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회원 인사
내가 할 수 있는 언론개혁의 역할은?
이재민 회원
민언련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뜻이 맞는 여러 회원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설레고 뿌듯하기만 합니다. 신입회원 인사말 청탁을 받고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회원이 된 배경에 대해 다시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민언련 창립 30주년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태어난 해인 1984년에 창립되었다고 하니 동갑내기 친구같이 왠지 더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민언련 창립 30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최근 수많은 매체가 등장하면서 시민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경로 또한 다양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매체의 기술적 향상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언론의 질은 2015년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퇴보하고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나 종합편성채널 개국 이후, 언론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현상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종편들을 비롯한 많은 언론들은 앞다투어 경쟁하듯이 현 정부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식당을 가든, 공공장소를 가든, 이러한 종합편성 채널들이 활개를 치며 우리의 일상에 침범하여 진실을 판단하는 사고력을 흩트려 버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학생 때 방송을 전공하고 학생자치언론기구인 방송국 활동을 하면서 참된 언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밤새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제는 다른 분야로 들어서게 되면서 언론·방송의 길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젊은 날의 열정과 패기는 어느덧 사라져 버리고 그냥 먹고 살기에 급급한 청년이 되어 버린 저 자신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 안타까운 마음이 자리했습니다. 심지어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현 정권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할 때 제가 예전과 달리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자, 친구들이 “변절자”라며 농담을 섞어 놀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민언련 창립 30주년 소식은 저에게 새로운 역할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정치적 무관심이 점점 일상화되었고, 민주시민으로서의 비판적 사고 또한 정지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민언련은 고민의 방향과 의지를 잃었던 저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습니다. 시민이 주가 되어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 그래서 언론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제 나아갈 방향과 힘을 얻은 느낌입니다. 친구들에게 더 당당해지고, 시사 현안에 대해서도 주도적으로 이야기하는 제가 되려고 합니다.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 저와 같은 작은 힘들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민언련 활동을 앞으로도 쭉 응원하겠습니다. 언론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올 한 해도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저 역시 언론개혁에 있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하고 모색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