영권 승계와 에버랜드 땅값’ 기획을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또 하나의 성역’을 스스로 극복한 SBS가, 다른 성역들에 대해서도 이러한 의지와 저력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2월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는 ‘승계작업’ 및 이와 관련한 묵시적 부정 청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3자 뇌물 혐의에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한 법적 요건인 ‘부정한 청탁’은 물론, 그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 자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반면 국민연금공단 담당자들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압력을 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면치 못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라는 삼성그룹 대주주의 이익에 연결되는 사안에서, 문 전 장관이 삼성 대주주에겐 재산상 이익을, 국민연금에는 거액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이런 비상식적 판결을 내놓은 이후, SBS는 3월 내내 정권이 삼성 대주주에게 재산상, 또 경영권 승계 절차상 이득을 꾸준히 제공해온 정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삼성의 부정한 경영권 승계작업 자체를 외면한 법원과 편법 승계로 왕좌를 계승해 온 삼성, 그런 삼성을 물심양면 도와온 정권을 겨냥한 보도였다. 

 

 

‘에버랜드 땅값’과 ‘삼성 승계’, ‘국민연금공단’을 둘러싼 수상한 흐름 지목
SBS ‘삼성 경영권 승계’ 보도의 핵심 키워드는 ‘에버랜드 땅값’과 ‘국민연금공단’이다. 


<경영권 승계 때마다 땅값 요동…2015년에도?>(3/19 이병희 기자 https://han.gl/1szp)에서 SBS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에버랜드만 1994년에서 1995년으로 넘어간 시점에 공시지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땅값 하락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가능한 한 싸게 발행하고 싶어했던 삼성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졌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대로 <에버랜드 소유한 제일모직 가치 높이기 의혹>(3/19 정명원 기자 https://han.gl/1szs)은 “땅값이 떨어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땅값이 크게 오른 2015년 역시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결정적인 시점”이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 SBS가 관련 보도를 통해 내놓은 설명은 이렇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뒤” 삼성은 “제일모직 1주를 삼성물산 3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제일모직 중심’의 합병을 추진했다. 제일모직에서는 최대주주였던 반면, 삼성물산 지분은 하나도 가지지 못한 이재용 부회장의 이해관계에 맞아떨어지는 합병이었지만, 동시에 자산규모가 3배 더 높은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이 더 기업가치가 있어야 설명이 되는” 무리한 합병이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제일모직의 에버랜드 땅 가치가 사실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크다”며 ‘숨겨진 자산 가치를 부풀려야’만 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딱 맞춰’ 공시지기가 폭등했다.

 

<이례적인 공시지가 급상승…삼성은 수용>(3/19 한세현 기자 https://han.gl/1szt)에서 SBS는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를 ‘현실화’ 하겠다며 폭등 시킨 담당 감정평가사가 “2011년~2015년까지 5년간 에버랜드의 공시지가 업무”를 꾸준히 담당했던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땅값의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였다 해도, 납세자가 반발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올리는 게 보통”이라는 점 등을 들어 재차 이러한 공시지가 폭등 상황에 의문을 제기했다. 


합병을 앞두고 공시지가가 폭등했던 땅의 공시지가가 합병 뒤 폭락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합병 이듬해엔 급락…“공시지가는 고무줄?”>(3/19 정성진 기자 https://han.gl/1szu)은 “합병을 앞두고 폭등했다가 합병 뒤 폭락한 땅은 SBS 탐사보도팀이 확인한 것만 27개 필지, 10만 3천 제곱미터 규모”에 달함을 폭로했다. 해당 보도에서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명한 것은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됩니다. 이런 식의 서류는 제가 처음 봅니다”라며 놀라움을 표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SBS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성사’의 숨은 공신으로 국민연금공단’을 지목했다. <특검 “땅값 평가, 공소사실에 넣었어야 할 사안”>(3/20 정명원 기자 https://han.gl/1szx)에 따르면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에버랜드 땅을 1조8천500억 원으로 평가하며 부동산 가치를 부풀렸으며, 이후에도 리서치팀은 “삼성이 의뢰한 회계법인들 추산 금액보다도 2~3배, ISS보다는 23배나 높게” 에버랜드 땅 가치를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공단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올라갔고 합병 찬성 결정의 근거”가 됐다. 이후 국민연금 리서치팀 관계자들은 왜 이런 평가를 했는지 묻는 SBS 취재진을 향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자료라 정교하게 평가하지 않았다”, “제일모직 부동산을 가급적 시가로 평가해 줬다”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놓기도 했다. “6백조 원이 넘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손해를 감수하고 ‘삼성 승계를 위한 합병을 도와주는 듯한’ 묘한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 와중 “삼성물산은 (자문사들이) 합병 상대인 제일모직의 가치를 왜 그렇게 낮춰 평가하느냐고 반박”하는 기행을 선보였고, 증권사들은 삼성 입장을 대변하는 장밋빛 합병 전망 보고서를 쏟아내기도 했다. 


국가가 관리하는 에버랜드 공시시가가 삼성 경영권 승계에 맞춰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과 이런 ‘친 삼성적 흐름’을 국민연금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을 짚은 SBS 보도 이후 국민연금공단은 내부 감사에 돌입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장충기 문자 사태로 실망한 이들에게 ‘희망’ 남겨 
SBS의 삼성 경영권 승계와 에버랜드 땅값 보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국가가 공시지가를 이용해서까지 삼성 경영승계를 ‘서포트’했다는 충격적 의혹을, 충실한 취재를 기반으로 제기해 결국 국민연금의 내부 감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SBS의 위 보도는 이미 충분히 좋은 보도라 할 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보도의 가치는 장충기 문자 사태를 통해 언론에 실망했던 시청자들에게 저녁종합뉴스에서 삼성의 문제를 정면으로 짚을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점에 있다. 이에 민언련은 SBS ‘삼성 경영권 승계와 에버랜드 땅값’ 기획을 2018년 3월 ‘이달의 좋은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또 하나의 성역’을 스스로 극복한 SBS가, 다른 성역들에 대해서도 이러한 의지와 저력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3월 ‘나쁜 방송 신문보도’. 엉뚱한 사람 테러범 만들고는 외면한 TV조선․채널A

선정 배경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던 2016년 5월 ‘원세훈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이 발생한다. 언론은 이를 ‘테러’라고 명명하며 주요 뉴스로 부각했고, 며칠 뒤 검경은 화염병을 던진 용의자로 임옥현 씨를 지목했다. 임 씨는  증거가 매우 부실해서 구속영장마저 기각됐지만 TV조선과 채널A는 임 씨를 ‘테러 용의자’라고 다루며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임 씨의 직장과 맡고 있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보도하는 등 신상털이에 집중했다. 1심과 2심에 이어 이번 3월 대법원까지 임 씨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TV조선과 채널A는 자신들의 ‘오보’를 반성하기는커녕, ‘무죄’ 소식 자체를 다루지 않았다.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임 씨는 여전히 ‘테러범’이라는 낙인이 찍힌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TV조선과 채널A의 무보도를 2018년 3월의 ‘이달의 나쁜 방송 보도’로 선정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집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임옥현 씨가 1심과 2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은데 이어 3월 15일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선고를 받았다. 그간 임 씨를 중범죄자로 부각한 언론은 마땅히 자신들의 ‘오버액션’을 반성하고, 최종심 확정 결과를 적극적으로 보도하며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임 씨의 대법원 확정 무죄 판결을 보도한 신문과 방송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경찰과 주고받고 쿵짝쿵짝? 의아한 채널A의 보도행태
 임옥현 씨 사건은 2013년 5월에 발생했다. 5월 5일 새벽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집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원 전 국정원장의 가족들은 하루 지난 6일 오후 경찰에 신고했다. 화염병이 바로 꺼져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고 원 전 원장에 대한 항의 행위이지 방화 목적이라 볼 수 없어 처음 언론은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3년 5월 9일 채널A가 “단독으로 CCTV영상을 확보했다”며 방송으로 CCTV영상을 반복해서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어 5월 10일, 13일 채널A는 매번 ‘단독’이라는며 새로운 CCTV를 공개했고, ‘테러범’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후에 재판과정에서 CCTV영상 소유주들은 “경찰 외에는 영상을 건네준 사람이 없다”고 증언한 바 있어 채널A가 경찰과 긴밀한 관계로 사건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6일 채널A는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했다며 “30대 남자 회사원”, “좌파성향 단체에 소속됐을 가능성”등을 언급하는데, 이런 구체적인 신상정보는 경찰에서 흘렸을 가능성이 크다. 임 씨가 체포된 날은 다음날인 17일인데, 만약 임씨가 범인이라면 전날 채널A의 보도를 보고, 도주할 수도 있는데 경찰이 개의치 않고 채널A와 ‘공조’했다는 것은 의구심이 남는다.

 

 

이적단체 활동 이력 강조하며 종북몰이 나선 TV조선
긴급 체포된 임 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났다. 그런데 TV조선은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된 영장소식을 전하기는커녕, 오히려 임 씨를 범인으로 단정하고 대기업 과장이라는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임씨에게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라면서 대기업 과장이면서 테러범이었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임 씨의 학창시절, 활동하고 있는 사회단체 등을 ‘이적활동’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4일동안 아침, 점심, 저녁방송으로 보도했다. 결국 임 씨는 퇴사했다. TV조선은 6월에 또 한차례 ‘임씨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보도를 내놓았는데, 이는 공교롭게도 원 전 원장이 개인 비리문제로 검찰의 구속기소 여부가 논의되는 시기였다. 임 씨는 7월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됐는데, 이날은 기묘하게도 원 전 원장 영장이 청구된 다음날이기도 했다. TV조선은 이날 원 전 원장 구속영장 소식과 임 씨 보도를 함께 냈는데, 원 전 원장이 ‘테러’까지 당한 적이 있다며 ‘피해자’ 이미지를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검경의 집요한 수사에서도 임 씨가 화염병 투척을 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1심 무죄판결 이후 채널A는 관련내용을 보도하지 않았고, TV조선은 “재판부는 또 임씨가 범행 당일 저녁에 '원세훈'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평소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하더라도 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말을 붙이며 무죄 결과에 수긍할 수 없다는 식의 보도를 낸 바 있다.


이어 4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이 나왔지만, 임 씨를 테러범으로 몰던 채널A와 TV조선은 관련한 어떤 내용도 보도하지 않았다. 민언련은 무차별적 마녀사냥으로 한 인격체를 난도질해놓고, 대법원 무죄판결에 대해서는 보도조차 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는 TV조선과 채널A의 ‘원세훈 화염병 투척 사건 대법원 판결 무보도’를 2018년 3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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