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_

민언련 선정 8월의 좋은 보도 시상식 수상자 인터뷰

“‘장충기 문자’ 속 추악한 뒷거래, 매트릭스의 ‘빨간약’과 같았다”
등록 2017.10.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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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은 9월 26일 ‘2017년 8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시상식을 열었다. 민언련은 매달 신문, 방송, 온라인 부문의 좋은 보도를 선정, 시상하고 있다. 
민언련 8월 ‘이달의 좋은 보도’ 신문 부문은 한겨레의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 조작팀 운영’ 관련 단독보도가 선정되었다. 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5․18 광주 공습설’ 증언 단독보도가 선정되었다. 온라인 부문에는 시사인의 ‘삼성 장충기 문자’ 단독보도가 선정되었다. 
시상식에는 JTBC 유선의, 김민관 기자, 시사인 김은지 기자가 참석했다. 시상식 이후에 8월의 좋은 보도 수상자들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신군부가 준비했던 공중 포격, 허탈하고 화가 났다”(JTBC 유선의‧김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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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8월의 좋은 방송 보도’ 수상자 JTBC 유선의(가운데), 김민관(오른쪽) 기자

 

먼저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JTBC 김민관 좋은 선배들을 같이 따라다니다보니 좋은 보도를 하게 된 것 같다. 아직 5‧18과 관련해 남은 것이 많아 보도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 부탁드린다.
JTBC 유선의 너무 좋은 상, 받고 싶었던 상 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보도가 계기를 만드는 보도라 생각한다. 특조위가 활동을 본격화하고 특별법이 통과돼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사드린다.
 

5.18 공습설을 군에 몸담았던 분들이 직접 증언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JTBC도 보도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떤 점이 어려웠나
JTBC 유선의 최초의 증언은 한 분이 해주셨다. 1980년 당시에 비행단에서 근무하셨던 분이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쉬웠지만 그 다음이 어려웠다. 37년 전 인물들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대부분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셨다. 결과적으로는 20명 중 5명이 인터뷰에 응하셨다. 그분들께 다시 감사드린다.


제가 공군사관학교를 나왔는데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이 대부분 학교 선배님이다. 그래서 더 마음을 빨리 여신 것 같다. 또한 대체로 은퇴하신 분들이 마음을 열어줬다. 후배가 열심히 뛰니까 그 점을 알아주신 것 같다.

 

JTBC가 보도한 증언들 대부분이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JTBC 유선의 공군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포탄의 종류와 특징을 대략 알고 있는데 증언에 따르면 5.18 당시 준비했던 포탄의 경우 땅에 떨어지면 반경 10m는 거의 초토화된다. 개인적으로 9년 간의 군생활 동안 실전에 장착하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 포탄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이건 잘못됐다’고 직감했다.(글쓴이 주_수원 비행장 조종사 출신 예비역 대위는 500파운드 포탄 2발을 장착한 채 출격을 대기했다고 JTBC 인터뷰에서 증언했다.) 


수원에 있는 비행기는 최전방에 있기 때문에 만약 북한에 대비했다면 공대공 무장을 해야 하는데 그 포탄을 달았다는 사실을 듣고 광주 공습이라 확신했다. 다른 조종사들의 증언과도 크로스 체크가 된 내용이었다. 500파운드 포탄은 쏘지 않는다고 해도, 전투기에 장착한다는 것 자체가 대규모 공습이 아니고서야 생각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JTBC 김민관 일단 화가 많이 났다. 후안무치라는 단어를 이럴 때 쓰는 것이라 절감했다. 그 동안 책으로만 보다가 인터뷰 내용과 증언, 진술 조서로 확인했을 때의 허탈함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군이라는 조직이 제대로 된 청산 없이 계속 유지될 것이다. 

 

진상규명의 주체가 국방부라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시선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JTBC 유선의 국방부가 분명 의지는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분명히 있다. 기간도 짧고 인력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부족하다. 국방부라는 조직의 폐쇄적 특성과 여러 규정상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특별법이 통과가 돼서 범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지는 것만이 진상이 밝혀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방부 특조위는 현재 어디까지 조사를 마쳤는가
JTBC 유선의 증언했던 조종사들에 대한 조사는 끝났다. 조종사들의 동료을 현재 조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사위원들이 조사를 하면서 5‧18의 진실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군의 특성상 문서화된 증거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 
JTBC 유선의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다. 이미 511부대가 자료를 조작하고 왜곡하려 시도한 바 있고 신군부 차원에서도 왜곡과 파기가 이뤄졌다. 그나마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공군이다. 그동안 자료의 파기와 조작이 주로 육군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으 드러났기 때문에 조명되지 않았던 공군에는 미처 지우지 못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 

 

 

“‘장충기 문자’ 속 추악한 뒷거래, 매트릭스의 ‘빨간약’과 같았다”(시사인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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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8월의 좋은 온라인 보도’ 수상자 시사인 김은지 기자(오른쪽)

 

먼저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시사인 김은지 우선 함께 수상해야 할 주진우 선배를 대신해 참석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민언련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사드린다. 외로웠던 보도였다. 옆에 있는 JTBC에서 많이 보도해서 덜 외로웠지만, 주류언론에서는 외면했던 기사였기 때문에 민언련의 상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불편하지만 언론이 해야할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처음 장충기 문자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시사인 김은지 사실 기자생활을 계속 하면서 우리 사회에 음험하고 추악하고 나쁜 모습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지만, 문자를 보고 나니 내가 여전히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빨간약(글쓴이 주_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약)을 먹은 느낌이었다. 


청탁이 실제로 실행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사회 각층의 기득권자들은 모두 청탁을 하고 있었다. 마치 안하면 바보처럼 보일 정도였다. 국세청, 청와대, 국정원 정보 보고가 장충기라는 일개 기업 차장에게 들어갔다면 사실 장충기 사장보다 위에 있는 수뇌부들은 이 세상이 우습게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사인은 처음 ‘장충기 문자’를 공개할 때 문자의 주인공들을 모두 익명 처리했지만 이후 타매체들이 그들 중 일부가 누구인지 밝혔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궁금하다
시사인 김은지 저희는 처음에 그 사람이 몸담은 매체의 이름만 밝혔다.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 했을 경우 생길 법적인 문제를 우려했다. 또한 이 문제는 비단 청탁문자를 보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만연한 청탁 문화의 문제라 생각했다. 한 사람을 악마화 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보도 후 생각보다 반응이 빨리 나타났다. 보도 당일부터 매체명이 거론된 각 언론사에서 각자 찾아내는 방식으로 개인을 특정한 것 같다. 각 언론사가 언론인으로 가지고 있는 자부심 혹은 자존심이 있었을 것인데, 이 기사는 그것을 무너뜨리는 기사였던 것 같다. 그래서 언론사 노조나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알아낸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도가 단순히 문자 내용만 보도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짜임새가 있다. 초반부 기사에서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점, 그리고 반대쪽 진영이 부정하는 증거들을 정리했다. 후반부에 이르러서 언론인들의 청탁을 강조했다. 이런 구성에 특별한 의도가 있는지?
시사인 김은지 사실 이 보도는 굉장히 오래 준비했다. 지난 2월에 안종범 수첩과 삼성과 최순실의 직거래 파일을 보도했을 때도 민언련에서 좋은 보도상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장충기 문자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오랜 기간 취재를 했다. 그렇게 장충기 문자 보도를 준비하던 시기에 이재용 재판이 겹쳤다. 저희가 취재하기로는 재판이 일방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언론 보도는 대단히 일방적인 것처럼 보도가 많이 나왔다. 이를테면 안종범 수첩은 당연히 간접 증거로 이미 인정이 됐는데도 마치 이게 새로운 뉴스인 것처럼 보도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부분에 문제의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적절한 시점에 삼성 재판을 짚어주자고 생각했다. 

 

시사인은 삼성과 사이가 좋지 않기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삼성 관련 보도가 많은데 이번에도 삼성을 특별히 겨냥한다는 의지가 있었나
시사인 김은지 시사인이 탄생한 배경 자체가 삼성과의 싸움이었다. 그렇다보니 삼성과 관련해서는 보도할 때 더 자유로운 면이 있고 내부적 분위기 역시 가감없이 대기업의 문제를 짚자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이는 당연히 장기적으로 언론이 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보도의 경우 대기업과 별개로, 언론의 서글픈 자화상에 해당하는 내용이 많아 그런 부분이 와닿기도 했다. 

 

장충기 문자 보도의 당사자나 삼성에서 항의가 오지는 않았나
시사인 김은지 너무 없었다.(웃음) 오히려 내가 삼성 이인용 커뮤니케이션 사장에 연락을 했는데 피하시더라. 문자도 남기고 전화도 하고 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1심 선고가 나기 전이다 보니 피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기사가 나지 않는 게 본인들 입장에서 낫다고 생각해서인지, 삼성은 무반응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다른 매체들이 너무 보도를 안 한다는 점이었다. 어뷰징 매체도 정말 많은데 그 매체들도 이 기사는 받아쓰지 않았다. 장충기 문자 보도에서 드러난 삼성의 힘을 이번 보도를 받아쓰지 않는 언론들의 모습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언론 스스로 이슈로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가 생각한 것 아닌가 짐작한다. 

 

장충기 문자가 보도는 많이 되지 않았지만 인터넷상에서 굉장히 화제가 됐다. SNS 발달로 미디어 환경이 변해서 이제는 조직적으로 보도를 막아도 알려질 것은 알려진다. 시사인에서는 이번 보도의 파급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시사인 김은지 아직 다같이 모여서 평가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자들끼리 이야기는 많이 했다. 두 번째 보도가 나가고 포털의 실시간 검색 순위로 장충기가 1, 2위에 오르내렸다. 알려지지 않았던 낯선 이름이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오르는데도 기사가 나지 않으니, 기사가 나지 않는 상황 자체가 기사감이라고 기자들끼리 얘기했다. 이게 정말 삼성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많이 했다. 매체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을 덮으려고 했던 것 자체를 많은 분들이 인식했던 것 같다. 시민들게 감사하다. 그러나 여전히 주류매체가 이런 문제를 보도하지 않는 부분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아 있다. 

 

시사인하면 삼성도 많이 보도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인 비리도 자주 보도한다.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시사인 김은지 제가 그 취재를 같이 하고 있지 않아서 완벽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몇 주전 다스로 140억이 갔다는 사실을 보도한 적이 있는데 파워풀한 기사였다고 본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부인하기 어려운 문건들이 나왔기 때문에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여론이 조성되고 수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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