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녹취록] 한국 언론운동사 심포지엄 (2014.10.24)
등록 2014.11.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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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창립 30주년 기념] 


한국 언론운동사 심포지엄  




□ 일시 : 2014년 10월 24일 금요일 오후 3시

□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8층 배움터 


□ 사회 : 이범수(동아대 교수)

□ 발제 : 70-80년대 한국 언론운동사 : 김동민(한양대 겸임교수)  

         90-2000년대 초 한국 언론운동사 : 김은규(우석대 교수) 

□ 토론 : (가나다 순)

        강성남(전국언론노조 위원장)

        권오훈(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이완기(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이태봉(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사무처장)

        정동익(사월혁명회 상임의장)


□ 주최 : 민주언론시민연합



※ 아래 : 사회/발제/토론자들의 요약 발언문입니다.
             전체 녹취록은 정리되는대로 올리겠습니다. 


1부, 신 보수 정권기, 제대로 된 언론 역사 교육을 바탕으로 대안언론 운동 강화해야


심포지엄은 1부 발제, 2부 토론으로 나눠 진행됐다.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한 1부에서는 김동민 한양대 겸임 교수와 김은규 우석대 교수가 각각 시대별로 분류·정리한 언론운동사를 발제했다. 1970~1980년대 언론운동사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 한 김동민 교수는 언론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언론역사를 서술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사실 중심의 사관(실증주의)으로 서술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특히 서술자들이 사실(fact)만이라도 정확하고 진실하게 기록하면 좋은데, 오히려 왜곡했다. 그렇게 왜곡된 언론사를 교육받은 사람들이 지금 언론인을 하고, 방송사 사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한 말 신문을 발행한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친일 행적의 과오를 남겼고,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들이 오늘날까지도 정치·자본권력을 잡아 왜곡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60년대 발전이론의 통용, 70년대 동아일보의 ‘언론자유수호선언’. 80년대 ‘민언협’의 탄생과 해직기자들의 반독재 투쟁, 한겨레 창간, 87항쟁 이후 언론노조운동 등 언론운동사를 나열하며 “잘못된 역사를 시정하는 것도 언론운동의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 김은규 우석대 교수는 1990~2000년대 초 언론운동사를 정리했다. 김은규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기인 민주정부 10년과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시작해 현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고 있는 신 보수정권기의 언론운동사를 비교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민주 정권기에 대해 “언론개혁운동이 힘 있게 추진되던 시기였다. 정부 자체가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시도하고 시민사회영역이 확장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민언련·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의 “연대단체활동이 강화”, “언론제도개선운동” 등을 그 예로 들었고, “안티조선운동”의 언론·사회개혁 운동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신 보수 정권기에 대해서는 “민주정부 시기 확장했던 시민사회 운동과 제도개선이 퇴행하는 경험”을 한 시기로 정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꼼수·국민TV·뉴스타파 등 대안언론과 공동체·마을 미디어운동 등 풀뿌리 운동이 등장하면서 “시민언론 운동 영역이 제도언론을 감시하고 촉구”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두 교수의 발제가 끝난 후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뉴스타파·국민TV 등 대안언론의 역할과 소비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주요 언론에서 나타나는 반 저널리즘적 측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미디어가 나타났고, 대안언론이 어떻게 문제점을 극복하는 지점을 만들어 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안언론에 대한 “소비를 격려하고 강화시키고 확산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부, 언론 단체들간의 강력한 연대가 필요,  JTBC 손석희 사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2부에서는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과 방향’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주류언론의 자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주류언론이 자본에 완전히 넘어갔다는 발제자 말씀에 동의한다. 완전히 시스템화 되어 있다. 개별적인 저널리스트의 능력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젊은 기자들은 그 시스템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외부적으로는 완전한 경쟁체제이다. 좋고 나쁜 신문사는 연봉으로 정리된다. 방송은 좀 더 심각하다.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부분은 MB정부 들어와서 하루아침에 다 무너졌다”고 언론의 현실을 토로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대중이 지사적인 저널리스트로 인식하고 있는 뉴스타파 최승호 PD와 JTBC 손석희 사장을 거론하며 “두 사람에겐 미묘한 차이가 있다. 손석희 앵커는 상업화 되어 있는 캐릭터이다. JTBC에서 손석희 사장에게 투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지사적 저널리즘과는 분리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강 위원장은 최승호 PD가 지사적 저널리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뉴스타파가 “3만 명 이상 후원자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강 위원장은 결국 “안정적 재원이 지사적 저널리즘을 유지시켜 줄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며 소비자·언론운동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석희 상업화론’에 대해 이완기 민언련 상임대표는 “양질의 인사가 들어가면 자본의 권력화도 극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80년대 언론운동사를 정리한 이완기 대표는 당시 언론투쟁에 대해 “민중·학생·노동자·보수야당과의 교류…이 점이 오늘날과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뉴스파타 등 대안언론이 등장하고 있지만 오늘날과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들의 보도가 사회적 영향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현실적 한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뉴미디어를 이용한 대안언론을 만들고 키우는 운동과 동시에 기존 거대언론을 감시하고 개혁시키기 위한 노력 역시 병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언론의 권력화는 “민중 친화적이냐, 자본 친화적이냐”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는 것이고, ‘파업’ 등을 통해 수위를 조절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완기 대표는 언론의 도덕 재무장 운동의 필요성을 말했다. 이 대표는 “세월호 참사만 하더라도 어떻게 저널리즘이 저럴 수 있을까? 아무리 보수언론이라 하더라도 유족의 특별법 제정 요구에 대해 “희생자 의사상자 지정, 단원고생 대학 특례입학 요구, 보상금 요구” 등 거짓정보를 흘린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언론운동에 있어서도 시민단체와 현업단체들 모두의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오훈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은 현 언론지형이 4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말하며 “언론 운동의 방법 역시 4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민주 정권 10년 동안 편집국장 직선제 등 내부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많이 만들었지만 MB정권을 거치면서 너무 쉽게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시민운동에 대해서도 “말지·한겨레 창간, 민언련 모니터 활동 등 시민운동이 건강한 영향력을 현업에 미치던 시기가 있었다고 본다. 시민운동의 영향력 자체가 굉장히 대중적이었다. 언론인과 활동가 간의 교류도 활발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영향력은 너무 많이 축소된 것 같다. 회원 확장도 힘든 상황이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언론 현업인 영역과 시민운동 영역, 독립 미디어, 학계 등 각 영역마다 자생적인 역량과 영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봉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사무처장은 자본권력에 잠식당한 공영방송과 족벌언론에 대한 소비자 운동의 성과에 대해 발언했다. 이 사무처장은 “86년 땡전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신료 거부 운동, 2008년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이 단기간에 굉장히 큰 성과를 거뒀는데 성공 이유는 자본과 수신료를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족벌언론의 실상을 폭로하는 방법에 대해 이 사무처장은 “초등교육 단계에서부터 역사교육이 바로 이뤄져야 하고, 대안언론의 영향력이 확대되어야 하며 소유지배구조, 편집자율권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힘을 합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궁극적으로는 “언론 불매운동에 대한 학문적인 체계가 잡혀야”한다며 ‘법제 개선’을 말했다.


 기존 논의를 정리하고 언론운동의 좌장으로 제안을 한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군사독재정권시절에도 대학생·노동자들이 작성한 대자보, 운동 단체들의 소식지 등 대안언론”이 있었다는 사실을 책에도 언급할 것을 권유했다. 정 상임의장은 또한 ‘출판 저널리즘 시대’ 항목을 “송건호·리영희 두 언론인의 저술 활동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출판 운동에 직접 뛰어들었던 사람들의 투쟁사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방향이 더 좋겠다는 의견을 표했다. 이어 “자본권력이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 이 시기에 각 언론단체들이 한 데 모여서 현 시기 언론운동전개방법을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을 가져보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이범수 교수는 “기존에는 언론의 시민 길들이기 이런 게 현실이었는데 앞으로는 ‘시민의 언론 길들이기’가 우리의 과제와 사명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발제를 맡은 김은규 교수는 언론운동 측면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언론현실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언론운동의 개념’, ‘방향성’에 대해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교수는 “역사가 40년 전 유신시대와 군사독재정권시절로 퇴행했으니 언론운동도 민언협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언론개혁을 지향하는 시민운동에서 본격적인 반독재투쟁으로 선회해야 한다. 이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