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회원 인사] 시민의 눈으로 진실을 판단하겠습니다
등록 2015.01.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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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눈으로 진실을 판단하겠습니다



정수현 회원



처음 신문을 만졌을 때가 생각납니다. 가족신문을 만들어오라는 중학교 사회 선생님의 숙제 때문에 평소에 안 보던 신문을 살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우리 집이 보는 신문은 중앙일보였는데,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어려운 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고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건 사고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신문은 제게 작은 책처럼 느껴졌습니다.


백과사전처럼 다양한 주제가 담겨있긴 했지만 어쩐지 순수한 내용이 담기지 않고 주장하는 글이 많아서 저는 신문이 왜 교육 자료로 널리 쓰이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첫 제목부터 자극적이고 누군가를 겨냥하는 듯한 문체였고, 기사 내용을 보면 사람들의 악행과 부도덕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난 신문은 제게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입학한 고등학교가 1기였던 이유로, 신문반을 직접 만들고 운영한 경험을 통해 신문에 대한 제 감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학우들의 소식과 선생님과의 인터뷰, 그리고 교내 행정소식과 대학 입시 정보를 공유하며 신문을 제작했고, 쉽게 접하기 어려운 소식이나 주변에 힘이 될 수 있는 귀한 이야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고급정보를 구해 학기별로 발표했습니다.


교지를 발행하면서 느낀 신문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신문을 통해 거의 무료로 모든 학생들이 공평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공유된 지식이 널리 쓰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도 돈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나아가 신문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역할 또한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정보를 잘못 전달하거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신문으로서의 생명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가려내는 것은 바로 독자의 몫이고, 이러한 독자들이 모여 바른 언론을 지지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올바른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그러한 시점에서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민언련은 시민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편향된 사회를 바로 보고자 노력하는 순수한 의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저는 민언련이 현재 언론의 보도를 시민의 눈으로 비판하고 재조명할 뿐 아니라, 진실을 판단하는 독자의 몫을 남겨뒀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 그리고 신문 구독자로서 건강한 사고를 갖는 데 반드시 필요한 활동입니다. 앞으로 저 또한 시민으로서 민언련의 신문 모니터링을 통해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한 지렛대 역할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2015년 한 해에는 ‘우직한 소’ 민언련의 든든한 쟁기가 되어 언론개혁의 넓은 밭을 힘차게 갈아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