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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중계] ‘이병순 체제’ 1개월, “정부정책 무비판적 보도 심층성 떨어져”
등록 2013.09.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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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중계]‘이병순 체제’ 1개월, KBS 보도 긴급진단
‘이병순 체제’ 1개월, “정부정책 무비판적 보도 심층성 떨어져”

 

이명박 대통령의 ‘청부 사장’인 KBS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이 사장 취임 이후 KBS 보도가 정부에 불리한 뉴스는 축소하거나 다루지 않는 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9월 30일 저녁 7시 여의도 KBS 앞에서 우리단체가 주관하고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이 주최한 <‘이병순 체제’ 1개월, KBS 보도 긴급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지 1개월 동안의 KBS 보도를 평가하고, 시민사회의 대응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성유보 범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우리단체 이지혜 모니터 부장이 발제를 맡았으며,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현석 KBS 사원행동 대변인,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전 KBS 시청자 위원), 안티 이명박 카페 부대표인 닉네임 ‘윤활유’씨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지혜 부장은 지난 9월6일부터 26일까지 KBS ‘9시 뉴스’를 모니터한 결과 △보도의 심층성 저하 △연속기획 보도 감소 △조계사 회칼 테러 사건 누락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침묵 △대통령 띄우기식 보도가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속 기획 보도의 경우 7월에는 BK21, 흔들리는 세계경제, 베이징 올림픽, 개헌 등의 주제가 나온 반면 9월에는 ‘치매’ 한 주제만 다룬 것으로 분석됐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침묵도 눈에 띄었는데, 9월 17일 이명박 대통령 사위에 대한 검찰 내사와 관련해 MBC와 SBS는 이를 다룬 반면에 KBS는 아예 보도하지 않았으며, 이른바 ‘조계사 촛불시민 회칼테러’에 대해서도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달하지 않았다. 반면에 이명박 대통령의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한 <‘기민하게 대응해야’>(9월20일), 학원비 인하 발언 관련 <‘학원비 공개’ 추진>(9월25일) 등은 대통령 발표 정책을 무비판적·단순 전달한 예로 꼽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달만 했지 이에 대한 해설도 분석은 빠졌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이병순 체제 한 달 동안 무비판적 보도, 연속기획 보도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지난 십 수 년 간 받았던 ‘정권의 나팔수’라는 조롱을 받지 않도록 내부 구성원들이 열심히 싸워 공영방송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민영 처장은 이번 KBS 인사가 “탐사보도팀의 무력화, 사실상 해체라는 점에서 권력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감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향후 권력층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이 나올 수 있을 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의 시민들, 네티즌들과 시민단체들이 KBS를 지켜보고 있고, 보도가 살아있기를 바란다는 점을 잊지 않고 그런 기대에 부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KBS 시청자위원을 지냈던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최근의 KBS 보도가 “전반적으로 정부의 실정, 친재벌 정책을 물타기하고 합리화하기 위한 것들이 보도마다 숨어 있다. KBS 보도의 전문성, 비판력이 크게 저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KBS 노조를 바로 세워, 공영방송 종사자에 걸 맞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비판과 대응이 핵심적인 과제”라고 제기했다. 또한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KBS를 감시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공영성을 유지할 수 있는 활동을 할 때 노조가 제 역할을 못하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은 탐사보도팀이 최근 “3년 간 방송대상, 이달의 보도상을 거의 받았다.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가장 아쉬운 것이 보복인사로 탐사보도팀이 약화되었다”며, “아직은 탐사보도팀을 약화시킨 후폭풍이 덜 나타나겠지만, 내년 초부터는 정권비판 아젠다 보도가 많이 줄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신경림 시인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김용태 회장도 함께했다. 신경림 시인은 토론회에 앞서 한 발언에서 “문학과 언론은 뿌리가 같다. 문학이 죽으면 언론이 죽고, 언론이 죽으면 문학도 죽는다”며, “매일 나오지는 못해도 뒤에는 문학하는 수천 명의 응원군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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