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_
민언련 선정 2017년 9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 후기
“국정원보다 더 심각한 군 사이버사, 적폐 걷어내는 계기 되어야”민주언론시민연합은 10월 31일, ‘2017년 9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을 열었다. 민언련은 매달 신문, 방송, 온라인 부문의 좋은 보도를 선정, 시상하고 있다.
민언련 ‘9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부문에는 한겨레 ‘공기업 채용 비리 탐사보도’가 선정됐다. 방송 부문에서는 SBS의 ‘사이버사 불법 정치 공작 개입’ 보도, 온라인 부문에는 뉴스타파 <목격자들>의 ‘폭로! 원자력과 언론의 돈거래’, 1인 미디어 특별상에는 미디어뻐꾹의 ‘삼성 직업병 피해자 투쟁 영상’이 선정되었다. 시상식에는 한겨레 디스커버 팀의 조일준, 임인택, 최현준 기자, SBS 기획취재팀 김종원, 정명원, 박하정 기자, 뉴스타파 <목격자들> 남태제 PD, 김지음 작가, 미디어뻐꾹 이병국 영상활동가가 참석했다. 아래는 시상식 이후 열린 9월의 좋은 보도 수상자들과의 간담회를 정리한 것이다.
“진실에 가까워졌다, 부정채용 내부자들의 고백을 기다린다”
(한겨레 임인택․조일준‧최현준)
먼저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한겨레 임인택 민언련의 탁월한 식견과 전문성에 늘 감사드리고 있다. 아까 큰 화면으로 기사를 다시 보니 저희가 정말 기사를 크게 썼구나 싶었다. 민언련에서 주시는 상은 늘 받으러 온다. 한겨레 탐사보도팀은 재작년(2015년)에는 여러 가지 장기 기획 보도로 민언련의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받았다. 저희가 아직 기사를 덜 썼다. 끝까지 다 쓰게 되면, 올해도 큰상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일동 웃음) 이번 건은 7월 말부터 취재해 오면서 팀 동료들도 많이 지쳐있고, 시민들도 피로감도 우려되는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상을 주셔서 참 힘이 된다.
취재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당신은 부정청탁으로 입사한 사람입니다”라고 입사한 당사자들에게 알려야 했던 점이다. 사실 입사한 사람들은 자신이 그렇게 들어갔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그 때문에 가족관계가 어금버금해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분들 때문에 떨어진 분들을 생각하면 알려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청탁자가 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분은 없었다는 점은 또 다른 씁쓸함을 주었다. 저희가 기사를 더 많이 쓰고 보도해야 할 것 같다.
△ 한겨레 디스커버팀 조일준‧임인택 기자
공기업이 채용시 나이, 출신 학교 등 부당한 차별을 둔다는 기사가 많이 공유됐다. 그 기사에서 특정 학교 이름이 노출되어 오히려 출신 학교 차별을 공고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한겨레 임인택 맞는 말씀이다. 저희 기사로 어떤 대학, 어떤 처지에 대해 좋거나 나쁘다고 낙인을 찍을 수 있다. 저희도 쓰기 전에 많이 고민도 하고 토론도 했지만 결국 있는 그대로 내보내자고 결정했다. 그런 차별들, 대학교, 지역, 나이, 성, 외관 등 모든 차별이 모두 부정채용과 청탁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정 채용이 이뤄질 때 보통 내가 잘 아는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 일반 사람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그 부분과 직결된 문제였다. 그 구조를 있는 그대로 보이려면 다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은 더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섬세하게 접근해야 했다. 그래도 저희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부정채용의 세계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겨레 조일준 보충설명을 드리자면 그 기사는 제가 썼다. 그래서 자료도 꼼꼼히 들여다봤다. 정말 깨알같이 나눴더라. 주간, 야간, 본캠, 지방캠, 그리고 놀랐던 건 외국대학까지도. 그렇게까지 11등급으로 나눈 일부 구간을 표로 만들어도 봤다. 임인택 팀장이 말했던 것처럼 고민을 많이 했었다. 실제 사실을 보여주는 장점과 그것이 이미 우리가 문제 삼고 있는 서열을 또 보여줘 고착시키는 문제점까지, 결국 표를 만들어 온라인에 잠깐 송고했다가 결국 지면 프린트하는 과정부턴 뺐다. 그 속에서 이른바 SKY정도는 이미 알려진 정도라서 보도했다. 최소한으로 밝혔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밝히면서도 여전히 불편한 구석들이 있었다. 끝내 마음속으로 가지고 갈 수밖에 없는 부담이고 딜레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권선동 의원이나 강원랜드의 그 정도 부정청탁한 기사 보도가 연이어서 계속 나왔다. 그러면 몇 번 뒤집어지고 감옥을 가고, 옷을 벗어야 할 것 같은데 여전히 국회에 있다. 추가 보도가 남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겨레 임인택 이번 탐사 기획은 동료인 최현준 기자가 이전에 단독으로 보도했던 최경환 의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정청탁 관련 보도를 하면서 가졌던 고민을 탐사보도팀 프로젝트로 발전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처음 기획 단계에서 상상하고 예상한 기사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 그래서 이 기획의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통상 이런 사안들에 대해선 검찰에 공을 넘기고 잘 수사해주길 바라는 것이 저널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검찰이 사실상 재수사에 들어가 있으니 괜찮은 수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부정 채용의 지근거리에 있는 누군가가 스스로 고백하고 고발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저희가 진실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부분에 지금 노력을 하고 있다.
한겨레 최현준 보충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강원랜드 탈락자들이 모여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2주정도 더 모아서 집단소송을 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선례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선례들을 저희가 만들고 또 지속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첫 보도에는 전부가 아니라 495명 정도라고만 보도되었는데 결국 전부 청탁대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으로서 이 보도를 보고 매우 허탈했는데, 기자들은 이 내용을 들으면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했다.
한겨레 임인택 출처가 두 곳이었다. 하나는 강원랜드 감사실에서 자체 감사한 자료를 입수해 보았는데, 그 내용이 95% 정도가 청탁자와 연결되어서 별도로 관리되었다고 하더라. 그 후에 지난한 과정을 통해 청탁자 명단을 결국 다 입수했다. 그것을 자체적으로 분석해 보니 전부 청탁자와 연결이 되었더라. 사실 그 5%가 그렇게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개인적으론 100%라는 결과를 받아보곤 이 사안이 허무해질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정말 아무나 다 하는구나’, ‘청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모든 유력자들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였다. 그래도 일단 팩트는 팩트니까 보도 할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 보다 더 심각한 군 사이버사, 적폐 걷어내는 계기 되어야”
(SBS 김종원․정명원․박하정 기자)
먼저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SBS 김종원 감사하다. 매달 민언련 ‘이달의 좋은보도 나쁜보도’를 메일로는 받고 있었는데 이번엔 이렇게 직접 불러주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 우리는 기획취재부라고 5월에 새로 생긴 부서다. 아직 팀명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다음에 또 상을 주시면 그땐 팀명을 가지고 오도록 하겠다.
김기현 씨(전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과장)는 굉장히 어렵게 결정을 해서 방송에 나오시게 된 분이다. 원래는 KBS 쪽에서 먼저 준비를 하다가, 우리가 바톤을 넘겨받아서 하게 된 것이다보니 그만큼 부담도 더 컸다.
사이버사라는 게 2013년도에도 시끌벅쩍하던 사안이다. 그러다보니 그때 알려지지 않은 뭔가 새로운 것을 이번에 밝혀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인터뷰 하나에만 의존해서 하다보니까 취재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도 의심스러운 부분을 계속 파고들면서 보도를 이어왔던 것 같다.
국정원 정치공작의 경우 이미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출범이 되서 불법적인 사안들이 계속 확인되고 보도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사이버사는 상대적으로 그에 비해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편이었다. 우리가 취재를 하면서 하나하나 확인을 해보면 국정원 못지않은, 어떤 부분에서는 국정원보다 더 심한 불법적인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전혀 재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취재를 하면서 우리가 그런 부분까지 이끌어내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마침 보도 이후 국방부에서도 사이버사 TF를 만들어서 조사를 시작해 이제 2번째 중간결과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이런 움직임이 MB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진 많은 적폐의 싹을 제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SBS 기획취재팀 정명원‧박하정‧김종원 기자
이 보도를 SBS가 맡아 하게 된 전후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 SBS의 김기현 씨 인터뷰 보도는 8월 30일 방송되었는데, 그 전에 언론노조 KBS본부가 김 씨의 양심고백을 담은 취재 영상을 유튜브 등에 먼저 공개하지 않았나.
SBS 김종원 아마 SBS가 8시뉴스로 보도를 한 날 정오에 KBS본부노조가 파업 뉴스로 김기현 씨 인터뷰를 공개했던 것 같다. 사실 김기현 씨를 먼저 인터뷰한 것은 KBS 이재석 기자였다. 그런데 보도국 수뇌부 차원에서 보도를 막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방송에 내보낼 수 없어서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다만 이 사안 자체가 그런 식으로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었고, 우리 SBS 신설기획취재부는 굉장히 의지를 가지고 취재를 하던 상황이다보니 바톤을 넘겨받게 되었다. KBS는 사실 상황이 파업까지 겹치다보니까 그날 이후로는 추가보도를 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 이후로도 뭔가 계속해서 만들어가기 위해서, 이 사안에 초점을 맞춰서 보도를 했었다.
혹시 제보자가 JTBC나 다른 방송사가 아닌 SBS에 왜 굳이 바톤을 넘기고 싶어했는지 그 이유도 들은 바 있나?
SBS 정명원 김종원 기자 본인 입으로 말하기 좀 그럴 것 같아서 이건 대신 말해줘야 할 것 같다. 김기현 씨는 ‘자신은 기자 중에서 KBS 이재석 기자와 SBS 김종원 기자만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기현 씨에게 많은 기자들이 전화를 했지만 김 씨가 다른 기자들 전화는 아예 받지를 않았다. JTBC에서도 계속 연락을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SBS에서 첫 보도가 나가고 한 달 뒤에 JTBC가 이태하-옥도경 댓글 녹취록 관련 단독 보도를 낼 무렵에 김기현 씨가 JTBC에도 출연했다. 그것도 JTBC가 보도한 녹취록 내용이 하도 궁금해서 결국 인터뷰를 수락한 것이라 한다. 결국 제보자와의 신뢰관계는 김종원 기자가 먼저 형성을 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엔 증언에 의존해 취재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는데. 취재 과정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 낸 계기가 있었나?
SBS 김종원 김기현 씨도 정년퇴임을 한 이후 인터뷰에 나오기까지 기간이 좀 있었다. 본인 스스로도 겁이 많이 났다고 했다. 정권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뀌면서 나오게 된 것인데 그러다보니 처음 인터뷰를 할 때는 신뢰가 형성되기 전이여서 굉장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계속 머리에서 필터링을 하면서 ‘이걸 말해도 될까’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런 문서가 있었다’가 아니라 ‘이런 문서가 있었던 것 같다’라는 화법을 사용하는 식이었다. 이런 분위기로 첫날 인터뷰는 3시간 가량 진행되었는데. 이후 취재를 진행하다보니 김기현 씨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던 문건이 실제 다 있는 문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걸 계기로 처음 3시간 동안 김기현 씨가 했던 말이 다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2번째, 3번째 인터뷰로 갈수록 김기현 씨도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고. 이런 것들이 보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한 힘이 되었던 것 같다.
“거짓으로 점철된 찬핵 기사들, 진실의 문제 아닌 정치적 지향의 문제”
(뉴스타파 <목격자들> 남태제PD, 김지음 작가)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뉴스타파 남태제 <목격자들>은 독립PD들이 만드는 30분짜리 탐사 보도 다큐멘터리이다. 저는 핵발전 관련된 주제를 1년 간 계속 취재를 했다. 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탈원전 논란 국면이 전개됐다. 올초부터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핵발전 분야가 상당히 폐쇄적이고 소수 전문가가 정보를 독점하다보니 일반 시민들에게 하는 거짓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핵공학자, 교수들, 한수원 기관들, 언론사 등 거짓말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런 거짓말을 좀 알려야겠다는 취지에서 ‘거짓말 시리즈’를 하게 됐다. 이번에 상을 주신 것은 그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다. 그동안 언론 보도상에서의 거짓말을 여러 증거를 가지고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6월부터 자료를 모았다. 금방 되지는 않았고 8월 중에 결정적 자료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 자료를 확보하게 된 것은 제힘 만으로 한 것은 아니고 많은 분들이 도와줬다. 숨겨진 사실을 밝혀내는 과정들이 제작자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관련 기관에 계신 분들 중에서도 일부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분들은 양심적으로 최소한의 정보를 주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도와주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도 있어서 이런 보도가 가능하다. 그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핵발전 관련해 모든 거짓말을 드러내는 그날까지 열심히 보도하겠다. 감사하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 김지은 작가‧남태제PD
이번 <목격자들>을 보니 신문사들이 1건에 1000만원, 2000만원을 받고 10~20건의 기사를 써줬다. 그런데 MBN의 경우 2014년 12월 한 달에만 삼성에게 15억원의 협찬을 받았다. 이런 것에 비하면 너무 비용이 적다는 생각이 든다. 돈 1000만원에 기사를 판 것인데 혹시 더 많은 거래 정황이 있지는 않은가?
뉴스타파 남태제 저도 사실 자료 확보하기 전에는 금액과 건수에 엄청 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자료를 보고 저도 조금 실망했다. 그런데 이게 자료의 일부이거나 편집된 것은 아니고 100% 팩트라는 것은 확인했다. 그래서 기사 1건에 천만 원 받고 얼마나 열심히 썼겠나 싶어서 취재를 해봤는데 해당 기자들은 본인이 그 기사를 썼는지 기억도 못했다. 그러니까 협찬을 받았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협찬은 광고국 등 다른 루트로 돈이 들어오고 기사가 배당되서 쓰는 것이다. 그러니까 금액에 상관없이 상당히 성의 없이 쓰고 엉터리 정보가 넘친다.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주는 자료에 조금 살만 붙여서 쓰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런 식으로 이뤄지는 일이다. 여기서 저도 궁금증이 생겼다. 이것 보다 엄청 많은 편파 왜곡 보도가 쏟아졌는데, 그게 다 돈 받고 쓴 것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수원에서 받는 막대한 광고비가 있다. 한수원이 내는 광고를 보면 모든 매체에 골고루, 금액 차이도 거의 없이 배분된다. 신문 협찬의 경우 열독율에 따라 금액 차이가 있는데 한수원 광고는 공평하다. 그렇다면 광고 배분도 아닐텐데. 저는 잠정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핵발전이라는 이슈가 가치지향, 이념지향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적, 성장지향적, 70년대 식 가치를 지향하다보면 핵발전과 아주 체질적으로 친근할 수밖에 없고 핵발전 논리를 자기 논리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속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언론 보도와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본다. 돈을 줘서 썼다기보다는, 우리 편이니까, 그런 동료 의식이 근저에 깔려 있는 것 같다. 그 이면의 작용들, 사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은 계속 알아보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도대체 언론이 왜 이리 찬핵 기사를 쏟아내나 의아해 하고 있다. 어떤 전문가는 건설사, 현대건설, LG건설들 원자력 건설업에 큰 이권이 걸린 건설사들의 협찬 및 광고 비용이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한수원, 원자력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이 주는 돈인 소위 ‘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건설사들이 뿌리는 돈에 대해서도 좀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있다.
뉴스타파 남태제 건설사들 역시 제가 관심을 두고 있다. 핵발전계라고 하는 것이 그 밑바탕에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역시 건설사이다. 두산 중공업, 삼성물산, 현대건설이다. 이들과 언론의 관계를 밝혀야 제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계속 취재 중이다.
지금은 마이클 쉘렌버거라는 사람을 주시하고 있다. 이 사람이 원자력학회 총회에 와서 핵발전계, 찬핵계의 대변인이었던 경희대 정범진 교수에게 상을 주고 갔다.(일동 웃음) 참 웃기는 그림이다. 쉘렌버거가 칼럼에서 한국의 태양광 발전이 안 되는 이유를 말하면서 전남 무안에 가면 한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가 있는데 이게 아주 발전량이 적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무안에 태양광발전 설비가 크게 있다는 사실은, 관련 내용을 꾸준히 취재한 저도 잘 몰랐다. 이 사람이 도대체 한국 상황에 어떻게 이렇게 밝은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쉘렌버거를 독점 취재한 모 언론사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했다. 그 기자는 쉘렌버거가 자비를 들여서 왔고 리서치 팀이 있어서 한국을 잘 안다고 얘기했지만 저는 믿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 지금은 쉘렌버거를 취재하고 사실관계 확인해서 보도를 낼 것 같다. 지켜봐달라.
뉴스타파에 KBS‧MBC출신들이 많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영방송 파업이 끝나면 그분들이 떠나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뉴스타파 남태제 제가 뉴스타파 대표로 온 것이 아니라서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 해직기자들이 중심이 돼서 뉴스타파를 만들었다고 알고 계신데 많은 분들이 제 발로 걸어 나오신 분들이다.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본인이 돌아가고 싶어도 못 돌아가는 분들이 많다.(일동 웃음) 그래서 독립PD들, 새로 합류한 취재진들 모두 힘을 합치면 파업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부분을 없을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다.
“햇빛에 살갗이 타는 피해자들…삼성과의 싸움 끝나지 않았다”
(미디어뻐꾹 이병국)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미디어뻐꾹 이병국 오늘 반올림에서 집단 산재 기자회견이 있었다. 오늘도 역시 다른 언론사에서는 오지 않았다. 무시하는 것이다. 분명히 중요한 문제인데 이렇게 묻히거나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전자 산업계의 세월호 참사나 마찬가지인데 묻히는 것이 안타까워서 반올림과 결합해서 활동하고 있다. 촛불을 통해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사실 책임자는 이재용, 장충기, 최지성이런 수뇌부들인데,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 한 마디조차 들어볼 기회가 없다. 그래서 반올림과 피해자 분들이 항의하기 위한, 조금이라도 그들의 잘못을 상기시켜주기 위해 8월 이재용 결심 공판에도 찾아갔다. 그때 보셨다시피 피해자인 한혜경 씨에게 ‘돈 받으러 왔냐’, ‘인천 앞바다에 빠져 죽어라’ 등 폭언을 퍼부었다. 결국 한혜경 씨와 어머니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직 이 싸움 끝나지 않았다. 삼성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거짓 보도자료를 뿌리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앞으로도 지난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응원과 호응 부탁드린다.
△ 미디어뻐꾹 이병국 영상활동가
8월 이재용 결심 공판 때 종편 기자들도 있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현장 반응은 어땠는지
미디어뻐꾹 이병국 그날 종편을 비롯해 많은 언론사들이 있었다. 어떤 언론사는 스티커를 띤 채 취재하기도 했다. 아마 박근혜 씨 지지자들이 모든 언론사에 불신을 드러내며 폭행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대부분 숨어서 찍어야 촬영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현재 당시 상황에서 심한 폭언을 퍼부은 3명에 대해서는 피해자분들이 고소를 한 상황이다.
다음달이 반올림 출범한 지 10년 되는 달이다. 올해가 황유미 씨가 숨진 지 10년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동안 직접 1인 미디어 하시면서 힘든 현장들을 뛰셨는데 특히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다음 달이 10주년인데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미디어뻐꾹 이병국 지난해 8월부터 유해물질 없는 미래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 IPEN의 제안으로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23명을 인터뷰했다. 그 촬영 영상을 ‘클린룸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지난 6월 공개했다. 촬영 당시 많은 피해자분들을 만났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30대 후반으로 젊으신 분이었다. 신부전증으로 인해 정읍 아산 병원에서 혈액 투석을 받고 계셨고 그때 제가 찾아갔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40대, 50대인 것에 비해 너무 젊어서 마음이 아팠다. 물론 피해자들 모두 제가 범접하기 어려운 아픔을 가지고 계시다. 올해 추석 때 돌아가신 이혜정 님은 저와 비슷한 연배인데 햇빛에 노출되면 살갗이 말 그대로 타들어간다고 했다. 이렇게 저와 나이 차이도 많지 않은데 벌써 생을 마감하시는 분들을 볼 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혜정 님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희귀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게 됐고 10월 4일 4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중 80번째 사망자이다.)
10주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11월 16일에 문화제를 하고 9일엔 토론회도 예정되어 있다. 농성이 끝날 때를 대비해서 여러 가지 영상을 찍고 있는데 다음 달에도 두 행사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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