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활동은 나의 큰 자산!
당당하게 공채로 민언련에 입성하다
박진형 회원은 2002년 활동가로서 처음 민언련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본인이 공채라는 ‘아주 정식적인 절차에 의해서 민언련 활동가가 된 케이스’라고 강조했다. 당시 면접을 볼 때 이사장님과 사무총장님 그리고 사무처 활동가들이 모두 배석한 자리에서 공개(?) 면접을 치렀다고.
그러면 당시 민언련을 어떻게 알고 공채에 지원했냐고 묻자, 이야기는 대학교 졸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학교 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 대학생들의 활동이 언론을 통해서 소개될 때 한겨레신문 외에는 폭력 좌경세력으로 보도되는 것을 보며 ‘내가 좀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가 동참했던,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정의롭다고 생각했던 활동들이 보수언론을 통해서 매도당하고.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는 안 나오고 쇠파이프를 들고 돌과 화염병을 던지는 것들만 나오니까.”
이후 졸업을 하면서 어떻게 사회활동을 할까 고민하던 때, 그는 언론에 관심이 있었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굳이 제도권 언론에 들어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는 당시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던 대안 매체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민중의소리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만드는 일 등을 도와주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민언련에서 새로 활동가를 모집한다며 지원해보라는 선배들의 권유에 민언련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황금기의 방송분과, 그 중심엔..?
그러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박진형 회원은 방송분과에 신화(?)처럼 전해지던 방송분과의 ‘황금기’에 대해 들려줬다. 당시 방송분과는 보도·시사·드라마·예능 등 여러 장르를 모니터할 정도로 인원이 많고 활발했다고 한다. 또 이달의 좋은방송과 나쁜방송을 선정해 좋은방송을 만든 제작진들과 간담회도 진행하고, 민언련 송년회 때는 올해의 좋은방송을 뽑아 시상도 했다. 한 번은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올해의 좋은방송으로 선정했는데 이순신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명민 씨가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한다. 방송분과의 황금기에 대한 얘기를 마치며 그는 이야기했다.
“방송모니터위원회를 담당하는 활동가가 되면서 나름대로는 방송분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의 모든 것은 민언련에서부터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그에게 크게 남아있는 것은 민언련에서의 활동 그 자체라고. 박진형 회원은 4년여 간 민언련에서 활동하다 약 6개월 간 외도(?)를 하고 다시 민언련으로 돌아왔다. 그가 다시 돌아올 결심을 하게 된 건 본인을 받아줄 곳은 민언련밖에 없고, 외도를 하는 동안 민언련이 하는 활동이 되게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민언련 활동을 통해서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 관점 그리고 전문성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민언련 활동이 나에게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민언련 처음 갔을 때가 26살이었는데, 그이후로 지금 15년 정도가 됐는데 지금까지 오는 사회생활의 모든 것들을 민언련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언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이후 민언련을 나와 2010년 민주당 김진애 의원 비서관으로 국회에 첫 발을 내딘 그는 현재 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에서 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방송과 관련된 정책과 법안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요즘 특히 주력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종편이라고 한다. 2011년 출범한 종편은 올해로 3년째를 맞아 내년 초에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얼마 전 9월 5일에는 방통위가 종편 재승인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때문에 박진형 회원은 요즘 종편 출범 당시의 심사자료와 주주명단 자료들을 분석하며 종편 출범의 문제점들을 밝혀내고 이를 재승인 심사에 반영하게끔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방통위가 제출한 부실 심사안으로 다시금 종편들이 면죄부를 받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상황에서 지금 통과된 심사기준안이라도 엄격히 적용될 수 있도록 심사위원들을 제대로 구성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KBS 수신료,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인 문제 등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산적한 과제들이 널려있다며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야기를 했는데 비정상한 상황이 이렇게 많이 펼쳐지고 있는 게 방송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종편이 그렇고, 공영방송들이 관영방송들이 되어 있는 상황들이 그렇고, TV를 틀면 박근혜 대통령은 치켜세워지면서 다양한 사회현안들을 반영하지 못하는 그런 것들도 그렇고, 해직언론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방송언론계의 비정상의 정상화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덧붙여 그는 민언련을 비롯해 시민사회 영역에서 고생하고 있는 분들도 조금 더 힘내서 같이 노력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사무실을 나와 국회의원 회관에 있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이어갔다. 민언련 사무처는 예나 지금이나 점심시간에 밥을 해먹는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모든 요리를 직접 해서 먹었다는데 어땠는지 물었다. 특히 본인의 요리에 대해서.
“나는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만족도가 꽤 높았다고 생각하는데. 검증은 조영수 부장이나 이희완 처장한테 물어보세요.”
그러면서 자신있게 본인은 주로 마파두부덮밥이나 칼국수, 두루치기 같은 일품요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집에서도 자주 하냐고 물으니 결혼하고 나서 요즘은 별로 못한단다. 그래도 최근에 캠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캠핑가면 고기굽고 하는 일들을 한다고. 캠핑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고 자주 가지도 못 하지만 가면 고기 구워먹고 맥주도 마시고 책도 읽고 하니 좋다고 한다. 처음엔 아내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았는데 좋아하더라면서 가을이 캠핑다니기 좋다고 하니 더 자주 가려고 한다는 소박한 계획을 밝혔다. 또 그의 네살배기 아들한테는 캠핑가는 걸 ‘숲속 집’에 간다고 말한다며 아이가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보면 좋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즐거운 민언련이 되길
마지막으로 박진형 회원에게 회원인터뷰 공식 질문(?), 민언련에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했다.
"요즘 변화를 하려고 하고 있잖아요 흔한 말로 혁신이든 새로운 시도를 하든. 이런 상황에서 민언련이 가지고 나가야 될 입장과 진성성 있는 요구를 현실성 있는 방향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열심히 치열하게 해야 할텐데요.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민언련 내부 활동과 논의가 활발히 이뤄 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떤 사업을 하든 활기있게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식사와 함께 인터뷰를 마치고 나와서 박진형 회원이 ‘사진도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때서야 ‘아차’ 배고픈 나머지 사진찍는 것을 깜빡했다는 걸 깨닫고 부랴부랴 근처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을 찍어 박진형 회원에게 보여줬더니 본인이 사진을 보내주겠단다. (박진형 회원이 보내준 사진이 바로 옆에 있는 아들과의 다정한 사진이다)
인터뷰 마지막에 그가 “영광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나도 “저의 첫 인터뷰 대상자가 되어주셔서 영광”이라고 답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민언련 사무실에 한 번 방문하겠다는 박진형 회원의 약속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