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 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은 8월 4일 오후 7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광장토론회 < KBS를 말한다 >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6일로 예정된 감사원의 KBS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와 뉴라이트 단체 등 일부의 ‘부실경영’ 주장 등 KBS 음해론을 반박하고 방송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 이후 이명박 정부는 7일 열리는 KBS 이사회에서 정연주 사장 해임권고안을 의결하는
수순을 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유보 범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된 광장 토론회에는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실장,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 신태섭 전 KBS 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채수현 정책실장은 “KBS 민영화를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기도 하지만 낙하산 인사로 KBS 내부를 장악하는 동시에 한나라당이 국가기간방송법 제정해 공영방송의 예산을 통제한 다음 KBS 2TV를
분리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지상파, 보도∙종합편성 P∙P에 대한 소유가 금지되는 대기업의 범위를
자산총액 10조원 미만의 대기업에게까지 허용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 △신문법 개악 또는 폐지 등으로 신문발전위 무력화 △신문·방송 교차 소유 허용 △국가기간방송법 제정 △방송광고공사 폐지 및 민영 미디어랩 시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채 실장은 “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수세적으로 방어만 해서는 안 되며,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법제화 투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언론관련 법안을 제시하기 전에 대안적인 법안을 야당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은 KBS의 뉴스와 프로그램에 대해 평가한 뒤 “KBS는 사회공동체적인 가치를 다른 지상파에 비해 많이
방송했고, 그런 노력으로 영향력 1위로 평가되고 있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공영방송은 진화해 왔고, 100점은 아니지만 좋은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평가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국민들이 만들어 온 민주적 권리가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진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촛불시위에 그치지 말고 의제를 다양화하고 창의성과 상상력으로 촛불을 진화시켜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태섭 전 KBS 이사는 “이명박 정부가 내용과 절차도 엉망일 뿐 아니라 폭력적으로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려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언론이 장악되면 진실을 왜곡하고,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강하게
우려했다.
또 신 전 이사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KBS 부실경영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KBS의 경영은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신 전 이사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등이 지난 5년 동안의 적자액을 합산하고 심지어 2008년 적자 예산안까지 포함해
부실경영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KBS의 2007년 부채비율은 72.8%이며, 단기차입금은 1,358억원으로
통상적인 수준이며, 운영자금이 모자라 문 닫을 정도가 아닌데도 부실 경영이라는 이미지가 조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광장 토론회는 지정 토론자들의 토론 이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한 네티즌은 “공기업이 적자를 보더라도 국민을
위해 서비스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며 “공영방송은 우리의 생명과 같은 것으로 KBS는 국민의 사랑을 무기로 권력과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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