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언론을 바로 세우려면 기어이 민주정권 수립해야
정동익 이사, 사월혁명회 의장
우리 국민들이 피눈물로 지켜온 민주주의가 부정선거로 등장한 박근혜정권 3년 만에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대통령을 잘못 뽑은 대가는 끔찍했다. 민주주의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언론자유는 국민의 언론자유가 아니라 권력과 재벌만의 언론자유로 전락하였다. 올해 국경 없는 기자회는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를 전년도 보다 무려 10계단이나 추락한 70위로 발표했다. 참여정부 때 31위 박근혜정권 출범하던 해 50위에서 아프리카 국가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한국의 언론 매체들이 얼마나 정권에 순치돼 있는지 SNS의 검열이 어느 수준인지를 잘 보여주는 반증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어버이연합 게이트도 권력과 재벌 언론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정치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수구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집회를 벌여온 어버이연합에 전경련과 재벌들이 돈을 대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청와대와 국정원이 이들의 뒷배를 봐주고 지시를 했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공범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할 집단이 바로 언론이다. 주류신문들과 KBS MBC등 지상파 방송과 종편들은 그동안 일당 2만원으로 탈북자들을 집회에 동원한 어버이연합을 대표적인 보수시민단체로 취급해주었다. 각종 친정부 집회 때마다 동원된 이들의 목소리를 보수를 대변하는 목소리인 양 크게 보도해왔다. 국정원 대선 개입 같은 정권의 명운이 걸린 큰 사건도 이를 규탄하는 시민들과 어버이연합 집회를 보수와 진보의 공방으로 몰고 갔다.
이처럼 언론의 감시는커녕 비호를 받고 있는 박근혜정권은 종북몰이와 공안탄압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민생과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말았다. 입법부를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고 온 국민을 국정원의 감시 아래 살도록 하는 테러방지법을 강행하였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3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도 못하게 방해하고 있고 농민의 생존권을 요구한 백남기 농민이 살인적인 물대포에 쓰러져 사경을 헤메고 있는데 책임자 처벌은 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
한상균 노조위원장등 민주노총 지도부를 구속하고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고 실무자들의 해임을 지시하는 등 노동운동을 말살시키려 혈안이 돼 있다. 게다가 대북적대정책에 매달려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폐쇄시키고 이 땅에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왔다.
박근혜정권은 친일 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의 사죄도 없이 단돈 10억 엔에 팔아넘기는 친일 반민족 폭거를 자행하였다. 이러한 박근혜정권의 폭정을 들자면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4·13총선에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과 평화를 파탄내고 있는 박근혜정권을 준엄히 심판하고야 말았다. 야권 분열로 모두가 참패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오만한 박근혜정권을 응징한 것이다. 이번에 총선이 애초 예상대로 됐으면 박근혜정권은 개헌까지 밀어 붙여 장기집권을 꾀했을 것이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국면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되살려주었다. 그리고 우리 언론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우리 민언련은 그동안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활동해왔다 우리의 바람대로 언론이 바로 섰다면 박근혜정권의 폭정도 막아내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관계도 뒷걸음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새삼 시민언론운동의 종가를 자부하는 우리 민언련의 임무가 막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민주화 돼야 정권도 민주화 되고 역으로 정권이 민주화돼야 언론도 민주화될 수 있다.
언론을 바로 세우는 첩경은 바로 민주정권을 수립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민주정권을 세워야 왜곡 편파 방송을 일삼는 종편도 손 볼 수 있고 KBS MBC 연합뉴스 같은 곳에 낙하산 사장 내려 보내는 것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조중동 같은 족벌언론 사주들이 대대손손 언론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언론사 지배구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년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민언련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우리 회원들이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인지 활발한 토론이 전개됐음 좋겠다. 우리 민언련은 그동안 매체의 감시운동에 주력해왔는데 더 효율적인 운동방식은 없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내년 대선 때까지 만이라도 전통적인 언론운동 방식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운동방식이 찾아지길 기대해본다. 내년에 민주정권을 세우고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로 힘차게 투쟁에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