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시민사회] 유승민과 4.16연대(배서영)
등록 2015.07.1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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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과 4.16연대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

 

 

박근혜 정부로부터 탄압 받았다는 공통점?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으로부터 핍박을 받아 결국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기사가 참 많이도 나왔었다. 심지어 유비어천가(?)까지 부르는 기사도 있었다. 그리고 4.16연대가 박근혜 정부로부터 압수수색의 탄압을 받았다는 기사도 조금은 나왔다. 어찌됐든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게 된 두 존재가 탄압과 핍박의 대상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 가지의 경우는 명백히 다른 점이 있고 또 너무나도 같은 점도 있다. 유승민은 세월호를 정쟁의 무기로 삼았다. 설마 유승민의 주장처럼 이번 사태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친박 대 비박의 대결구도라면 모를까. 유승민은 박근혜의 약점을 분명히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세월호 참사였다. 유승민은 대통령도 조사할 수 있는 세월호 특별법의 시행령이 가능한 국회법 개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주역이었다. 박근혜가 배신의 정치라고 할만 했다. 정부여당의 원내대표가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오게 했으니 물러설 수 없었을 것이다.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강력한 무기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결성되었다. 성역 없는 조사가 가능한 세월호 특별법의 시행령 개정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진상규명 운동의 사회적 확산을 자신의 제1사명으로 삼은 4.16연대는 박근혜 정부에게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엄정하고 분명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과 국가해킹원이라는 비난에 직면한 국정원의 세월호 실소유주 의혹과 유병언과의 유착의혹까지 박근혜 정부에게는 매우 두려운 사안들이며 무엇인가를 감추지 않고서는 배겨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4.16연대를 박근혜가 그대로 둘리는 만무하다.

 

 

 

 

국화꽃이 두려운 박근혜 정부

6월19일 박근혜 정부는 4.16연대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 박래군 상임운영위원과 김혜진 운영위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했다. 주로는 4.16세월호참사 1주기에 즈음한 추모제와 행진에 관한 것들이었다. 미신고 집회와 행진이라는 이유가 달려 있었으며 영장에는 집회가 아닌 추모제도 압수수색 대상이라 포괄해 있었다. 그들이 찾고 싶어 하는 내역은 이미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바 있다. 집회시위에 관한 증거는 현장에 있으며 그들은 수백수천개의 최신식 촬영카메라로 채증을 신나게 했다. 각종 인터넷 생중계 매체에서도 올해 4월의 추모행진은 매우 소상히 나와 있었다. 우리는 항의했다. 대체 당신들이 찾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물었다. 경찰은 4월16일 국화꽃 비용으로 나간 영수증을 보고 또 보았다. 그 다음 장에 있던 영수증역시 국화꽃 비용이었다. 광화문 분향소에 시민들이 헌화할 수 있도록 비치한 국화꽃 비용 영수증은 참 많았다. 시든 꽃을 헌화 할 수 없으니 국화꽃은 매일 사와야 했다. 결국 분노는 폭발했다. ‘당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는가? 상가 집을 압수수색 하는 것이다. 장례비용과 부의금을 압수수색 하는 것이다.’ 4.16연대는 세월호 희생자, 피해자 가족과 시민이 함께 만든 단체이고 당연히 가족들도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4.16연대 사무실의 주인은 바로 가족과 시민이었다. 소식을 듣고 안산에서 급히 올라온 가족들은 사무실로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찰은 한 아버지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지성 아버님은 매우 똑똑히 차분하게 답했다. ‘단원고 2학년1반 지성이 아빠 문종택입니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가 행한 ‘짓’들이었다. 지성 아버님은 그리고 이어 답했다. ‘이 사무실은 우리 사무실이며 가족 역시 사무실의 일원이다. 그러니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제시하고 그 사유를 똑똑히 밝혀라’라고.

 

끝까지 간다

4.16연대는 조금 특이하다. 지난 6월28일 창립총회 때 축하의 인사를 하러온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기도 했다. 4.16연대는 ‘회원단체’로서 장기적인 전망으로 결성된 상설단체였다. 사안별 단체 간 연대기구가 아닌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4.16연대에는 가족도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시민들도 회원으로 함께 한다. 언제가 되던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안전사회를 실현해야 하며 인간 존엄의 회복과 치유를 이뤄야하기 때문에 4.16연대는 긴 여정을 택하고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바로 이점이 유승민과 명백히 다른 점일 것이다. 정쟁의 도구를 가지고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멈추고 다른 길을 택하는 게 아니라 오직 진실을 인양하여 5천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 존엄을 옳게 실현하는 길만을 택하여 가겠다는 것이 4.16연대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비교불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